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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사설] 자성을 거부하는 교회와 구상권 청구일부 선교단체는 위험지역에 대한 선교를 정부가 막을 이유가 없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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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7년 08월 31일 (금) 16:38:44 [조회수 : 3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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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성을 거부하는 교회와 구상권 청구
사설

인질 전원 석방이 발표됐던 엊그제, 개신교계는 일제히 자성의 말을 쏟아냈다. 공격적 선교에 앞장섰던 대형 교회와 교단들이 가입한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는 ‘분쟁지역 선교에 신중을 기하겠다’고 다짐했고, 세계선교협의회는 “각 교회의 단기봉사활동을 관리할 연합기구를 만들어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 교회 단체들의 다짐은 하루도 넘기지 못하는 듯하다. 한기총과 선교협의회 관계자들은 어제 연 대책회의에서 아프간에서의 활동은 봉사활동이지 선교가 아니며, 이번 사태에도 개교회의 선교활동은 계속돼야 한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 이슬람 국가에서 복음서를 돌리는 따위의 활동을 순수한 봉사이라고 하니, 소가 웃을 일이다. 이번 사태로 온국민을 걱정 속에 빠뜨리고, 국가적 혼란을 초래하고도, 사태가 해결되자 제 갈 길 가겠다고 배짱 부리는 모습은 부아를 치밀게도 한다.

물론 개교회 중심으로 움직이는 개신교의 특성상 교단이나 교계 협의체에 큰 기대를 걸 수는 없다. 2004년 김선일씨 사건 때 공격적 선교가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교단이나 교계가 자성의 모습을 보일 때도 개교회는 멋대로 움직였다. 김선일씨 사건 당시 입에 오르내렸던 온누리교회는 여전히 공격적인 국외선교를 주도했다. 문제의 샘물교회도 담임목사가 배형규, 심상민씨의 피살을 순교로 규정하고, ‘앞으로 300여명이 아니라 3000여명의 배형규가 나와야 한다’고 설교하기도 했다. 일부 선교단체는 위험지역에 대한 선교를 정부가 막을 이유가 없다고 주장한다.

구상권 청구 주장이 거세게 제기되는 것은 바로 이런 무책임한 태도 때문이다. 합리적인 통제가 일쑤 무시당하는 상황에선 피할 수 없는 요구다. 실제 일본에선 우리와 비슷한 사태 때 정부가 구상권을 청구하기도 했다. 물론 바람직한 방안은 아니다. 그러나 개신교계는 왜 이런 주장이 나오는지 철저하게 반성해야 한다. 사실 한국 개신교계의 공격적인 선교는 대체로 교회의 위상 강화와 교세 확장을 목적으로 한다. 포화 상태에 이른 국내 선교, 외형적 성장만을 추구하다가 직면한 신앙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미국의 한 시사주간지는 이를 두고 ‘신도들로부터 헌금을 기대하고 사진찍기에 불과한 활동을 하는 캠코더 선교’라고 했다. 부끄럽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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