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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행]관동팔경 이야기낙산사 의상대와 청간정에 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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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5년 08월 19일 (금) 00:00:00 [조회수 : 30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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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에서 주문진까지는 대략20km 거리인데 자전거로는 2시간 이상 소요되는 것 같았다. 이미 정동진(正東津, 왕이 계신 곳에서 정방향
동쪽이라 붙여진 이름)까지 25km가량을 내달린 나는 오전 중에 약간 지쳐있었다. 그러나 어머니의 기다림과 고향으로 간다는 생각은 나를 강하게
했고 결국 중간중간 쉬어가면서 1시간에 평균 15km를 달려 오후3:30경에 속초에 도착했다.
제5부 관동팔경(關東八景)주1> 이야기- 의상대[義湘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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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낙산사 홍련암, 신라
고승 의상대사가 이 암자에서 기도하면서 영험을 체험했다고 전하며 이 번 화마가 피해감으로 불자들은 가피(불교에서 부처의 은혜)를
입었다고 말한다.<낙산사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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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는 길손에게 정겨운 물 한컵
주문진을 지나 한참 만에 목이 마른 나는 지나던 한 식당에 들어가 물을 청했다. 조선시대 말로 "지나는 객이온데 물한잔 주시구료"하니 주인아주머니가 직접 물 한 잔을 정수기에서 따라 준다. 자전거로 강릉에서 오는 중이고 속초간다고 하니 물을 더 드시라고 한다. 그 때 시간은 10:15분경, 난 연거푸 두 잔을 더 마시고 화장실에서 간단히 흘린땀을 씻고 세수도 했다. 몸이 좀 개운해졌다. 앞으로 양양까진 31km, 속초까지 59km남았다. 다리가 약간씩 아파오고 있었다. 마음 속으로 그 식당이 잘되길 빌며 소자에게 물 한 잔을 대접한 상도 잃지 않으리라는 말씀이 떠올라서 축복하고 재차 양양(襄陽)으로 달렸다.
점점 뜨거워지는 햇살아래로
날씨는 맑았고 11시가 넘어가면서 햇볕은 점점 따가워졌다. 자전거가 달릴 때 스치는 바람으로 시원했지만 언덕을 오를 땐 힘겨워 정말 기도라도 해야 할 형편이었다. 마음 속에선 그냥 버스를 탈까 아니야 그래도 한 번 해 보자하면서 오기로라도 속초까지 가야한다는 생각으로 끝까지 달렸다. 난 쉬지 않고 달려 하조대(河趙臺)까지 나아갔다. 하조대는 주문진과 양양의 중간 지점이고 이제까지 달려온 길의 중간쯤이 되는 곳이었다. 하조대를 지나 3.8선 휴게소까지 내친 걸음으로 달렸다.
삼팔선 휴게소의 낭만
삼팔선 휴게소에서 남은 거리는 양양 15km, 속초33km 이젠 제법 이런 여행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마저 드는 시간이었다. 하지만 뜨거운 태양은 모시런닝만으론 다 막을 수 없었고 점점 나는 그 열기에 시들어 가고 있었다.그런데 삼팔선 휴게소에서 간단한 식사를 하고 나니 좀 견딜만해서 계속 가기로 마음을 먹었다. 휴게소에서 한 처자가 준 사과 하나가 큰 위로가 되었다. 기사문이란 마을은 3.8선이 그어진 지역이고 미소공동위원회의 결의로 우리는 사실상 타의에 의해 분단되었다. 서글픈 역사지만 휴게소에서 만난 친절한 마음때문에 피로가 풀리는 듯 했다.
낙산사 의상대에서
한 시간을 달려서 양양을 지나니 이제는 다 온 것 같은 느낌이 들었고 뜨거운 열기를 식힐 겸 잠시 동해의 낭만도 느낄 겸 바닷가에 갔으면 했다. 그런데 생각지 않던 곳에 낙산 비치가 기다리고 있었다. 실은 바다에 몸을 던지고 싶었는데 낙산사가 궁금해서 올라가 보고 싶었다. 얼마 전 화재로 많은 피해를 입은 낙산사(洛山寺) 의상대에 올라 시원한 바다를 향해 마음을 맡겼다. 의상(義湘,625~702)의 혼이 서려 있는 낙산사와 의상대에서 무언지 모르는 상서로움과 시원함, 청정심을 느낄 수 있었다.흩어지는 파도 속에 미움과 원한,복수심과 분노를 용서와 상생의 마음으로 바꾸는 기도를 했다.관동팔경의 하나인 의상대는 시인이 아니어도 시 한 수가 절로 나온다는 말이 있다. 송강이 왔을 때도 이 곳에서 분명 취흥에 젖어 가사를 썼을 것을 생각하니 나도 한 귀절 읊고 싶었다. 많은 사람들이 세속의 인연과 욕심 때문에 미워하고 고통하지만 이 바위 위에서 바다를 보노라면 그런 세속잡사를 잊고 오직 본래의 심성에로 돌아갈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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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상대, 신라 고승
의상이 해돋이를 본데서 유래된이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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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속초(束草)가 보이다
속초는 내가 태어나지는 않았지만 내가 고등학교를 다녔고 고성군과 인접해서 마치 고향과도 같은 곳이다. 낙산사에서 속초는 12km 정도로 나는 막바지에 천천히 달려서 이윽고 속초에 이른다. 터미날이 보이고 가을동화 촬영지로 난 길도 보인다. 2000년 12월 추운 겨울 날 나는 태국에서 귀환했다. 이제 모시적삼 한 벌을 입고 난 지금 금의환향(?)하고 있는 것이다. 전에 없던 다리가 보이고 엑스포 행사로 생긴 청초호 공원과 자전거길은 생태 환경을 고려한 흔적이 보인다. 형님이 하던 이용소 자리와 속초중학교 자리를 지나 난 그 때 그 길을 자전거로 돌아온다.
고성군을 들어갈 때 가슴이 뜨거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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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간정<네이버에서> |
| 속초 영랑호를 지나 장사동을 넘으면 고성군이다.
고성(高城)군은 남한의 최북단 지역으로 남북으로 분단되어 있다. 갑자기 마음 속에 감회가 울컥거린다. 내가 버린 고향이지만 우리는 늘 다시
돌아와야 한다. 이 땅에 성령의 바람이 불어 죽어가는 생명을 살렸으면 하는데 내 마음이 이렇게 황무해졌으니... 예수께서 자기 고향에 가서는
환영도 받지 못하고 이적도 못 행하셨다는데. 나는 용촌과 봉포, 천진을 지나서 청간정(淸澗亭) 가까이 이르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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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간정은 강원 유형문화재
32호로 지정되어 있고 강원도 고성군 토성면 청간리에 소재한다. 이 현판은 이승만 초대대통령의 친필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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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에 정을 억제하지 못하고 눈물이 흘렀다. 이를 주체하기 위해 잠시 머물러 감정을 억제한 후에 계속해서 어머니가 계신 형님의 가게에 들어갔다.
모자상봉
어머니는 올해 83세, 날 41세에 낳으셨으니 난 지금 42살이다. 내 위로 두 형님이 있고 누님이 둘 있다. 난 도합 5남매의 막내다.물론 제일 연장인 누님이 살아계시면 6남매지만 누님은 내가 초등학교 5학년 때 연탄가스 중독으로 돌아가셨다. 이제 남은 가족은 불과 서 넛이고 작은 누이는 미국 하와이에 살고 중간 큰 누이는 평창의 한 기도원에서 요양중이다. 나는 형님과 작은 형을 만났고 어머니와 만났다. 그 먼 길을 힘들게 달려갈 수 있었던 힘은 오직 어머니와 형제들에 대한 사랑뿐이리라. 그 운명적인 힘이 나를 끌어당겼고 준비도 없이 떠난 길에서 나는 수도자의 고행을 통해 참으로 값진 것들을 얻고 있다.(계속)
註1>관동팔경
간성의 청간정(淸澗亭), 강릉의 경포대(鏡浦臺), 고성의 삼일포(三日浦), 삼척의 죽서루(竹西樓), 양양의 낙산사(洛山寺), 울진의 망양정(望洋亭), 통천의 총석정(叢石亭), 평해(平海)의 월송정(越松亭)이 그것이며, 월송정 대신 흡곡(歙谷)의 시중대(侍中臺)를 넣는 경우도 있다.
대관령의 동쪽에 있다고 하여 관동(關東)이라는 명칭이 붙여졌다.
관동팔경은 예로부터 칭송되어 온 명승지인 만큼 이곳을 노래한 시가와 이곳에 얽힌 전설들이 많은데, 특히
조선 선조(宣祖) 때에 정철(鄭澈)이 관동팔경과 금강산 일대의 산수미(山水美)를 읊은 《관동별곡》이 유명하고, 또 신라시대에 영랑(永郞)
·술랑(述郞) ·남석랑(南石郞) ·안상랑(安祥郞)이 삼일포와 월송정에서 놀았다는 전설도 널리 알려져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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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승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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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단하십니다. |
| 언젠가 당당뉴스가 자리를 잡으면 김목사님이 서울에서 평양까지 자전거로 타고 가는 행사를 벌려 맨 선두에서 많은 자전거를 이끌고 가는 날이 오기를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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