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명 서

국제결혼 여성 사망사건 수사에 미온적인 경찰은 각성하고 즉각 범인을 검거하라!

지난 7월 4일 천안시 문화동에서 베트남 출신 국제결혼 여성 Huynh Mai(후인 마이, 19세)씨가 사망한 채 발견되었다. 고인은 심각한 폭행에 의해 늑골 18곳이 부러지는 등 처참한 죽임을 당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본 단체는 고인의 죽음에 대하여 참담한 심정을 금할 수 없으며 고인과 유가족에게 깊은 애도와 위로의 뜻을 전하는 바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경찰의 안이한 수사로 인해 아직 사건 전말이 파악되지 않고 있으며, 범인은 검거조차 되지 못한 상태이다. 더욱이 경찰의 행태는 납득하기 어려운 수준을 넘어 우리의 분노마저 자아내고 있다. 사건의 가장 중요한 물적 증거인 시신에 대해 경찰은 베트남 대사관에 대한 종용을 통해 지난 7월 18일 화장하도록 하였으며, 수사보안을 이유로 이 사건에 대한 천안지역 시민단체의 입장표명마저 유보하도록 요구하기까지 하였다. 최근에는 화장한 고인의 유분을 본국으로 송환하는 문제까지 베트남 대사관과 협의하는 등 사건 수사와 범인검거보다는 사건 자체가 사회적으로 알려지는 것을 우려하는 태도로만 일관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사건 실체는 제대로 알려지지도 않고 있다.

베트남의 유가족과 국내 시민단체가 직접 전화통화를 하여 확인한 바에 의하면, 유가족은 고인의 사망에 대한 단순한 통지만을 받았을 뿐 사건의 경위와 원인, 수사상황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듣지 못하였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소중한 딸을 잃은 고인의 부모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딸의 죽음을 전해 듣고도 한국에 들어오지도 못하고 있으며, 시신확인의 기회는커녕 왜 이러한 비극이 발생했는지조차 알지 못하고 절망에 빠져있었다.

경찰은 사건 발생 이후 지금까지 사망사건의 실체는 물론이고 타살 여부조차도 제대로 발표하지 못하는 무능함을 보여 왔다. 때문에 과연 범인 검거조차 조속히 이루어질 수 있을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사건의 조속한 해결을 위해 경찰은 ‘그녀가 왜, 어떻게 죽었으며, 누가 죽였는가’를 먼저 밝혀내야 한다. 그러나 수사당국은 사건에 대한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을 뿐 아니라, 소액의 위로금을 유족들의 손에 쥐어주고 고인의 유분을 하루빨리 본국으로 송환하려 함으로써 시민단체의 반발을 사기도 하였다.

또한 우리는 이번 사건이 단순한 살인사건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국제결혼 실태가 낳은 비극적인 사례의 일면이라는 데 주목하고자 한다. 국제결혼으로 입국한 여러 나라의 여성들은 한국인 남편에 의한 가정폭력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다. 동시에 별다른 사회적 보호마저 받지 못하고 있다. 국제결혼 여성의 비참한 죽음을 목도하면서, 제2 제3의 후안 마이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수사당국이 철저하게 이 사건을 조사하여 범인을 검거하고 처벌해야 할 것이다.

또한 정부는 국제결혼 여성들에 대한 전문적인 상담지원 대책을 마련하여 일상적으로 이들에 대한 언어지원, 생활고충상담, 가족상담 등을 실시해야 할 것이며, 범죄에 노출된 이들에 대하여 적극적인 인도주의적 보호활동을 하여야 할 것이다. 특히 가정폭력에 대해서는 피해 여성이 외국인 신분임을 감안하여 강력한 대처를 해야 할 것이다.

부디 한국 땅에 들어와 수 개월만에 싸늘한 시신이 되어 세상을 떠난 고인의 영혼 앞에 깊은 애도의 뜻을 전하며, 유가족의 비통한 심정을 조금이나마 위로할 수 있도록 한국 정부와 수사당국이 사건해결의 의지와 노력을 보이기를 강력히 촉구하는 바이다. 본 단체는 7월 30일 천안에서 오후 2시에 개최되는 기자회견을 통해 이러한 뜻을 시민사회에 알리는 데 동참할 것이며, 앞으로 이 사건이 해결될 때까지 고인과 유가족에 대한 모금활동 등 각종 활동에 적극 참여할 것이다.


<우리의 요구>

1. 수사당국은 후인 마이 씨 사망사건에 대해 철저한 수사를 통해 조속히 범인을 검거하라!

1. 고인의 유분을 수사종결 이전에 본국으로 송환하려는 것은 졸속적으로 사건을 종결하려는 행위이므로 강력히 반대한다!

1. 정부는 국제결혼 이주여성들에 대한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인권보호 방안을 즉각 수립하라!

2007. 7. 27.

외국인이주․노동운동협의회

(부산가톨릭이주노동자상담소, 갈릴레아외국인노동자상담소, 경기광주외국인노동자센터, 경남외국인노동자상담소, 경산외국인노동자교회, 고양시외국인노동자샬롬의집, 광주외국인노동자센터, 광주외국인노동자의집/중국동포의집, 김해외국인노동자지원센터, 남양주이주노동자여성센터, 대전외국인노동자와함께하는모임, 대전외국인이주노동자종합지원센터, 목포이주외국인상담소, 발안외국인노동자의집/중국동포의집, 부천이주노동자복지센터, 서울외국인노동자센터, 서울외국인노동자의집/중국동포의집, 성남외국인노동자의집/중국동포의집, 성동외국인근로자센터, 수원외국인노동자쉼터, 시화외국인노동자센터, 시흥이주노동자지원센터, 아산외국인노동자지원센터, 아시아인권문화연대, 안산외국인노동자의집/중국동포의집, 양주외국인노동자의집/중국동포의집, 외국인노동자샬롬의집, 외국인이주노동자학교, 외국인이주노동자인권을위한모임, 용산나눔의집, 용인이주노동자쉼터, 원불교서울외국인센터, 인천외국인노동자센터, 조선족복지선교센터, 천안외국인노동자센터, 천주교의정부외국인노동자상담소, 충북외국인노동자지원상담소, 포천나눔의집, 푸른시민연대, 한국교회여성연합회부설 외국인이주여성노동자상담소, (사)이주여성인권센터, (사)한국이주노동자건강협회, (사)한국이주노동자복지회, 포천 스리랑카 친구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