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 노조파업과 이랜드의 대응에 대한 기독인들의 입장

기독교기업이라고 표방하는 이랜드가 급기야 농성 중이던 노동자들을 공권력을 동원하여 강제로 해산시키고, 김경욱 노조위원장을 구속하기에 이르렀다. 이랜드는 유통회사들 중에서 노동조건과 급여가 가장 열악한 기업이었는데, 구조조정 가운데 그 조건이 더 나빠졌다는 것은 이미 언론을 통해서 다 알려진 사실이다. 농성 중에도 용역깡패를 동원하여 비상구를 땜질(용접)하는 등 인간을 인간으로 여기기보다 이윤을 창출해주는 도구로 여기고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었다고 할 수 있다.

이랜드가 대표적인 기독교 기업이라는 것을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이랜드 자본이 취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행한 구조조정과 공권력 투입에 국민들이 느끼는 감정은, 최고와 이윤만을 추구한다고 당당하게 표방하는 일반 기업들에 느끼는 감정과 다를 수밖에 없다.

구약에서 나타나는 공의의 하나님, 고아와 과부를 돌보시는 하나님의 모습, 신약에서 나타나는 가난하고, 버려진 사람들을 돌보시는 예수님의 모습이 기독교의 참 모습리아고 할 때, 이랜드는 성경에 나타난 하나님과 예수님을 완전히 부인했다. 사람들을 빈곤선 이하의 삶으로 내몰아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있는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서 처우개선은 커녕, 직접 고용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3개월, 1개월짜리 용역 계약직으로 전환하는 것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언제나 잘릴 각오를 하고 있으라는 것, 이유에 대해서 알 필요도 없고, 구제를 신청할 법적인 근거조차도 완벽하게 제거하겠다는 냉혹한 조치이다. 이러한 이랜드의 행태는 기독교적인 가치인 '사랑, 타인을 향한 희생과 배려' 등을 완전히 포기한 처사라 하지 않을 수 없기에 이랜드를 기독교기업으로 알고 있던 일천만 기독인들은 경악을 금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너희는 고아라도 제비를 뽑아 노예로 넘기고, 이익을 챙길 일이라면 친구라도 서슴지 않고 팔아넘길 자들이다.(욥 6;27)

IMF 구제금융 시절 퇴직금과 상여금을 반납하고 회사를 살리려고 했던 노동자들을 가차없이 해고했고, 경영상태가 좋아지면 다시 불러들이겠다는 약속은 까맣게 잊고 회사의 어려움을 함께 했던 노동자들을 비정규직과 용역으로 전환하려는 이랜드는 이익을 위해 친구를 팔아넘긴 자들과 다름없다. 노동자들의 피와 땀을 짜내서 자기의 이윤을 챙기기 바쁜 박성수 사장은 더 이상 교회와 신앙을 입에 올리지 마라! 정의와 공평을 지키며 살기를 원하시고 가난한 자들을 편드시는 하나님(예레미야 22:3)의 이름을 헛되게 부르지 마라!

여기 모인 양심있는 기독인들은 이랜드가 맘몬 숭배에 앞장서서 가난한 사람을 이용하고, 착취하는 것을 더 이상 좌시할 수 없다. 이랜드의 비도덕적인 경영은 기독교선교의 가장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이랜드와 박성수 회장은 그 길을 돌이켜 회개하고, 눈물 흘린 노동자들에게 용서를 구하고, 본연의 기독교 정신을 살려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완전 정규직화하고 노동자들에 대한 고용조건을 개선하라. 이후 이랜드가 가시적인 태도를 보일 때가지 전국의 교회와 기독인들과 함께 이랜드 계열사의 모든 제품에 대해서 불매운동을 전개할 것을 선언하는 바이다.

오늘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이루고자 하신 하나님의 뜻을 이땅에 이루기를 간절히 기도하는 마음으로 모였다. 통계로써 나타나는 경제수치가 그 어떠한 가치보다 우선하게 된 지금, 한국교회마저도 이러한 시류에 흽쓸려 제대로 된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것이 심히 안타깝다. 정의롭지 못한 돈이라도 헌금으로 받아주어, 그 정의롭지 못한 행위를 정당화하는 데 일조한 한국교회의 물질 제일주의가 급기야 기독교기업인 이랜드의 타락을 초래했음을 무엇보다 먼저 주님 앞에 회개하며, 이랜드 기업으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은 비정규직 노동자들 앞에 한국교회를 대신하여 용서를 구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국교회와 이랜드에게 아래와 같이 요구한다.

우리의 요구

1. 최대의 이윤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최대의 사랑을 통해서 우리 사회를 감동시키는 것이 기업으로서 기독교정신을 실현하는 선교라는 것을 이랜드는 명심하길 바란다. 대표이사가 내는 엄청난 액수의 십일조가 당당 그 교회를 위해서는 좋을지 몰라도 한국교회의 선교를 가로막는 것이 될 수 있음을 명심하라.

1. 평화적으로 농성하던 노동자들을 공권력을 투입하여 폭력적으로 해산한 것에 대해서 사과하고, 노동자들에 대한 모든 고소와 고발을 취하하고 섬기는 마음으로 협상에 임하기를 촉구한다.

1. 앞으로 어떠한 형태든 노동조합을 탄압하기 위한 손해배상 청구를 해서는 안된다. 노동자들도 기업의 주인으로 인정하고 경영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노동자들과 대화하는 것이 기업이 처한 어려움을 슬기롭게 극복하는 길임을 깨닫기를 바란다.

1. 사내의 모든 차별과 불평등을 시정하고, 비정규직을 완전 정규직화하고, 고용조건을 개선하여 사랑의 가치가 물질과 이윤의 가치보다 우선하는 기독교 신앙에 입각한 경영을 통하여 주님과 한국 사회에 인정받게 되기를 촉구한다.

1. 정부는 비정규직 보호법이 비정규직을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음을 인정하고, 이 땅에서 더 이상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만으로 차별받고 천대받는 일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비정규직을 완전 철폐하라!

2007년 7월 26일

이랜드 문제 올바른 해결을 촉구하는 기도회 참가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