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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승 시인의 <사랑> 그리고 라첼 카슨의 <꽃>詩 한 편이 있는 하루
김영동  |  deom-pastor@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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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5년 08월 13일 (토) 00:00:00 [조회수 : 5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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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   랑


정 호 승


   
▲ 부레물옥잠
꽃은 물을 떠나고 싶어도

떠나지 못합니다


새는 나뭇가지를 떠나고 싶어도

떠나지 못합니다


달은 지구를 떠나고 싶어도

떠나지 못합니다


나는 너를 떠나고 싶어도

떠나지 못합니다

*

*


  벗님,                                  

 분주하고 바쁜 중에도 주일을 준비하는 마음은 차분하고 편안해야 하는데 살아보니 늘 그렇게 되지는 않는군요. 바쁜 일상에 덩달아 분주하고 바빠서 ‘주일 맞을 준비를 잘 해야하는데……’ 하는 생각에 휘몰려 살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 어간에 만난 시가 사람을 늘어지게 하는 무더위 때문인지 요즘 다시 내 마음을 강하게 사로잡습니다.


달은 지구를 떠나고 싶어도

떠나지 못합니다


나는 너를 떠나고 싶어도

떠나지 못합니다


  나도 주님을 떠날 수 없고, 교회를 떠날 수 없고, 주일 예배를 떠날 수도 없었습니다. 목회를 할 때에야 내가 가야할 길이겠거니 생각했습니다. 때로는 심각한 속박으로 느껴지기도 했으니까요. 그런데 시인은 떠날 수 없는 그 상황을 사랑이라 노래합니다. 그래서 사랑이라는 눈으로 다시 살펴보니 떠나지 못함이 구속과 속박이 아니라 은총임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기관 목회를 하는 목사가 된 후에도 나는 말씀 준비와 예배 참석과 헌금하는 일에 더욱 즐거움을 느끼며 삽니다. 그러면서 만난 시 한편이 있어 오래 머물러 묵상하며 마음을 닦아 주일인 내일을 기다립니다.  


내 안의 당신


김 영 재


강을 건넜으면 나룻배를 버려야 하듯

당신을 만났으니 나를 버려야 했습니다

내 안에 자리한 당신

바로 나이기 때문입니다

*

*


  벗님, 그래요, 떠날 수 없고 떠나지 못함이 사랑인줄 알고 한 시절 열심히 살았더니 내 마음에 주님을 만났으니 나를 버려야 한다는 시 한편이 화살처럼 날아와 꽂히고 와르~파르르 춤을 추는군요. 그 모습이 내 안에 자리한 주님이 바로 나이니 늘 나를 버리고 주님을 살피느냐고 캐묻고 있는 것만 같습니다.


강을 건넜으면 나룻배를 버려야 하듯

당신을 만났으니 나를 버려야 했습니다

 

  어느덧 나는 쉰 세대인 순명(順命)의 나이인지라 자연스럽게 느껴집니다. 더 이상 내 자신이 나의 정체성이 아니라 주님이 분명한 나의 정체성임이 뼈저리게 피부에 느껴집니다. 그래서 오늘은 이 시가 나를 비추는 밝고 환한 거울이 된 모양입니다. 오늘은 진정한 나를 찾아 만나려는 그리움으로 가득 차서 참 오랜만에 차분하고 편안하게 주일 맞을 준비가 되었습니다.   ■


내 안에 자리한 당신

바로 나이기 때문입니다

 

 

 


라첼 카슨


대지(大地)는

꽃을 통해

웃는다.

*

*



  벗님,                                   

 오늘은 주일입니다. 어제 주일 맞을 마음 준비를 잘 해서인지 이른 아침부터 상쾌한 마음으로 하루가 시작되었습니다. 이른 아침부터 주님이 내게 주신 너무 신선한 선물이 있어 공개합니다. 사실 공개하려니 좀 쑥스럽긴 합니다만 유난히 무더운 오늘, 내가 주님이 내 마음에 부어주신 선물로 날아갈 듯 즐겁고 기쁘게 하루 종일 살았으니 읽고 너무 닭살 돋아 하지 마십시오.


대지(大地)는

꽃을 통해

웃는다.


  주님이 오늘 아침 내게 주신 선물입니다. 교회를 가기 위해 화장을 하는 아내의 옆모습을 잠깐 스쳐보았는데 갑자기 마음이 싸~아~하면서 한 송이 청초한 들국화가 생각나는 겁니다. 작년 늦여름 설악산 천불동 계곡을 내려오면서 보았던 바위틈에 피어난 키 작은 들국화(구절초 꽃) 말입니다. 양옆으로 높은 계곡, 쏟아 붓듯 시원한 물줄기, 파란 하늘, 향기로운 바람결에 온 몸을 맡겨 살랑거리듯 춤을 추던 가파른 바위틈에 피어난 아름다운 들국화 생각이 불연 듯 나면서 그 때의 그 신비스럽고 시원하고 청초하던 분위기가 내 온 몸을 감싸는 것입니다. 아, 내 코끝에 그 바람결이 선명하게 느껴지고 나는 주님이 내 마음에 던지고 가시는 선물임을 곧바로 알았습니다.


               “여호와 하나님이 흙으로 사람을 지으시고

                  생기(生氣)를 그 코에 불어넣으시니

                     사람이 생령(生靈)이 된지라.”

                            (창세기 2 : 7)


  주님, 참 감사합니다!!! 주일 아침 나는 내가 흙이요 땅인 대지(大地)임을 새삼스럽게 깨닫습니다. 돌아보니 우리는 모든 어머니의 지고지순한 사랑 때문에 어느덧 땅인 대지(大地)는 어머니요 여자일 것이라고 착각하며 살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조금 무시하고 밟고 한 걸음 더 나가 마침내 남자는 하늘이고 여자는 땅이라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오늘 주님이 내 마음에 문득 던지고 가신 선물을 온 몸에 전율처럼 느끼며 나는 하늘은 언제나 하나님의 자리이고(비록 성육신 하여 이 땅에 계셔도 그분은 하늘입니다) 흙인 땅은 남자이고 여자는 그 흙 가슴에서 피어난 꽃임을 확인합니다. 그 본연의 생명자리로 나를 돌아오게 하신 것도 주일 아침에 주님이 내게 주신 선물임을 감사하게 깨닫습니다.


         “아담이 가로되 이는 내 뼈 중의 뼈요 살 중의 살이라

                   이것을 남자에게서 취(取)하였은즉

                       여자라 칭하리라 하니라”

                           (창세기 2 : 23)


  벗님, 지난 20년을 하루같이 나와 함께 살아온 낡은(?) 내 아내가 오늘 아침 내게 이제 막 피어난 맑게 빛나는 청초한 꽃으로 보인 것은 어제 하나님을 하나님이신 줄 알아보고 마음을 닦았더니 하나님께서 땅이요 흙인 내 진정한 흙 가슴에 향기 아련하고 청초한 꽃 한 송이 피어나게 하신 것입니다. 아, 살아 계신 하나님, 무심히 지나치시는 법이 없으십니다. 마음을 닦고 일어서면 내게 늘 현존하시니 참 감사하고 즐겁습니다.


대지(大地)는

꽃을 통해

웃는다.  


  벗님, 성서가 전하는 첫 사람의 이름은 아담입니다. 그 아담이라는 이름의 말뜻이 흙의 사람이라는 사실은 다 아시죠! 그러니 나만 흙 가슴입니까? 아닙니다. 예수 믿는 모든 남자들은 다 흙 가슴입니다.


흙 가슴에서 피어나야 할 고귀한 꽃!


  이제는 이 땅의 모든 딸들과 아내와 어머니는 새삼스럽게 우리 남자의 흙 가슴에서 막 피어나는 고귀하고 아름다운 꽃이길 기원합니다. 하나님의 뜻대로라면 그렇게 되는 것이죠. 더 이상 하나님을 슬그머니 없애고 야욕에 불타는 남자들이 하늘을 차지하고 자기의 빈자리인 땅에 여자를 세워 자근자근 짓밟아 마침내 고고하고 향기 높은 생명의 꽃이 남자들의 텅 빈 가슴에서 사라지게 하지 맙시다. 성서의 말씀이 진리라면 남자는 흙에서 왔고 여자는 고귀한 남자의 가슴에서 태어났으니 얼마나 귀한 생명의 존재입니까! 본성으로 돌아가는 것이라면 남자는 흙으로 돌아가고 여자는 자기를 사랑하는 남자의 가슴으로 돌아가는 겁니다. 아내가 내 말을 듣더니 흐뭇하게 웃으며 요즘 더위 먹었냐고 그러더군요. ^,^*  그러고 보니 요즘 흙조차도 뜨거워질 땡볕 더위로군요. 그럼! 8월 한달, 벗님도 주일 준비 잘해서 맞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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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칠 ()
2005-08-13 04:28:34
꽃 대신 나무이길 바라는 여성에게
와~, 오늘은 이 글로 바가지 소리대신 더위를 식히라는 에어컨 작동으로 전력이 최고치를 기록할 날일 것 같습니다.

이뿐 꽃 대신 우람한 나무가 되기를 원하는 오늘의 여성들에게 이 글을 보내면 좋은 사랑의 편지가 되리라 봅니다. 저도 글을 심으면 잘 커는 꽃밭에다 이 글을 심고 지켜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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