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교 > 백훈 통신
교회, 신장개업 했어요!교회와 일반 사업장과는 결코 같은 논리를 적용할 수 없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
백훈  |  storyla@yahoo.co.kr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입력 : 2007년 05월 11일 (금) 00:00:00 [조회수 : 3558]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텔레그램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이곳 미국의 한인타운에서는 ‘새로 문을 열었다하면 한의원이요, 한식당이요, 교회이고 또한 문을 닫았다 하면 한의원이요, 한식당이요, 교회이다’라는 말이 널리 공감을 얻고 있다. (나는 직업이 직업이니만큼 한인타운의 동향에 민감할 수밖에 없어서 한인타운에 새로운 업소며 교회가 생기면 일단 취재대상에 올려놓곤 한다.)

그런데 사업이란 수익이 발생되기까지는 계속 밑천도 들어가야 하고 상당기간의 세월이 필요한 법이다. 아무리 실력이 좋은 한의사이든, 맛이 있는 식당이든 제대로 인정을 받으려면 말 그대로 제 돈 까먹는 기간을 보내야만 한다는 말이다.

하지만 한국인 특유의 성급함이 여기도 적용이 되어 많은 이들이 ‘나는 실력이 있으니 금방 흑자가 될 거야’ 하는 마음으로 사업을 벌이기 때문에 결국 날이 새면 새로 문을 열고 문을 닫는 업소들이 줄을 잇는 현상이 나타난다.

있는 돈 없는 돈 끌어 모아 비즈니스를 열었는데 밑천이 모자라 문을 닫는다는 것은 정말 허망한 일이다. 그러니 밑천이 충분히 모이기 전까지는 사업을 벌이지 말라는 충고를 할 수 밖에 없다.

그런데 문제는 교회이다.
얼마 전 한 개척교회의 담임 목사를 만나 대화를 나누었다. 성도가 10명도 채 안 되므로 조그만 사무실을 얻어 예배를 보는 교회의 담임 목사였다.

대화 중 목회자의 생활비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그는 하나님께서 주실 것을 믿기에 별로 걱정을 하지는 않는다면서도 1년 정도는 생활비를 비축하고 있다는 말을 했다.

필자는 그에게 1년 후에도 성도가 늘지 않거나 가난한 성도만 있어 목회자의 생활비가 나오지 않으면 어떻게 하겠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그는, 열심히 한다면 그 정도 기간이면 되지 않겠어요? 라는 반문을 했다.

참으로 묘한 기분이었다. 그가 다른 사업을 벌였다면 필자 역시 준비성 있는 그의 자세에 공감을 했을 것이다. 하지만 개척 교회에도 그런 논리를 적용한다는 것은 분명 순서가 바뀌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다소 가혹한 말을 그에게 던졌다. 비축한 돈이 있는 한 당신은 흑자에 신경을 쓰는 장사꾼과 다를 것이 없다고, 그러니 목회를 통해 생활비를 벌겠다는 마음부터 바꾸라고, 교회를 통해 생활비가 주어진다면 다행한 일이지만 그렇지 못한 상태에서 시작을 했으니 앞으로도 스스로 생활비를 조달할 방도를 찾아야 할 것이라고 조언 아닌 조언을 했다.

그렇다. 순서의 문제이다. 교회와 일반 사업장과는 결코 같은 논리를 적용할 수 없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10년 전의 일이 생각난다. 필자가 미국에 갓 이민 와 택시운전을 할 때 함께 일을 하던 동료 중에 신학교에 다니는 전도사가 있었다.

어느 날 그가 말을 했다. ‘먹고 사는 일이 바빠서 하나님의 일을 못하니 정말 사는 것 같지가 않아요. 그래서 오늘부터는 만나는 모든 사람에게 하나님의 이야기를 하려고 해요.’

택시 회사에서는 결코 환영을 받을 말이 아니지만 필자는 그의 말을 들으며 이것이 목회자의 자세라는 생각을 했었다.

정말 사람은 떡으로만 사는 것이 아니다. 자기의 삶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일 혹은 그 무엇이 있어야 살 수가 있는 것이다.

얼마 전 당당뉴스에도 목회자가 다른 직업을 갖는 문제에 대해 이런 저런 의견이 올라왔던 것을 기억한다. 이곳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목회와 다른 일을 병행하면서 하는 것을 흔히 볼 수가 있다.

필자가 아는 목회자들 가운데에서도 페인트일, 식당일, 청소업, 운전사, 변호사, 의사 등을 하며 목회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의 공통점은 교회가 작아 사례를 받을 처지가 안 된다는 것이다.

그들은 다른 일로 생활비를 벌면서 작은 교회를 섬긴다. 부지런히 심방도 하고 틈만 나면 선교도 떠난다. 그들 중에는 혹시 교회가 커져서 사례를 받을 수 있으면 일을 그만두고 열심히 교회만 섬기겠다는 사람들도 있고 교회가 커지더라도 자신의 생활비는 벌어가면서 섬기겠다는 사람들도 있다.

그런데 그들의 공통점은 어디까지나 목회가 자신들의 진정한 의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요즘 같은 세상에서는 목회를 하는 사람이 그 일을 통해 밥을 먹을 수 있다면 그것도 일종의 행운이라는 생각이다.

하지만 필자의 견해로는, 설사 그 일을 통해 밥을 먹을 수 없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불행이라는 생각이 들지는 않는다. 자신이 정해놓은 수준만큼 다른 일로 돈을 벌면서 나머지 시간에 목회를 하면 된다는 생각을 하기 때문이다.

단 한사람을 섬기는 목회이든 두 사람 혹은 세 사람을 섬기는 목회이든 목회가 자신의 소명이요 삶의 의미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이런 일로 좌절에 빠지지 말라는 말이다.

언젠가 하나님이 더 많은 양을 맡기면서 세상일을 내려놓으라고 하시면 그 때 내려놓으면 되는 것 아닌가.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목회자가 세상 일 할 수 있느니 없느니 하는 말이 나오는 것은 목회를 밥벌이의 수단으로 생각하는 인식이 저변에 깔려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다.

한 걸음 더 나가보자. 현대는 만민 제사장 시대 아닌가. 목회자들은 교회를 더 많이 섬기고 필자 같은 세상일을 하는 사람은 교회를 덜 섬겨도 되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그러니 목회자들만 비장하게 두 가지 직업 운운하지 말아달라는 말이다.

한인타운의 개척교회를 취재하면서 이런 저런 생각들을 해보았다.

[관련기사]

백훈의 다른기사 보기  
기사를 추천하시면 "금주의 좋은 기사" 랭킹에 반영됩니다   추천수 : 3184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의견나누기(0개)
 * 100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20000byte)
 * [운영원칙] 욕설, 반말, 인신공격, 저주 등 기본적인 예의를 지키지 않은 글과 같은 내용을 반복해서 올린 글은 통보 없이 삭제합니다.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우)120-012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2가 35 기사연빌딩 401호 ☎ 02-393-4002(팩스 겸용)   |  청소년보호책임자 : 심자득
제호 : 당당뉴스  |  등록번호 : 서울아00390  |  등록연월일 : 2007.7.2  |  발행인 겸 편집인 심자득(010-5246-1339)
Copyright © 2005 당당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dangdang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