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원기목사와 박효섭목사

거제광림교회는 보통 교회라기보다는 영성 신앙 공동체운동이라는 것이 더 나을 거 같다. 몇몇 교인들이 한 데 어우러져 살며 같이 농사짓고 알로에효소를 만들며 공부방을 운영한다. 이천 송라교회 시절 원래 감리교농촌선교목회자회의 회장을 역임하면서 농목활동에 앞장섰던  그가 어느 날 갑자기 거제도광림교회에 부임하게된 것은 의외였다.

그러나 거제광림교회를 들러보고 이 교회의 주보를 훑어보고, 홍포예수기도원의 노란 소식지를 읽으면서, 거제도로의 이동은 의외였던 것이 아니라 잘 준비되고 소원되어진 일의 결과였음을 차차 알게되었다. 더구나 1시간여 차로 바닷가 길을 달려 이르른 바닷길가의 홍포예수기도원을 방문하고 우연찮게 이 카리스마타수도운동을 이끌어온 박효섭목사 부부를 만나 환담을 나누면서 이 사실은 더욱 분명해졌다.

▲ 카리스마타 수도회 기도/교제실 제단

예배 순서를 보니 제1독서, 제2독서, 알렐루야 송, 영성체, 영성체송 등의 개신교에서는 생소한 단어들이다. 얼핏보면 이들이 행하는 영성 수련이 마치 중세 시대의 미사 형식을 보는 듯하여 얼핏 소원하게 보이지만, 이들은 단지 중세의 미사 형식을 흉내내려는 것이 아니라 '참된 예배의 회복'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한때 개신교와 천주교가 합의했던 '리마예식서'를 예배의 좋은 원형으로 여기는 것이다.

말씀, 아니 목사의 설교를 중심한 개신교의 예배순서가 참된 예배에서 멀어졌다는 건, 24년여 목회를 했던 필자는 물론 적지않은 사람들의 의견이다. '어떻게 하면 예배의 원형, 아니 살아있는 예배를 드릴 수 있을까?' 하는 건 오늘 날 교회 다니는 사람들 모두의 공통된 바램이기도 하다. 이들은 바로 이 고민을 구체화하는 영성작업, 아니 수련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이 그리이스 정교회에서 따왔건, 천주교의 전통에서 따왔건 그게 중요한 게 아니다. 지금 , 아니 오늘 우리가 드리는 예배가 참된 예배로 하나님께 드려질 수 있다면 그 정도의 벽은 너끈히 넘어서야 할 것이다. 오히려 요즘에는 개신교의 전통이 더 화석화되고 굳어져 있는 것처럼 보인다. 평소의 주보와 조금 다른 순서내지는 모양일라치면 송충이 보듯 하는 게 오늘 게신교 교회의 굳어진 정서를 나타낸다고 본다.

카리스마타수도회에는 현재 20여명의 회원이 있다고 한다. 회원들은 매월 셋째주 정기 피정을 열어 함께 영성수련을 한다. 하루 몇차례의 예배와 강의와 침묵명상으로  이어지는 피정은 쉽고 단순하지만 가볍지않다고 한다. 회원 아닌 일반인을 위해서 매달 마지막 주간에 열린 피정을 행하기도 한다.

홍포예수기도원의 내부는 단아했다. 20여명이 함께 예배 드릴 수 있는 2층 공간과 1층의 교제실과 약간의 살림공간이 전부다. 바다로 향해 활짝 열린 넒은 유리창으로 내다보는 조망이 특별하지만 교회에서 일상적으로 보는 강대상과  벽면장식이 다르다. 특히 러시아 정교회를 연상시키는 이콘들이 여기저기 걸려 있다. 그렇다, 거제광림교회 예배당에도 여러 장의 이콘들이 교회 내부를 둘러싸고 있었다.

*"카리스마타수도회"  문의전화 055-632-9585 , 055-633-0574(거제광림교회 정원기목사)

                                 * 이 기사는 일전 부산거쳐 아내와 함께 취재여행한 것을 뒤늦게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