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규학 목사

목회자신문이 5월 7일 백주년 기념관에서 새로운 사장을 맞이하게 되었다. 그는 다름 아닌 총회장출신이자 성추행으로 기독교계에 파문을 일으킨 목사이다. 그는 나가는 조건으로 원로로 추대는 받았지만, 교회는 한발자국도 들여놓지 못하는 조건이었다. 당시 전권위원장인 인명진(갈릴릴 교회)목사는 “원로로 추대는 하지만 교회는 들어올 수 없는 것을 당회에서 결정했다”고 말했다.

 

원로는 명예목사로서 추대를 받는 것이지만 한 교회에서 20년 이상 활동한 목사가 자신의 교회에 들어가지도 못한다면 얼마나 수치스런 일인가? 더군다나 총회장출신으로서 교계에 문란을 일으킨 장본인이 자숙하지 않고, 다시 언론계 사장으로 부인하는 것은 언론을 우습게 본 것 이상 이하도 아니다. 영등포노회 관계자는 “유목사가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아프리카에서 한 3년 이상 봉사하고 온다면 회복될 것이다“라고 까지 말했다. 언론사장으로 복귀할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목회자신문 마찬가지이다. 목회자신문은 예장 통합 목회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개혁성향을 띤 신문으로서, 이제 겨우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시점에 성추행으로 물러간 목사를 경영상의 이유로 사장으로 받아들인다면, 양심과 도덕, 윤리를 담보로 하는 언론의 역할은 더 이상 기대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적어도 목회자신문은 목회자의 성추행 문제는 다루지 못할 것이다. 한 때 목회자신문은 총회장의 돈봉투 사건 등 다양한 교단 및 교계의 부패상황을 다루어 교단의 개혁을 지향하고, 교단의 발전을 앞서서 인도했던 신문이었다.

 

그러나 이제 와서 경영상의 이유로 성추행 목사를 사장으로 받아들인다면 윤리적인 잣대로서의 언론의 역할을 계속 유지할는지 의문이다. 한겨례신문이 이제까지 지속할 수 있었던 것은 민주화 투쟁에 앞장섰던 송건호선생이 있었기 때문이다. 대표자는 신문의 얼굴이다.

 

더군다나 목사들이 주로 보는 신문임에도 불구하고 성추행한 목사를 사장으로 앉혀놓은 것은 신문의 수명을 단축시키는 일이다. 목회자신문은 더 이상 성추행한 목사의 기사는 다룰 수 없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