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회에서 외국인아동출생등록 법제화를 위한 심포지움이 개최됐다.

사단법인 미등록아동지원센터(대표 은희곤)가 27일 오후 2시 서울 영등포구 국회입법조사처에서 ‘외국인 아동의 출생등록 등에 관한 법률(안) 심포지엄’을 열고 미등록아동문제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고 이를 위한 실질적 해결방안인 외국인아동출생등록 법제화를 모색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 박홍근 국회의원, 이강일 국회의원, 사단법인 미등록아동지원센터, 건국대학교 이주·사회통합연구소가 공동주최한 이 세미나에 김지혜 교수(강릉원주대학교 다문화학과)가 “출생등록, 영토 내 태어난 모든 아동의 권리”에 대해, 최윤철 교수(건국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건국대학교 이주.사회통합연구소장)가 “외국인아동의 출생등록 등에 관한 법률 제정에 관한 연구”를 주제로 각각 발제했다.

한국은 이미 다문화 다민족 사회로 진입했지만 특유의 민족적 배타성으로 인해 ‘출생등록’이나 ‘외국인등록’조차 할 수 없는 ‘미등록이주아동’이 있다. 스스로를 ‘유령’이라고 부르는, “있지만 없는 아이들”이다. 미등록 이주민(불법체류)의 자녀인 이들은 ‘등록번호’가 없기 때문에 교육, 보험가입, 의료진료, 각종 사회보장 시스템에 접근이 거의 불가능하고 불법입양, 아동학대와 같은 위험한 상황에 노출된다. 1989년 11월 유엔총회에서는 만장일치로 ‘유엔 아동권리협약’을 채택하여 아동들의 ‘생존.보호.발달.참여’ 등 아동의 기본권리를 규정하고 있고 대한민국도 1991년에 비준했음에도 성실한 이행과 관련 법제화 노력을 하지 않아 2~3만명으로 추산되는 미등록 아이들이 법의 사각지대에서 방치되고 있다.

미등록아동지원센터(대표 은희곤)는 이 “있으나 없는 아이들”의 마땅한 권리(출생권,교육권,의료권,생존권)를 제공하기 위해 지난해 사단법인으로 출범했다. 그리고 그 첫 단계인 ’제도개선‘의 일환으로 정책 연구 및 입법활동을 별치기로 하고 각계의 전문가들과 국회의원들을 초대해 이날 심포지움을 열었다.

▲ 미등록아동지원센터 공동이사장이자 대표인 은희곤 목사가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

은희곤 대표는 “미등록아동은 자기의 의지와는 전혀 관계없이 온갖 소외와 차별들을 몸으로 부닥치며 한을 품고 있는 우리 사회의 ‘강도 만난 이웃’”이라며 “이들을 향해 선한 사마리아인으로 격려의 작은 몸짓을 시작하려고 ‘미등록아동지원센터’를 시작한다. 이는 사람을 살리는 일이다”라고 말했다.

▲ 미등록아동지원센터 공동이사장 목영준 변호사의 개회사

미등록아동지원센터 목영준 공동이사장도 ”우리는 미등록 아동 및 청소년을 우리 사회의 일원으로 양성화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정당한 교육과 근로의 기회를 제공하여 우리 사회의 발전에 기여하도록 해야 한다”고 심포지움에 참석한 전문가들과 국회의원들에게 미등록아동 출생등록 법제화의 당위성을 호소했다.

▲ 발제 1 김지혜 강릉원주대 다문화학과 교수 / “출생등록, 영토 내 태어난 모든 아동의 권리”

이날 발제를 맡은 김지혜 강릉원주대 다문화학과 교수는 “올해 7월 출생통보제가 시행되었지만 여전히 출생등록에서 누락되는 외국인아동 또는 이주아동이 있다. 한국의 신분등록제도인 가족관계등록부가 국민만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이라며 “영토 내 태어난 모든 아동이 태어난 즉시 출생등록될 권리를 보장받도록 국가가 조치를 취할 의무가 있고 이 권리를 부모의 국적 및 체류자격과 무관하게 보장하는 보편적 출생등록제로 발전시켜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교수는 “물론 출생등록에 대한 의무가 영토 내 태어난 모든 개인에게 자국의 국적을 부여해야 한다는 뜻이 아니”라면서 “이는 국제인권법을 승인한 대한민국이 아동권리협약 제2조 제1항에 ‘당사국은 자국의 관할권 안에서 아동 또는 그의 부모나 후견인의 인종, 피부색, 성별, 언어, 종교, 정치적 또는 기타의 의견, 민족적, 인종적 또는 사회적 출신. 재산, 무능력. 출생 또는 기타의 신분에 관계없이 그리고 어떠한 종류의 차별을 함이 없이 이 협약에 규정된 권리를 존중하고, 각 아동에게 보장하여야 한다.’고 정한 것을 지켜야 하는 당사국의 의무”라고 덧붙였다.

▲ 발제2 최윤철 교수(건국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건국대학교 이주.사회통합연구소장) / “외국인아동의 출생등록 등에 관한 법률 제정에 관한 연구”

건국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의 최윤철 교수는 외국인아동의 출생등록 등에 관한 법을 만드는 경우 들어가야 할 주요쟁점과 주요 내용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김교수는 “정부가 출생통보제를 시행했지만 여전히 국민의 아동만 적용대상으로 정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 내 출생 외국인아동은 여전히 출생등록에서 제외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력이 없지는 않았다. 19대, 20대, 21대에서 이주아동출생등록 법제화를 시도했으나 입법기 중 처리되지 못하고 폐기됐다.

그는 “출생등록은 아동의 권리가 실질적으로 보장되고 실현되기 위한 제도적 기초”라면서 “대한민국 영토 내에서 태어난 아동이 주체적인 개인으로, 완전한 인격체로 성장하고 아동이 가지는 권리보장이 완전히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그 국적이나 체류자격과 무관하게 출생등록이 가능하도록 보편적 출생등록제도 입법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했다. 김교수는 외국인아동 출생등록이 신속하고 정확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의료기관과 연계된 외국인아동 출생사실통보 및 출생등록제도를 도입하여 대한민국 내에서는 더이상 출생신고의 누락이나 지연, 허위신고 등으로 인해 보호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아동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여야 할 것을 제안했다.

김선화 팀장(국회입법조사처 법제사법팀), 김영주 변호사(법무법인 지향, 전 법무부 인권국 여성아동인권과장), 송다영 교수(인천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이 영 신부(성공회/남양주시 외국인복지센터장), 정병수 본부장(유니세프 한국위원회 아동권리본부)이 토론자로 참여해 발제를 비평했다.

▲ 토론 / 김선화 팀장(국회입법조사처 법제사법팀)

김선화 팀장은 “모든 아동의 출생등록에 관한 문제를 입법적으로 해결하는 일은 국적문제, 체류자문제, 부모의 상태와는 별개의 문제라는 점을 분명히 하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 국민이라는 개념을 배척에 중심을 두는 개념으로 이해할 것이 아니라 표용적인 개념의로 전환해서 봐야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 토론 / 김영주 변호사(법무법인 지향, 전 법무부 인권국 여성아동인권과장)

김영주 변호사는 최윤철 박사가 외국인아동출생등록에 반발하는 목소리들에 대해 구체적으로 답변해 준 점을 높이 사며 “아무리 혐오하고 반발한다고 해도 이제 다문화와 다양성의 큰 물결은 거스를 수 없게 되었다. 그렇다면 이제 가능하지 않은 반대나 도입저지 보다는 적극적으로 우리 법제 내에서 이러한 사회적 변화를 수용하고 통합과 절전을 위한 지혜를 짜내는 것이 효율적인 측면에서도 타당하다”고 말했다.

▲ 토론 / 송다영 교수(인천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송다영 교수는 외국인아동의 출생등록을 반대하는 목소리로 ‘외국인아동 출생등록비용이 과도하게 발생’ ‘이들의 보육 및 교육비용 발생’ ‘오히려 미등록 외국인이 양산됨’ 등이 있다고 소개하고 “이것은 외국인 아동을 ‘외부자’로 전체했을 때 발현하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외국인아동의 전제 조건 즉 ‘이 땅에서 태어나고 자란 사람’으로 본다면 논쟁의 여지가 없어진다”고 했다.

▲ 토론 / 이 영 신부(성공회/남양주시 외국인복지센터장)

외국인 아동을 돌보고 있는 이영 신부는 외국인아동 출생등록에 관한 법률안을 만드는데 있어서 국민과 비국민, 속지주의와 속인주의 등 국내법과 상충되는 모호한 경계들을 어떻게 극복해낼 수 있을지에 대해 준거의 틀을 먼저 마련해야 할 것을 강조하며 “출생등록의 근본적인 원인인 ‘혈통주의’를 극복해야 할 것”을 강조했다. 또 정부가 해외의 우수 인재 유학생 유치를 정책으로 삼은데 대해 “이미 국내에 존재한다”며 외국인아동들에 대해 정부가 관심을 가져줄 것을 촉구했다.

▲ 토론 / 정병수 본부장(유니세프 한국위원회 아동권리본부)

정병수 유니세프 본부장은 2015년 유엔총회에서 채택된 지속가능발전목표(SDGs)에 출생등록을 포함해 각 나라는 △모든 아동에게 출생시 증명서 제공 △부모의 출생등록 권한 부여 △출생등록과 사회서비스 연계 △출생등록위한 솔루션 제공 △지역사회 참여 유도 등 아동권리협약을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시흥시가 자체적으로 시행하는 ‘출생 미등록 아동 발굴 및 지원 조례’를 좋은 사례로 소개했다.

▲서울특별시 장학재단 다이버팀과 SK 행복나눔재단 프로퍼팀이 심포지움을 참관했다.

▲ 질문

한편 우원식 국회의장(영상), 주호영 국회부의장(국민의 힘), 박홍근 의원(더불어민주당), 이강일 의원(더불어민주당), 조배숙 의원(국민의힘), 박상철 국회입법조사처장이 참석해 여야 구분없이 ‘외국인아동출생등록 법제화’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22대 국회에서 관련법안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 축사 / 우원식 국회의장(영상)

먼저 영상으로 축사를 전한 우원식 국회의장은 “우리사회의 일원이 될 아동들이 건강하게 출생하고 자라도록 법적 기틀을 마련해야 한다. 오늘 여야가 아동의 인권을 위해 함께한 자리다. 성공적으로 진행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 축사 / 주호영 국회부의장(국민의 힘)

주호영 국회부의장은 “19대 때부터 제안된 법안이 아직 통과되지 못해 죄송하다. 이 법안이 통과되지못한다면 고개를 들고 다니지 못하기 때문에 우리 당이 완성도 높은 법안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며 “더불어민주당도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 축사 / 박홍근 의원(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의원(더불어민주당)은 “나도 이 법안을 잘 몰랐다. 그런데 은희곤 목사님이 직접 찾아 오셔서 설명을 듣고나서야 여야의 문제가 아니라 시급한 공동의 숙제라고 알게 되었다”고 소개하고 “그런 점에서 오늘 심포지움은 첫 발걸음을 뗀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의원은 신내교회(김광년 목사)에 출석하고 있다.

일정상 불참하여 자료집으로 축사를 대신한 이강일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이 법의 제정은 대한민국이 UN 아동권리보호 협약을 준수한다는 글로벌 리더십을 증명하는 것이며 동시에 우리 아동과 외국인 아동이 대한민국의 포용의 가치 아래 다양성을 누리며 지속가능한 대한민국 미래를 같이 만들어 가는 초석이 될 것”이라고 응원의 메시지를 남겼다.

▲ 축사 / 조배숙 의원(국민의힘)

조배숙 의원(국민의힘)은 “3주 전에 은희곤 목사님이 저를 자꾸 만나자길래 무슨 일인가 했더니 오늘에야 알게 됐다. 목적이 선하니까 참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어제 여야가 막 싸우다가 오늘은 서로 사이좋게 법을 통과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고 의아하게 생각할 것인데 이게 원래모습”이라며 “목사님이 준비를 많이 하신 것 같다. 내가 법사위에 있으니 좋은 법안 만들어 주시면 확실하게 통과시키겠다”고 약속했다.

▲ 축사 / 박상철 국회입법조사처장

박상철 국회입법조사처장도 “묵직한 분들이 오셔서 세미나로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좋은 예감이 든다. 이 법은 빨리 만들어야 한다. 오늘 토론이 입법화 되기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폐회사 / 은희곤 목(사미등록아동지원센터 공동이사장 및 대표)

▲ 폐회사 / 은희곤 목(사미등록아동지원센터 공동이사장 및 대표)

이렇게 3시간에 걸쳐 진행된 심포지움은 미등록아동지원센터 공동이사장이자 대표인 은희곤 목사의 폐회사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은희곤 목사는 “여야가 함께 한번 해보자는 말을 들을 때 가슴이 뛰었다. 우리 대한민국도 국제사회의 발걸음에 맞춰가는 나라가 되었으면 좋겠다. 지금까지 좋은 분들을 때마다 만나게 하셔서 여기까지 왔다. 앞으로도 그리 될 줄로 믿는다. 여러분도 많이 기도해 주시고 많이 마음 담아 주시기 바란다”고 인사했다.

안내: 사단법인 미등록아동지원센터. 
      www.centerforuic.com  www.미등록아동지원센터.com. 

이사회:(가나다순)

공동이사장: 목영준
(김앤장 사회공헌위원회 위원장, 전 헌법재판소 재판관)
공동이사장 및 대표 : 은희곤(평화드림포럼 대표, 전 기감 감독, )
이사
박두식(조선일보 전무 경영기획본부장)
박주연(경향신문 논설위원)
심승현(CBS 사회공헌국장)
유자은(건국대학교 이사장)
은현빈(델레오코리아 대표)
이규호(코오롱 부회장)
이장원(콘텐츠테크놀로지스 대표이사)
이정미(로고스 법무법인 대표, 전 헌법재판소 재판관, )
정무성(현대차정몽구재단 이사장, 전 숭실사이버대학 총장)
정훈재(서울 부민병원 원장)
홍순계(한국주택금융공사 이사)
감사: 김하연(서현회계법인 파트너 회계사)
실무: 박중원(김앤장 변호사), 인민지(델레오코리아 매니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