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사학위증을 들고 포즈를 취한 최우성 목사. 그는 국내 목회자 중에 첫 커피박사가 됐다

감신대평생교육원에서 바리스타 강좌를 열며 커피선교에 앞장섰던 최우성 목사(태은교회)가 지난 30일 강원대학교에서 커피 연구(논문제목 : 스페셜티 커피 소비자의 커피 전문점 방문 및 소비요인 연구)로 농학 박사학위(Ph.D)를 취득했다. 말 그대로 커피박사가 된 것이다.

최우성 목사의 커피박사학위 취득은 국내 목회자로서는 처음이고 커피를 연구한 박사를 배출한 예도 국내에서 처음이라고 한다. 강화도와 개포동에서 ‘우종호의 커피볶는집’을 운영하며 커피전문가로 유명세를 얻은 우종호 교수와 함께 받았다. 우종호 교수는 한국커피품평협회(CCAK) 회장이고 최우성 목사는 부회장이다.

커피와 관련해 일반대학에서 호텔경영학의 한 분야로 바리스타학과가 존재하기는 하나 강원대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학부에 커피학과가 있고 박사과정에서 식물소재산업과학의 일환으로 커피생두의 생화학, 커피번식과 재배, 커피유통론, 커피 프로세싱, 커피의 향미 과학, 커피 브루잉, 커피와 식물분류학, 커피와 사회복지론, 커피 무역, 커피 육종학, 커피산업발전의 역사, 커피 재배, 커피와 건강 등을 배운다고 한다. 최우성 목사는 이 모든 과목을 장학금을 받아가며 전학기 all A+로 졸업했다.

감신대평생교육원에서 바리스타 교육을 하고 있는 최우성 목사

최우성 목사가 커피에 입문한 지는 15년 정도 되었다. 포천 시골교회와 도봉교회에서 부목사로 8년, 은평지방에서 교회를 개척하여 부흥시키고 중랑구의 현 태은교회로 임지를 옮기고 나서 공부가 하고 싶어졌는데 하나님께서 커피에 비전을 주시면서 커피에 대한 공부를 시작해 전문가 수준이 되기까지 열심히 했다고 한다. 국제 자격증도 취득했다.

커피를 배우고 로스팅까지 배우고 나니까 지역 주민센터와 구청문화원에서 커피 바리스타교육을 해달라는 요청이 들어왔다. 이게 시작이었다. 하지만 교인들이 목사가 커피교육하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고 주위의 동료 목회자들도 ‘목사가 목회나 열심히 하지 무슨 커피교육이냐’며 달가워하지 않길래 바리스타 교육을 잠시 멈추기도 했다고 한다.

하지만 최우성 목사는 지역주민을 만날 수 있는 일이 이만한 게 없다고 생각해서 강의를 계속 이어갔다. 제자들이 생겨나기 시작했고 최우성 목사의 강의가 점점 인기를 끌면서 지금까지 약 4천 명에게 바리스타 자격증을 주었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이들에게 자랑스러운 선생이 되려면 공부를 더 해야겠다고 생각해서 박사학위를 시작했다고 한다. 그렇게 박사과정을 시작한 지 3년 만에 박사가 된 것이다.

커피는 소통이자 복음의 도구

▲ 교회에서 바리스타 자격증 시험을 주관하고 있는 최우성 목사. 강의는 외부에서 진행하지만 시험은 교회에서 치른다.

최우성 목사는 창업이나 개인적 성취를 위해 커피를 배운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커피수업을 위한 것도 아니다. 오로지 커피를 매개로 해 복음을 전하기 위해서였다고 강조한다.

“제가 목사니까 교인들 만나고 믿는 사람들 만나는 건 어렵지 않은데 일반인들 만나는 게 어렵더라고요. 그런데 커피를 통해서 굉장히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또 제가 목사라는 것을 밝혔어요. 그러니까 커피는 복음을 전하기 위한 소통의 도구인 것이죠. 강의를 하면 수강생들과 한 10주 정도를 만나는데 그중에서 복음을 전해야 될 사람들을 눈여겨보다가 복음을 전하고 교회로 인도하죠”

최우성 목사는 이렇게 커피를 통해서 1년에 20명 정도를 전도한다고 한다. 그리고 100여명 정도가 정착했는데 모두 초신자들이었다고 한다.

강사료는 모두 장학금으로

최우성 목사가 진행한 바리스타교육의 수강료는 주민센터의 자치기금으로 쌓여간다고 한다. 지금까지 최우성 목사가 주민센터에 벌어준(?) 수강료가 1억5천만원 정도 된다고 하는데 최우성 목사 덕분에 13개 동에서 재정자립도가 가정 떨어졌던 면목4동 주민센터의 재정자립도가 2~3위까지 올라갔을 정도라고 하니 주민센터 입장에서도 최우성 목사는 보배가 아닐 수 없겠다.

또한 최우성 목사에게 지급되는 강사비는 모두 장학금으로 적립되고 있다고 한다. 최목사의 아들이 학폭 희생자가 되어 학교를 다니지 못했던 아픔이 있어서 학생들이 거칠게 된 원인을 살펴보았더니 중랑구 지역에 맞벌이 부부가 많았고 방치된 채 관심과 사랑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 누군가 응원하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 장학금을 주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렇게 현재까지 1억3천만원 정도 지급했는데 최목사의 이런 활동을 눈여겨 본 중랑구청이 봉사대상을 주었다고 한다. 최목사는 지역에서 장학금을 가장 많이 주는 장학회를 세우는 게 목표다.

자립선교로서의 커피

▲ 해외 바리스타 교육

최우성 목사의 커피선교는 이제 해외로 확장되고 있다. 커피가 생산되는 커피벨트가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서남아시아의 선교지와 겹쳐서 그 선교지 선교사들과 연결해 커피를 직수입하고 선교사들의 비자 문제를 해결해 줄 뿐만이 아니라 선교사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해주려는 것이다. 또한 최우성 목사가 커피비평가협회 한국본부장이므로 선교사들을 교육해 현지 본부장으로 세우고 커피를 도구로 하는 선교사역도 돕고 있다.

커피가 지역과 교회를 살리고 세계선교에도 이바지하는 훌륭한 도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최우성 목사가 증명해 보이고 있다.

최우성 목사는 강원대 커피과학과 교수로 출강하면서 커피비평가협회 한국본부장, 커피품평협회 부회장, 커퍼스 오브 코리아 이사 및 부회장(역임), SCA AST, all modules Instructor 미국 CQI Q-grader, R-grader, 커피해럴드 신문사 발행인, 웨슬리커피연구소 소장으로 활동하고 있고 MBC, KBS, YTN, CTS 등 방송에도 다수 출연했다. 감리회에선 태은교회를 담임하며 목회자유가족돕기운동본부 총무로 섬기고 있다. 저서로 ‘알고보면 재미있는 커피 인문학’ , ‘체인지 업’ 등이 있다. 

▲ 바리스타 교육을 하고 있는 최우성 목사

▲ 바리스타 교육을 하고 있는 최우성 목사

▲ 교회에서 바리스타 시험을 주관하고 있는 최우성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