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듄>(Dune), 프랭크 허버트, 김승욱 역, 황금가지, 2021)

  대부분의 사람들에게서 “아~ 그 책 알지.”라는 반응이 나오는 책이 있습니다. 그만큼 유명한 책이라는 거죠. 그때 저는 같은 사람에게 다른 질문을 합니다. “그래서 그 책 읽어봤어?”. 돌아오는 답은 많은 경우 침묵입니다. 

 그만큼 유명하지만 읽은 사람이 많지는 않은 책. 오늘 소개할 책 역시 그런 책입니다. 

  SF 문학을 즐기는 많은 사람들에게 있어서는 스페이스 오디세이 장르의 바이블이라는 평가를 받는 작품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그렇게 인기 많은 소설은 아니었습니다. 정식으로 출판된 완역본도 2001년이 되어서야 나왔으니 우리나라에서는 그렇게 알려진 작품이라 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많은 사람들에게 계속해서 회자되던 작품이었습니다. 이유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많은 SF 장르의 영화들에게 많은 영향을 준 작품으로 유명했기 때문입니다. 특히 스타워즈의 경우는 듄에 대한 오마쥬라는 이야기까지 들었습니다. 비슷한 설정, 배경 등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다가 2021년 듄 part1이 영화화되면서 개봉을 했고, 올해 듄 part2까지 이어지면서 이 소설에 대한 관심은 계속해서 올라갔습니다. 

 책도 많이 팔린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러나 사실 이 책은 접근이 그렇게 쉬운 편이 아닙니다. 1권의 경우 1000 페이지에 육박하는 엄청난 분량을 자랑하는 이유도 있지만 더 큰 이유는 친절하지 않은 소설의 전개 방식 때문입니다. 듄의 세계관, 듄에 나오는 수많은 용어와 정치적 갈등 요소, 그리고 철학과 종교 등... 그 많은 것을 이해하면 모를까 이해지 못한 상태로 책을 읽게 되면 재미는 확실히 반감되지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완벽한 영웅 서사와 복수 서사를 지니고 있는 소설의 내용은 그 자체로도 재미가 있습니다. 

 앞서 언급했듯 이 소설을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세계관을 알아야 합니다. 

 “옛날에 사람들은 생각하는 기능을 기계에게 넘겼다. 그러면 자기들이 자유로워질 거라는 희망을 품고 말이야. 하지만 그건 기계를 가진 다른 사람들이 그들을 노예로 삼는 결과를 낳았을 뿐이다.”

 듄 챕터 1에 등장하는 이 글은 버틀레리안 지하드라 불리는 반AI, 반기계 문명 운동의 사상적 바탕이 되는 글이자, 이 소설의 근본이 되는 다양한 배경과 세계관의 시작이 되는 글입니다. 소설 속에서 과거 역사 속에 있었다고 전해지는 버틀레리안 지하드는 온 은하를 뒤엎은 엄청난 혁명입니다. 이후 이 운동은 백 년에 이르는 시간 동안 이어지면서 수십억 명이 죽어가는 전쟁에까지 이어지고, 종국에는 모든 인공지능을 없애는 계기가 됩니다. 소설 속에서는 이러한 반기계 반인공지능의 사상적 기반을 이어가는 베네 게세리티라는 종교집단이 나오고, 이후 사람들은 컴퓨터와 AI를 대신할 살아있는 컴퓨터라 불리는 맨타트 등으로 대체하게 됩니다. 이 과정에 필수적으로 필요한 것이 스파이스 멜란지라 불리는 신비한 물질입니다. 스파이스 멜란지는 아라키스라는 행성에서만 나오는 신비한 물질로 인간의 정신적 각성을 비롯한 컴퓨터에 준하는 능력과 일부 미래를 예시할 수 있는 능력까지 가져다 줍니다. 그래서 전 우주에서 가장 비싼 물질이기도 합니다.

 이 소설은 스파이스 멜란지가 나오는 아라키스 행성을 중심으로 코란 제국의 황제 가문이자 황제 위를 유지하는 것에 대한 불안감에 음모를 꾸미는 코리노 가문, 귀족 회의에서 가장 큰 영향을 지녔고 동시에 모두의 존경을 받는 고귀한 아트레이더스 가문, 그리고 강력한 군사력과 전쟁을 통해 끊임 없이 세력을 확장하고자 노력하는 사악한 하코넨 가문 이 세 가문의 얽히고 설킨 전쟁을 다루고 있습니다. 

 그냥 평범한 스페이스 오디세이물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이 소설 속에 등장하지만 스포일러의 위험 때문에 설명할 수 있는 철학과 사상, 그리고 종교적 장치들을 이 책의 내용을 더욱 풍성하게 해줍니다. 

 때로는 머리도 식히실 겸 이런 책도 한번 읽어보시는 것은 어떨까 합니다. 소설을 읽기 전에 미리 영화를 보시면 소설을 이해하는데 더 많은 도움이 되실 수 있을 겁니다. 

장세현 목사 (베트남 선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