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국회가 출범했다. 지구가 직면한 가장 중요한 문제 중 하나가 기후위기임을 고려하면, 가능성과 무관하게 이번 국회에도 기대를 걸게 된다.

기후 위기는 이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점에 왔다. 그 책임은 인류에게 있다.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협의체)의 6차 보고서를 보면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것은 우리의 도덕적 의무요, 지구를 후손에게 더 나은 상태로 물려주기 위한 필수적 과제다. 국회의원들도 이 같은 사실을 알고 있을 것이다.

최근 기후위기시대에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의 가슴에 있는 '그린하트' - 아직 자신 안에 남아 있는 지구를 향한 사랑이 있음을 살펴서 행동으로 보이도록 요청하는 캠페인이 진행되고 있다. 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의 그린하트액션 캠페인인데, 국회의원들도 다 지구에 대한 사랑은 가지고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비록 작은 불씨일지라도 모두가 지구의 고통을 직시하고, 그 사랑을 보여줌으로써 지구의 아픔을 조금이라도 아물게 해 주는 22대 국회의원들이길 기대해본다.

방법은 특별한 데 있지 않다. 국회가 지방자치단체의 조직과 운영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거나 개정하는 곳이며, 지방정부의 예산안을 심의하고 승인하고, 지방자치단체의 행정을 감사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곳이니, 그에 맞는 일을 해주면 된다.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법률을 제정하거나 개정하여, 기후 변화에 따른 국민의 권리 보호와 위기 관리에 대한 법적 기반을 강화하면 된다. 21대 국회에서 다루기 시작한 탄소세법이나 탄소배출거래법 등 감축 효과의 정량 분석이 가능한 법안이 10개 정도 되고, 그 외에도 석탄발전소 폐지 지역을 지원하는 ‘정의로운 전환 지원’, 정부 결산보고서와 성과보고서 등에 배출량 감소 영향을 평가하도록 한 ‘온실가스 배출사업에 대한 인지 예산제 도입’ 등 기후위기 대응에 필요하지만 배출량 감축 효과를 수치로 뽑기 어려운 필수 입법안들이 계속 제안되고 있다. 깊이 논의하고 입법화할 수 있도록 하면 된다. 또 22대 국회에서 기후 위기 대응에 필요한 예산을 심의하고 배정하여, 저마다 기후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하면 된다. 기후 위기 대응에 관한 정부의 행정 활동을 감사하고, 필요에 따라 견제하여 행정의 투명성을 보장하고 국민의 권리를 보호하면 될 것이다. 기후 위기와 관련된 국가의 중요한 사안에 대해 조사하고 보고하여, 국정 운영에 대한 투명성을 제고하고 국민의 권리를 보호하면 될 것이다.

사실 22대 국회가 출발하기 전 총선을 돌아봐도, 많은 유권자들이 환경 보호와 기후 변화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을 원하였다. '기후 유권자 연대'가 조직되었고, 62.5%의 응답자들이 기후 정책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답했다. 그들은 실제 선거에서 '기후 영향력'을 행사하고, 기후 정책을 우선하는 후보를 지지하여 친환경적인 리더십을 선택했다. 남성 35.7%, 여성 31.4%가 기후 유권자였으며, 특히 60대 이상에서 기후 유권자의 비율이 35.2%로 가장 높았다. 유럽은 '유럽 그린 딜 2.0'에서 산업 정책에 집중하며, EU가 녹색 및 기후 기술 경쟁에서 주요 위치를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기후 위기에 대한 유권자들의 우려가 유럽의회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유럽외교협회(ECFR)의 여론 조사에서는, 지난 10년 동안 가장 큰 변화가 기후 변화라고 응답했다. 기후변화에 대한 위기의식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유권자들이 전체의 20%나 되는 표를 행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유권자들의 이러한 의사는 자신들의 대표가 자신의 생활을 더 이상 위기로 몰아가지 말라는 메시지라 할 수 있다.

새롭게 출범한 22대 국회가 지금의 위기에 대한 근원을 살피고, 이제라도 기후 문제를 해결해가는 정치를 차근차근 펼쳐나가길 기대해본다.

"사람아, 주께서 선한 것이 무엇임을 네게 보이셨나니 여호와께서 네게 구하시는 것은 오직 정의를 행하며 인자를 사랑하며 겸손하게 네 하나님과 함께 행하는 것이 아니냐." (미가 6:8)

"우리가 선을 행하되 낙심하지 말지니 포기하지 아니하면 때가 이르매 거두리라." (갈 6:9)

특별히 믿는 정치인들이라면 더욱 더 국민들을 사랑으로 섬기며 올바른 정치 행위를 통해 지속 가능한 사회가 가능하도록 정치를 이끌어가길 바란다. 기후 위기에 대한 책임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국회의원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여 이 땅을 풍요롭고 평화로운 곳, 지속 가능한 세상으로 바꾸어가는 22대 국회가 되길 바란다. (이 글은 기윤실에서 개최한 ‘기독시민, 22대 국회에 바란다’ 토론회에서 기후 부분으로 발표한 내용을 부분 수정한 것의 두번째 글입니다)

유미호 / 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 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