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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이 사용하신 10가지 도구
박희산  |  색동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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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년 06월 13일 (목) 01:40:36
최종편집 : 2024년 06월 13일 (목) 01:42:17 [조회수 : 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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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이 사용하신 10가지 도구>, 이승율 외, 올리브나무, 2024)

  책 표지를 열고 연두색 페이지 속의 차례를 보는 순간 나의 뇌리와 마음은 순간적으로 어린 시절 교회학교에서 배웠던 찬양으로 가득 채워져 버렸다. 이내, 내 입은 본능적으로 찬양 가사를 흥얼거린다. 내 기억 속의 가사로 부지런히 유튜브 검색을 해 찬양 동영상이 있는지 확인해 보았다. 아하, 있다! 아직도 이 찬양이 불리고 있음에 놀랐고, 이제 지인 이름도 선뜻 잘 기억해 내지 못하는 나이에 한 글자도 빼놓지 않고 찬양 가사를 정확히 기억하는 내 자신에게 또 놀랐다. 몇십 년 만에 불러보는 즐겁고 신나는 찬양인가?

  삼갈의 막대기/ 다윗의 물매/ 도르가의 바늘/ 라합의 밧줄/ 삼손 나귀 턱뼈/ 소년 도시락/ 시시해도 바치니/ 하나님 쓰셨네!

  어릴 적, 손에 땀을 쥐며 흥미진진하게 들었던 성경 속 이야기들이 아닌가! 동영상 속 율동은 생각나지 않았지만, 가사는 그대로 기억 속에 남아있는 것을 보니 참으로 많이 듣고 불렀던 찬양인가 보다. 만찬 전 애피타이저로 입 맛을 돋우듯 어린 시절 불렀던 이 찬양은 ‘하나님이 사용하신 10가지 도구’를 읽는 내내 그 깊고 풍성한 맛을 느끼고 즐기는데 충분한 동기부여가 되었다. 

   이 책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성경 이야기 중 10가지를 선별하고 5명의 집필진이 전문적 혜안을 통해 그 이야기 속에서 하나님이 사용하신 10가지 도구를 신학적, 문학적, 예술적, 철학적 등 다양한 시각에서 소개하고 오늘의 시점에서 해석하여, 선교적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더욱 입체적으로 그리고 깊이 있게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우리 자신과 이 시대에 감당해야 할 역할을 들여다보고 되새겨 볼 수 있는 좋은 길잡이가 되어 주는 책이다. 각 주제의 제목과 함께 부제를 소개함으로 책을 읽으며 그 방향을 잃지 않도록 안내해 주는 것도 참 좋았다.

   또한 이 책은 하나님이 사용하신 10가지 도구와 관련된 성경 말씀은 물론, 주제마다 세계적 명작으로 인정받고 있는 미술, 음악, 문학 또는 영화 등의 작품들을 통해 작가들의 시점과 더불어 저자들의 안목으로 새롭게 성경 속 이야기를 풀어나감으로써 이 책을 읽는 자신도 타임머신을 타고 바로 그 현장에 있는 한 사람이 되어 당시에 벌어졌던 일들 속의 한 사람으로 그 이야기들을 다시 한번 각색해 보게 하는 기회를 만들어 준다. 이는 하나님이 사용하신 10가지 도구에 대한 역사적 사실과 그로부터 배울 점들을 깨닫고 공감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오늘’이라는 일상의 삶에 하나님이 사용하신 도구들이 상징하는 본질을 투영하여 과연 나는 하나님이 사용하실 수 있는 어떤 도구들을 가졌는지 묻고 준비할 수 있는 안목을 가져다주었다.

   이 책의 각 이야기 끝에는 ‘적용’이 있어 이를 통해 작가들이 제시한 질문들에 독자들이 대답하게 한다. 이러한 시도는 쉽게 크로노스의 시간으로 빠져 버리는 나를 카이로스의 시간으로 다시 끌어내는 계기를 마련하기에 충분했다. 어제의 근심과 내일의 걱정에 쉽게 매몰되어 버리는 크로노스 시간 속의 나 자신을 종말론적 신앙, 즉 카이로스의 시간 속 삶을 살아가라고, 나의 심장을 카이로스의 시간 속 ‘오늘’로 끌어내라고 스스로 격려하며 용기를 북돋아 주는 동기부여가 되었다. 여건이 허락되면 소그룹 모임을 통해 여러 사람이 이 책을 함께 읽고 적용의 관점에서 각자의 생각들을 나눌 수 있다면 더 좋을 것 같다. 이제 이 책을 읽으며 느낀 점 몇 가지를 소개한다. 소개하는 느낌은 어느 한 주제에 관한 내용을 읽은 느낌이라기보다는 책 전체를 읽고 책이 주는 메시지에 대한 느낀 점들이다.

   첫째, 하나님이 사용하시는 도구는 특별한 것이 없다. 모세의 지팡이, 다윗의 물매, 베드로의 그물. 특별함을 찾아볼 수가 없는 도구들이다. 그러나 모두가 일상의 삶을 지탱하고 자기 본연의 일에 충실하기 위해 꼭 필요한 것들이다. 주님의 일을 위해 특별한 은사를 달라고 기도하기 전 나의 일상을 통해, 내 생업을 통해, 내 삶을 지탱하도록 이미 내게 주신 하나님의 도구는 무엇인지 살펴볼 일이다.

   둘째,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은 사람들은 하나님을 사랑하며 모두 자기 삶에 최선을 다하는 성실하고 지혜로운 사람들이다. 다윗은 자기 동네에서 물맷돌 던지기의 고수로, 양들을 잘 돌보는 신동으로 소문난 소년 목자이었을 것 같다. 베드로는 때론 빈 그물을 올리기도 하지만 갈릴리 호수 날씨만 보면 물고기 떼의 위치를 척하고 알아내는 어부들의 리더로, 미디안 사람에게 들키지 않으려 포도즙 틀을 이용해 밀 타작을 한 기드온은 아마도 그 동네 지혜로운 젊은 이장 역할을 하지 않았을까? 어린 소년은 예수님 말씀 듣는 일이 얼마나 좋았으면 오래 머물러 있을 각오로 도시락까지 챙겨 빈 들로 나갔을까? “착하고 충성된 종아 네가 적은 일에 충성하였으매 내가 많은 것을 네게 맡기리니” (마 25:21, 23)

   셋째,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은 사람들은 모두 하나님의 영이 함께 한 사람들이다. 하나님의 영이 함께하는 순간이 자신을 위한 일상의 삶에서 하나님 나라를 위한 삶으로 변화되는 인생의 변곡점이 된다. 이 순간 일상을 위한 삶의 도구도 하나님이 사용하시는 하나님의 도구로 변화된다. MZ세대라 불리는 많은 젊은이가 교회를 떠나고 있다. 이 문제에 대한 대안을 찾기 위해 수많은 교회의 리더들이 고민하며 그 해답을 찾기 위해 애쓰고 있다. 특별히 MZ세대가 선호하는 문화 콘텐츠를 활용해 교회 프로그램을 만들려는 시도가 많아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시도는 리더 그룹이나 참여하는 젊은 세대 그룹 모두, 어느 정도의 규모가 되고 교회도 공간을 포함해 필요한 것들을 마련해 줄 수 있는 환경을 갖추고 있어야 가능하다. 이러한 한계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 이런 질문을 해 본다. 그렇다면 하나님께 부르심을 받은 주인공들처럼 ‘하나님의 영을 만난 젊은이들도 교회를 떠날까?’라는 생각을 해 본다. 교회 안의 젊은이들이 하나님의 영을 만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주님께 지혜를 구하는 일에 전심을 쏟아야 할 것 같다. “하나님이 말씀하시기를 말세에 내가 내 영을 모든 육체에 부어 주리니 너희의 자녀들은 예언할 것이요 너희의 젊은이들은 환상을 보고 너희의 늙은이들은 꿈을 꾸리라” (행 2:17)

   끝으로, 구원의 방주가 될 참 교회는 성도 한 사람, 한 사람이 구원의 방주를 이루는 잣나무(고페르 나무)가 되어져야 하고 그 잣나무는 역청, 즉,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로 그 안팎을 칠해야 한다는 메시지는 나에게 베드로가 예수님을 세 번 부인하고 들은 새벽닭 울음 같은 것이었다. 새벽닭의 울음은 자기 현재 모습을 발견한 베드로의 머리카락을 쭈뼛하게, 그의 심장을 순간 ‘쿵’ 얼어붙게 하지 않았을까? 내가 그랬다. 교회 나가는 것만으로, 봉사하는 것만으로, 맡겨진 직분에만 충실한 것만으로, 그리스도인으로 할 일을 다했다고 스스로 만족하는 그런 부끄러운 존재였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율법의 본질은 잊고 그 행위만 중요시한 바리새인과, 교회의 본질은 잊고 눈에 보이는 행위들만 중요시한 나와 무슨 차이가 있단 말인가? 어느 때부터인가 내가 교회를 이루는 하나님의 도구로 이미 사용되고 있음을 망각하고 살아왔다. “주님, 나는 주님 앞에 함량 미달인 사람입니다.” 하디 선교사의 회개 기도를 또 다시 되뇌며 이제는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로 안팎이 칠해진 쓸모 있는 잣나무가 되기 위해 나 자신을 위한 보수공사를 해야겠다. “밤이 깊고 낮이 가까웠으니 그러므로 우리가 어둠의 일을 벗고 빛의 갑옷을 입자. 낮에와 같이 단정히 행하고 방탕하거나 술 취하지 말며 음란하거나 호색하지 말며 다투거나 시기하지 말고 오직 주 예수 그리스도로 옷 입고 정욕을 위하여 육신의 일을 도모하지 말라” (롬 13:12-14)

   어릴 적 찬양으로 배운 하나님의 도구들이 수십 년이 지난 지금도 나의 뇌리에 남아 있듯이 ‘하나님이 사용하신 10가지 도구’ 이 책을 통해 배운 하나님의 도구들이 이제는 나의 몸과 마음, 성품 그리고 앞으로 내 삶의 발자취에 고스란히 남아 기억되었으면 좋겠다. 

박희산 장로(색동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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