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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반항의 심리학
김화순  |  givy4u@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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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년 06월 10일 (월) 02:06:42 [조회수 : 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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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의 일 하라면 서의 일 한다’, ‘날 잡아 잡수시오 한다’는 말이 있다. 자신의 고집스러움이나 완고함을 물리지 않는 사람들을 두고 하는 말이다. 수동공격성(passive-aggressive)의 사람들이 주로 보이는 행동으로, 분노를 직접적으로 표현하지 못하고 공격성을 감추기 위한 것으로, 겉으로는 수용적인 태도를 취하지만 드러나지 않는 행동으로 일의 진행이나 상황개선을 방해한다. 공개적으로 공격하는 것이 확실하게 보복으로 이어질 수 있는, 상대적으로 낮은 권력의 위치에서 흔하게 나타난다.

수동공격성은 구성원 또는 집단에 해를 주기 위해 의도적으로 적절하지 않은 행동을 하거나 일의 지연을 초래함으로 적대감을 간접적으로 표현하는 것으로 ‘The Angry Smile’이라고도 부른다. 숨겨진 분노, 자신의 기저에 있는 분노를 인식하지 않고 타인에게 되돌리기 위해 설계된 많은 행동을 포함하고 있다. 의도는 있지만 은밀하게 분노를 표현하는 방법으로 노골적으로 표시하는 것을 꺼려 미묘하거나 모호한 방식을 택하는 것이다.

우리는 태어나면서부터 나 아닌 다른 사람과 서로 돕는 관계로 함께 살아가야만 하는 사회적 존재들이다. 가족관계에서 시작해 사회에서 맺게 되는 다양한 관계 속에서 일평생 살아간다. 그 관계성에는 역동적이고 지속적이며 아주 복합적인 상호작용으로 한 개인의 발달과 성장의 요소가 들어있다. 그리고 그 속에서 안정감과 만족감을 느끼며 행복한 삶을 유지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타인에게 상처를 주고 관계에 위협이 되는 공격적인 언어나 행동을 유해한 것이라고 인식한다. 또한, 자신의 주장만 일방적으로 내세우고 불편한 감정을 직설적으로 표현하여 관계를 깨뜨리는 사람은 성격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여긴다. 반면에 대인관계에서 타인의 바람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조화로움을 중시하며 인내하여 참는 것을 미덕으로 간주한다. 그래서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기보다는 상대방을 배려하여 표현하거나 억누르는 경우가 많다.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을 성장 과정에서 반복적으로 저지당하다 보면, 타인과 갈등이 생길 때 대화와 협상을 통해 합리적인 방법을 찾기보다는 자신의 의견을 버리고 남들을 따르게 된다. 하지만 뒤돌아서 후회하게 되며 어떻게든 감정을 표출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이런 경우 우회적인 공격의 형태를 취하여 상대방에게 자신의 감정을 언어적 혹은 비언어적으로 소심하게 표현하게 된다. 긴 듯 아닌 듯 갈피를 잡지 못하게 하여 불편감을 주거나, 미운 누군가에게 이득이 될까 일을 대충하거나, 다른 사람이 내놓은 제안에 솔직하게 의견을 밝히지 않다가 기한이 임박해서 무산시켜 버리거나, 하겠다고 해놓고 늑장을 부리거나 꾸물거리면서 화나게 하는 태도 등은 수동공격성을 보여주는 전형적인 사례들이다.

이러한 공격성은 성장 과정에서 부모 중 한쪽이 지배적이고 다른 한쪽이 복종적이면 자녀들은 불가피하게 지배적인 부모를 향한 분노와 적대감을 느끼게 된다고 알려져 있다. 복종적인 부모가 보이는 부적절한 소통을 암묵적으로 모방하게 되고, 지배적인 부모를 향해 가지고 있는 분노와 복수심은 성인이 되어 가면서 권위 있는 인물을 마주할 때 패턴으로 나타나게 된다는 것이다. 발달과정에서도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는데, 본인이 처한 상황에서 자신에게 힘이 없다고 느끼고, 갈등으로 인한 결과 또한 두렵고, 자신 안에 있는 부정적인 감정을 도저히 드러낼 수 없을 때 대립을 피하기 위한 방법으로 사용하는 방어기제이기도 하다.

수동공격성은 사람들 사이의 원활한 작용을 은밀하게 와해시키고, 조직의 효율적인 운영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수동공격적 행동이 집요하고 주기적으로 반복된다면, 타인에게 피해를 줄 뿐만 아니라, 타인의 기분을 상하게 하는 자신의 모습은 자각하지 못한 채, 주변 사람들을 지치게 만듦으로써 더 가까워지고 싶고 인정받고 싶은 사람들로부터 점점 소외당하게 된다. 장기화되고 심각해지면 병리적 현상까지 나타날 수 있다. 정말 안타까운 것은, 수동공격성을 가진 사람은 내가 누군가를 괴롭히고 있다는 것을, 잘 알아차리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김화순 소장∥심리상담센터 엔, 한국감리교선교사상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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