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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를 마시고 마음은 내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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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년 06월 05일 (수) 01:13:52
최종편집 : 2024년 06월 05일 (수) 01:16:01 [조회수 : 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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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를 마시고 마음은 내리고>, 박현, 바나리비네트, 2009)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Statista) 통계에 의하면 국내 커피 시장은 2023년 기준 129억 달러(17조 1776억원)에 육박하며, 2028년에는 159억 달러(21조 1724억원) 규모로 전망된다. 어떤 사람은 이처럼 광활한 커피 시장에 뛰어들 꿈에 부풀어 있고, 다른 사람은 포화상태가 되어버린 커피 시장을 걱정한다. 

차를 마시는 사람은 다른 걱정을 한다. 사람이 피곤을 느끼면 몸이 쉬려는 자각 증상이있다. 이때 쉼을 위해 남은 에너지가 있다. 커피는 각성효과가 있다. 피곤할 때 마시면 힘이 난다. 작업 능률이 오르고 기분도 들뜬다. 커피는 쉼을 위한 에너지를 다 뽑아 쓰게 만든다. 커피로 각성된 몸이 한순간 풀썩 쓰러지는 이유다. 

일각에서는 적당량의 커피 섭취는 심장을 이롭게 하고 간에도 도움이 된다고 한다. 개인에게 잘 알아서 조심해 마시라는 무책임한 얘기다. 일부 의학의 견해도 무책임하긴 마찬가지다. 우리나라 국민의 커피 섭취량은 커피를 주된 음료로 삼은 타국민의 3배 이상이다. 늘 들뜬 흥분상태에서 온 국민이 살고 있다는 말이다. 이러다 어느 순간 우리 국민들은 플러그 뽑힌 발전기처럼 멈출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든다. 차를 마시는 사람의 우려는 커피 시장의 경제 규모에 있지 않고, 국민의 건강에 가 있다. 

<차를 마시고 마음은 내리고>를 북리뷰 하는 이유다. 사람에게는 파장이 있어서 거칠고 불규칙한 파장이 오래가면 몸도 마음도 망가진다. 깊은 숙면을 취하는 사람과 심연의 묵상을 행하는 사람은 고요한 파장이 있다. 탄산음료와 커피는 거친 파장을 만든다. 차는 고요한 파장에 들게 해 준다. 

우리가 많이 알고 있는 차 이름이 있다. 보리차, 옥수수차, 둥글레차, 결명자차, 국화꽃차 등이다. 그러나 이런 종류는 차가 아니다. 단지 차라고 하는 고유명사를 갖다 붙인 이름일 뿐이다. 워낙 긴 세월 사용한 이름이어서 이제는 차가 보통명사가 되었다. 그런 식으로 차자면 커피도 커피차로 불려야 한다. 무슨 이름이든 고유한 자리를 찾아가야 혼돈을 피하고 이름값을 할 수 있다. 

차(茶)라고 함은, 오직 차나무에서 딴 잎으로 제조된 것만이 차다. 오행(五行)에 따라서 차를 분류하면 이렇다. 녹차, 황차, 홍차, 흑차, 백차. 녹차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그 녹차가 맞다. 황차는 우롱차, 자스민차 등이 있다. 홍차는 얼그레이, 잉글리쉬 브랙퍼스트 등 영국 브랜드들이 꽤 비싸게 판매한다. 스리랑카의 실론티도 대표적이다. 흑차도 여러 종류가 있는데, 가장 대표적인 것이 보이차(pure tea)다. 

녹차는 오르고 내리는 성질이 있어, 몸의 상부와 중부와 하부가 막힌 것을 뚫어주는 효과를 준다. 위에 자극을 주고 몸을 차게 할 수 있어 식후에 몇 잔을 권한다. 황차는 가슴을 풀어주는 기능을 한다. 가슴이 턱 막히거나 응어리진 사연 많은 분들이 드시면 좋다. 홍차는 저녁시간에는 금한다. 기운을 위로 훅 가져가기 때문이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 잠든 기운을 깨우기에 적당하다. 예술혼을 불태우는 분이라면 역시다. 보이차는 어떤 경우에도 좋다. 

글을 쓴 박현 선생은 80년대에 <변증법적 지평의 확대>, <한국경제사 입문>등 사회변혁 운동을 위한 글을 썼고, 90년대에는 <나를 다시 하는 동양학>으로 동양학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켰다. 후에는 피를 위아래로 몇 번이나 토하면서 보이차를 자신의 몸으로 임상실험했다. 가짜와 진짜를 구분하고 효능을 시험하기 위해서였다. 4살 때부터 부모의 손에서 스승의 손에 맡겨져 한학을 배웠고, 보이차의 고향인 중국 윈난성 난젠현의 명예시민이자 중국도자기 도읍지로 알려진 장쑤성 이싱시의 명예시민이기도 하다. 

이 책은 분량이 적다. 논점이나 줄거리를 전달하는 일은 되려 독자들이 책을 음미하는 시간을 방해하는 소음이 될 게 뻔하다. 다만 육합차심(六合茶心) 중 ‘사랑의 마음’(愛心)을 옮겨보며 책의 가치를 전하고자 하는 욕심을 달래고 무지를 덮는다.

“차에는 무엇보다 ‘사랑의 마음’이 담겨 있다. 찻잎은 자신을 남김없이 풀어내어 차가 되었고, 차를 우려내는 맑은 샘물은 스스로의 깨끗함만을 고집하지 않고 찻잎의 모든 것을 받아들인다. 끝없는 나눔과 걸림 없는 받아들임에서부터 우러나오는 차를 마실 때, 사람도 마땅히 그런 마음을 키워야 할 터, 그것이 사랑의 마음, 곧 차 마시는 이가 갖추어야 하는 마음 바탕이 아닐 것인가. 더 나눌 것이 없이 나누어도 더러움이 묻어나오지 않고 아무리 받아들여도 그 양이 늘지 않는 차를 마시면서 사람은 거기에 담긴 사랑의 마음도 함께 마셔야 할 것이고, 이를 다시 제 몸에서 우려내어 나누어야 하지 않을 것인가.”

유성원 목사 (서초 주님의 몸된 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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