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시장 한복판에 서다> 이다니엘 저, 샘솟는기쁨, 2024)

  한국교회 BAM(Business As Mission) 운동을 주도하는 IBA(International BAM Alliance)의 사무총장으로 사역하고 있는 저자 이다니엘 목사는 이 책을 통해 이 시대 그리스도인들이 마음에 품어야 할 새로운 선교의 패러다임을 소개하고 있다. 특히 이다니엘 목사는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다. 목사 안수를 받고 난 뒤 선교사로, 대형교회 부목사로 사역했을 뿐만 아니라 이후 한 기업의 팀장, 총무, 대표까지 역임했고, 사회적경제 기업과 관련한 컨설팅 사업을 진행할 정도로 '찐 비즈니스맨'으로 활동했다. 

  이 책은 여전히 성과 속을 구분하는 이원론의 세계관을 살아가는 그리스도인들에게 우리의 세계관이 어디까지 확장되어야 하는지를 설명한다. "인간 존재의 모든 영역에서 만물의 주관자이신 그리스도가 '내 것이다' 외치지 않은 곳이 하나도 없다."는 아브라함 카이퍼의 글을 인용하면서 우리가 선교해야 할 영역이 교회를 넘어 국가, 사회, 예술, 과학 등 모든 영역에 해당해야 함을 말한다. 무엇보다 그저 강단에서 이론과 사상만을 설명하는 차원을 넘어 저자가 오랜 기간 비즈니스 선교영역에서 실제 만나고 경험했던 수많은 실례를 보여주면서 그동안 막연하고 어렴풋하게 생각하던 ‘선교적 삶’을 구체적으로 소개한다. 

  “한 크리스천 기업 대표가 내게 부탁했다. ‘목사님, 교회 청년들에게 비즈니스 선교 강의할 때마다 제발 좀 직장 동료에게 커피 한 잔 사라고 해주세요. 크리스천 청년들을 보면 교회 부서 소그룹 친구들에게는 커피도 사고 밥도 사는데 미신자 직장 동료에게 인색한 모습을 봅니다.’ 방학 때는 신실하게 멀고 먼 나나로 선교 여행을 다녀오지만, 일터 현장 바로 옆자리에 앉은 미신자 동료의 필요와 섬김에는 아주 둔감하다는 이야기였다. 그들에게 선교란 무엇인지 묻고 싶다.(p.140)” 저자가 경험했던 이 짤막한 이야기를 통해 한국교회가 갖고 있는 선교의 인식이 얼마나 좁고 얕은지를 새삼 깨닫게 된다. 

  올해 로잔대회 50주년을 맞아 열리는 4차 대회가 한국에서 열린다. 이 책에 로잔 운동의 리더 중 한 명인 크리스토퍼 라이트의 일화가 소개된다. 크리스토퍼 라이트가 한국 방문시 한 목회자가 질문을 던졌다. “지금 기독교 선교에서 가장 큰 장애물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크리스토퍼 라이트는 전혀 예상치 못했던 답을 말했다. “지금 이 시대 기독교 선교에서 최대 방해물은 바로 우리 자신입니다.” 복음은 변할 수 없지만, 복음이 닿아야 하는 이 세상은 엄청난 속도로 변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가 선교의 패러다임을 바꾸지 않고 옛 생각에 머물러 살게 된다면, 잘 믿고 있다고 생각하는 우리 자신이 선교의 가장 큰 장애물이 된다는 의미다. 이다니엘 목사는 비즈니스 세상 속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그리스도인들이 살아갈 수 있도록 ‘복음을 아는 자’가 어떻게 복음을 살아내야 하는지 총 7개의 장에 걸쳐 다양한 선교적 이슈를 소개하고, 실제 비즈니스 선교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더 나아가 각 장을 마무리할 때마다 총체적 선교의 신학적 개념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로잔선언문의 중요한 개념들을 소개한다. 

  주변을 돌아보면 주일예배로 모자라 일주일 내내 새벽예배, 주중예배, 교사, 성가대 등으로 교회 안에 모이는 것이 백점 짜리 신앙이라 여기는 사람을 쉽게 만나게 된다. 하지만 하나님은 우리의 사명이 모이는 것에 있지 않고, 흩어지는 것에 있다고 말씀하신다. 그리고 그 흩어짐은 비행기 타고 외국에 가는 선교의 패러다임을 벗어나 우리의 일상으로, 우리의 가정으로, 우리의 비즈니스 현장 속으로 이어질 수 있어야 한다. 아무쪼록 많은 성도들이 이 책을 통해 세상을 변화시키는 Nation Changer로 새로이 세워져 가길 기대한다. 

박상원 목사 (이천만나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