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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오지랖
송병구  |  sbkbochu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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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년 05월 05일 (일) 00:18:18 [조회수 : 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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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정의 달이다.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이 잇달아 찾아온다. 모든 아이들과 어버이들께 축하드린다. 집집마다 어린이와 어버이가 있다. 해마다 어김없이 찾아오는 가정의 달은 번번이 자식 노릇과 부모 노릇을 겸하며 살아가는 자신을 돌아보게 한다. 

  어버이날 부모님에게 성의를 다하는 일도 어렵지만, 자녀들에게 성의 표시를 받기 위해 눈치 보는 일 역시 쉽지 않다. 행여 무심해 보이는 자녀들에게 홀대를 받는 어버이날이 될까봐 은근히 긴장도 된다. 게다가 세상에는 고통받는 어버이가 여전히 있고, 행복과 거리가 먼 어린이들도 많다. 때론 가정의 달이 더욱 허전하게 느껴질 것이다. 남이 아파하는데 우리만 즐거워할 수 없다. 

  세상에 부모님 없이 오늘의 내가 있을까? 그러기에 내 장점이든, 약점이든 모두 부모님의 유산이다. 좋은 성격이든 나쁜 습관이든 모두 부모님의 흔적이 존재한다. 보이는 재산만 유산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성품도 물려받았다. 기왕이면 장점을 사랑하고 감사하되, 단점조차 사랑하고 개선할 것은 내 몫이다. 부모님을 사랑하는 일은 바로 나 자신을 사랑하는 일이다. 

  어버이날이 어린이날과 연결되어 있는 이유가 있다. 그 부모의 그 자식이기 때문이다. 아이에게 부모의 존재는 얼마나 든든한가? 동물 그림책을 함께 보면서 엄마가 아이에게 물었다.
 
  “만약 사자가 따라오면 너 어떻게 할거야?” 
  “총으로 쏘면 돼요..”

  “만약 총이 없으면?” 
  “자동차로 도망가요..” 

  “만약 자동차를 태워줄 사람이 없으면?” 
  “나무 위로 올라가요..” 

  아이는 냉큼냉큼 빠르게 대답하였다. 엄마가 약한 부분을 살짝 건드렸다. 
  “너 나무 못 올라가잖아. 그러다가 사자가 금방 따라 올라와 너를 잡을걸?” 

  금새 아이가 울상이 되더니, 엄마를 원망하며 따졌다.
  “씨, 엄마는 누구 편이야? 왜 자꾸 사자 편만 들어?”

  아이가 기대하는 것은 오직 엄마에 대한 신뢰다. 그래서 무조건 편들어 주기를 기대한다. 그렇다. 부모님은 평생 내 편을 들어주시는 분, 자식은 그런 무조건적 사랑의 팔 둘레 속에서 살아왔다. 

  국민 어머니라 불리는 김혜자 씨가 주연한 영화 ‘마더’에서, 어머니 역을 맡은 주인공은 억울하게 누명을 쓴 젊은이에게 묻는다. “너는 엄마가 없니?”

  아일랜드에서 목회하는 어느 한인 목사의 책 <디어로나>를 읽었다. 이런 이야기가 있더라. 어린 외손주들을 돌보시려고 여든이 넘은 할머니가 더블린에 오셨는데, 여러 달 지내시다가 이제 한국으로 귀국하신다며, 목사 가족을 저녁 식사에 초대하셨다고 한다. 작별 애찬은 서양식 높은 조리대에서 어렵게 만든 순한국식 닭백숙이었다. 닭백숙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집에서 만들 수 있는 가장 귀한 음식이 아닌가? 

  객지에서 나그네 목회하는 외로운 목사에게 오랜만에 함께 하게 된 노인의 존재는 고향 어머니 같아서 얼마나 푸근했을까 싶었다. 나도 그런 경험이 있어, 책을 놓지 못하였다. 할머니가 목사의 손을 쥐면서 이렇게 인사를 하시더란다. 

  “저희 큰 애도 목삽니다. 아들이 목사면 그 어미는 길 가다 교회 십자가만 보아도 눈물이 납니다. 제 몸보다 더 큰 십자가가 아들 등에 걸렸는데 어미가 잠인들 편히 자겠습니까?”

  그렇구나. 부모의 심정은 사랑의 오지랖이 참 넓은 법이다. 

  모름지기 교회는 사랑의 오지랖을 세상으로 넓히라는 그런 하나님을 아버지라 부르는 공동체이다. 모든 교회는 만인의 어머니가 되고, 만인의 자녀 노릇을 할 그런 행복한 큰 가정이어야 한다. 과연 누가 문을 열고, 또 누가 문이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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