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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박성 성격장애
임석한  |  skygrace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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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년 04월 30일 (화) 23:49:16 [조회수 :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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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박성 성격장애(Obsessive-Compulsive Personality Disorder)

지나치게 의무감이 강한 사람들

“수학과 출신의 회계사인 A씨의 부인은 요즘 자주 부부싸움을 하면서 이혼까지 생각하고 있다. 12년전 지인의 소개로 만나게 된 A씨는 신혼생활을 시작하게 되자 부인에게 매일매일 가계부를 쓰게 했고, 생활비를 1주일 단위로 주었다. 부인은 처음에는 집마련을 위해 알뜰하게 살자는 뜻으로 이해했으나 A씨는 아내가 쓴 가계부를 일일이 확인하고 500원 단위까지 적도록 시켰다. 자녀가 태어나고 아파트도 마련하여 경제적인 안정을 찾게 되었어도 A씨는 여전히 생활비를 주단위로 주면서 부인의 지출을 확인하려고 했다. A씨의 부인은 결혼생활 10년이 넘도록 번듯한 옷 한 벌 사 입지 못하고 변변한 외식 한번 못하면서 여전히 생활비를 주단위로 타 써야 하는 자신의 인생이 비참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A씨에 대한 분노를 느끼기 시작했다. 더구나 요즘 참을 수 없는 것은, 이제 겨우 초등학교 2학년인 아들에 대해서 남편이 지나치게 간섭하고 많은 것을 요구하여 아들이 힘들어한다는 사실이다. A씨는 초등학생 아들에게 매일 공부할 분량을 정해주고, 수시로 진행 사항을 확인하고, 이에 대해 지나치게 잔소리 야단을 친다. 아들은 아버지만 보면 잔뜩 긴장을 하여 눈을 깜빡거리고 고개를 흔드는 틱증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렇게 숨 막히는 생활을 더 이상 참을 수 없다고 생각한 부인은 A씨에게 자신과 자녀의 불만을 토로하며 ‘좀 여유있게 살자’고 요구하고 있지만 A씨는 완강하게 자신의 스타일을 고집하고 있다.”

불안과 두려움의 경험을 특징으로 하는 C군 성격장애의 세 번째 성격장애인 강박성 성격장애는 질서, 규칙, 조직, 효율성, 정확성, 완벽함, 세밀함에 집착하거나 정신에 대한 통제, 대인관계에 대한 통제, 환경에 대한 통제에 지나치게 관심을 가져서, 융통성과 효율성이 떨어지고 대인관계도 악화되며 새로운 경험을 하려 하지 않으며 전체적인 것을 보는 능력이 결여된 이상 성격장애이다. 일중독이나 인정 없고 인색한 모습이 보이기도 한다. 강박성 성격장애는 가장 흔한 성격장애 중 하나이다. 유병률은 2.1~7.9%로 추정되며 여성보다 남성에서 2배 더 많이 나타나는 것으로 보고된다. 

강박성 성격장애와 강박장애는 확연히 구분된다. 강박성 성격장애자들은 자신의 강박적 행동들이 정상이 아니라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기에 불편함을 덜 느낄 수 있지만 강박장애를 가진 사람들은 이런 행동들이 정상이 아니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강박장애 환자는 본인이 떠오르는 생각이 분명히 잘못되었고 비이성적이라고 알고 있지만 그 생각이 머릿속에서 강제적으로 떠오르게 되고, 그 행동을 하지 않으면 견디지 못한다. 주된 증상으로는 자주 손 씻기, 병균 세균에 대한 걱정, (가스불 문단속 같은) 자주 확인하기, 숫자 세기 및 단어 반복하기 등이 있다. 

강박성 성격장애는 다른 성격장애와 비교해볼 때 가장 ‘성격장애’답지 않다. 이 유형은 아주 반듯해서 대인관계나 일에서도 책임과 의무를 소중히 여긴다.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다. 자기 편한 대로, 제멋대로 행동하지 않고  오히려 자기를 억제하고 자기에게 지나치게 엄격하다고 할 수 있다. 선악, 올바른 것과 잘못된 것이 흑백처럼 분명해서 잘못을 범하는 것은 악이라는 강한 신념이 있다. 실수를 용납하지 않는다. 이런 완벽주의로 인해 우울증, 신체형 장애에 걸리기 쉽다. 

언뜻 보면 전형적으로 선량해 보이는 이 유형도 도가 지나치면 자신도 모르게 주위 사람들을 힘들게 한다. 자신의 엄격한 기준을 다른 사람들에게 강요하거나 요구한다. 다른 가치나 의미의 좋은 점을 잘 인정하지 못한다. 주변 사람들은 숨이 막혀 여유를 찾을 수 없게 된다. 때로는 융통성을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사람으로 비춰져 고립될 때도 있다. 

또 이 유형은 대단한 노력가라서 노력하면 반드시 성과나 보답을 얻을 수 있다고 확신하기 때문에 분발하는 데에 가장 큰 가치를 부여한다. 그래서 분발해도 성과가 나오지 않는 상황에 놓이면 강한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이 유형은 느긋하게 있지를 못하고 끊임없이 무언가를 한다. 하지만 무얼 하더라도 즐기지는 못한다. 계획을 세우고 그 계획대로 실행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믿고 있다. 그 어떤 즐거운 일도 계획의 실행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의무감과 도식이 앞선다. 그래서 강박성 성격의 사람은 제대로 쉬지 못한다. 휴식도 휴식이지 못할 때가 많아 여행을 가도 세세한 일정에 따라 아침부터 밤까지 돌아다닌다. 긴장을 풀고 여유를 찾지 못한다. 잘 놀지 못해서 모든 게 의무가 되고 만다. 무엇을 해도 다음 예정이 머릿속에서 맴돌아 여유가 없다. 즐기기 보다도 계획대로 움직였는지에 신경을 쓴다. 

변화가 적은 시대에는 이런 유형의 삶의 방식이 대단히 높게 평가되어 강한 책임감과 의무감으로 두터운 신뢰를 받는다. 하지만 격동의 시대에는 융통성 없는 기질이 반대로 불리하게 작용하기도 한다. 이 유형은 참신하고 자유로운 발상을 하기 어려워 종래의 사고방식의 연장이나 틀에 얽매이기 일쑤다. 변동기에는 민첩성과 유연성이 요구되는데 그런 면에서 이 유형은 서투르기 때문에 활약할 무대가 제한된다. 

강박성 성격을 지닌 사람은 노력가로, 노력하면 보상받을 수 있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 강박성 성격을 지닌 사람은 무엇이든지 완벽하게 하지 않으면 성에 차지 않기 때문에 끊임없이 노력한다. 공부, 일, 스포츠, 놀이, 연애, 양육 등 모든 면에서 자기 이상을 향해 쉬지 않고 노력한다. 그러나 뜻대로 되지 않는 일도 있는 법이다. 일이나 자식양육과 같이 인간관계가 얽혀 있으면 노력만으로는 되지 않는 것이 당연한데도 노력이 전부라고 굳게 믿기 때문에 그런 사태를 이해할 수 없다. 노력이 부족했다고 자책하게 된다. 그리고는 그다지 즐겁지 않은 생활을 자신에게 강요한다. 당사자는 당연하다고 여기지만 강박성 성격을 지닌 사람은 고행하듯이 살며 인생을 고행이라고 치부하는 경향이 있다. 더욱 곤란한 것은 자신뿐 아니라 주변 사람들에게도 그것을 요구한다. 

강박성 성격을 지닌 사람의 모든 행동은 즐거움보다도 의무 완수를 위해 이루어진다. 무엇을 하더라도 즐길 수가 없다. 또 사람은 노력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여겨 자식이 게으르다고 야단은 잘 치지만 자식이 노력해도 그다지 칭찬해 주지 않는다. 그 사람의 아이는 그다지 즐겁지 못한 유년시절을 보내기 일쑤라서 사는 것이 고행이라고 인식하게 되어 더 이상은 괴롭고 싶지 않다는 생각에 무기력해질 때가 많다. 

강박성 성격장애가 있는 사람이 신앙을 가지면 보통 율법주의자가 되고 강박성 성격장애를 가진 목회자들은 교회의 성도 전체를 하나님의 은혜가 아니라 경직된 율법으로 신앙생활을 하도록 이끈다. 그들은 살아계신 하나님과의 인격적인 관계가 아니라 인간의 종교행위를 신앙생활이라고 착각한다. 그들은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가 아닌 하나님의 공의와 심판에 더욱 잘 반응한다. 그들은 하나님을 인색한 하나님, 벌주는 하나님으로 인식하기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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