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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에 맴도는 음악찬송가 한 소절은 한 성도를 위대한 순교자로 고양시킨다
김홍섭  |  ihome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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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년 04월 20일 (토) 10:16:29
최종편집 : 2024년 04월 20일 (토) 22:41:20 [조회수 : 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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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할아버지 시계

사람은 늘 노래나 음악과 함께 산다. 우리 사람의 들숨과 날숨처럼 늘 우리 몸과 마음 가운데 자리하며 맥박같이 낮은 주파수로 파동을 일으키며 온 몸을 흐른다. 처음의 그것은 엄마 뱃속에서 들려오는 음악일 것이다. 낮으나 쉼 없이 토닥거리며 종알거리며 흐르는 냇물 같은 소리일 것이다. 엄마의 숨소리와 맥박소리 그리고 엄마 우주의 밤하늘을 나는 바람소리, 별들의 속삭임소리 같은 것이리라.

고고의 소리를 내며 이 땅에 태어나선 부모님의 반가운 목소리와 할아버지, 할머니, 가족들의 칭찬과 환호의 소리들의 순서가 될 것이다. 잠을 재우시는 엄마의 자장노래는 우리의 가장 오래고 평안한 고향의 노래며 아름다운 음악이다. 뒤집고 일어서고 걷고 달리고 말하고 소리하고 노래하며 우리는 자라고 커간다. 유년기엔 많은 언니 형제들과 선생님들로부터 다양한 노래를 배우고 유치원, 초중등학교로 진학해 동요와 여러 나라 노래들을 배우고 익힌다. 그것들은 흡사 우리의 호흡처럼 심장의 맥박처럼 우리의 마음과 영혼에 자리하는 정서와 감정의 근원을 형성한다.

장성하여 우리음악과 외국 가요와 현대 음악을 듣고 배우게 되며, 젊은 날의 음악과 노래 그것들은 이후 우리 삶의 애환을 결정하고 함께하는 중요한 자산이며 추억이 됨을 알게 된다. 첫사랑과 나눈 젊은 날의 시간과 그 공간에 울려 퍼지는 음악과 노래는 영원한 청춘과 로망의 상징이 되어 늘 우리 가슴에 흐르게 된다.

우리 민족에게도 정한과 애환을 함께한 다양한 음악과 노래들이 있다. 삼국시대, 고려 조선을 거쳐 향가, 고려가요, 조선 시대의 노동요와 창唱과 판소리 들이 있다. 구한말의 혼돈과 일제 강점기에는 우리는 서양문물에 대한 신기한 시선과 그것들에 대한 노래가 등장하고 기독교 찬송가 기반의 노래와 일제에 저항하는 독립투사들의 노래가 조용히 그러나 강력하게 민중 속에 퍼져나갔다. 한 사람의 가슴에 박힌 한 노래 가사와 가락은 온갖 시련과 역경에도 그를 지탱하고 올곧게 지켜내는 힘을 준다. 로마시대와 많은 종교 핍박의 현장에서 찬송가 한 소절은 한 성도를 위대한 순교자로 고양시킨다. 역사적 혁명은 한 노래 가락과 단순한 노래 말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우리 근세의 어려운 정치적 여건에도 국내외에서 음악을 공부한 선진들이 만든 다양한 음악과 노래는 우리의 심령 깊숙한데서 민족혼을 불러 일으켜 세우고 독립과 광복의 열정을 드높이곤 했다.

내겐 좋아하는 여러 음악이 있으나 학창시절 대학 캠퍼스를 걸어 내려오던 시간에 학교방송에서 흘러나오던 음악들이 늘 뇌리에 박혀 맴돌고 있던 적이 많았다. 조용한 나레이션의 배경음악으로 흐르는 ‘할아버지 시계’란 음악이다. 헨리 클레이 워크(Henry Clay Work,1832~1884)가 1876년에 발표한 미국의 노래로서 발표 당시 100만부가 넘게 팔릴 정도로 유명한 노래이다. 노래 가사는 할아버지가 태어날 때 선물 받은 괘종시계가 있는데, 90년의 세월을 평생 함께 보내다가 할아버지가 돌아가시자, 거짓말처럼 시계도 고장나 더 이상 가지 않고 멈추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정갈한 바이올린 주조의 현악으로 연주되는 음악은 끊어질 듯 이어지며 가슴을 적시며 위안과 그리움을 전해주는 아름다운 음악이다.

애잔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 노래 가사는 작곡자 헨리 클레이 워크는 영국에 있었을 당시 영국의 요크셔 피어스브리지에 있는 조지호텔에서 숙박하게 되고, 로비 벽에 세워 둔 낡은 시계가 있었다. 그는 이 오래된 고장 난 시계로 인해 피해를 보게 되어 종업원에게 따지게 되었는데 그 시계에는 사연이 있음을 알게 된다.

옛날에 이 호텔은 젠킨스 형제라는 이들이 운영하고 있었고, 그 형제들은 우애가 돈독하기로 유명했다고 한다. 그 형제 중 형이 태어날 때 시계를 선물로 받았는데, 형제는 그 시계를 애지중지하며 일생 동안 소중히 하였다. 후일 동생이 먼저 세상을 뜨게 되자, 그 뒤 시계의 시간이 잘 맞지 않게 되었다. 형은 기술자를 불러 시계를 고치려 했지만 제대로 가지 않았다. 후일 형도 슬픔 속에 세상을 떠나게 되었는데, 형인 할아버지가 세상을 뜬 날 밤 시계도 멈추었다고 한다. 나중에 이 호텔을 인수한 사람도 그 사연을 알게 되어 젠킨스 형제를 추모하기 위해 호텔로비에 고장난 시계를 계속 놔두게 되었다는 이야기이다. 이 이야기를 들은 작곡가 워크는 자신의 상상력을 조금 가미하여 그 사연을 노래로 만들어 발표하였고, 큰 성공을 거두게 되었다. 이 오래된 할아버지 시계는 제작된지 250년이 되어가도 잘 가고 있고, 호텔도 지금까지 영업하고 있으며, 이 도시 명물로 인정받고 있다고 한다.

누구나 자기만의 사연과 거기 얽힌 아름다운 음악과 노래를 갖고 있다. 이 음악이 내가 좋아하는 것이라 했을 때 동생이 ‘소슬한 숲길을 걸어가는 형의 뒷모습 같다’고 한 동생 말이 생각나는 음악으로 늘 내 귀와 마음에 맴도는 아름다운 음악을 지금도 여전히 사랑한다.

 

   
▲ Henry C. Work
   
▲ H. C. Work 기념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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