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폄하발언으로 유명했던 도올 김용옥 세명대 석좌교수가 2월 5일부터 EBS 외국어학습사이트(www.ebslang.co.kr)를 통해 ‘영어로 읽는 도올의 요한복음’을 강의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도올은 “종교에 대한 편견없는 자세로 기독교를 바르게 인식시키고 싶다”고 주장했다. 도올은 기자회견에서 “지금 40년간 시내 광야의 방황을 마치고 요단강을 건너는 순간에서 다른 방식을 택했다”며 “편견이 없는 자세로 기독교를 바르게 인식시키기 위한 가장 간단한 방법은 ‘성서주의’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러면서 자신은 예수를 믿는 사람이라고 고백했다. 그래서 앞으로 남은 인생은 기독교 반론을 펴기보다 정론을 펴기로 했다고 주장하기도 하였다. 도올은 “권당 500페이지가 넘는 저술작업을 준비하기 위해 아마존닷컴에서 구입한 책값만 1만불이 넘을 정도로 많은 책을 섭렵했다”며 “이번 작업은 일생을 걸고 학문적으로 중후한 작업을 했다”고 스스로 평가하였다. 도올의 이러한 모습은 율법주의자였던 바울이 다메섹 도상에서 회심하여 새사람이 된 것과 같은 코프르니쿠스적 전환이었다.

 

이날 도올은 교계기자들과 가진 특별인터뷰에서 “기독교계에 도움이 되고 싶다,” “교회에서도 강연하고 싶다,” “나는 예수를 믿는다”며 “진리를 추구하는 내 심상에는 분명한 예수가 있고, 이것을 공유하고 싶다”고 언급했다. 이 말이 진심이라면 도올은 분명히 변한게 사실이다. 기독교 용어로 회심했다고 할 수 있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김용옥은 기독교에 대한 독설과 폄하발언을 아끼지 않았다.

 

 

´데일리서프라이즈´와 ´대전일보´ 등에 따르면, 도올은 2005년 12월 3일 국립중앙박물관 개관을 기념해 ´역사란 무엇인가´라는 주제로 가진 특별강연에서, 한국의 기독교 문화에 대해 비판적 인식을 드러낸 적이 있었다. 기독교와 관련해서는, "일등국민이 왜 유일신 하나님을 믿고 사는지 모르겠다"며 다른 아시아 국가와 비교하기도 했다. “왜 기독교를 믿는지 이해가 안 돼...목사들은 나만 만나면 길 잃은 양이 언젠가 돌아올 거라 이야기하지만 나는 누가 길 잃은 양인지 모르겠어.”라고 한 적이 있다.

 

 

그는 2000년 논어강의에서 “성경은 허구다” “예수는 사생자란 루머가 있다” “예수가 베들레헴에서 태어났다는 것은 제자들이 꾸민 말이다” “나는 하나님보다 강의를 할 수 있게 배려해준 KBS가 더 감사하다” 고 말한 적이 있다.

 

 

2004년 MBC TV의 「우리는 누구인갯라는 제목의 특강에서 도올은 19세기말 최한기라는 인물의 기(氣) 사상에 기대어 자신의 기철학을 강의하면서 그는 “기가 우주만물의 운행의 원리이며 모든 존재의 궁극적 근거이며, 신(神)이기 때문에, 창조주(創造主) 하느님을 믿는 그리스도교의 신앙은 「엉터리」에 지나지 않고 그리스도교가 믿는 신은 관념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그런 신은 존재하지 않는다”며 망발을 퍼붓기도 하였다.

 

 

뿐만 아니라 그는 책에서도 기독교 폄하발언을 자제하지 않았다. "기독교는 교리에 문제가 있다. 그 교리가 저급하게 유치하고 모순투성이며 독선적이며 배타적이다. 그러나 기독교는 이런 유치성과 모순성, 배타성 때문에, 그러한 허약함을 극복하려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는다." (김용옥, 『나는 불교를 이렇게 본다』, 223~224)

 

 

 "신·구약(新·舊約) 만 근이 『대장경(大藏經)』한 근에 미칠 수 없고, 『대장경』만 근이 『중용(中庸)』한 근에 미칠 수 없다." (김용옥, 『의산문답(醫山問答』, 83)

 

 

"성령의 광기 속에 은총의 강림을 외치며 연보돈과 십일조를 강요하고, 장대한 성전이나 지으려 하고, 목사의 직위마저 세습시키려고 하는 오늘의 우리 나라 교계의 작태는 바로 공자가 목격한 소인유(小人儒)의 세계였던 것이다." (김용옥, 『도올논어』, 120 )

 

 

이에 대해 다양한 학자들이 비판이 거셌다. 성균관대 유교학과 학장 이기동 교수는 도올의 강의를 돌팔이 약장수가 엉터리 약을 시중에 유포시키는 것에 비유한다. "엉터리 약은 몸을 상하게 한다. 그러나 엉터리 사상은 마음을 상하게 한다. 마음이 상하는 것은 몸이 상하는 것에 비해 그 해로움이 더욱 심하다"고 하였다.

 

김호환 박사는 "도올은 우리를 논리적으로 설득한 적이 없다. 소위 기독교의 지난 과거의 선교의 문제점이라고 본인이 지적했던 「제국주의적 선교주의」(imperialistic missionism) 태도에 대해 자신이 정통 기독교에 보낸 냉소만큼이나 자신이 지금 행하는 태도, 즉 자신의 노자 이해를 진리의 척도로 생각하고 다른 종교나 기독교에 대해 무차별적인 자기 방식대로의 대입(代入)과 비난을 삼가지 않는 것은 동일한 제국주의적 발상임을 깨달아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김호환, 도올의 콘택트렌즈, 22쪽)

 

문화선교연구원(원장 임성빈)이 '도올 노쟁과 기독교의 대응'이란 문화 포럼을 개최한 자리에서 이상훈 교수는 도올은 '초월적'이며 '인격적'인 하나님의 존재를 노자와 공자 사상을 빌어 부인한다. 그의 하나님은 '목적'과 '섭리'와 상관없는 '무목적'과 '우연' 혹은 '비인격적' 어떠함이라고까지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다. 그러나 다시 돌아온 도올은 더 이상 기독교폄하는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오히려 기독교의 선교를 돕겠다고 나선 것이다.

 

더이상 기독교를 비판할 생각이 없다...나는 예수를 믿는다

 

그러나 호기독교적인 발언에 대해 교계는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그를 지켜보고 있을 뿐이다. 도올은 2007년 1월 21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나는 1967년 한국신학대학교에 수석 입학했고 모태신앙”이라며 “교계에서 그동안 나쁜 놈, 마귀로 취급 받았지만, 더 이상 기독교를 비판할 생각이 없다”고 분명히 말했다. 이제 기독교계에 도움이 되고 싶다며 교회에서도 강연하고 싶다고 밝히고 자신은 예수를 믿는다고 고백까지 했다.

 

 

노자와 기철학에 심취했던 도올이 바울처럼 예수에 눈을 뜨게 된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바울이 도올과 다른 것은 그가 예수를 믿고 회심하게 되었을 때, 철저한 자기고백과 참회가 있었다. 자신은 핍박자요, 포행자요, 박해자요, 죄인 중의 괴수였다고 다모데에게 보내는 서신에서 분명히 말했다. 베드로 역시 그리스도를 알았을 때, “저는 죄인입니다. 저를 떠나소서”라고 말했다.

 

도올이 그리스도께 돌아왔다고는 하나, 아직도 자신을 한신대 수석 입학했다고 자랑스럽게 말하고 1만불어치의 책을 사서 요한복음 강해를 썼다고 하나, 그가 지난날 기독교에 대해서 폄하했던 자신의 죄를 참회하지 않는 이상, 우리는 그가 요한복음에 대해서 100회 이상, 신학자들 이상의 논리와 지식으로 강의한다한들, 참회 없는 그의 강의를 통해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그리스도께로 돌아오게 할 수 있는 지 의문이다.

 

 

기독교는 참회로부터 시작되는 종교이기 때문이다. 어거스틴이 회심하면서 교리서나 강해록을 쓰지 않고 참회록을 쓴 것은 우연만은 아닐 것이다. 따라서 도올은 자신이 예수 믿는 그리스도인라고 고백할 때 도올의 말에 의해 상처받은 그리스도인들을 향해 강의나 주해보다는 참회하는 모습을 먼저 보여주어야 한다. 양치기 소년의 진실이 사람들에게 알려지기 위해서는 이성과 학문보다는 눈물과 참회가 필요하지 않을까? 오늘 우리의 문제는 책이나 학문, 강의, 지식이 모자라서가 아니라 진실과 신뢰가 없어서이다. 우리는 도올에게서 현란한 강의보다는 진실어린 참회의 모습을 기대한다. 기독교는 강의가 아니라 자신을 죄인이라고 고백하는데서부터 시작되는 종교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