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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TS 사태, 길자연 이사장은 풀 수 있을까모처럼 찾아온 기회, 진상조사위 활동…교수협·비대위는 우호적
당당뉴스  |  leewaon3@ch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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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7년 01월 22일 (월) 00:00:00 [조회수 : 18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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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기사는 뉴스앤조이에 실린 주재일기자의 기사입니다.

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ACTS)사태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지난해 초 두 교수의 승진 보류 사건을 기점으로 불거진 교수·학생·직원·총장·이사회의 갈등은 지금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절대다수의 교수와 절반이 넘는 학생들이 총장 퇴진을 외치고 있고, 총장은 지난해 2학기 등록을 거부한 700여 명을 법대로 처리하려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사퇴 압력에 시달리던 김삼환 목사(명성교회)가 이사장직에서 스스로 물러났다. 그리고 지난해 12월 길자연 목사(왕성교회)가 이사장에 선임되며 해결사를 자처하고 나섰다.

길 목사는 이사장에 오름과 동시에 ACTS의 설립자이자 명예총장, 이사, 신학연구원 원장을 맡고 있는 한철하 박사의 사직서부터 수리했다. ACTS의 상징적인 인물로 '공'을 인정하되 각종 주요 보직에 오래 머물면서 권력이 집중된 폐해가 컸다는 이유에서다.

사태 발단에 연관된 한철하 박사 사직서 수리

한 박사는 이번 ACTS 사태의 발단에 대해 일정 정도의 책임이 있다. 한 박사는 신학연구원 원장으로서 교수들의 승진에 필수 항목인 논문을 검토했다. 지난해 5월 두 명의 조교수 논문에 대해 관행대로 '학교의 신학적 입장과 일부 부적절한 점이 있다'며 '논문을 쓰는 조건으로 승진 임용'을 이사회에 요청했다. 그전까지 이사회는 한 박사의 보고를 그대로 승인해줬다. 그런데 지난해 이사회는 관행에 제동을 걸고 승진 없이 4년 재임용(처음엔 1년이었다가 변경) 결정을 내렸다.

이 결정은 교수들에게는 물론 이사회 내에서도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온 한 박사의 권위에 균열이 생긴 사건이었다. 또 당시 이사장에 오른 지 6개월 된 김삼환 목사와 총장이 된 지 3개월 된 고 총장에게 힘이 옮겨가는 상징적인 사건이었다. 이후 한 박사는 ACTS에서 주도권을 행사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오히려 그는 일선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지인들에게 비쳤다. 길 이사장이 한 박사의 사표를 수리한 것은 권력의 핵심에 있는 인물을 제거했다기보다는, 길 이사장 체제에 잠재적 위협 요소를 정리하는 수준에 불과했다.

총장과 교수·학생 간의 길고 긴 싸움

한편, 지난해 김삼환-고세진 체제는 한 박사를 견제하는 데는 성공했을지 모르지만, 일을 매끄럽게 처리하지 못해 다른 적을 만들고 말았다. 교수들이 이사회의 결정 과정에 불법적인 요소가 있다며 협의회를 구성해 조직적인 대응에 나섰고, 학생들도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2학기 등록을 거부하고 총장퇴진운동을 펼쳤다. 이들은 고 총장의 고액연봉과 문서 변조 행위, 학생들의 의사를 충분히 묻지 않은 채 식비와 셔틀버스비 인상하는 등 무리한 행정 처리 등을 비판했다.

그렇지만 고 총장의 사태 인식은 이들과 정반대였다. 고 총장은 학내 사태의 원인을 교수들이 기득권을 유지하려고 학생들을 선동하는 것으로 보았다. '학내 사태를 수습하지 않고 성명에 동참하는 등 오히려 학사 일정을 방해했다'는 이유로 교수협의회 소속 대학원장, 교무처장, 학생처장, 기획실장 등을 보직 해임했다. 또 그는 '불법 집회를 열었다'는 이유로 총학생회와 원우회의 해산을 명령했고, 미등록 학생들에게 총장 직권 휴학 조치를 내리겠다는 공문도 보냈다.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번진 순간이다.

지난해 여름 방학 기간 동문들이 중재에 나섰지만 소득 없이 끝났다. 2학기 때 등록을 거부한 학생들은 촛불기도회 등 고 총장퇴진운동을 지속적으로 펼쳤다. 아울러 이들은 수업을 들으면서 등록금을 법원에 공탁했다. 공탁이 허용되면, 학교 측은 미리 입금된 은행 계좌에서 학생들의 등록금을 찾아가고 학생들의 2학기 등록이 인정된다. 하지만 고 총장은 이미 네 차례나 등록 공지를 올려 구제하려 했지만 거부했기에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어느 한 쪽도 밀리지 않고 팽팽히 맞서다가 11월부터 변화가 일기 시작했다. 김삼환 이사장의 사퇴설이 흘러나온 것이다. 이사회까지 반으로 갈라져 한 쪽이 김 이사장의 사퇴를 요구하기에 이르자 김 이사장은 12월 7일 정기이사회에서 자진 사직했고, 2주 뒤 열린 이사회에서 길자연 목사가 이사장에 선임됐다.

이사장과 총장의 갈등으로 번질 우려

길자연 목사는 이사장에 오르자 시시비비를 객관적이고 공적으로 가리겠다며, 이사회 산하에 진상조사위원회와 징계위원회를 구성했다. 현재 진상조사위원회는 관련자들을 소환해 조사하고 있고 있다. 교수협의회는 지난 1월 17일 발표한 성명에서 길자연 이사장 체제를 지지하는 입장을 밝혔다. 비대위는 아직 공식 입장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길 이사장이 사태를 수습하기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모두가 지지하는 것은 아니다. 김삼환 목사와 고 총장을 지지하는 학교정의실천추진협의회와 학부형행동연대는 길 이사장을 반대하고 있다. 길 목사가 <뉴스앤조이>와의 인터뷰에서 밝힌 학정추와 학부형행동연대 관련 발언("…ACTS 사태에 대한 충분한 지식 습득을 하지 않은 채 한 쪽 정보만 듣고 나섰다. 그렇지만 학교를 정상화하려는 그들의 진심을 이해한다. 학부모행동연대도 명성교회 교인들이 주축이다.…")에 대해, 이들은 "학정추와 학부형행동연대를 비하하고 허위 사실을 유포하여 피해 학생과 학부형들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하였다"며 법적인 대응을 고려하고 있다.

이에 앞선 지난 1월 16일 학정추는 '보도자료'를 통해 "중차대한 범죄를 저지른 교수들에 의해 선동되었거나 혹은 자발적으로 제적의 길을 택한 미등록 학생들에 대하여 총장이 징계를 각오하고 그들을 구제하려 한다면 그 또한 불법을 행하게 되는 것이다. 길 목사를 비롯한 일부 이사들의 총장에 대한 불법 강요는 있을 수 없는 일이며, 이 방법으로의 구제 시도를 묵과하지 않을 것이다"고 밝힌 바 있다.

진상조사위원회와 징계위원회를 거쳐 고 총장을 퇴진시키려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길 이사장은 <뉴스앤조이>와의 인터뷰에서 "한쪽 편에 서서 누구를 죽이겠다는 입장에서 일을 시작하지 않았다. 그런 태도로 일을 하면 사태를 해결할 수 없다. 원칙대로, 법적으로 해결할 것이다"며 말했다. 길 이사장은 고 총장이 무리하게 일을 추진하다가 실수를 저질렀다며, 조사 결과 잘못이 드러나면 법적인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길 이사장은 고 총장에 대해 "내가 이사장이 되기 전 고 총장에게 학생들을 구제할 방안을 마련하라고 세 번이나 말했으며, 그때마다 고 총장이 그러겠다고 했지만, 고 총장이 차일피일 미루다가 자신도 어쩔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비판했다.

ACTS 사태가 해결보다는 이사장과 총장의 싸움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교수와 학생, 총장, 직원 등 어느 한 쪽이라도 이사회의 조사 결과를 승복하지 않으면, ACTS는 길고 긴 싸움을 이어가야 할 처지에 놓인다. 모처럼 만에 찾아온 사태 해결의 기회를 잘 살려야 학생들(모두가 인정하는 이번 사태의 최대 피해자)이 다시 공부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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