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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속의 총명인가, 수탉에게 슬기인가?
권영문  |  kymn@k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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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년 06월 06일 (화) 08:34:36
최종편집 : 2023년 06월 07일 (수) 01:17:42 [조회수 : 5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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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나라 언어를 자기 나라 언어로 바꿔 옮기는 것을 번역이라고 하는데, 이 번역에는 일반적으로 직역(直譯)과 의역(意譯)이 있다. 직역은 다른 나라 글을 그 자구나 어법에 따라 충실하게 번역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의역은 다른 나라 글을 단어나 구절의 뜻에 얽매이지 않고, 문장 전체의 뜻을 살려서 번역하는 것을 말한다. 하나님 말씀인 성경을 번역함에 있어서도 직역과 의역 그리고 이 두 가지를 융합하여 번역하는 경우도 있다. 국내의 10여 가지 한글 성경들의 번역에 있어서도, 이 세 가지 형태의 번역이 나타나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를테면 어떤 이들은 한글개역(개정)성경은 직역에 가까운 성경이고, 현대인의성경은 의역에 가까운 성경이며, 표준새번역성경은 이 둘의 장점을 취한 성경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실제로 〈표준새번역성경,1993년〉이 이 둘의 장점을 취한 경우이다. 대한성서공회에서 발행한 〈표준새번역성경〉은 머리말에서 “성경을 번역하는 원칙에는, 원문의 문법 형식을 번역문에서도 그대로 반영시키는 형식일치 번역, 곧 직역과, 그리고 원문이 지닌 문법 형식보다는 원문의 뜻을 옮기는 내용일치 번역, 곧 의역이 있다.”고 했다. 그래서 〈표준새번역성경〉의 번역자들은 이 두 가지 번역 방법의 장점을 취하고 단점을 버리는 쪽을 취할려고 했다. 하지만 실제 번역 과정에서 부딪치는 문제들은 해결하기가 쉽지 않다고 했다. 때문에 어떤 경우에는 되도록 독자들이 본문의 내용을 이해하기 쉽도록 번역했다고 한다. 여기서는 구약성경 욥38:36에 나타나 있는 실제 번역 사례를 통해 직역과 의역 그리고 이 두 가지를 병행한 번역의 사례를 통해, 올바른 번역과 잘못된 번역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 구약성경 욥기 38장 36절을 올바로 번역한 성경들은 다음과 같다.

                                               - 다 음 -

(한글개역성경) 가슴 속의 지혜는 누가 준 것이냐 마음 속의 총명은 누가 준 것이냐

(현대인의성경) 누가 마음에 지혜와 깨닫는 마음을 주었느냐?

(쉬운말성경) … 사람의 머리 속에 총명을 준 이가 누구냐?

(우리말성경) 누가 속에 지혜를 두었느냐? 누가 마음 속에 지각을 주었느냐?

(쉬운성경) 누가 가슴에 지혜를 주고, 마음에 총명을 주었느냐?

(바른성경) 가슴 속의 지혜는 누가 심어 두었느냐? 마음 속의 명철은 누가 주었느냐?

(전수성경) 가슴 속의 지혜는 누가 준 것이냐? 마음 속의 명철은 누가 준 것이냐?

(원문성경) 누가 마음 속에 지혜를 두었느냐? 누가 가슴 속에 슬기를 주었느냐?

(중국어성경) … 誰 將 聰 明 賜 於 心 內 ? (… 누가 총명을 마음에 품고 있는가?)

(일본어성경) … だれが 心の 奧に 悟りを 與えたか.(… 누가 마음 속에 깨달음을 주었는가.)

(흠정역한글성경) 누가 속 중심부에 지혜를 넣어 주었느냐? 혹은 누가 마음에게 명철을 주었느냐?

(흠정역영어성경) … or who hath given understanding to the heart? (… 혹은 누가 마음에게 명철을 주었느냐?)

(NASV신미국표준역성경) … Or given understanding to the mind? (… 마음에 총명을 주었느냐?)

(NIV신국제역본 영어성경) … or gave understanding to the mind ? (… 마음에 총명을 주었느냐?)

(독일어루터성경) … Wer gibt verständige Gedanken? (… 누가 이해심을 준 것인가?

(히브리어원어성경) מיש־ת בטחות חכמה או מי־נתן לשכוי בינה׃ / (누가 가슴 속에 지혜를 넣어 주었느냐? 누가 마음에 총명(명철)을 주었느냐)

 

욥기 38장은 욥기 전체 내용(42장)의 최종적 결론 부분을 구성하는 첫 장으로서, 위대한 창조 사역을 행하신 하나님의 무한하신 능력과 그것을 헤아리지 못하는 인간의 무지가 서로 대비하고 있다. 이 중에 욥38:31-38의 내용은 별과 구름에 대한 질문들이다. 여기에는 하나님의 놀라우신 섭리와 능력을 나타내 보여주고 있다. 본문 36절에서는 “누가 가슴 속에 지혜를 넣어 주었느냐? 누가 마음에 총명(명철)을 주었느냐?”라고 했다. 이 말씀은, 인간은 가슴 속에 지혜를 간직하고 있으며, 마음 속에 총명을 갖고 있다는 말이다. 다시 말해, 인간은 자연계의 여러 현상에 대해 그 원인을 어느 정도는 알 수 있는 능력을 소유하고 있다는 말이다. 이를테면, 예수님은 “너희가 하늘의 현상은 분별할 줄 안다(마16:3)”고 하셨듯이, 위의 예문들은 이러한 의미로 번역되어 있음을 볼 수 있다.

위에서 (히브리어원어성경)은 “… 누가 마음에 총명(명철)을 주었느냐?”라고 했는데, 이 한글 번역이 올바른 번역이다. 히브리어로 ‘마음’은 ‘세크비(שכוי, 스트롱 코드번호, 7907)’이다. 위에 예시한 영어성경들과 중국어성경, 일본어성경 그리고 나머지 성경들도 올바로 번역되었다.

- 그러나 다음 성경들은 욥기 38:36을 잘못 번역한 성경들이다.

                                                 - 다 음 -

(한글개역개정성경) 가슴 속의 지혜는 누가 준 것이냐 수탉에게 슬기를 준 자가 누구냐

(공동번역성서) 누가 따오기에게 지혜를 주었느냐? 누가 닭에게 슬기를 주었느냐?

(가톨릭성경) 누가 따오기에게 지혜를 내렸느냐? 또 누가 수탉에게 슬기를 주었느냐?

(표준새번역성경) 강물이 범람할 것이라고 알리는 따오기에게 나일 강이 넘칠 것이라고 말해 주는 이가 누구냐? 비가 오기 전에 우는 수탉에게 비가 온다고 말해 주는 이가 누구냐?

 

이 성경들은 밑줄 친 바와 같이 ‘마음 속의 총명’이라 번역하지 않고 ‘수탉에게 슬기’라고 잘못 번역하였다.

장로교 총회신학연구원이며 성경번역 전문위원인 강원주 교수는 자신의 저서인 〈개역개정판성경에 대해 말한다. 86쪽〉에서, (한글개역개정성경)의 수백 군데의 ‘개악’된 내용들을 제시하였다. 여기서 ‘개악’이란 ‘본래의 것보다 더 나쁘게 고친 것’을 말한다. 이 가운데 하나가 앞서 언급한 욥38:36 말씀이다. 그는 자신의 저서에서 이 구절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본문(욥38:36)에 나오는 히브리어 원어 ‘세크비(שכוי)’는 ‘마음’을 의미하며, 〈한글개역성경〉이 바르게 된 번역이다. 그런데 (한글개역개정성경)은 이것을 ‘수탉’으로 개악하였다. 닭의 히브리어 원어는 ‘칩포르(צפר)’이다. 그리고 본문의 후반부는 전반부와 연결되는 문장이기 때문에, 후반부에 나오는 ‘수탉’이란 단어는 문맥적으로도 맞지 않는 표현이라고 했다.

위의 4가지 성경들 - 한글개역개정성경(1998년), 공동번역성서(1977년), 표준새번역성경(1993년), 가톨릭성경(2005년) -은 본문 후반부에 “수탉에게 슬기를 준 자가 누구냐?”라고 잘못 번역되어 있다. 따라서 (한글개역개정성경)의 번역자는 본문(욥38:36)을 번역함에 있어, 공동번역성서와 표준새번역성경을 참고로 하여 번역한 것으로 보인다. 즉, 개정판성경은 “가슴 속의 지혜는 누가 준 것이냐 수탉에게 슬기를 준 자가 누구냐”라고 했다. 이처럼 개정판성경은 전반부와 하반부가 문맥상 흐름이 서로 맞지 않는 엉뚱한 표현을 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그리고 〈공동번역성서〉는 “누가 따오기에게 지혜를 주었느냐? 누가 닭에게 슬기를 주었느냐?”라고 번역했다. 이 번역은 〈한글개정판성경〉과는 달리, 전반부에 ‘따오기’라는 단어를 집어넣었다. 그리고 〈가톨릭성경〉은 〈공동번역성서〉를 모방하여 ‘따오기’라고 번역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표준새번역성경〉은 “강물이 범람할 것이라고 알리는 따오기에게 나일 강이 넘칠 것이라고 말해 주는 이가 누구냐? 비가 오기 전에 우는 수탉에게 비가 온다고 말해 주는 이가 누구냐?”라고 했다. 이 번역은 여타 성경들과는 달리 지나치게 의역을 했음을 볼 수 있다.

이를테면, 전반부에 ‘나일 강이 넘친다’든지, 후반부에 ‘비가 온다’든지 하는 내용은 히브리어원어성경에는 물론이고 다른 성경들에서도 전혀 나오지 않는다. 그렇다면 ‘표준새번역성경’의 번역자는 당시 성경을 번역했다기보다는, 자신의 상상력을 동원하여 본문을 자의적으로 창안하여 작성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번역은 번역이 아니라 개악중의 개악이라 할 수 있으며,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의 권위를 손상시키는 악행이라 할 수 있다. 물론 대한성서공회에서 발행한 ‘표준새번역성경’이 전반적으로는 좋은 평도 받았지만, 부분적으로는 상술한 바와 같이 지나친 의역으로 인하여 악평을 받아 온 것도 사실이므로 미흡한 번역들은 보완해야 할 것이다.

성경 번역자들은 기본적으로 세 가지 요건을 갖춘 자라야 할 것이다. 먼저, 영적으로 거듭난 신자로서 말씀을 바르게 분별할 수 있는 성경학자라야 한다. 다음으로, 언어학에 대한 기본적인 자질을 갖춘 자라야 하며, 가급적이면 성경 원어인 히브리어와 헬라어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을 가진 자라야 할 것이다. 그 다음으로, 번역의 대본으로 사용한 성경 자체가, 종교개혁자들이 사용한 시리아의 안디옥 계열의 바른 성경인지, 아니면 로마가톨릭교회 계통의 이집트 알렉산드리아 계열의 변개된 성경인지에 대한 올바른 지식을 가진 자라야 할 것이다.

국내에서 번역된 한글 성경의 종류는 10여 개가 있다. 이들 가운데 대한성서공회에서 출간한 신‧구약성경은 4가지 - 한글개역성경(1961년), 공동번역성서(1977년), 표준새번역성경(1993년), 한글개역개정성경(1998년) - 등이 있다. 이들 성경들은 다른 번역 성경들과 마찬가지로, 당시에 성경을 번역하기 위해 여러 번역위원들을 선정하여 성경을 번역하였다. 선정된 번역위원들은 대부분 수십 명으로 구성되어 전체 성경을 분담한 후에 번역을 완성하여 성경을 출간하게 된다. 이들 번역위원들은 성경 번역자들이다. 이들은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기본적으로 세 가지 요건을 갖춘 자들이어야 한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대부분의 번역자들이 그렇지 못했던 자들이라 할 수 있다. 왜냐하면 대한성서공회에서 출간한 4가지 성경들은 모두 다 수많은 곳에서 잘못 번역한 것이 드러났으며, 지금도 수정‧보완이 되지 않은 상태로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 4가지 성경뿐만 아니라, 나머지 대부분의 한글 성경들도 수많은 오류 투성이로 존재하고 있다. 더욱이 앞서 살펴본 ‘표준새번역성경’의 본문 내용은 오류 중의 오류로서 이 본문을 번역한 자는 상술했듯이, 번역자로서 갖추어야 할 세 가지 요건 중 하나도 제대로 갖추었다고 보기 어렵다. 그야말로 기본을 제대로 갖추지 못했으며, 번역 수준이 낮은 사람으로 판단된다.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을 번역하는 사람은 하나님의 사람으로서 높은 영적 수준이 요구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저급한 자들이 성경을 번역하게 되면, 결과적으로 그 성경을 읽는 독자들은 영적으로 큰 피해와 손실을 입게 된다. 그러므로 성경 번역위원들은 성경 독자들로 하여금 이러한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을 번역함에 있어, 엄격한 심사를 거친 후에 충분한 자격과 자질을 갖춘 자들에게 성경 번역을 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권영문 / 전 경성대 교직원, 현 기독교 칼럼니스트 / 「성경 번역과 해석 올바른 설교」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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