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끈질긴 믿음의 사람들>, 강준민, 두란노, 2023)

언제부터 그런 생각을 갖게 된 것인지 알 수 없지만, 꽤 오랜 시간 ‘기도’에 대해 다소 치우친 생각을 갖고 있었다. 아마도 근본주의 세계관에서 벗어나 포스트모더니즘 세계관으로 사람들의 인식이 변해가면서 자연스럽게 신학교나 교회 등에서 배웠던 내용들로 기억한다. 예컨대 이런 내용들이다. ‘기도의 양보다 기도의 질이 더 중요하다. 기도라는 행위보다, 기도한대로 사는 것이 더 중요하다. 떼쓰는 기도보다 순종의 기도가 더 좋은 기도다.’ 

물론 이와 같은 내용들이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잘 알고 있다. 과거 한국교회는 기도원 하나쯤은 갖고 있는게 다반사였고, 그만큼 ‘기도행위’ 자체에 큰 의미를 두었다. 그 당시 한국교회는 가뜩이나 샤머니즘적인 한국 토속신앙과 맞물려 유난히 기도의 양과 시간, 간절함 등을 많이 강조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며 사람들 사이에서 ‘기도한 시간’만큼 신앙의 영적성숙이 이뤄졌는가라는 자아성찰을 통해 기도의 양보다 기도의 질이 중요하다는 인식이 최근 들어 많이 자리잡게 되었다. 개인적으로는 이와 같은 기도의 새로운 이해에 동의하고, 목회를 하는 내내 그런 마음으로 성도들을 훈련하고 가르쳐왔다. 

그런데 최근 들어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하게 되었다. ‘기도의 삶 못지않게 기도의 행위도 중요하지 않을까? 우리가 생각하는 영적도약을 위해 기도의 질만큼이나 기도의 양도 필요한 것은 아닐까?’ 이와 같은 고민 중에 만난 책이 강준민 목사님의 ‘끈질긴 믿음의 사람들’이다. 저자는 다음과 같은 글로 이 책을 열어간다. 

“우리는 너무 쉽게 포기하고 너무 쉽게 낙담합니다. 너무 쉽게 절망합니다. 너무 쉽게 물러납니다. 그런 까닭에 아름다운 결실을 맺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성경은 ‘믿음은 뒤로 물러서지 않는 것’이라고 말씀합니다.(프롤로그 중에서)”

그동안 ‘끈질김’이라고 하면 상식적이지 않는 사람들이 무장적 떼쓰는 이미지를 그려왔다. 응답주실 때까지 기도하면 된다는 식의 막가파 신앙(?)의 대표적인 모습이 ‘끈질기게 매달리는 기도’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강준민 목사님은 그 끈질김의 시작이 바로 하나님이라고 설명한다. 
“하나님의 성품 중 하나는 끈질김입니다. 하나님은 끈질긴 사랑으로 우리를 사랑하십니다. 끈질긴 사랑은 하나님의 끈질긴 인내와 오래 참으심으로 나타납니다. 끈질기신 하나님은 끈질긴 사람들을 통해 역사하십니다. 하나님은 끈질긴 사람을 통해 일하십니다.(p.63)”

아브라함, 이삭, 야곱, 엘리야, 느헤미야, 중풍병자의 친구들, 바디매오, 귀신들린 딸을 가진 가나안 여인, 바울.. 이 책에서 다루는 믿음의 사람들은 모두 ‘끈질긴 하나님’의 성품을 따라 ‘끈질김’으로 하나님께 나아가고, 쓰임 받은 사람들이다. 나의 최선과 열심만으로 사는 인생에 한계를 느끼고 있다면 오늘 ‘끈질긴 믿음의 사람들’ 책을 통해 나를 포기하지 않으시고 끈질기게 사랑하신 하나님의 성품과 사랑을 경험하고, 나아가 물러서거나 포기하지 않고 한걸음 더 순종의 발걸음을 내딛으며 ‘임계점’을 돌파해가길 소망한다. 

박상원 목사(이천만나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