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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와 태극기, 함께 가야하는 길<서평-태극기와 한국교회, 홍승표, 이야기books>
김문선  |  moonsun1010@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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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년 05월 15일 (월) 13:38:23
최종편집 : 2023년 05월 15일 (월) 13:38:37 [조회수 : 5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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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와 태극기, 함께 가야하는 길

<태극기와 한국교회, 홍승표, 이야기books>

 

- 정승환 목사 (한우리교회)

 

국가와 교회

 

최근 한국사회는 국가와 기독교회 간에 어떠한 관계를 맺어야 하는지에 관해 질문을 일으키는 사건들을 반복해서 마주했다. 교회는 국가와의 관계에서 지지해야 하는지, 대립해야 하는지, 가만히 있어야 하는지, 분별이 필요했다. 사회는 이러한 교회의 태도를 유심히 지켜보았다. 국가 안에서도, 기독교 안에서도 사안별로 분열된 의견을 가진 채 갈등을 빚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태극기와 한국교회”는 국가로 상징되는 태극기와 세계 보편 종교로서의 기독교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던져주었다.

 

태극기와 기독교, 언뜻 보면 잘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다. 태극기는 제한된 한 국가의 상징이고, 기독교는 세계 보편의 종교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태극기와 기독교는 한국의 근현대사 속에 늘 함께 숨 쉬며 지내왔다. 그 둘은 어떻게 만났고, 어떻게 서로를 수용했으며, 어떠한 갈등을 겪으며 지금까지 이르렀을까. 뿐만 아니라 앞으로 어떻게 함께 걸어가야 할까. “태극기와 한국교회”는 이러한 질문들 속에서 근현대사 속에 함께 걸어온 태극기와 한국교회의 발자취를 더듬어 보고, 이를 토대로 미래를 조망해보려는 책이다.

 

태극기와 기독교의 흔적

 

태극기는 음과 양, 하늘과 땅, 남자와 여자, 불과 물로 상징되는 조화로운 세상의 원리를 담고 있다. 서로가 다름이 있지만, 서로가 조화되어 섬기며, 함께 살아가는 세상의 이상을 담고 있다. 기독교의 하나님 나라 또한 마찬가지다. 하나님과 사람, 사람과 사람, 사람과 피조세계가 하나님을 중심으로 서로 사랑으로 연합된 세상을 말하고 있다.

 

처음 교회가 태극기를 마주했을 때, 대립보다는 조화의 관계를 가졌다. 기독교는 세상의 이치로서의 태극을 인정함과 더불어 태극을 지으신 분이 있음을 전했다. 서구의 다른 나라에서는 기독교 신앙이 제국주의와 뒤엉켜 폭력적으로 전달되기도 했지만, 한국에서는 민족을 살리는 길로서 기독교를 인정하였다. 기독교는 차별적 사회구조, 개인의 자유와 평등이 보장받지 못하던 세상 속에서 개개인의 인격과 자유를 존중하며, 평등의 가치 속에 더불어 살아가는 근대시민사회로 나아가는데 길잡이가 되어주었다. 태극기와 기독교는 좀 더 나은 세상을 향해 함께 발을 맞추었다.

 

태극기와 기독교는 일본 제국주의에 함께 저항하며, 수난의 운명을 함께 하기도 했다. 일장기에 태극기가 설 자리를 잃고 있을 때, 기독교 신앙에 기초하여, 일본 제국주의에 저항하는 이들이 태극기를 들고 각처에서 일어섰다. 망국의 시기, 태극기가 일장기에 무너지고 있던 때에 기독교는 태극기를 들고 나라의 독립을 위해 저항했다.

 

해방 이후, 태극기와 기독교는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어떠한 운명을 마주했을까? 미군정이 시작되며, 사람들은 일장기를 내려놓고, 태극기와 성조기를 함께 들기 시작했다. 이때 나라의 독립과 근대 시민사회를 위해 태극기와 기독교를 들었던 사람들도 있었지만, 친일세력들도 변화된 정세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일장기를 들던 마음으로 태극기를 들었다. 태극기와 기독교가 추구하는 본래 가치를 위해 헌신한 사람들도 있었지만, 자신의 권력 유지를 위해 태극기와 기독교 뒤로 숨은 사람들도 있었다. 순수한 헌신과 탐욕스런 오용이 뒤섞이기 시작했다.

 

한국전쟁을 거치며, 한국은 미국과 더욱 연합되었고, 태극기와 기독교도 미국의 가치와 연합되었다. 이는 미국이 지지하는 가치인 반공, 자본주의, 민주주의와도 연합되었음을 의미했다. 이때부터 태극기와 기독교는 두 갈래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한편에서는 북한의 인공기와 반대되는 의미로 반공의 상징이 되었다. 이로 인해 독재정권의 유지를 위해 오용되기도 했다. 다른 한편에서는 민주주의의 발전을 위해 독재정권과 대립하는 민주화의 상징이 되었다. 민주화 운동을 이끄는 상징이 되기도 했다.

 

“태극기와 한국교회”는 태극기와 한국교회가 연합되어 써내려간 빛과 어둠의 이야기들을 담담하게 전했다. 함께 이루고자 했던 사회변화, 차별적 사회구조와 제국주의에 저항했던 역사, 굴곡진 현대사 속에서 성찰이 필요한 역사들을 담았다.

 

함께 가야할 길

 

태극기와 기독교는 이제 한국사회 속에서 어떻게 작동해야할까? 태극기와 기독교가 한국에서 운명을 함께 하면서 언제 영광을 누렸는가? 태극기와 기독교가 본래 가지고 있던 가치를 품고, 좀 더 나은 세상으로의 변화를 위해 나아가려 했을 때, 태극기와 기독교는 의미 있는 흔적을 남길 수 있었다. 그러나 태극기와 기독교가 권력과 사람들의 탐욕에 의해 오용되었을 때, 껍데기만 남게 되었다. 태극기가 본래의 지향점을 드러내는 사회 속 상징이 되고, 기독교가 하나님 나라라는 본래의 지향점을 바라보며 사회 속에서 섬기는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 태극기와 기독교가 한국사회 속에서 자유와 평등의 세상을 촉발시키는 존재로 작동되어야 한다.

 

태극기와 기독교의 관계를 통해, 국가와 교회가 함께 지향해야할 것을 생각해볼 수 있다. 그것은 좀 더 인간다운 세상을 향한 헌신이다. 차별적 사회구조 속에서 개개인의 가치를 존중하고, 자유와 평등이 어우러진 세상을 향한 헌신이다. 교회가 국가로 환원되어서는 안 되지만, 교회는 국가 속에서 좀 더 인간다운 세상이 빚어질 수 있도록 작동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

 

국가가 하나님 나라에 속한 가치들을 지향할 때, 교회는 이와 연합하여, 함께 걸어갈 수 있다. 반대로 국가가 하나님 나라에 속한 가치들과 어긋나 나아갈 때, 교회는 본연의 하나님 나라의 가치를 지향하며, 국가에게 성찰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이를 위해 교회는 세속정치와의 섣부른 연합보다 하나님 나라를 지향하는 교회다움을 지켜내며, 다양한 진영과 이념, 사회구성원들에게 성찰의 기회를 제공하면서 의미 있는 가치들을 함께 이루어가는 존재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다양한 갈등과 충돌 속에 신음하는 한국사회다. 성찰 없이 흘러가는 한국사회와 교회 속에 “태극기와 한국교회”는 그리스도인과 책임 있는 시민으로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느냐며 질문을 던져왔다. 사색이 필요한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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