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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자와 와사비는 다른 향신료다.
임석한  |  skygrace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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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년 04월 18일 (화) 23:52:06 [조회수 : 4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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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회가 끝나고 새로운 지방임원들이 첫 번째 모임을 가졌다. 퓨전한식집에서 닭전골요리를 주문해서 식사를 하는데 테이블 한쪽에 일회용으로 비닐 포장된 와사비가 놓여 있었다. 그것을 본 한 분 목사님이 와사비와 겨자가 같은 것 아니냐고 질문을 했다. 그러고 보니 와사비와 겨자가 같은 것인지, 다른 것인지 헷갈리는 것 보니 뭔가 궁금해졌다. 결론부터 말하면 겨자와 와사비는 비슷해 보이나 전혀 다른 소스이다. 하지만 이 사실을 잘 모르는 이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오늘은 겨자와 와사비의 차이를 확실히 알아보자. 

겨자는 십자화속과 들갓속에 속하는 식물가운데 일부를 부르는 말이다. 사람들이 잘 모르는 사실이 있다. 우리가 김치로 담가먹는 갓김치의 재료인 갓의 씨가 겨자이다. 갓의 씨앗을 말려서 갈아 만든 노란색 양념이 겨자이다.  누가복음 16장 5절에서 “겨자씨 한 알만한 믿음이 있었더라면 이 뽕나무더러 뿌리가 뽑혀 바다에 심기어라 하였을 것이요 그것이 너희에게 순종하였으리라”는 주님의 말씀이 있는 것을 보면 이스라엘에도 겨자가 있었음을 알 수 있다. 겨자는 6000년 전부터 소스로 사용되었다고 한다. 겨자는 중국을 통해 우리나라에 들어왔는데, 고추가 들어온 임진왜란 전까지 생강, 마늘, 산초와 함께 중요한 향신료로 사용됐다. 

겨자소스는 냉면이나 쟁반국수, 쫄면을 먹을 때나 양장피, 해파리냉채를 먹을 때 첨가한다. 광장시장에서 파는 마약김밥을 찍어먹는 소스도 겨자소스이다. 겨자는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면역력을 높이며 위장병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겨자는 ‘울며 겨자 먹기’라는 말처럼 눈물이 핑 돌 정도로 톡 쏘는 매운맛이 나는데 이는 시니그린(sinigrin)이라는 휘발성 성분 때문이다. 겨자가루는 차가운 액체와 섞여야만 그 특유의 스파이시함이 존재한다. 그리고 바로 매운맛이 올라오는 게 아니라 발효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5분 정도 지났을 때 본격적인 풍비가 올라온다.

겨자에 다양한 향신료와 색소를 넣어서 먹기 편하게 가공해 놓은 식품이 머스터드소스이다. 겨자는 영어로 ‘Mustard’이다. 머스터드소스를 양겨자라고 부른다. 겨자의 기름을 짜낸 부산물을 사용하여 만들었기 때문에 매운 맛이 약하고, 겨자, 부순 통후추, 간장, 마늘, 올리브유, 적포도주, 소금 등을 넣고 만든 소스이다. 주로 샌드위치나 핫도그, 소시지를 먹을 때 사용한다.

겨자와 다른 와사비는 십자화과 고추냉이속 여러해살이풀이다. 일본이 원산이다. 와사비는 겨자와는 맛이 비슷하지만 색이 다르다. 겨자는 노란색이고 와사비는 초록색이다. 일식당에 가면 회나 초밥에 함께 나오는 초록색 양념이 와사비이다. 와사비소스는 와사비의 뿌리를 갈아서 만든 양념이다. 메밀국수 소스로 사용하고 고기를 먹을 때도 사용한다. 

와사비는 일본에서 오랫동안 자연 서식해 온 것으로 전해진다. 와사비에 대한 내용이 처음 발견된 것은 무려 7세기경 아스카시대 유적에서부터이다. 이 와사비는 처음엔 약으로 쓰였다. 10세기부터는 식용으로도 쓰다가 지금처럼 조미료로만 쓰기 시작한 것은 14세기로부터 알려져 있다. 그러다 본격적으로 일본에서 와사비를 먹기 시작한 것은 에도시대(1603-1867)로 알려져 있다, 에도시대부터 와사비재배가 본격적으로 이뤄졌다고 한다. 초밥과 메밀이 대중적으로 확산되면서 와사비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작 와사비가 오늘날 판매되는 식의 상품으로 나온 건 1910년대부터이다. 생각보다 늦게 만들어진 이유는 와사비가 굉장히 귀한 재료인데다가 재배하기가 굉장히 힘들기 때문이다. 와사비는 세계에서 가장 재배하기가 까다로운 식물로 유명하다. 와사비의 재배조건은 햇볕이 들지 않는 습한 곳이어야 하지만 습도가 너무 높아도 안 되고, 9도에서 16도 사이의 차갑고 깨끗한 물이 계속해서 흘러야 하며 자갈이나 돌이 많은 땅이어야 한다. 지금도 수경재배를 하긴 하지만 재배기간이 2년이 걸리기 때문에 키우기가 너무 까다롭다. 이러다 보니 와사비 1kg당 우리나라 돈으로 20만원에 팔리고 있다. 일본 내 초밥과 소바 소비는 점점 더 늘어나서 진짜 와사비만으로는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게 되자, 진짜 와사비에 다른 재료들을 섞기 시작했다. 그 대체식물이 홀스래디쉬(horseradish)이다. 서양고추냉이, 겨자무라고도 불린다. 연어를 먹을 때 올려서 먹는 하얀색 소스가 홀스래디쉬소스이다.

그래서 요즘 우리가 마트에서 구입할 수 있는 와사비는 100% 와사비가 아니다. 와사비를 조금 섞은 홀스래디쉬이거나 와사비가 전혀 없는 홀스래디쉬이다. 진짜 와사비는 고급일식집에서 직접 강판에 갈아서 내주는 경우도 있지만 우리가 상품으로 구입하는 와사비는 홀스래디쉬를 갈아서 색소와 버무린 것이다. 왜 홀스래디쉬가 와사비가 된 것일까? 생강이나 칡뿌리처럼 생긴 홀스래디쉬는 와사비와 비슷한 매운맛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와사비는 매운맛, 단맛, 쓴맛, 그리고 와사비 특유의 향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데 반해 홀스래디쉬는 매운맛을 제외하고는 맛과 향이 단순했지만 키우기 까다로운 와사비에 비해 생산이 쉬웠기 때문이다. 똑같은 100g당 가격차이가 27배나 난다. 홀스래디쉬에 색소를 넣은 것을 와사비라고 부르는 것은 한국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그렇다. 

이름을 와사비가 아니라 홀스래디쉬라고 바꿔야 했는데 때를 놓쳤다. 시간이 많이 지나서 사람들은 그냥 와사비라고 부르지만 오늘날 와사비에는 와사비가 없거나 아주 조금 섞여있다. 홀스래디쉬 대신에 고추냉이라고 부르기도 하지만 고추냉이도 문제가 있다. 국립국어원에서 일본어순화를 위해 와사비를 고추냉이로 불러야 한다고 이야기했었지만 식물학계에서는 와사비와 고추냉이가 별개의 식물이었다. 그런데 일본어 순화과정에서 와사비를 고추냉이라고 부르게 했고 이름을 뺏긴 진자 고추냉이는 참고추냉이로 이름을 바꾸게 되었다. 그런데 이 참고추냉이는 1934년에 표본을 채집한 이후에 발견된 적도 없고 국내에 자랐는지도 불분명한 식물이다. 

그래서 오늘날 와사비소스는 와사비가 아닌 홀스래디쉬소스라고 불러야 하는데 용어가 복잡하게 얽히다 보니 와사비엔 와사비가 없고, 홀스래디쉬는 와사비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와사비라 불리고, 와사비와 홀스래디쉬는 고추냉이라고 불리고 적히지만 실제로 고추냉이는 없는 식물이다. 참 복잡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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