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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이혼, 당당히 세상에 서다”
최윤희  |  youloveme1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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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년 03월 09일 (목) 23:04:55
최종편집 : 2023년 03월 22일 (수) 02:55:50 [조회수 :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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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 남서울대학교 간호학과 김성의 교수

 

“암, 이혼, 당당히 세상에 서다”

 

후두암과 유방암을 두 번이나 앓고 남편의 외도로 이혼하고 한꺼번에 폭풍 같은 시련이 찾아온 김성의 교수. 그렇지만 하나님께서 회개의 마음을 주셔서 남편을 용서하고 밝게 살아가는 김 교수를 만나 지난날의 상처와 치유스토리를 들어보았다.

글. 최윤희 │ 사진. 김행옥

 

이혼하자!

“남편이 항암 주사를 맞을 때 주사실에서 이혼하자고 하더라고요.”

이게 무슨 말인가. 그 힘든 항암 주사를 맞고 있는데 이혼을 하자니 이게 말이 되는 소린가?

“그 말을 듣고 제가 ‘올 것이 왔구나’ 생각했어요. (그게 무슨 말이죠?) 남편이 대형교회 부교역자 생활을 하고 있을 때 아동부 부장 집사님이 제가 식당에서 주방봉사를 하고 있는데 ‘사모님은 좋으시겠어요? 저렇게 잘생긴 전도사님이랑 살아서’라고 그런 얘기를 한 적이 있어요. 그리고 남편이 밤 열한 시가 돼서 그 집사님한테 상담 요청 전화가 왔다고 나갔다 온다고 하더라고요. (밤 열한 시에요?) 네. 나가면 자정이 넘어서 집에 들어오곤 했어요. (그런데 그걸 가만히 두셨어요?) 물어봤죠. 왜 전화했냐고. 그랬더니 부부 상담 때문에 불렀대요. 그래서 제가 ‘조금 조심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는데... 그런데 결국 그렇게 된 거예요.”

그러면서 김 교수는 성경 속 인물인 야곱의 아들 요셉의 예를 들면서 얘기했다.

“요셉 같은 믿음이 없이는 남자들이 유혹하는 여자와 단둘이 있는데 유혹을 뿌리치는 게 쉽지 않잖아요. 저는 이해할 수 있겠더라고요. (그래도 그렇죠. 어떤 분이셨나요. 그 집사님은?) 남편보다 나이가 열 살 정도 많았고 대기업 대리라고 했어요. 그런데 나중에 듣게 되었는데 집사님 남편과 단란주점을 했다는 소릴 들었어요. (거짓말을 한건가보네요) 그 집사님이 거짓말을 한 거 같아요. 어떻게 보면 남편도 그 집사님한테 속은 거죠.”

 

   
 

항암 치료할 때 둘이 같이 오다

너무 담담하게 얘기하는 김 교수의 말을 들으며 어떻게 저렇게 침착할까 생각하며 계속 얘기를 들었다. 남편은 암을 앓고 있는 부인에게 여 집사와 병문안을 와서 이런 얘기를 했단다.

“제가 입원 치료를 받을 때 둘이 같이 왔어요. (같이 왔다고요?) 병문안 왔다고 하더라고요 (너무하네요) 그러면서 남편이 집사님이 양복도 사주고 노트북도 사줬다고 했어요.”

남편이 너무하다 싶었다. 아무리 그래도 부인이 암 환자인데 함께 병문안을 와서 그런 말을 하다니... 마치 드라마 같은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그런데 그 여 집사는 다른 교회에서도 그런 일이 몇 번 있었다고 한다. 그 얘기는 쓰지 않겠다.

 

의부증 환자로 몰리다

이쯤 얘길 들으니 어쩜 이런 일이 다 있을까 싶다. 감히 목회자를 상대로 유혹하다니. 그 죄를 어찌 감당하려고... 그럼 김 교수는 교회에서 담임목사님과 교인들이 다 알았을 때 어떻게 얘기를 마무리 지었을까?

“그 집사님이 그랬대요. 제가 의부증 환자라서 전도사님이 불쌍해서 밥을 챙겨주다 그렇게 됐다고요.”

울화통 터질 말이다. 남편을 유혹한 것도 모자라 거짓말까지 하다니. 이쯤 되면 정말 막장 드라마가 아닐 수 없다. 김 교수가 너무 착해서 그랬던 걸까. 아니면 그 집사님이 너무 악해서 그랬던 걸까. 정말 이해할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

그 이후 남편하고는 어떻게 된 걸까?

 

남편의 불륜 현장을 목격하다

“제가 항암치료를 하던 중에 계절이 바뀌어서 2월에 옷을 가지러 집에 갔어요. 그런데 현관번호 키가 바뀌어 있는 거예요. 그래서 문을 두드렸죠. 안에는 사람이 있는 거 같은데 문을 안 열어주더라고요. 1층 주차장을 내려다봤는데 여 집사님 차가 보였어요. 열쇠 사장님을 불러서 따고 들어가려고 했는데 혹시 모르니 경찰입회하에 문을 따야 한다고 열쇠 사장님이 그러더라고요. 그래서 경찰입회하에 문을 따고 들어갔더니 커튼이 드리워져 있고 집안은 어두운데 여 집사님이 서재 책상 밑에 신발을 들고 숨어있더라고요. (어머나 세상에!) 남편은 저쪽에 서 있고. 거실에는 술하고 안주가 식탁 위에 놓여있더라고요. 그리고 소파 위에는 여행 관련 리플릿이 보였어요.”

기가 막혔다. 부인은 암으로 사경을 헤매고 있는데 둘은 유흥을 즐기고 있었으니 김 교수의 마음은 어땠을까?

“그 장면을 보는 순간 ‘올 것이 왔구나’ ‘이제는 내 사람이 아니다’란 생각이 들고 우리 아들 생각만 나는 거예요. 아들 생각을 하면 호적정리까지 하면 안 되잖아요. ‘여 집사님이랑 같이 살아도 되니까 이혼만 안 해줬으면 좋겠다’라는 생각밖에 안 들더라고요. (정말요?) 네. 그냥 아무 감정이 없었어요. 기도하니까 그런 마음을 주신 것 같아요. 회개도 하고 용서도 하고... 너무 감사하게도 애 아빠에 대해서는 다 내려놓게 되더라고요. 밉지도 않고 사랑하지도 않으니까 살겠는 거예요. (어떻게 그럴 수가 있죠?) 혼자서 사랑한다고 매달리면 얼마나 괴롭겠어요? 그런데 아무 감정이 없는 거예요. 거의 제로에 가까울 정도로. 진짜 내 마음에 그 여자랑 살아도 괜찮다는 마음이 드는 거예요. 다만 아들의 미래를 생각하며 이혼만은 안 하고 싶었어요. 결국 남편이 대서소에서 이혼서류를 제 것까지 써와서 사인해줬어요. 저는 아무렇지 않았어요.”

그전에 마음의 심증은 있고 증거는 없어서 마음의 준비는 하고 있었는데, 결국 불륜 현장을 확인하게 되어 아무렇지 않았다고 한다. 하나님께서 도와주신 거라고 김 교수는 말한다.

 

   
 

회개 기도가 쏟아지다

“‘해리장애’라는 게 있어요. 살다가 큰 충격을 받으면 자기도 모르게 기억상실처럼 잊고 싶은 일정부분이 사라지는 거예요. 제가 하나님께 기도했어요. 망각도 은사인데 ‘하나님, 잊게 해 주세요’라고요. 그러니까 기적처럼 다 잊혀지더라고요.”

김 교수 어머니는 신앙이 좋다. 딸이 암 진단을 받고 병원에서 가망성이 없다고 하자, 하나님께 매일 철야기도를 드리겠다고 서원하며, 딸을 살려달라고 매달렸단다. 그날 밤도 김 교수는 어머니가 철야기도를 가시길 기다렸다가 어머니가 철야기도가시고 나서 작업(?)을 시작했다.

“며칠 뒤 친정집으로 남편이 찾아와 서류는 본인이 준비할 테니 이혼하자고 했어요. 그날 밤 엄마가 기도하러 나가신 후에 결혼사진을 정리하려고 마음먹고 엄마가 기도하러 가신 후에 남편과 연애할 때 찍은 사진을 다 가위로 자르고, 찢고 시계를 보면서 엄마가 오시면 안 되니까 엄마 오시기 전에 다 마무리해야 해서 정신없이 정리했어요. 엄마 아시면 속상해하시잖아요. (맞아요) 그런데 남편이 너무 미워서 기도했는데, 갑자기 회개 기도가 나오는 거예요. 신학교 다니면서 만났을 때 다들 반대했거든요. 주변에서 왜 만나냐고 했었어요. 근데 저는 계속 ‘남편이 착하다’ ‘저랑 결혼해서 하나님 만나면 되죠’라고 한 게 영적 교만이었구나... 하나님이 바꾸셔야 하는데 내가 저 사람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했구나... 그게 회개가 되는 거예요. 그 순간 억울함도, 미움도 싹 사라지더라고요. 생각해보면 하나님은 절 위해 용서의 마음을 주셨던 것 같아요. 만약 미워하는 마음으로 복수극을 다짐했다면 아마 지금 ‘악마의 얼굴’처럼 변하지 않았을까요? 눈물 콧물 다 흘리면서 날이 밝기 직전까지 회개 기도를 했어요. 그러고 나서 다음날 정기점사인 CT를 찍으러 병원에 갔는데...”

 

암이 사라지다

글쎄, 할렐루야! 김 교수의 암이 기적처럼 싹 사라진 것이다. 암이 다 나아 병원에서 교수님들도 “조물주가 하셨다”며 기적이 일어났다고 하셨단다. 하나님이 회개 기도를 시키신 이유가 있었다. 하나님은 참으로 좋으신 분이시다. 하나님의 자녀가 고통당하는 모습을 보시기 싫어하신다. 아니 못 보신다. 그리고 억울한 일 당한 자녀의 원수를 갚아주신다. 대신 갚아주신다. 내가 갚는 것보다 더 좋게 갚아주신다. CBS TV ‘새롭게 하소서’에 출연했을 때 주영훈 MC가 “남편이 암이었네” 했는데 진짜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신학교에서 만나다

그렇다면 김 교수와 남편은 어떻게 만나서 결혼까지 하게 된 걸까?

“저는 미팅 소개팅 한번 안 하고 신학교에 갔어요. 제가 입학했을 때 남편은 2학년이었어요. 남편은 글을 잘 썼어요. 저도 하나님께서 재능을 주셔서 글 쓰는 걸 좋아했어요. 그래서 학보사 기자 모집하는 데 지원했고 한 명을 뽑았는데 제가 뽑혔어요. 그때 남편이 학보사 문화부장이었어요. 나중에는 편집장이 됐는데... 남편이 3학년 때 편집장을 했고 저는 문화부장을 했는데 기독교백화점 광고 따러 다니면서 친해졌어요. 그리고 기숙사 생활을 했는데 남편도 기숙사 생활을 했어요. 남편은 다정다감하게 저한테 아주 잘했어요. 그러다 보니 정이 든 거죠. (남편하고 공통점이 많았네요?) 남편은 신앙 좋은 장로님 아버님이 서원 기도해서 마지못해 신학교에 온 것이기 때문에 2, 3학년 때는 신학교를 그만둘까 고민도 했었어요. 그런데 저를 만나 못 그만두고 졸업까지 했죠.”

김 교수는 본인이 서원했고, 남편은 억지로 온 학교이기 때문에 입장이 많이 달랐단다.

 

막연한 기대감으로 한 결혼

“결혼할 때 주위에서 남편을 반대했어요. 사감 목사님도 교수님도 반대했어요. 그러나 저는 다른 생각이었어요. 신학교에 오는 사람들은 다 신앙이 좋다고 생각했어요. 아버님은 장로님인데다 신앙도 좋으셔서 역전에서 노방전도도 하신다고 했고 몇 대째 신앙인 집안이고 어머님은 권사님이고 남편은 어떤 부분에서 보면 똑똑하고 손재주도 있고 글도 잘 쓰고 운동도 잘하니까 ‘착하고 인성 괜찮으면 됐지’ 하는 마음과, ‘결혼해서 하나님만 만나면 좋은 목회자가 되겠지’ 하는 막연한 기대감으로 결혼을 했던 거 같아요.”

결국 남편은 졸업해서 목회자가 되었다. 그러나 목회하던 어느 날 남편은 대화 중에 성경은 한낱 이야기책에 불과하다고 얘기했고, 목회하면서도 여전히 하나님을 만나지 못했다고 했단다.

“그래서 저는 목회를 접고 기도해 보고 하나님을 먼저 만나고 목회하자고 했어요. 그랬더니 이제는 목회가 직업이 돼서 그만둘 수 없다고 하더라고요.”

 

목회 그만두고 컴퓨터 대리점을 한 전 남편

결국 김 교수는 이혼했고 지금은 엄마랑 둘이 살고 있다. 아들은 대학 졸업반이어서 타지에 있다. 남편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

“(남편하고 그 집사님은 같이 살고 있나요?) 같이 산다고 들었어요. 아들이 다섯 살인가 여섯 살 때 폐렴에 걸려서 종합병원에 입원했는데 2인실이었어요. 그 옆에 마침 남편이 권고사직한 교회 교인이 그 집 아이도 아파서 입원해서 같은 병실에 있었어요. 안 듣고 싶어도 듣게 되잖아요. 단란주점 하는 남편이 부인의 외도사실을 알게 돼서 이혼당하고 딸 데리고 나와서 셋이 같이 산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벌써 20여 년 전 얘기네요.”

그 후 아는 간호사를 통해 들은 얘기로는 컴퓨터 대리점을 한다는 얘기를 들었단다. 엄마는 이런 얘기를 전해 듣고, 딸에게 “악으로 악을 갚지 말고, 선으로 악을 갚으라”고 하신 성경 말씀을 이야기하며, “애 아빠인데 그래도 불쌍한 영혼이 하나님은 떠나지 않도록 기도하자”고 그랬단다.

 

아들을 만나게 해주다

이혼하고는 안 만난 걸까?

“아들이 아빠 얘기 안 하다가 초등학교 4학년 어느 날 해외에서 아빠 전화를 받았다며 다니는 학교와 언제 끝나는지를 물어보고, 학교 앞으로 만나러 오겠다고 했다는 거예요. 유괴범일 수도 있어서 불안한 마음에 이혼하고 수년이 흘렀지만, 제가 확인차 전 남편에게 전화했어요. 그랬더니 전화한 적이 없다고 하더라고요. 아들은 그 이후 ‘아빠 언제 와?’라며, 아빠를 기다리는 눈치였어요. 그래서 제가 전화해서 만나게 해줬죠. 먼저 제안을 한 거예요. 저는 아무런 감정도 없었고 어디로 데려다주면 둘이 만나고 연락해주면 가서 아들을 데리고 왔어요. 대형마트에서 만난 첫날은 비싼 닌텐도도 사주고 보내더니 두 번째 만날 때는 아들을 지하 주차장으로 내려보내라고 해서 보냈더니 붕어빵 한 봉지를 들려서 바로 올려보내더라고요. 제 생각에 여 집사님이 돈 쓰고 왔다고 뭐라고 했을 수도 있고 생활 형편이 좋지 않아서일 수도 있겠다 생각했어요. 그때부터는 남편이 아들 보러 안 왔어요. 오히려 다행인지도 모르죠.”

 

남편이 병원비를 모금하다

암 등록제도도 없던 시절, 암 보험도 하나 없이 암을 두 번이나 앓으면서 돈을 많이 썼을 것 같다. 집도 어려웠을 텐데 그걸 다 어떻게 감당했을까?

“병원비는 친정집을 팔아서 해결했어요. (남편이 도와주지 않았나요?) 남편이 신학교에서 모금 운동을 했대요. 사연을 올렸나 봐요. 저는 몰랐는데 나중에 신학교 친구한테 들은 거예요. 그런데 저한테 그 돈은 하나도 안 왔어요. 남편도 얘기를 안 해서 제가 몰랐던 거죠. (어머나) 저는 그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다가 나중에 치료가 끝나고 신학교 친구들을 만나서 그때 알았어요. 모금했었다는걸. 친구들이 하는 말이 ‘성의야, 너 선배들이 실망했대. 그때 그렇게 모금해줬는데 고맙단 말도 안 하고 너 그렇게 안 봤는데 어쩜 그럴 수 있냐?’고. 그래서 제가 그랬어요. ‘내가 뭘 알아야지. 지금 너희들에게 처음 듣는 얘기인데 내가 어떻게 알아?’ 그랬더니 ‘너한테 얘기 안 했어? 어쩐지 이상하다 했어’ 그랬어요.”

 

   
 

인복 많은 그녀

그녀는 두 번의 암을 앓고 박사 공부를 하면서 빚을 많이 졌단다. 그리고 아파트도 적은 평수로 이사했다. 임대아파트 16평에 살고 있다. 그래도 그녀는 너무 밝다. 밝아도 너무 밝다.

“엄마는 아빠가 편찮으셔서 일찍 돌아가시고 30대에 혼자 되셔서 할머니(시어머니)를 삼십일 년간 모셨어요. (대단하네요) 그래서 고모부가 엄마 열녀비 세워 드려야 한다고 그러셨어요. (웃음) 그런데 할머니 돌아가신 다음 해에 제가 암에 걸리고 이혼하고 엄마는 한평생 여자로서 일상적으로 기쁘고 즐거운 일이 없으셨을 것 같아요. 그래도 저는 간호사나 교수를 하며 자주 회식도 하고 맛있는 것도 먹고 여행도 가는데 엄마는 정말 아무 기회도 없는 거잖아요. 저는 교수라고 옷 잘 입고 다녀야 한다며 주위에서 미용실 원장님이나 친구들이 작아진 옷, 좋은 옷들을 줘요, 가방도 주고, 그리고 제가 미즈실버코리아 선발대회(대상) 나간다고 했더니 친구들이 ‘너 거기 가서 기죽지 말라고. 다들 사장님 와이프일 텐데 내가 가방과 주얼리 빌려줄 테니까 대회 끝날 때까지 쓰고 나중에 갖다줘’라며 주얼리를 상자째로 빌려줬어요. (인복이 많으신 것 같네요) 네. 그런 것 같아요. 예전에 간호부장님도 그러셨어요. ‘너는 얘기 들어보니까 신랑 복만 없지 인복은 많네’라고요. (웃음)”

 

화장품도 없어요

미즈실버코리아 선발대회에 나가서 대상도 받고 외모는 화려해 보이지만, 실제로 사는 얘기를 들어보면 전혀 상반된다.

“미즈실버코리아 선발대회 나갈 때 사진이 되게 중요하잖아요, 그게 첫 면접이나 다름없으니까, 그런데 돈은 없고 메이크업 비용도 전화해서 물어보니까 오만 원이라고 하고 스튜디오도 전화했더니 십만 원이래요. 그 돈이 어디 있어요? 돈도 없지만, 평소에 민낯으로 다녀서 집에 화장품도 없는데 (그럼 학교 가실 때는 화장 안 하고 가세요?) 안 하고 다녀요, 눈썹 정도만 그리고 다녀요, 마스크 쓰고 다니니까 화장 안 해도 되니까 감사하죠, 그전에는 화장하는 게 예의 같아서 간단하게라도 하고 다녔는데 지금은 코로나니까 마스크 써서 티도 안 나고 너무 좋아요. (웃음) 눈썹 펜슬 살 때는 로드숍 같은 데 가서 몇천 원짜리 사서 그리고 다녀요. (그래도 기초 화장품은 쓰셔야 하잖아요? 그 나이 되면 피부가 땅기실 텐데) 괜찮아요. 제가 선물 받은 거 엄마도 잘 안 바르시고 저도 스킨 로션도 제대로 안 발라요.”

 

미즈실버코리아 출전 이유

“제가 이렇게 연약하고 보잘것없음에도 불구하고 제가 약할 때 강함 되시는 주님을 자랑할 수 있어서 감사해요. 방송을 통해 제 사연을 알게 되었다는 학생들도 있고, 이런저런 계기로 이번 학기에 간호학과 학생들을 6명이나 전도하게 되었어요. 본교에 임용된 이후로 제게는 가장 감사한 일이에요. 미즈실버코리아 파이널 진출자 단톡방에서도 방송을 통해 제 사연을 보고, 대부분 하나님을 다시 만나는 계기가 되었다는 고백들을 해 주셨어요. 제가 미즈실버코리아 대회에 힘든 환경에서도 진출하기로 결심하고 하나님께 영광 돌리고 싶어서 나가려는 기도 제목이 이루어진 것 같아서 얼마나 감사한지 몰라요. 제가 독자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돈도 없는데, 이런 대회에 왜 나갔는지 의아해하시는 분도 계실 것 같아요. 서류에 합격한 이후에 본선 진출을 앞두고 경제적인 이유로 진출을 포기하려고 했어요. 하지만 감독님께서 제 사연을 듣고 눈물을 흘리시며 진심으로 저를 격려해 주셨고, 부장님도 전화로 많은 용기를 주셨어요. 그래서 어렵지만 암 환자와 한 부모 가족, 이 땅의 실질적인 가장들에게 위로와 힘을 주고 싶어서, 그리고 본선 무대 위에 서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싶어서 대회 출전을 결심하게 됐어요.”

 

상처는 뭐예요?

이렇게 밝은 김 교수에게 상처란 무엇일까?

“상처는 우리가 어디 가다가 넘어져서 무릎에 상처 나면 흔적은 남잖아요. 그것처럼 상처는 반흔이라고 그러는데, 거기에 육아조직 표면에 표피가 덮이면 생기는 거고 그전에 있던 피부하고는 다르거든요. 그리고 그게 굳어져요. 딱딱해지죠. 그걸로 인해 감염도 안 되고 나를 지켜주잖아요. 그래서 상처는 피할 수 있으면 피하고 싶죠. 상처 나고 싶은 사람이 어딨겠어요? 그게 각자 느끼는 강도의 차이인데 누구에게는 작은 상처, 누구에게는 큰 상처일 수 있어요. 똑같은 상황을 맞닥뜨리게 되더라도. 근데 다른 거는 뭐냐면, 하나님 앞에서 서지 못 한 사람에게는 상처로 끝날 수 있다는 거죠. 아파하면서 평생 후회하면서 형편이 좋아졌어도 과거를 곱씹으면서 자신을 망가뜨리게 되는 거죠. 반면, 하나님을 믿는 사람은 여기에도 하나님의 뜻이 있을 거야 하고 그분의 뜻을 찾으려고 하잖아요. 그리고 ‘하나님이 더 좋게 하시려고 이랬구나!’라고 깨닫고 극복하게 해주시는 거 같아요. 이게 은혜죠. 그다음에는 똑같은 아픔 있는 사람들이 눈에 들어오고 마음이 가요. 그래서 제가 투석실, 정신과, 호스피스, 내시경실 등 여러 파트에서 근무했지만 암 환자였기 때문에 호스피스가 가장 애착이 있고 지금도 만약 교수 그만두고 간호사를 한다면 호스피스 간호사로 가고 싶어요.”

 

하나님의 은혜, 하나님의 개입하심

김 교수는 학문하고 간호사하고 그랬을 때보다 몸으로 경험했을 때 더 깊이 이해했단다. 만약 김 교수 몸이 건강해도 깨닫는 수준이었다면 이런 시험들을 통해 깨달음을 주시지 않았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해본 적이 있단다. 하나님의 뜻을 빨리 깨닫는 사람들은 풍파를 만나도 바로 극복하는데 자신은 미련해서 그러질 못했다고 한다.

직접 만나 인터뷰를 한 김 교수는 정말 순수한 신앙인이었다. 올해 나이 쉰둘이라는데 어쩜 그런지 이해가 안 될 정도였다. 김 교수는 사람을 좋아한다고 했다. 실제로 주위에 좋은 사람이 많았다. 그동안 시련이 많았다. 두 번의 암, 이혼, 빚으로 인해 계속되는 경제적인 어려움. 그렇지만 이제 그녀에게 그런 건 중요치 않은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의 은혜라고 말하는 그녀에게 그런 것이 무슨 큰마음의 상처로 남아있겠는가. 다 하나님의 은혜고 하나님의 개입하심이었다. 그녀가 계속 밝은 미소로 사람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미치며 사랑 많이 받는 사람으로 살았으면 좋겠다.

 

 

<이 기사는 계간 ‘치유’ 3호에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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