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사건은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진 게 아니다. 가부장적 권위주의와 목회적 권위의 남용이 우리 교회를 서서히 병들게 했다. 그동안 우리는 병든 교회의 고통에 직면하지 않았다. 큰 분란의 소지가 있을까, 애써 외면하고 회피했다.

우리 모두는 그리스도의 몸이고 한 사람, 한 사람이 그리스도의 지체다. 그래서 교회는 단순한 조직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몸으로서 존재하는 살아 있는 유기체인 것이다. 우리 몸은 신체 어느 부위에 이상이 생기면 온몸이 함께 문제를 해결하려는 놀라운 공조 기능이 나타난다.

손가락 끝에 염증이 생기더라도 문제가 생긴 부위를 우선 돕기 위해 전신의 백혈구들이 상처 부위로 몰려 세균들과 한판 사투를 벌이느라 몸살을 앓는다. 그러나 우리 교회는 그런 공조 기능을 발휘하는 대신 진통제로 연명했다. 이제는 내성이 생겨 더 이상 마약성 진통제도 듣지 않는다는 것을 여실히 드러낸 것이 이번 사건이다.

성직자의 돈 문제든 여자 문제든 쉬쉬하며 덮어 왔는데, 대외적으로 드러내지 않더라도 내부에서 문제를 공론화하고 목회 현장에서 생기는 여러 윤리적 문제에 교회가 잘 대처해 왔다면, 이렇게 문제가 크게 터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결국 우리가 못해서 이런 문제까지 왔고, 교회의 여성에 대한 인식이 매우 낙후돼 있고, 여성을 인격적으로 대하지 못했다는 것은 분명히 우리가 반성해야 된다. 이 문제에 대해 교회가 깊이 있는 고민과 성찰을 할 때가 됐다.

이 사건이 터지고 저는 매우 괴로웠는데, 잘 됐다는 생각도 든다. 감춰진 것은 드러나기 마련이다. 아예 더 드러내는 것이 낫다. 환부가 잘 드러나야 좋은 처방도 내릴 수 있다.

저는 이번 사건의 근원을 살펴 볼 때 문제의 본질은 인간 존엄성, 인권의 문제라고 본다. 우리 교회가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게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된 인간의 존엄성이다. 다시 우리 교회도 돌아갈 때가 됐다. 너무 깊이 병들었다.

첫째로, 수지선한목자교회의 2월 12일 교단탈퇴를 위한 결의는 불법적인 행정행위로 규정하고 강력하게 의법 처리해야 한다.

둘째로, 강OO 목사의 6개월 정직 처분이 시행되는 상황에서 행한 그 어떤 행정 행위도 인정되어서는 안된다.

셋째로, 상기의 상황에 대하여 강OO 목사의 회개와 반성이 전제되지 않는다면 교단법에 의거 목사직 면직을 통하여 강력하게 치리하여야 한다.

넷째로, 수지선한목자교회의 재산권 관련하여서 재단편입유무를 확인하고 교회재산의 분립을 송사를 통하여서라도 막아야 내야한다.

다섯째, 교회의 상황이 어떻든 최종적으로 교단 탈퇴를 방어할 목적으로 문제 해결의 거점 확보를 위해 담임자를 직권 파송하여야 한다.

여섯째, 반성과 책임보다는 자신의 안위만을 위하여 교회의 권위를 짓밟아버린 기망적인 행위에 대하여 끝까지 책임을 물어 교회의 질서를 굳게 세워가야 하겠다.

경기연회 남양지방회 원천교회

담임목사 곽일석 목사(iskwag@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