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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절 묵상―예수님의 뜻과 제자들의 실수
최재석  |  jschoi411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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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년 02월 27일 (월) 14:47:46
최종편집 : 2023년 06월 18일 (일) 06:11:25 [조회수 :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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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절은 ‘참회의 수요일’(Ash Wednesday)로부터 시작해서 부활절 일요일까지 40일간을 가리킨다. 올해는 2월 22일이 ‘참회의 수요일’이다. 가톨릭에서는 사순절 첫날에 1년 동안 걸어두었던 성지(聖枝)를 태워서 그 재로 이마에 십자를 긋고 회개의 기도를 드린다. 그래서 사순절 첫날을 Ash Wednesday라고 부른다. 사순절은 예수님이 예루살렘으로 올라가셔서 십자가를 지실 때까지의 가르침을 되새기면서 회개하는 기간이다.

개신교회에서도 사순절을 지키지만, 일부 교단에서는 사순절이 성경에 기록되어 있지 않다는 이유로 사순절을 지키지 않는다. 단지 부활절 전 주일을 종려주일로, 부활절 전 1주일을 고난주일로 지킨다. 

그런데 이 기간 동안에 예수님이 가이사랴 빌립보로부터 예루살렘까지 올라가시면서 제자들과 함께 나눈 대화와 제자들의 행동을 살펴보면 사순절은 예수님의 제자된 모든 기독교인이 회개하면서 지켜야 할 기간인 것이 분명하다. 그들의 실수는 곧 우리가 저지르고 있는 실수이기 때문이다.

유월절을 지키기 위하여 예루살렘으로 올라가는 여행을 시작하면서 예수님은 맨 먼저 제자들에게 사람들이 자기를 누구라 하느냐고 물으셨다. 그때 베드로는 “주는 그리스도시요 살아 계신 하나님의 아들이시니이다”(마 16:16)라고 대답하여 칭찬을 받았다. 

예수님은 바로 이어서 예루살렘에 올라가 고난을 받고 죽임을 당하고 삼 일만에 살아나게 될 것이라고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베드로가 나서서 그렇게 되어서는 안 된다고 항변하자 예수님께서 “사탄아 내 뒤로 물러가라”(마 16:23)라고 베드로를 호되게 꾸짖으셨다. 하나님의 일은 생각하지 않고 사람의 일만을 생각한다는 것이다. 

당시 로마의 압제에 시달리던 유대인들은 메시아(그리스도)가 다윗의 후계자로서 다윗이 무력으로 이방 나라들을 정복하였듯이 로마와 싸워 이스라엘 왕국을 재건할 자라고 믿고 있었다. 그래서 예수님을 메시아로 믿었던 베드로를 비롯한 제자들도 예수님이 그렇게 무력하게 죽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다음 예수님 일행이 갈릴리를 지날 때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자기가 죽임을 당하고 삼 일만에 살아나시리라고 두 번째 예고하셨다. 마가복음의 기록자는 “제자들은 이 말씀을 깨닫지 못하고 묻기도 두려워하더라”(9:32)라고 기록했다. 메시아에 대한 그들의 선입견으로 인해서 예수님의 말씀이 그들의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두 번째 수난 예고를 들은 후에도 그들은 예수님이 로마의 압제를 물리치신 후의 나라에서 누가 더 큰 자리를 차지할 것인지에만 관심이 있었다. 그런데 예수님은 이런 제자들에게 “누구든지 첫째가 되고자 하면 뭇 사람의 끝이 되며 뭇 사람을 섬기는 자가 되어야 하리라”(막 9:35)라고 말씀하셨다. 예수님의 말씀은 그들의 생각과는 반대였다. 

이제 예수님 일행은 예루살렘으로 올라가고 있었다. 그때 예수님은 세 번째 자기가 대제사장들과 서기관들에게 넘겨질 것이고 그들이 자기를 능욕하고 죽이겠지만 사흘만에 다시 살아날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그런데 이 세 번째 수난 예고를 듣고서도 제자들은 그 말씀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마가복음에 의하면 예수님이 이 말씀을 마치자 야고보와 요한이 예수님께 와서 주께서 나라를 다스릴 때 자기 형제를 한 사람은 주의 우편에 다른 사람은 좌편에 앉게 해달라고 요청했단다. 세상 욕심으로 인해서 예수님의 말씀을 받아들이지 않고 자기의 출세만을 생각하는 그들이 참 엉뚱한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런 제자들에게 짜증이 날 만하지만, 예수님은 침착하게 다시 말씀하셨다. “너희 중에 누구든지 으뜸이 되고자 하는 자는 모든 사람의 종이 되어야 하리라 인자가 온 것은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라 도리어 섬기려 하고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의 대속물로 주려 함이니라”(막 10:44-45)

이런 말씀을 들은 후에도 제자들의 실수는 계속된다. 겟세마네에서 예수님이 당신이 가장 사랑하는 세 제자를 데리고 가서 “내 마음이 매우 고민하여 죽게 되었으니”(마 26:38) 자기가 기도할 동안에 깨어 있으라고 부탁했지만, 그 제자들은 예수님의 고민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잠을 잤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예수님이 “사람을 낚는 어부”로 만들기 위해서 애써 가르치신 그 제자들이 예수님을 버렸다. 가장 먼저 행동을 취한 자는 가룟 유다이다. 그는 예수님을 돈을 받고 팔았다. 요한복음 18장에 따르면, 예수님이 체포되자 두 사람을 제외하고는 모든 제자가 예수님을 떠났다. 예수님을 버리지 않겠다고 장담하던 베드로도 제사장의 뜰에 남아 있다가 예수님을 모른다고 발뺌했다. 

결국 예수님이 십자가를 지신 현장에는 열두 제자의 얼굴이 보이지 않았다. 그들은 예수님의 뜻을 이해하지 못하고 세상적인 욕심에 사로잡혀서 스승을 버리는 엄청난 실수를 범했다. 그렇게 힘들여 가르친 제자들이 당신을 버린 것을 보시고 예수님은 얼마나 실망하셨을까!

그 열두 제자의 어리석음을 비난하고 싶겠지만, 이것은 그들만의 것이 아니다. 우리도 그들과 별로 다르지 않다. 육신의 욕심에 사로잡혀서 예수님의 가르침을 멀리한 우리를 보시면서 예수님은 그동안 얼마나 안타까워하셨을까? 

이제 사순절을 맞아 우리 모두 예수님이 십자가를 지신 그 현장으로 가자. 십자가에 못박혀 고통스러워하시던 주님의 얼굴을 보자. “엘리 엘리 나마사막다니”라고 외치신 주님의 절규를 듣자. 그리고 예수님이 실망하셨을 우리의 삶을 되돌아보자. 애통하는 마음으로 다시는 주님을 배반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회개의 기도를 드리며 용서를 빌자. 

목이 막힐 때까지 “주 달려 죽은 십자가 우리가 생각할 때에 세상에 속한 욕심을 헛된 줄 알고 버리네.”(149장)를 4절까지 되풀이해서 노래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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