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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에서 먹는 제주의 맛 보말칼국수
임석한  |  skygrace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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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년 02월 22일 (수) 00:07:52
최종편집 : 2023년 02월 22일 (수) 00:14:07 [조회수 : 3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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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기운이 찾아오는가 싶었는데 아직은 쌀쌀함이 가시지 않았다. 지난겨울은 유난히 춥고 눈도 많이 왔기에 따뜻한 봄 날씨가 많이 그립다. 지난주 교회 권사님 한분이 제주도에 행사를 위한 답사를 갔다 왔는데 제주도는 정말 따뜻해서 좋았다고 하는 이야기를 들었다. 따뜻한 제주도 바닷가에 앉아 차 한 잔을 하며 여유로운 시간을 갖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2년 전 제주도에 갔을 때 먹지 못해 아쉽고 궁금했던 음식이 있었다. 언젠가 제주도에 다시 갈 일이 있으면 꼭 먹어봐야겠다고 다짐했던 그 음식은 보말칼국수였다. 그런데 오늘 내가 사는 이천에서 보말칼국수를 먹게 되었다. 제주도에 가지 않아도 보말칼국수를 맛보게 되다니 감사한 일이다. 

아내에게 오늘 저녁은 밖에서 먹자고 했다. 뭘 먹을까? 물어봤더니 아내가 이천 송정동에 있는 보말황태칼국수집을 추천했다. 지난번 지인과 함께 왔었는데 오전 11시 30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손님이 너무 많아서 돌아와야 했었단다. 나도 오다가다 본 적은 있지만 보말칼국수는 제주도에서 먹어야 제 맛 아닌가? 생각하고 가보지 않았었는데 속는 셈 치고 한번 맛보기로 했다. 

도착해보니 건물도 조립식 단층 건물이고 외관의 상태도 그리 좋지 않았다. 하지만 뭔가 숨은 맛집의 내공이 느껴지는 분위기였다. 오후 5시 30분 정도에 방문했는데 여사장님께서는 장사를 마치려고 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마침 재료가 2인분 남았다면서 보말칼국수 주문을 받아주셨다. 자신은 하루에 딱 30인분만 팔고 재료가 떨어지면 더 이상 장사를 안 하신다고 했다. 

사장님은 젊은 시절부터 지금까지 24년 동안 음식장사를 하셨다고 한다. 6년 동안 직접 만든 묵으로 묵밥집을 하다가 12년 동안 지금의 장소에서 문어요리집을 했었는데 문어 값이 너무 비싸져서 판매할수록 손해를 보게 되었다고 한다. 이후 제주도에 사는 동생들이 보말칼국수를 해 보라고 권유해서 6년 전부터 제주도에서 보말을 공수하여 장사를 하셨다고 했다. 밑반찬으로 나온 배추김치와 무채김치만 먹어봐도 사장님의 24년 음식 내공을 확인할 수 있다. 이분은 음식점을 운영하셔야만 하는 솜씨이시다. 

 

   
 

보말은 바다 고둥의 제주도 방언이다. 고둥은 나선모양의 껍데기를 가진 동물을 총칭하는 말이다. 소라, 고동, 고디, 다슬기 등으로 불리기도 한다. 소라를 경남과 전남에서는 고둥이라고 부르고, 강원, 경기, 경상, 전남, 충남 등지에서는 고동이라고 부른다. 강원도와 충북 일부에서는 올갱이라고 부른다. 우리가 강에서 잡은 소라는 길쭉한모양인데, 보말은 둥글넓적한 모양이다. 

제주보말은 단백질 성분이 풍부하여 예로부터 제주도 해안마을의 부족한 동물성 단백질을 보충하는 식재료였다. 아르기닌(arginine)성분이 풍부하여 기력을 회복하는데도 효과가 좋다. 보말에 포함된 아르기닌의 양은 장어, 소고기보다 많다. 특히 남성들에게 더욱 좋다. 청정지역의 해조만 먹고 자란 보말은 미네랄이 풍부하다. 보말의 성분은 우리 몸의 자율신경계를 자극하여 안정되도록 하는 작용을 하기 때문에 심신안정효과로 우울증을 예방하는데 효과적이고, 간 기능 개선과 골다공증 예방의 효과가 있다고 한다. 

음식이 나왔다. 생전 처음 먹어보는 보말칼국수이다. 국물은 한 수저 떠서 먹어보니 정말 맛있다. 육수 맛을 이야기해보자면 진하면서도 담백하고 고소하면서도 감칠맛이 난다. 깔끔하면서도 부드럽다. 간이 딱 맞다. 국물에 미역도 넣어서 함께 끓였지만 미역으로만 가능한 육수의 맛이 아니다. 도대체 비법이 무엇일까? 일단 이 집의 국물 맛은 합격이다. 칼국수 면을 보니 색이 약간 거무스름하다. 물어보니 소화가 잘되는 한방재료를 넣어서 반죽을 한다고 하셨다. 뭔지는 안 가르쳐주신다. 그래서인지 먹고 나서도 속이 아주 편했다. 면을 다 먹고 국물이 남으면 사장님이 밥을 공짜로 넣어 끓여주신다. 대신 남기면 2000원을 받으신다고 했다. 요즘 오른 물가를 생각하면 9000원 이상 받아도 괜찮다는 생각이 들 정도인데 가격이 8000원으로 착하다. 한번만 오면 단골이 될 수밖에 없는 집이다. 

제주도에 가야 먹을 수 있는 보말칼국수를 가까운 곳에서 먹을 수 있다니, 그것도 후회하지 않을 맛을 볼 수 있으니 정말 감사할 따름이다. 다음에는 황태칼국수를 먹어봐야겠다. 멍게 비빔밥과 문어요리는 하루 전 예약이 필수다. 멀리서도 소문 듣고 사람들이 찾아오는 집이니 한번 방문하면 절대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하루 30인분만 판매하기에 점심식사시간이 지나서도 문 닫는 경우가 있으니 멀리서 방문하는 분들은 꼭 전화를 해 보고 가야 한다. 

이천 '보말황태칼국수' 경기 이천시 아리역로 88-10  (송정동 92-1) 전화번호 : 031) 634-66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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