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칼럼 > 오늘의칼럼
“스스로 풀어야 할 부모의 숙제”
박효숙  |  hyosook0510@gmail.com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입력 : 2023년 01월 08일 (일) 23:45:46
최종편집 : 2023년 01월 28일 (토) 01:51:45 [조회수 : 3550]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텔레그램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우리들 대부분은 구비구비 인생을 겪어내면서 어느 순간, “난 절대로 내 부모처럼 하지 않을 거야”를 마음 속으로 외치며 집을 떠난 경험이 있습니다. 비록 육체적인 떠남이 아니더라도 정서적인 떠남의 경험이 우리 속에 존재합니다. 그러나 결국 절대로 않겠다던 그 맹세가 허무하게 자신의 생활 속에 녹아 있는 것을 발견하고 몸서리치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게다가 시간이 흐르고 어른이 되고 난 후에 뒤 돌아보면 자신이 진정으로 집을 떠난 적이 없음을 깨닫게 되기도 합니다.

 
몸은 떠났다고 하더라도 마음은 늘 그곳에 머물고 있는 것입니다. 바꾸려고 할 때마다 단지 덧입혀지는 인생의 옷, 즉 알맹이는 그대로 두고 옷만 몇 번 더 갈아입고 사는 셈입니다. 

정신을 바짝 차리지 않으면 우리의 인생은 우리의 의지와 상관없이 이렇게 돌고 돕니다. 
 
가정은 주님이 세우신 최초의 공동체입니다. 가정을 통해 사랑을 배우고, 친밀감과 소속감, 그리고 안정감을 느끼게 됩니다. 또한 부모를 통해 자신이 얼마나 귀중한 사람인지를 깨달아 가게 됩니다. 아버지를 바라보며 차츰 하나님의 존재를 인식하게 되고, 어머니를 보며 조금씩 세상의 이치를 깨달아 가게 됩니다. 

가정마다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는 사실은 이미 증거를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많은 가정들이 겉모습은 그럴듯한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무늬만 가정인 경우가 많습니다. 안타까운 사실은 그렇게 사는 것에 익숙해서 스스로 아프다는 사실을 모르고 지냅니다. 

가정이 제 기능에 충실하지 않은 가정을 역기능 가정이라고 부르는데 대부분의 가정이, 특히 이민자의 가정은 더할 나위가 없습니다.

역기능 가정에서 자란 자녀들은 사랑이 결여되어 있고, 규칙이 통제적이고 일관성이 없으며, 수치심으로 인해 자신의 가정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 특징이 있습니다. 

대화보다는 눈치로 서로를 살피며, 인격적인 접촉이 없고. 개인차가 존중되지 않은 환경에서 자라왔기 때문에 사고의 폭이 좁고 거칩니다. 역기능 환경에서 자란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도 모두 자기 식으로 사고한다고 단정짓는 경향이 있습니다. 
 
삶의 터전이었던 고국을 뒤로 하고, 이역만리 미국 땅으로 건너와 정착하게 된 경위는 조금씩 다르겠지만 대개는 자녀의 미래를 위한 결단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민생활이 녹녹한 것이 아니어서 생활전선에 뛰어들지 않고서는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의식주를 해결하기가 힘들어지게 되고, 살기 위해 몸부림치다 보니, 아이들은 머리와 몸이 분리된 채 커져 있고, 가정은 기름칠이 안된 자동차처럼 삐그덕거리며 요란한 소리를 내고, 운전하는 사람이 없이 거리를 달리기도 합니다. 부모는 삶에 지쳐 있습니다.
 
인생의 모든 단계에서 마찬가지이지만, 특히 청소년기에 발생하는 인생의 고난은 삶을 헤쳐나가게 하는 힘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상담학 용어에 ‘탄력성(resilience)’이라는 단어가 있는데, 이는 상처를 입은 사람들이 자신의 과거 나 현재의 위치를 떳떳이 받아들일 수 있도록 내적인 힘을 키우면, 자기가치의 소중함을 깨닫고 자신감(enhanced self-esteem)이 심어져서 상처입지 않은 사람들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가지고 험한 세상을 더 열정적으로 살아갈 수 있게 된다는 이치를 설명합니다.
 
자신을 사랑하고 자신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할 수 있어야 내적인 힘을 길러갈 수 있습니다. 모든 문제는 생각에서 비롯됩니다. 건강한 생각을 하게 되면 건강한 감정을 갖게 되고, 건강한 행동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건강한 생각이란 주님께서 우리에게 허락하신 그대로의 자연스러운, 아름다운 생각을 말합니다. 슬픔을 슬픔으로, 기쁨을 기쁨으로, 사랑을 사랑으로, 외로움을 외로움으로 그대로 느끼는 것입니다. 있는 그대로 느끼게 될 때 생각을 조절할 수 있는 힘이 생깁니다. 
 
상담현장에서는 역기능 가정의 문제로 인해 상담할 경우, 자신이 느끼는 감정을 인정해주고, 내담자가 자신의 감정을 솔직히 느끼고, 건강하게 표현할 수 있도록 돕는 데에 상담의 1차 목표를 둡니다. 감정은 틀리거나 맞는 것이 아니고, 모든 감정에는 이유가 있기 때문입니다.

효과적인 상담 툴 중의 하나로, 빈 의자요법(empty chair)이 있습니다. 빈의자를 하나 준비합니다. 빈 의자에 내담자가 감정의 앙금을 가지고 있는 상대를 가상으로 앉히고, 마음 속에 담아 둔 말을 두려움 없이 다 토해 내게 하는 상담기법입니다. 이 과정을 통해 내담자는 자신 속에 있는 분노나 상대방에 대한 감정의 쓰레기를 안전하게 쏟아내고, 상처 입은 감정을 치료할 수 있는 준비단계로 들어갑니다.
 
상담자에게 용서해야 할 상대를 직접 1인칭으로 말을 합니다. 그동안 상담을 통해 상담자와 라포가 형성되었고, 안전감이 확보되었기 때문에 두려움 없이 쏟아낼 수 있습니다. 특히 상대방으로부터 학대나 억압을 당했다든지 혹은 두 사람의 관계에서 힘의 불균형에 눌렸던 내담자의 경우에는 그 부당한 피해자의 위치에서 벗어나 당당하게 이야기하게 함으로 내담자의 자원을 끌어 올림은 물론, 힘을 실어주는 부수적인 상담의 효과를 갖는 방법입니다. 전문적인 상담사의 상담기술을 필요로 하는 상담 툴입니다.
 
우리가 갖고 있는 문제를 우리 스스로 해결할 수 없다면 그것을 우리의 삶의 일부로 인정하고 그 문제와 더불어 사는 법을 배우는 것 또한 지혜입니다. 여기서 지혜란 마치 파도타기 같은 것을 말합니다. 

인생의 큰 파도를 맞이했을 때, 파도를 정면으로 받아들여 삼켜지기보다는, 파도방향과 나란히 서서 파도타기를 한다면 저항도 덜 받고, 그 파도를 타고 훨씬 빨리, 훨씬 멀리 원하는 곳까지 밀려나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모두 부모이면서 자녀입니다. 지금 자녀인 사람은 언젠가 부모가 될 것이고, 지금 부모인 사람은 자녀로 산 지난 시간이 있었습니다. 

“난 절대로 내 부모처럼 하지 않을 거야” 외치며 손사래 치며 산 사람도 어느 날 자신의 자녀의 모습 속에서 자신의 과거를 보게 되고, 도망치면 도망칠수록 더 달려들어 못살게 하는 악몽 같은 시간들을 겪게 됩니다. 

자신이 자라온 불행한 과거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우선 “나는 누구인가?” 하는 것을 확실히 알아야 합니다. 마음속의 분노 뒤에 숨어 있는 상처입은 아이에게 손을 내밀어 함께 일어나야 합니다.  자기 성찰을 통한 자기 발견이 성장과 행복으로 인도하기 때문입니다. 
 
현재의 부모가 자신에게 올바른 삶의 푯대를 보여주지 않았다고 해서 부모를 원망하고, 불평하고 살기에는 우리의 인생이 너무나 짧고 귀합니다. 어찌 바꾸어 생각하면, 그래서 더 살아내려고 몸부림쳤고, 더 단단해졌습니다. 
그래서 지금 여기에 있습니다. 

우리 주님은 고난을 통해 사람을 다듬어 가십니다. 아픈 만큼 성숙해진 에너지를 가지고,  감사한 마음으로 기쁘게 살아가는 모습이 스스로 풀어야 할 부모의 숙제(사명)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박효숙목사/청암크리스챤아카데미

박효숙의 다른기사 보기  
기사를 추천하시면 "금주의 좋은 기사" 랭킹에 반영됩니다   추천수 : 34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의견나누기(0개)
 * 100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20000byte)
 * [운영원칙] 욕설, 반말, 인신공격, 저주 등 기본적인 예의를 지키지 않은 글과 같은 내용을 반복해서 올린 글은 통보 없이 삭제합니다.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우)120-012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2가 35 기사연빌딩 401호 ☎ 02-393-4002(팩스 겸용)   |  청소년보호책임자 : 심자득
제호 : 당당뉴스  |  등록번호 : 서울아00390  |  등록연월일 : 2007.7.2  |  발행인 겸 편집인 심자득(010-5246-1339)
Copyright © 2005 당당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dangdang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