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에서 인권이 향상되고 양성평등이 좀 더 실현되어 가면서, 성인지감수성이라는 단어가 보편화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성차별적인 언행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이제는 생명인지감수성도 생각할 수 있는 시대가 되는 것 같습니다.

이태원 참사에서 또다시 시체팔이라는 표현이 등장하기도 하고, 망자를 가르치려는 듯한 언사로 총리가 국민들에게 꾸짖음을 듣기도 했습니다.   흔히들 태어나는 데는 순서가 있지만 떠나는 데는 순서가 없다고 합니다.   한편 저승의 관점에서 본다면 이승으로 떠나는 것은 순서가 없지만, 저승으로 돌아온 영혼들은 순서가 있다고 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합니다.   그만큼 이 세상과 저세상은 차원이 다른 곳입니다.

따라서 돌아가신 분은 아무리 나이가 어리더라도 어떤 면에서는 우리의 선배가 됩니다.   청소년이니까 가르치려는 듯한 언사가 이해는 되지만, 적절치 못한 표현이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정치적 반대세력에게는 비판의 소재가 되고도 남습니다.   우리는 돌아가신 분께 삼가 조의를 표하고, 엄중히 장례를 치릅니다. 나이에 상관없이 돌아가신 분께는 예의를 표해야 하며, 돌아가신 분에게까지 뭔가를 가르치려는 듯한 자세는 삼가야 합니다.

사람 뿐만 아니라 다른 생명체의 죽음도 함부로 다루지 않아야 합니다.   암말이 죽자 숫말이 할 말이 없다고 하고, 숫말이 죽자 암말이 해줄 말이 없다고 한다는 농담이 이제는 자제되어야 합니다.   로드킬을 당한 동물이 있다면, 추가적인 훼손을 막기 위해 가급적 길가로 옮겨주고, 당국에 제보를 하는 배려도 필요합니다.   불교의 살생유택 개념은 우리 기독교인에게도 금과옥조같이 다루어져야 합니다.

주님은 한 생명이 천하보다 귀하다고 하셨습니다.   비록 기독교는 아직도 여성목회자 안수를 꺼리는 등, 성인지감수성이 사회에 비해 떨어지지만, 생명인지감수성은 성경 말씀을 따라 비교적 높은 지수를 보인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한 영혼을 귀중히 여기는 기독교의 풍토가, 돌아가신 분에게도 극진히 예의를 갖추는 생명인지감수성에도 잘 적용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