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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새의 뿌리에서
조진호  |  jino-j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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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년 12월 10일 (토) 00:01:36 [조회수 : 24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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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절 둘째 주를 보내고 있습니다. 낙엽마저 사라지고 쌓인 눈도 없는 앙상하고 메마른 계절이지만 아기 예수를 기다리는 사람들에게는 찬송이 가장 따스하게 느껴지는 참으로 복된 계절입니다. 말구유 예수님의 사랑을 닮아 낮고 가난하고 소외된 자를 향한 우리의 마음 또한 점점 따스해집니다.  

그런데 우리 가까이에 있는 찬송가 속에도 소외된 이웃이 있다는 것을 아시는지요? 그 이웃들에게도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찬송가에 실린 곡 중에는 한국 교회에서 거의 불리지 않는 찬송이 적잖이 있습니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것입니다. 출간된 지 벌써 20년이 훌쩍 지난 일이라 더 이상 변명으로 삼기에는 명분이 부족해 보이긴 하지만, ‘21세기 새찬송가’에 새롭게 수록된 낯선 곡도 있을 것이고 박자가 어렵고 가사와 음이 어딘지 모르게 어울리지 않아 계속 불러도 여전히 어색한 곡도 있을 것입니다.

아무래도 가장 큰 이유는 찬송가를 선곡하고 마이크를 앞에 두고 가장 큰 목소리로 인도해야 하는 목회자들이 익숙하지 않은 곡을 선택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목회자들이 예배 가운데 선택하지 않으니 성도들도 부를 기회가 없어지고 점점 더 멀어져 결국 만날 때마다 서둘러 넘겨버리는 페이지가 되어 버린 것이지요. 목회자들이 말씀을 준비하는 정성의 십 분의 일만 기울여도 우리들의 교회에는 새 노래로 드리는 찬양의 다채로운 은혜가 넘쳐날 것입니다. 

그중에서는 ‘21세기 새찬송가’에 새롭게 실린 곡이 아님에도 ‘통일찬송가’시절부터 계속하여 외면받은 곡도 있습니다. 대림절 찬송가인 101장 ‘이새의 뿌리에서’가 대표적인 곡입니다. 이 곡의 아름다움과 역사적 의미를 익히 알고 있는 저로서는 그래서 더욱 안타깝기만합니다.   

이 찬송가의 원곡은 15세기 독일의 크리스마스 캐롤 "Es ist ein Ros entsprungen/한 송이 장미가 피어났도다"입니다. 이 찬송가의 가장 오래된 악보는 1599년 독일 쾰른에서 인쇄된 슈파이어 찬송집(Speyerer Gesangbuch)에 수록되었기 때문에 우리 찬송가에도 그와 같이 표기되어 있습니다. 그 이후 1609년 독일 찬송가 역사에 큰 획을 남긴 작곡가 미하엘 프레토리우스(Michael Praetorius, 1571–1621)에 의해 화성이 덧입혀져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아름다운 찬송가가 유독 한국교회에서 많이 불리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우선, 2/2박자라는 낯선 박자 때문입니다. 3/4박자나 4/4박자 혹은 6/8박자는 우리에게 익숙합니다. 그런데 이 노래의 첫 번째 음표 앞에 떡하니 자리하고 있는 2/2박자는 어렵게 느껴집니다. 그래서 대림절 찬송가를 선곡하던 눈길이 이 박자표만 보고도 서둘러 외면하게 되는 것이지요. 과연 이 찬송가는 어떤 박자로, 어떤 빠르기로 불러야 할까요?

박자 표시는 음악가들의 어려운 암호가 아니라 노래를 더 편하게 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표지판과 같습니다. 그 기본 원리만 안다면 더욱 쉽게, 원곡에 가깝게 노래할 수 있지요. 여러분이 지휘자가 되었다고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2/2박자는 2분음표가 한 비트가 되며 한마디에 2분음표가 2개 있는 박자라는 의미입니다. 그래서 2분음표를 한 단위로 삼아서 한마디에 두 번 비팅을  합니다.  4/4박자는 한마디에 4분음표가 4개, 3/4박자는 한마디에 4분음표가 3개 있어서 4분음표를 한 단위로 한 마디에 네 번, 혹은 세 번 비팅을 하면 되는 것이지요. 그러므로 이 노래를 지휘할 때에는 한마디에 느리게 두 박을 저으면서 한 박에 4분음표를 두 개씩 넣어 노래하도록 인도하면 됩니다. 쉽게 말씀드리면 몇 분의 몇 박자라고 할 때 아래 숫자를 비팅의 기준이 되는 음표, 위의 숫자를 한마디 안에서의 비팅 수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그렇게 되면 송영 7장과 같이 낯설기만 한 4/2박자도 어렵지 않게 배울 수 있게 됩니다. 이 방법을 적용하면 소외되어 있던 찬송가들을 가까운 이웃으로 끌어들일 수 있습니다.

이 찬송가에 있는 중요한 이미지는 '이새의 뿌리에서 돋나난 새 싹'과 '추운 겨울에 피어난 작은 장미꽃'입니다. 전자는 예수 그리스도를 후자는 어머니 마리아를 상징합니다. 독일어 원곡과 영어 가사에는 한겨울에 피어난 작지만 그 향기가 그윽한 장미꽃이 먼저 등장합니다. 덕분에 아름답고 성스럽고 소박한 이 캐롤과도 금새 어우러집니다. 반면 우리말 찬송에는 '이새의 뿌리'라는 다소 무거운 이미지가 먼저 등장합니다. 게다가 찬송가 첫 가사를 그 찬송가의 제목으로 삼는 법칙으로 인해 무게감이 가중되었고 앞서 말씀드렸던, 무거워 보이는 2/2박자로 인해 이 노래가 육중하게 마저 느껴지게 되어 섣불리 다가가기 힘든 찬송가로 인식된 것입니다. 

독일어 제목 ‘Es ist ein Ros entsprungen’으로 검색을 하셔서 들어보시면 이 찬송가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금새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한 음에 한 음절씩 찍어 누르듯 부르는 우리나라 스타일이 아니라 독일어 원곡의 느낌으로 이 찬송을 우리말로 불러보시기 바랍니다. 이 찬송이 우리에게 얼마나 소중한 영적 유산인지 알게 될 것입니다. 아기 예수님과 어머니 마리아와 같이 이 노래의 선율이 너무나도 아름다웠기에 요하네스 브람스와 아놀드 쇤베르크도 이 멜로디를 그의 작품에 사용했었습니다. 특히 금관악기를 위한 음악을 많이 작곡하였고 현재에도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스웨덴 출신의 얀 샌드스트룀도 두 개의 아카펠레 합창단을 위한 곡으로 이 곡을 편곡했는데 아기 예수님과 성탄 찬송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꼭 들어야 할 명곡입니다.  

https://youtu.be/M1aG8fhb8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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