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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진주 육회비빔밥
임석한  |  skygrace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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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년 12월 07일 (수) 01:23:16
최종편집 : 2022년 12월 07일 (수) 11:03:45 [조회수 : 25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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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월요일(12월 5일) 송파에 있는 감리교선교사 훈련원(MMTC)의 종강예배에서 부탁받은 설교를 했었다. 준비한 말씀을 전하고 예배를 마친 뒤에 사무실로 이동했는데 설교자 단상 바로 앞에서 열심히 설교를 경청하던 한 여자 분이 찾아왔다. 나에게 감리교신학대학 동기라며 자신의 이름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닌가? 자세히 보니 기억이 났다. 신학교에 입학한지가 30년이 되었고, 120명의 동기 중에 학교를 졸업하고 나서는 한 번도 보지 못한 동기들이 부지기수인데, 이 친구도 거의 20년 만에 만난 것이다. 너무 반가워서 인사를 나눈 뒤 내가 전화를 다시 하겠노라고 하며 전화번호를 주고받았다. 하루 지나서 전화를 걸어 그동안의 근황을 전해들을 수 있었다. 이 친구는 현재 경상남도 진주에서 단독목회를 하고 있다고 했다. 남편은 현재 중령으로 군생활을 하고 있고 아들만 네 명을 키우고 있다고 전했다. 서로의 지나온 삶의 이야기를 나눈 뒤 나중에 진주에 꼭 한번 가겠노라고 했다. 진주에 가면 어떤 음식이 특별하냐고 물어보니 육회비빔밥이 유명하다고 한다. 정말 뜻밖의 만남이 반갑고 감사했다. 

전화를 끊고 진주를 검색해보니 얼마 전 방문했던 경남 밀양과 창원의 왼쪽에, 통영 위쪽에 위치해 있었다. 조선시대에는 한양을 제외하면 북에는 평양이 있고 남에는 진주가 있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였고 1920년대까지도 경남의 도청소재지로 굉장히 큰 도시였다. 1920년대 중반에 부산으로 도청 소재지가 옮겨지면서 진주의 인구가 급격히 줄어들게 되었지만 과거에 큰 도시였기에 당연히 높은 벼슬아치들이 있었고 음식이 발달했었다. 

전라북도 전주의 비빔밥이 유명하지만 경상남도 진주도 비빔밥이 유명하다. 진주의 비빔밥은 육회비빔밥이다. 진주 육회비빔밥의 유래는 몇 가지가 있는데 거란을 물리친 귀주대첩(1019)에서 강감찬장군을 보좌하며 큰 공을 세운 은열공 강민첨 장군의 제사에서 유래되었다는 설과 임진왜란 당시 진주성전투(1593)에서 유래되었다는 설이 있다. 진주성전투유래설이 더 알려져있다. 물밀 듯이 쇄도하는 왜군의 공격을 진주성 안에 있던 약 3800명의 관군과 모든 백성들이 힘을 합쳐 대치할 때에 성에 남아 있던 소를 잡아 육회로 만들고 남은 재료를 모두 섞어 비빔밥을 만들어 먹던 것에서 유래되었다는 것이다.  

전주비빔밥은 콩나물을 주재료로 하여 비빔밥에도 콩나물이 들어가고 먹을 때에도 콩나물국과 곁들여 먹지만 진주육회비빔밥은 콩나물 대신 숙주를 쓰고 육회를 얹어 먹으며 선짓국을 곁들여 먹는 것이 특징이다. 또 다른 특징은 나물을 손가락 사이에 뽀얀 물이 나오도록 까부라지게 무쳐서 물기를 뺀 후에 잘게 썰어 올리는 것과 나물위에 보탕국을 한 국자 얹고 그 위에 소고기 육회를 듬뿍 얹어내는 것이다. 보탕국은 바지락을 곱게 다져서 참기름으로 볶다가 물을 붓고 자작하게 끓인 것이다. 그리고 ‘엿꼬장’이라는 고추장으로 비벼 먹는다. 진주비빔밥에 사용할 쌀밥도 사골이나 양지를 장시간 곤 육수에 밥을 지었다고 전해진다. 

진주에는 오래전부터 영세소규모 비공식 우시장이 있었다. 1920년대 이후 이 우시장이 공식 우시장이 되면서 경남대표우시장이 되었다. 우시장과 도축장이 정비되고 진주 중앙시장 내에 정육점이 들어서면서 신선한 고기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게 되었기에 이후 진주의 육회는 더 유명해지게 되었다. 

진주의 비빔밥을 제대로 경험하려면 천황식당과 제일식당이 가장 유명하다. 진주의 비빔밥 중에서 제일 오래 됐고 아마 서울을 제외하고 지방에서는 가장 오래된 식당 중에 하나가 천황식당이다. 1915년부터 장사해왔으니 올해 107년이 된 식당이다. 시장 통에 있는 식당 중에 지금도 꾸준히 맛있는 진주비빔밥을 내놓고 있는 집은 천황식당외에도 제일식당이 있다. 양쪽 집 모두 맛있는 육회비빔밥을 맛볼 수 있다. 육회비빔밥 뿐만 아니라 육회냉면도 진주의 대표음식이다. 

진주에 가면 방문할 또 다른 곳은 수복빵집이라는 74년 된 오래된 빵집이다. 통영에 오미사빵집이 있다면 진주에는 수복빵집이 있다고 이야기할 정도로 유명한 집이다. 12시 30분부터 3시간동안만 영업을 하는 이 빵집은 찐빵과 꿀빵, 단팥죽과 팥빙수를 판매한다. 팥이 들어있는 찐빵위에 부은 팥물을 찍어먹는다. 빙수도 우리가 요즘 흔히 먹는 우유빙수가 아닌 예전 그대로 얼음을 그냥 갈아서 내어주는 빙수다. 옛날 감성을 느낄 수 있는 노포 빵집이다. 

진주에 사는 동기를 만나게 된 계기로 진주의 맛집을 찾아보았다. 진주에 가면 꼭 천황식당과 제일식당의 육회비빔밥의 맛을 비교해 보고 육회냉면과 수복빵집의 찐빵과 빙수를 먹으려 한다. 그 날이 곧 오기를 생각만 해도 기분이 좋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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