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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성서동화 - 지혜로운 여인, 아비가일
류호정  |  hjgh121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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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년 12월 04일 (일) 23:31:38
최종편집 : 2022년 12월 04일 (일) 23:35:19 [조회수 : 3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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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로운 여인 - 아비가일   
(삼상25:2-42)

 


 “요 앙큼한 계집애, 어떻게 부자 신랑을 꼬드긴 거야?”
 “그러게 말이야. 얌전한 고양이가 부뚜막에 먼저 올라간다고. 아비가일! 너 재주가 좋다 얘!”  
 “얘들아! 오해하지 마. 난 그저 가만히 있었어. 신랑이 먼저 좋다고 해서 나도 그냥 좋다고 한 거 뿐이야.”
 “피-이! 누가 니 말을 믿니?” 
 “지지배, 내숭을 떨긴. 어쨌든 아비가일! 우린 니가 너무나 부럽다 얘.”

 마온이란 동네에 큰 부자가 살고 있었다. 그의 이름은 나발이었다. 그는 갈멜에서 목축을 하고 있었는데, 양이 삼천 마리요, 염소가 천 마리가 있었다. 나발은 마침 결혼할 나이가 되자 신부감을 은밀히 찾았다. 
 “으-음! 부모님이 물려 주신 유산을 잘 관리하고 번성시킬 아내를 빨리 구해야겠어. 슬기로운 아내는 하나님께서 주신다고 했는데, 어디 그럴 만한 색시감이 없을까?”
 나발은 갈렙 족속으로서 성질이 완고하고 행실이 바르지 못했다. 하지만 아내만큼은 반듯한 여인으로 맞이하고 싶었다. 그래서 동네방네 수소문을 해 보았다가 아비가일이 제일 먼저 눈에 띄였다. 아비가일은 지혜롭고 생김새가 매우 아름다웠다. 나발은 아비가일의 모습에 반하여 많은 결혼 지참금(모하드)과 약혼반지와 보물을 가지고 아비가일의 아버지에게 찾아가 아비가일을 신부로 맞이하겠다고 했다. 그러자 아비가일의 아버지는 부자 사위를 보게 되었다고 흐뭇하게 생각하고, 나발에게 아비가일을 아내로 주겠다고 했다. 그러나 마지막 결정은 신부가 될 아비가일의 몫이었다. 그 당시에 신랑이 될 사람이 포도주 잔을 신부가 될 처녀에게 줄 때, 그 잔을 들어서 마시면 허락하는 것이고, 마시지 않으면 그 남자에게 시집가지 않겠다는 의사표시였다. 드디어 아비가일의 온 가족들이 다 지켜보는 가운데 나발은 떨리는 마음으로 포도주를 가득 부어 아비가일에게 갖다 주며 말했다. 
“나는 당신을 나의 아내로 맞고 싶습니다. 이 포도주를 당신에게 따라줌으로 나는 당신을 위해 나의 생명을 바칠 것을 다짐합니다. 당신도 이 잔을 받아 마심으로 나의 아내가 되어 주기를 바랍니다.” 
 아비가일은 나발에 대한 좋지 않는 소문 때문에 마음이 썩 내키지 않았다. 그러나 가족들이 모두 부자와 결혼하게 되었다고 좋아하자 두 눈을 찔끔 감고 승낙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래서 포도주 잔을 벌컥 들이키며 말했다. 
 “좋아요. 당신을 내 남편으로 받아 들이겠어요.”
 “고맙소.”
 “야-호! 이제, 우리 집안도 떵떵거리며 살게 되었네.”
 아비가일이 잔을 들어 모든 사람들 앞에서 마시자 모든 사람들은 박수를 치며 기뻐했고, 나발은 청혼을 받아 준 데 대한 감사의 표시로 많은 선물을 아비가일에게 주고 떠났다. 

 이리하여 아비가일은 나발과 약혼을 하였고, 1년의 약혼 기간을 보내면서 동네 친구들은 부자 신랑을 만났다고 아비가일을 짖궂게 날마다 못 살게 굴었다.  
 “아비가일! 너 치사하게 부잣집 마나님이 되었다고 우릴 무시하면 가만 안 놔둘 거야.”
 “치-이, 그랬다간 어렸을 때 오줌싸개라는 걸 신랑한테 고자질하지 뭐.”
 “알았어. 알았으니까 제발 신랑에게 엉뚱한 얘기는 하지 마. 내가 너희들한테 잘 할께.”
 “호호호! 그래. 그래. 아무튼 잘 살아야 돼.”

 드디어 아비가일의 결혼 날짜가 정해졌다. 나발의 아버지가 나발이 어엿한 청년이 되어 신부를 맞이할 준비가 되어 있음을 보고 아비가일을 데리고 와도 좋다고 했다. 그 당시 결혼식의  때와 시간은 신랑의 아버지가 정하는 것이었다. 그러자 나발은 신바람이 나서 자기 집 옆에 신방을 아름답게 가꾸었다. 그리고 밤에 아비가일의 집으로 갔다. 이 기간 동안 신부는 하얀 세마포 옷을 침대 머리맡에 두고 친구들과 함께 신랑을 맞을 준비를 하였다. 아비가일도 들러리 친구들과 깊은 밤 수다를 떨며 언제 올지 모를 나발을 기다렸다.
 “아비가일! 니가 우리 중에 제일 먼저 시집을 가네.”
 “첫 날 밤에는 무엇을 하는 거지?”
 “애기는 몇 명이나 낳을 꺼니?”
 “얘들아! 부끄럽게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얘 좀 봐! 얼굴이 빨개졌네.”
 “까르르!”
 이때 밖에서 인기척이 났다. 그리고 어디선가 낯익은 목소리가 들렸다.
 “으-음! 거기에 아비가일이 있소?”
 “어머! 신랑이 왔나보네.”
 “아비가일! 어서 나가 봐.”
 “아-이, 부끄러워!”

 아비가일은 나발과 함께 나발의 집으로 가서 랍비의 진행으로 결혼식을 거행했다. 먼저 나발은 아비가일의 얼굴에 면사포로 덮어주었는 데, 면사포로 얼굴을 덮은 아비가일의 모습이 참으로 아름다웠다. 이때 랍비가 외쳤다.
 “우리 누이여! 너는 천만인의 어미가 될찌어다.”
 아비가일은 머리에 눈부신 보석으로 장식하고 여왕처럼 치장하고 결혼식용 천막인 ‘후파’에 도착하였다. 그러자 아비가일은 신랑 주위를 세 번 돌았다. 그 이유는 호세아 2장 19절에서 20절을 보면 “내가 너를 나의 영원한 아내로 맞아들이겠다. 너를 정의와 공평으로 대하고 너에게 사랑과 긍휼을 보여 주겠다. 내가 진실함으로 너를 아내로 맞아들이겠다. 그러면 너도 내가 여호와임을 알게 될 것이다”라는 말씀에 “장가 간다”는 표현을 세 번 사용했기 때문에, 신부들이 신랑들을 공격하는 악령들을 막을 수 있다는 데서 생겨난 전통이었다. 그리고 아비가일은 나발과 더불어 후파 안으로 들어가 나발의 오른편에 섰다. 그러자 나발은 아비가일에게 금화를 주면서 말했다.
 “보라. 아비가일은 이 동전과 함께 이제는 내 것이다.”
 그러면서 나발은 아비가일의 오른손 검지에 반지를 끼워주었다. 그리고 ‘케투바’라는 결혼 증서에 서명을 하며, 아비가일을 아내로 맞이하였다. 
 아비가일은 두 주간 동안 성대하게 결혼 잔치를 하며, 왕비 대접을 받았다. 그러나 시간이 감에 따라 나발의 본색이 드러났다. 나발은 원래 아주 난폭하고 고집불통이었다. 그런데 아비가일과 결혼하기 위해 그동안 자신의 본 모습을 감쪽같이 속였던 것이었다. 이러한 사실을 뒤늦게 깨달은 아비가일은 밤마다 한 숨을 쉬며 후회했다.
 “아-하! 내가 실수를 했구나. 돈이 많다고 섣불리 선택한 내가 잘못했어.” 
 아비가일은 무엇보다도 부자이면서도 인색하고 남을 도와줄 줄 모르는 남편의 모습에서 실망했고, 한편으로는 하나님께 벌을 받을까봐 두렵기도 했다.
 “저러다가 하나님께 어떤 벌을 받으려고 저러실까? 후-유!”

 그러던 어느 날, 다윗이 나발이 양 털을 깎는 갈멜로 열 명의 사람을 보내어 자기 이름으로 문안하라고 하면서 자신의 말을 대신 전하라고 말했다.
 “나발이여, 평강하십시오. 당신의 집과 모든 소유가 평강하십시오. 우리는 우리의 주군이신 다윗이 보내서 왔습니다. 다름이 아니오라 우리는 당신의 목자들과 함께 있었지만 우리가 그들을 해치지 않았고, 그들의 것을 하나도 훔치지 않았습니다. 당신의 목자들에게 물어보면 확인해 줄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가 먹을 것이 필요합니다. 하오니 그동안 우리의 호의를 봐서라도 우리에게 먹을 것을 주십시오.” 
 그러나 나발은 다윗이 보낸 사람들에게 시치미를 띠며 말했다. 
 “도대체 다윗이 누구냐? 이새의 아들은 또 누구냐? 요즈음 항간에 떠도는 소문을 들어보니, 주인에게서 몰래 도망친 종들이 많다고 하는데, 혹시 너희들이 그 한 패가 아니냐? 내가 어찌 양 털 깎는 자를 위하여 준비한 떡과 물과 고기를 어디서 왔는지도 알지 못하는 자들에게 주겠느냐. 그러니 썩 물러가거라.” 
 그러자 다윗의 사람들은 씩씩거렸지만 꾹 참고 서둘러 다윗에게 가서 보고를 했다. 
 “주군! 나발이란 놈이 우리를 거들떠보지도 않았나이다.”
 “더군다나 주군의 말씀이라고 전했거늘 엉뚱한 말만 늘어놓고, 우리를 쫓아냈나이다.”
 “뭐라고! 이런 괘씸한 놈!”     
 평소에 평정심을 잃지 않던 다윗은 순간 화가 치밀어 올랐다. 그래서 부하들에게 명령했다.
 “너희는 칼을 차라. 내가 직접 가서 나발이란 놈한테 혼꾸멍을 내리라.”
 다윗은 사백 명의 무사를 데리고 갈멜에 있는 나발에게 올라갔다. 그런데 마침 나발의 하인 중 한 명이 나발의 아내 아비가일에게 이러한 사실을 알렸다. 
 “마님, 긴히 드릴 말씀이 있나이다.”
 “무엇이냐? 말해 보거라.”
 “다름이 아니오라 주인님께서 큰 실수를 하신 듯 합니다.”
 “허-어, 자세히 말해 보거라.”
 “실은, 조금 전 다윗이라는 사람이 주인님께 사람들을 보냈는데, 글쎄 주인님께서 그들을 모욕하고 그냥 쫓아버렸습니다. 그런데 다윗의 사람들은 우리가 들에 있을 때 우리에게 호의적이었고, 우리를 해치거나 우리의 것을 빼앗지도 않았습니다. 더군다나 우리가 양을 지키는 동안에 우리와 함께 있어 밤낮으로 보호해 주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다윗이 화가 나서 주인님과 집안을 해치려 오고 있습니다. 우리의 주인님은 제가 보기에도 배은망덕한 사람입니다. 그러나 자칫하면 집안이 풍비박산날 수가 있습니다. 따라서 마님, 송구스럽지만 서둘러 어떻게 하실지 결정하셔야 합니다.”
 그러자 아비가일은 아찔했다. 아비가일은 나발이 비록 인색하고 고집불통이었지만 지아비였기에 항상 기도했었다. 그런데 순간 안타깝게도 나발이 대형 사고를 쳤다는 것을 직감했다. 그래서 급히 하인들에게 명령했다.
 “떡 이백 덩이와 포도주 두 가죽부대를 준비하고, 양 다섯 마리를 요리하거라. 또한 볶은 곡식 다섯 세아와 건포도 백 송이와 무화과 뭉치 이백 개를 준비하여 나귀들에게 실어라. 서둘러라. 너희들은 나보다 먼저 가라. 나는 곧이어 너희 뒤에 따라 가마.”
 나발의 집에 있는 하인들은 아비가일이 지시한 대로 분주하게 준비했다. 그런데 하인들은 누구도 나발에게 이러한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이리하여 아비가일은 몸치장을 하고 다윗이 오는 방향으로 나귀를 타고 내려갔다. 마침 그때 다윗은 나발에게로 질풍노도와 같이 가면서 사백 명의 추종자들에게 말했다.  
 “내가 나발의 소유물을 광야에서 지켜 하나도 손실을 보지 않게 했거늘 모든 것이 허사였다. 나발이 이제 와서 악으로 나의 선을 갚으니, 도저히 용서할 수 없다. 따라서 내가 오늘 그에게 속한 모든 남자 가운데 한 사람이라도 아침까지 남겨 두면 하나님께서 나에게 벌을 내리실 것이다. 그대들은 지체없이 내 명을 따르라!”
 “존명!”
 아비가일은 먼 발치에서 다윗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음을 파악했다. 그래서 다윗에게 달려가  보자마자 급히 나귀에서 내렸다. 그리고 엎드려 얼굴을 땅에 대고 말했다. 
 “내 주시여! 원하건대 나발의 잘못을 제게로 돌리소서. 제발 여종에게 말할 기회를 주시고 제 말을 들어 주옵소서.”
 다윗은 갑자기 나타난 아비가일 때문에 당황했지만 곧 침착하게 아비가일에게 말했다. 
 “너는 누누갸?”
 “나발의 아내 아비가일이라고 하옵니다.”
 “무슨 일이냐?”
 “주의 여종이 긴히 주께 드릴 말씀이 있어 왔나이다.”
 “그리 하거라.”
 다윗이 잠깐 멈춘 사이에 아비가일은 상냥한 목소리로 차분하게 말했다.
 “여종이 원하옵나니, 내 주는 이 불량한 사람 나발을 개의치 마옵소서. 그의 이름대로 그는 미련한 사람입니다. 그는 주께서 베풀어주신 은혜를 저버린 망나니입니다. 하오나 제가 주께서 보내신 사람들을 미처 보지 못하여 이런 일이 일어난 것입니다.”
 “허-어, 이것이 어째서 너와 상관이 있다고 하느냐?” 
 “아니옵니다. 여종의 말을 끝까지 들어 보소서. 내 주여, 하나님께서 살아 계심을 두고 맹세하옵나니, 내 주의 손으로 피를 흘려 친히 보복하시는 일을 하나님께서는 저를 통해 막으려고 보내셨습니다. 따라서 나발은 주의 원수들과 주를 해하려 하는 자들처럼 하나님께서 친히 심판하실 것입니다. 그러므로 여종이 내 주께 가져온 이 예물을 사람들에게 주게 하시고, 주의 여종의 허물을 용서하여 주옵소서.”
 다윗은 아비가일이 논리정연하게 말하는 동안 분노가 봄눈 녹듯이 사라졌다. 또한 마음이 한결 부드러워졌고, 기분이 좋아졌다. 그러자 아비가일이 눈치를 채고 재빠르게 말했다. 
 “내 주시여, 여종의 말을 마저 들어 주옵소서.”
 “으-음, 그리 하라. 네 말에 일리가 있구나.”
 “하나님께서는 반드시 내 주를 위하여 든든한 집을 세우실 것입니다. 이는 내 주께서 하나님을 위한 싸움을 하셨기 때문이고, 내 주의 일생에 악한 일을 찾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혹시 사람들이 일어나서 내 주를 쫓아와 생명을 찾을지라도 내 주의 생명은 하나님께서 생명 싸개 속으로 보호해 주시고, 원수들의 생명은 하나님께서 물매로 던지듯 던지실 것입니다. 따라서  하나님께서 내 주를 이스라엘의 지도자로 세우실 때에 내 주께서 무죄한 피를 흘리셨다든지 내 주께서 친히 보복하였다든지 함으로 인하여 슬퍼하실 것도 없고, 내 주의 마음에 걸리는 것도 없으시리이다. 
 하오니, 제발 칼을 거두어 주옵소서. 다만 하나님께서 내 주를 훗날 이스라엘의 지도자로 세우실 때에 주의 여종을 생각하여 주옵소서.”
 아비가일이 말을 마치자 다윗은 무릎을 딱 치며 호탕하게 웃고 말했다. 
 “하하하하! 참으로 슬기로운 여인이로다. 오늘 너를 나에게 보내어 나를 영접하게 하신 이스라엘의 하나님을 찬송할지로다. 또한 네 지혜를 칭찬하며, 네게 복이 있을지어다. 오늘 내가 피를 흘릴 것과 친히 복수하는 것을 네가 막았도다. 나는 나발이 나에게 한 행동에 대해 분노하여 ‘밝는 아침까지 나발에게 한 남자도 남겨 두지 아니하리라.’고 이스라엘의 하나님께 맹세하였노라. 그런데 네가 급히 와서 나를 영접함으로 나의 분노를 없애고, 하나님 앞에서 범죄하지 않게 하였도다.” 
 다윗은 아비가일이 가져온 것들을 기꺼이 받고 아비가일에게 다시 말했다. 
 “네 집으로 평안히 올라가라. 내가 네 말을 듣고 네 부탁을 허락하노라.”
 “내 주시여, 감사하옵나이다.”

 아비가일은 다윗을 떠나 나발에게로 돌아갔다. 그런데 나발은 밖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었는지도 모른 채 왕처럼 잔치를 벌이고 흥청망청 만취해 있었다. 순간 아비가일은 현기증이 일어났다. 
 “저런, 한심한 인간, 쯧쯧쯧!”
 그러나 아비가일은 나발이 아침에 술이 깰 때까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뒤늦게 나발이 깨어나자 아비가일은 비로서 말했다.
 “주인 양반이시여, 당신이 우리의 은인인 다윗을 홀대하자 다윗이 분노하여 군사를 일으켜 당신과 당신에게 속한 모든 남자를 죽이려고 왔었습니다. 그러나 소첩이 미리 알고 음식을 준비하여 가서 다윗에게 당신을 대신하여 백배 사죄를 드리고 다윗의 분노를 누그러뜨리고 왔나이다.”
 그러자 나발은 겁을 덜컹 먹고 벌벌 떨며 말했다. 
 “아비가일! 난 이제 어떻게 하지? 큰 일 났네. 다윗이 많이 화가 났나? 이를 어쩌지. 다윗이 또 쳐들어 오면 그땐 꼼짝없이 죽겠지. 아-휴, 내가 그때 왜 그랬지? 욕심을 너무 부리었어.”
 나발은 안절부절 못하였고, 얼굴이 하얗게 변하였다. 그러더니 갑자기 몸이 돌처럼 굳어지며 움직이지 못하게 되었다. 그리고 열흘 후에 하나님께서 나발의 생명을 거두어 가셨다. 

 한편 다윗은 나발이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혼잣말로 말했다. 
 “나발에게 당한 모욕을 갚아 주사 종으로 악한 일을 하지 않게 하신 하나님을 찬송할지어다. 하나님께서 나발의 악행을 그의 머리에 돌리셨도다.”
 그리고 다윗은 지혜로운 여인 아비가일을 생각했다. 
 “음, 홀로 된 아비가일을 내 아내로 삼아야겠구나.”
 다윗은 곧이어 전령들을 갈멜에 있는 아비가일에게 보내어 자신의 뜻을 전하게 하였다. 
 “우리의 주군께서 당신을 아내로 삼고자 하여 우리를 보냈습니다.”
 그러자 아비가일은 일어나 몸을 굽혀 얼굴을 땅에 대고 말했다.
 “여종은 당신의 종이니 당신이 원하는 일이면 무엇이든 기꺼이 하겠습니다. 또한 소첩은 주인님의 종들의 발이라도 즐겁게 씻기겠습니다.”
 아비가일은 머뭇거리지 않았다. 아비가일은 급히 일어나서 나귀를 타고 시중드는 여종 다섯을 데리고 다윗의 부하들과 함께 다윗에게로 갔다. 그리고 다윗의 아내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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