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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인이 되기 위한 실존조명
이경우  |  청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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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년 11월 25일 (금) 00:19:14
최종편집 : 2022년 11월 25일 (금) 00:21:12 [조회수 : 16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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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인이 되기 위한 실존조명

<철학2>, 칼 야스퍼스, 아카넷, 2017
   
   이전에 나는 칼 야스퍼스의 철학1권을 통해서 세상을 바라보는 세계관에 대해서 서평을 했다. 그것을 간략하게 요약하자면 과학적인 물음은 “세계가 ‘어떻게’ 존재하는가?”에 관련된  반면에, 철학적인 물음은 “세계는 ‘왜’ 존재하는가?”에 관한다. 따라서 세계 속에 놓인 존재는 세상을 왜 살아가야 하는가? 하는 존재적인 물음에 놓여있게 된다. 세상을 과학적 세계정위를 따르게 될 경우 세계가 어떤 식으로 작동하는 지 알 수 있지만 그것은 여전히 세상을 객체로서 또한 간접적으로 파악하게 되는 한계에 놓여있다. 따라서 철학적 세계정위는 세계 가운데 놓인 존재를 파악하기 위한 일종의 암호가 된다. 

   철학 1권이 세계라는 대상을 향해 밖으로 발산하는 내용이라면 철학 2권은 실존이라는 내용에 대해 수렴하는 내용이라 볼 수 있다. 인간의 정신성은 언제나 살아가고자 하는 내용을 채우고자 노력한다. 따라서 자본주의 세계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는 그야말로 자본주의적 정신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막스베버의 저서 내용처럼 이러한 자본주의 정신과 프로테스탄트의 윤리가 밀접한 연관이 있는 것처럼 자본주의 정신은 인간의 정신의 구상화의 일면이라 볼 수 있다. 물론 꼭 자본주의 정신만이 인간 정신의 모든 구상화라고 볼 수는 없다. 그런 점에서 철학 1권의 구조대로 철학 2권의 실존조명도 인간 실존을 인간 정신을 통해 구상화된 내용이 아니라 오히려 본래적 신앙으로 보고자 한다. 따라서 본래적 신앙도 일종의 암호다. 

   인간의 실존조명은 자신의 한계상황을 직감한다. 세계를 간접적으로 파악하는 것처럼 인간은 자기 자신을 충분히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없다. 따라서 실존조명에 있어서 그것은 일종의 본래적 신앙이다. 해명될 수 없는 한계에 놓인 인간은 언제나 자기 자신을 넘어서는 세계와 초월자로 표현되는 포괄자로부터 무제약적인 요청을 받는다. 이러한 무제약적 명령은 철학적 신앙의 내용이 된다. 

   실존은 초월자의 무제약적인 명령으로 인해서 자기를 알릴 수 있다. 왜냐하면 실존의 행위 속에서 초월자를 현실적으로 느낀다는 지점에서 무제약적인 명령은 현존재의 존재가 행동의 근거로서 존재한다는 사실을 느끼기 때문이다. 이것은 자기 자신에 대한 인식의 내용이 아니라 분명 신앙의 내용이다. 

   그렇다면 이제 야스퍼스가 주장하는 철학적 신앙, 즉 인간의 본래적 신앙의 내용으로서 적용되는 무제약적 요청에 대한 신앙은 교회에서 작동될 수 있는가 하는 질문이 생긴다. 개인적인 주관으로는 철학적 신앙이 모든 만병통치약은 아니기 때문에, 칼 야스퍼스도 인간이기 때문에 놓인 한계를 극복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오늘날 우리 신앙에 만연한 맹목적 복종에 관해서는 특효약이 될 수 있다. 

   세계와 인간은 밀접한 연관이 있기 때문에 철학적 세계정위로 정립한 세계관은 인간의 실존에 관한 본래적 신앙을 일깨울 수 있다. 이것은 결국 형이상학적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어떤 공동체, 즉 신앙 공동체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야스퍼스는 이러한 신앙 공동체에 대해서 부정적으로 평가했어도 불구하고 말이다. 

   신앙을 가지고 활동하면서 자신이 받은 은혜가 그저 내 감정인지 아니면 진실한 하나님의 음성인지 파악하고 구분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실존의 맥락은 반드시 전제 되어야 한다. 무엇이 하나님의 음성인지 모른다는 이러한 암호의 형태는 신앙의 의심을 불러올 것이 아닌 오히려 자신의 한계를 드러냄과 동시에 드러나는 무제약적인 요청을 보여줄 거라 생각해본다. 

이경우 (청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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