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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start - 미래 목회 키워드

이인선 목사 (열림교회)

「한국교회 트렌드 2023」 (2022.9.15, 목회데이터연구소. 기아대책 / 규장) 에서 제시한 10가지 미래 목회 키워드 소개

1. 플로팅 크리스천 (Floating Christian)

코로나19(COVID-19)를 겪으면서 크리스천들의 신앙생활 양태가 달라졌다. 매주 교회에서 활동하고 예배와 모임에 참석하던 분주한 크리스천들의 활동이 멈춰졌고, 교회 중심의 신앙생활에 익숙했던 많은 크리스천들이 '붕' 뜨게 되었다. 이러한 현상을 표현하는 단어 '플로팅 크리스천'(Floating Christian)은 "붕 떠 있는 크리스천", "여기저기 떠도는 크리스천"이라는 뜻이다. 여기저기 떠도는 사람들이라고 평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코로나19로 비록 신앙생활의 고정적인 패턴이 바뀌었을지라도 신앙생활 자체를 포기하지 않은 사람들이라고 정의할 수도 있겠다.

플로팅 크리스천은 가나안 성도와 유사한 점이 있다. 그런데 '가나안 성도'는 자발적으로 교회를 '안 나가'는 사람들을 가리키는 말로 한국 교회 안에서 일어난 점진적인 현상인데 반해 '플로팅 크리스천'은 전 세계적으로 발생한 코로나19라는 불가항력에 의해 비자발적으로 등장했다는 것이 다르다. 플로팅 크리스천은 코로나19와 연관이 있는 다른 현상들과도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 코로나19는 서구 기독교가 몇 백 년에 걸쳐 지나온 긴 변화의 여정을 한순간에 당겨왔다. 한국 교회는 이 급격한 변화의 전환기에 서 있다.

2. SBNR (Spiritual But Not Religious)

코로나19 기간 동안 한국 교회에 'SBNR'이 많아졌다. SBNR은 “Spiritual But Not Religious"의 약자로 영적이지만 종교적이지는 않다는 말이다. 과거에는 '영적인 것'과 '종교적인 것'이 같은 말이었다. 영적인 사람이 종교적인 사람이고, 종교적인 사람이 영적인 사람이었다. 하지만 현대에는 종교적인 것이 교회라는 조직과 더 연관이 있고, 영적인 것이 교회 조직과 상관이 없다. 영적이지만 종교적이지는 않을 수 있다. 반대로 종교적이지만 영적이지 않을 수도 있다.

SBNR은 플로팅 크리스천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지만, 교회를 나가지 않는다는 점이 다르다. 그래서 가나안 성도, 부평초형 플로팅 크리스천은 SBNR에 포함되지만, 닻형 플로팅 크리스천은 포함되지 않는다.

SBNR이 눈에 띄게 나타나고 있는 것은 한국 교회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것이다. 서구 유럽 기독교 국가에서는 이미 SBNR이 존재했다. 200년대 전후부터 서구 유럽 학계에서는 계속해서 이에 대한 활발한 논의가 있었다. 기독교가 쇠퇴하는 것을 보고 종교가 없어질 줄 알았는데 다른 형식의 종교적 흐름이 생긴 것을 발견한 것이다. 즉 교회는 쇠퇴하고 SBNR은 증가한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해 한국에도 SBNR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이제 한국 교회도 SBNR의 두드러진 증가에 어떻게 대응할지 고심해야 할 시점이 되었다.

3. 하이브리드 처치 (Hybrid Church)

온라인 교회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 2000년대 초부터 몇몇 신학자들을 중심으로 '사이버 교회'(Cyber Church), '디지털 교회'(Disita1 Church) 등의 논의가 있었다. 코로나19는 그 논의를 오늘의 당면한 과제로 앞당겼다. 코로나19로 인해 교회 예배당의 문이 닫혔을 때, 이에 대한 교계의 반응은 두 가지로 나뉘었다. 한쪽은 무슨 일이 있어도 현장 예배를 고수해야 한다는 입장이었고, 다른 한쪽은 국가방역과 성도들의 안전을 위해 온라인으로 예배를 드려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2년이 지난 지금, 많은 교회들은 여전히 현장예배와 온라인 예배를 병행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에도 온라인 예배를 드리겠다는 교인들의 참여 의향은 점점 더 확대되고 있는 추세이다. 특히 다음세대는 더 이상 현장예배와 온라인 예배를 대립이나 울고 그름의 문제로 바라보지 않는다.

온라인이 ‘필요’(Need) 기반의 공간이라면, 오프라인은 ‘열망’(Wants) 기반의 공간이다. 사람들은 온라인에서 '재미와 효율'을, 오프라인에서는 '의미와 경험'을 추구한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교회는 다가올 시대를 준비하기 위해 '하이브리드 처치'(hybrid church)로 변화하여야 한다. 하이브리드 처치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중 어느 한 장소를 기본으로 삼지 않는 교회를 의미한다. 하이브리드 처지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중 어느 한 곳에 장소의 우선성을 두지 않는다. 하이브리드 처치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두 영역 모두를 매우 진정성 있게 돌보고, 동일한 관심으로 살핀다. 하이브리드 처지는 일시적인 트렌드로 사라져버릴 교회 모델이 아니다. 가상과 현실의 결합이 더욱 가속화되고, 교인들의 삶의 영역 또한 폭발적으로 확장됨에 따라 교회는 온라인, 오프라인 모두를 유기적으로 연결시킬 수 있는 하이브리드 처치로 변화해야 한다. 하이브리드 처치에 대한 연구를 바탕으로 지속가능한 사역 모델을 개발하고, 유기적인 '옴니채널'(Omnichannel)을 통해 복음을 변증하기 위한 구체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4. 몰라큘 라이프 (Molecule Life)

2022년 4월 18일에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되었지만, 2년 넘게 변화된 일상이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가기에는 불가능하다는 것이 공통된 인식이다. 앞으로는 대규모 모임을 피하고, 될 수 있는 대로 접촉을 안 할 수 있는 '언택트' 방식의 삶으로 바뀌게 될 것이다. 사람 간 접촉을 하지 않는 비대면 방식의 상거래와 상품 주문, 온라인 회의가 더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되고 재택근무가 선호될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비대면 활동의 증가가 사람들 사이의 관계를 약화시킨다는 점이다.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고 혼자서는 살 수가 없다. 오늘날과 같이 복잡한 사회에서는 모든 조직과 개인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어서 서로를 의지할 수밖에 없다. 또한 전염병과 같은 사회적 재난 상황에서도 사람은 심리 정서적으로 위안을 받을 수 있는 관계를 필요로 한다. 개인들이 원자화된 현대 사회에서 전염병의 여파로 사회관계는 더 단절되겠지만 사람들은 최소한의 모임을 유지하면서 살아갈 것이다. 원자들이 최소한의 단위로 결합되어 있는 분자(Molecule)처럼 사람들도 최소한의 모임을 유지하는 '몰라큘 라이프'의 형태가 될 것이다. 이 책에서는 사람들이 코로나19로 인해 사회적 관계가 단절되었지만, 최소한의 사람들과 모임을 가지는 것을 '몰라큘 라이프'라고 부른다.

이런 사람들의 행태가 교회생활에 어떤 영향을 미쳤고 앞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주목해야 한다.

5. 액티브 시니어 (Active Senior)

한국 사회의 가장 큰 사회적 변화는 인구변화이다. 인구변화의 중심에는 저출산과 고령화가 있다. 고령화 문제는 한국 사회가 해결하기 힘든 과제이다. 그런데 한국 교회의 고령화는 한국 사회의 고령화보다 훨씬 비율이 높다. 그러므로 한국 교회의 고령화는 다음세대 이슈와 함께 가장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과제이다. 초고령사회를 눈앞에 둔 한국 교회가 고령화 문제 해결의 핵심 키(Key)로 떠올릴 수 있는 것이 바로 '액티브 시니어'(Active senior)이다.

이전 노인세대와는 다른 새로운 집단세대로 등장한 액티브 시니어의 중심에는 예비노인 혹은 초기노인으로 불리우는 베이비붐 세대가 자리잡고 있다. 이들은 활기찬 삶을 영위하는 고령자라는 오팔세대(OPAL)로 불리기도 한다. 이들은 자신의 노후를 스스로 책임지려는 주도성과 책임성이 강하다. 뿐만 아니라 연령에 크게 구애받지 않는 탈(脫)연령적 성향을 가지고 있으며 연령과 상관없이 활동적인 삶을 살고자 하는 특징을 갖고 있다. 한국 교회는 액티브 시니어에 대한 관심과 이해가 필요하다. 시니어 사역에 적극성도 부족했다. 하지만 60세 이상 고령 인구의 비율이 2021년 기준 23%가 된 한국 교회는 향후 고령자가 가장 많은 집단으로 부상하게 된다. 액티브 시니어를 사역의 중심에 두지 않고서는 초고령사회의 교회 성장을 기대할 수 없게 되었다. 액티브 시니어가 가진 강점과 요구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고령친화적인 교회로 탈바꿈하고 액티브 시니어가 교회와 사회의 선교 봉사적 사명을 감당할 수 있도록 '시니어 임파워링' 사역에 집중해야 할 시점이 된 것이다.

6. MZ세대 (MZ Generation)

요즘 목회자들의 가장 큰 관심 중 하나는 교회를 멀리하는 MZ세대이다. 아날로그 세대의 어른들이 디지털 네이티브(Digital Native)라고 불리는 젊은 세대들을 교회로 끌어들이는 일이 만만치 않다. 달라도 너무 다른 MZ세대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교회도 직장에도 충성하지 않는 세대, 개인이 일보다 우선하는 세대, 하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한 번 집중하면 돈이나 시간을 아끼지 않고 끝장을 보는 세대를 상대하는 일이 결코 쉬워 보이지 않는다. 젊은이들이 교회를 떠나는 현상이 안타까워 이제라도 그들을 이해해보려고 페이스북에 가입해보지만 MZ세대들은 이미 페이스북을 떠난 지 오래다. 페이스북은 너무 올드하다는 이유 때문이다. MZ세대들은 양보다 질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 친구의 숫자보다 의미 있는 관계성에 집중한다. 그래서 어른들이 SNS 친구 신청을 하면 그 SNS를 탈퇴해버린다. 쫓아가면 도망가는 세대, 그들이 MZ세대이다.

예전에는 세대를 정의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정의할 수 없는 시대가 되어버렸다. MZ세대를 정의하고 규정하는 그 순간에도 바로 진화해버리기 때문이다. MZ세대들은 자기중심적이고, 공정한 보상에 민감하며, 자기성장과 개발에 열정적인 젊은이들이다. 더욱 진실하고 깊고 의미있는 관계를 갈망하는 그들에게 교회만큼 그들의 필요를 채워줄 수 있는 곳도 없다. MZ세대들이 누구인지, 교회 밖에서의 그들의 행동 특성들을 살펴보자. 그리고 교회를 떠나는 이유(목회자에 대한 불만. 지나친 헌신 강요. 개인의 영성이 채워지지 않음. 공동체 문화)를 고민한 후, 그들의 영적인 필요와 안식(깊고 의미 있는 관계성. 열정과 긍휼, 영적인 깊이와 진정성 있는 복음과 가치)을 어떻게 채울 수 있을지를 구체적으로 고민해야 한다.

7. 올라인 교육 (All-Line Education)

다음세대가 중요하지 않았던 시기는 없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다음세대 교육은 한국 교회의 화두다. 특히 코로나 이전부터 줄어들던 교회학교의 학생 수는 코로나를 거쳐가며 가속페달을 밟는 것처럼 급속히 줄었다. 거리두기를 해제한 이후에도 잘 회복되지 않고 있다.

교회 교육에 있어서 코로나19로 인해 교육 방법이 달라졌다. 코로나19 이전에는 오프라인을 중심으로 한 대면교육이 강조되었지만 코로나19 기간을 거쳐 가며 일반교육과 같이 교회 교육도 온라인 교육을 병행하게 되었다. 오프라인과 온라인 교육을 함께 시행한다고 해서 이러한 트렌드를 '올라인'(All-line) 교육이라 한다.

교회 교육의 중요한 변화는 신앙교육의 주체이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신앙교육에서 부모의 역할이 부각되었다. 코로나 이전 자녀의 신앙교육은 교회학교에 위임되었다. 하지만 코로나 기간을 지나며 신앙교육은 가정에서 부모를 통해 이루어졌다. 자녀 신앙 교육의 주체가 부모라는 인식이 확산되기 시작했고 가정과 교회가 연계해야 함을 알게 되었다. 올라인 교육은 코로나19 이후 교회 교육에서 강력한 트렌드로 자리 잡을 것이다. 다음세대 교육에서 부각된 온오프라인 교육과 교회학교와 가정의 연합에 대한 부분을 관심있게 살펴야 한다.

8. 퍼블릭 처치 (Public Church)

지금 전 세계는 코로나 이후를 준비하고 있다. 2019년 12월 중국에서 처음 발생한 것으로 알려진 뒤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는 이 호흡기 감염질환은 전 세계에서 약 6억 명의 확진자와 6백만 명이 넘는 사망자를 발생시키고 있으며 여전히 종식되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초기 1차 대유행 때 신천지라는 이단이 주목을 받았고 정통 교회들은 그것을 잘못된 신앙관에 기초한 탓이라고 여겼지만, 그 후로 정통 교회들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증가하면서 매우 곤혹스러운 상황을 맞았다.

18세기 리스본 대지진 이후에 종교가 몰락한 것은 오늘날 종교에 큰 교훈이 된다. 사회적 재난에 대해서 종교가 올바른 의미를 부여하고 위기 극복을 위해 종교가 역할을 하지 못한다면 사람들은 종교에 등을 돌리게 될 것이다. 그런데 코로나 시기 동안 교회의 모습은 낙관적인 전망을 어렵게 하고 있다. 코로나 사태에 대한 교회의 대응 방식에 사람들은 큰 실망을 느꼈고, 오히려 교회로부터 멀어지게 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 코로나 시기 동안 교회도 매우 어려운 시간을 보냈고 교회의 존립 마저도 흔들릴 만큼 위협을 느껴만 그럼에도 교회는 여전히 사회에 대한 공적인 책임의식을 가져야 한다. 그것이 이 땅에 교회가 존재하는 이유이기 때문이다.

코로나19를 거치면서 교회가 사회에 대한 공적인 책임 의식을 가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따라서 한국 교회의 공공성을 되짚어 보아야 한다. 한국 교회의 공적인 역할은 한국 사회 내에서 기독교의 선교, 나아가서는 존립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한국 교회의 공적인 이미지를 개선하지 못한다면 기독교의 쇠퇴는 더 가속화 될 것이기에 교회는 공공성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9. 격차 교회 서바이벌 목회 (Polarization of Church, Survival Ministry)

코로나19가 가져온 변화 중 하나가 사회적 양극화의 확대이다. 코로나19 이전보다 소득 격차가 심해졌다. 부유한 사람들은 더 많은 돈을 벌거나 부를 유지할 수 있었지만 가난한 사람들은 빈곤층이 되기도 했다. 중산층 이상의 학생들은 온라인으로 교육을 받을 수 있었지만, 빈곤층 학생들은 교육을 받는 데 제한이 있었다. 이로 인해 세계 곳곳에서 코로나19로 인한 다양한 양극화가 나타났다.

한국 교회도 예외는 아니었다. 대형 교회와 소형 교회의 격차가 심해졌다. 코로나19로 인해 한국 교회 전체가 타격을 받았지만, 소형 교회는 더 심각한 타격을 받았다. 일부 대형 교회는 온라인 예배 조회수가 코로나 이전보다 몇 배 늘었지만, 소형 교회는 동영상을 찍을 수도 없었고 교인만 줄었다. 또 교인이 줄면서 재정이 힘들어졌고 그로 인해 부교역자 사례비를 줄 여력이 사라졌다. 그뿐만 아니라 담임목사가 주중에 생계비를 벌기 위해 다른 일을 하는 경우도 발생했다.

이 책에서는 이러한 교회의 양극화를 '격차 교회'라 부르며 코로나19 기간 동안 교회의 양극화가 두드러지게 나타난 현상을 조명한다. 그리고 코로나19 기간 중 한국 교회가 어떤 일을 겪었고, 어떤 문제가 생겼는지, 그리고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를 다루고 있다.

10. 기후 교회 (Climate Church)

우리는 지금 기후위기 비상상황에 놓여 있다. 지구 기온이 올라가고 있고 곳곳에 이상기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넉넉하다고 생각했던 식량 안보도 위협받고 있다. 이 같은 위기 가운데 교회는 점점 더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기후위기의 원인을 어떻게 바라보며 어떤 선택을 하고 있을까? 이 책에서는 교회가 '기후불안'과 '녹색교회', '탄소중립 기후 교회'를 고민하며 문제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을 살펴본다. 인류는 코로나19로 격리와 단절을 경험하면서 숲과 자연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동시에 기후위기에 대한 불안함과 두려움이 생겼다.

교회에서 태초의 참 좋았던 모습을 떠올리며, '지키고 돌보는' 일을 잘 감당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교회들은 하나님의 자녀들을 기다리는 피조물의 신음소리를 듣고, '깊은 탄식 가운데' 이 땅을 치유하고 계신 성령님의 사역을 깨달아 가고 있다. 창조의 빛(녹색)을 품고 창조 질서를 회복해온 녹색교회들의 발걸음을 지지하면서, 시대적 사명인 '탄소중립'의 목표를 이루고자 하는 교회들의 용기 있는 발걸음이 시작되었다. 탄소중립이라는 주제는, 몇몇 개인의 개별적 실천을 넘어 사회 전반에 거대한 변화의 흐름을 만들어내야만 성취될 수 있는 전 지구적 목표이다. '탄소중립 기후 교회'는 성도들은 물론 지역주민들과 더불어 계속적으로 함께 공부하며 각 교회 공동체를 단단히 세워나가야만 성취될 수 있다. '탄소중립 기후 교회'를 향한 변화와 실천은, 기후위기를 인정하고, 탄소중립의 목표를 세워 하나님이 모두에게 제공하신 풍성함을 골고루 나누는 일상과 사회를 만들어 나갈 것이다.

들어가는 말

[열림교회 닫힘]. 이것은 2010년대 초반 트위터를 대표하는 인터넷 밈(Meme)입니다. 이 사건은 홍익대의 한 학생이 현대 미술의 키워드인 “양면성”의 모티브를 찾아오라는 과제의 답으로서, 철거예정으로 굳게 닫혀있는 우리 교회 차고 문과 열림교회라는 간판을 촬영하여 “열림교회가 닫힘”이라는 제목으로 사진을 제출한 것이 발단이었습니다.

이 해프닝의 인기 덕분에 열림교회는 한동안 트위터 사용자들에게 거의 성지로 통했고, 지금까지도 리트윗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토록 유명한(?) 열림교회의 담임목사입니다.

한국교회의 고뇌 중의 하나를 꼽는다면 ‘양면성의 굴레’입니다. 사랑과 호전성, 관용과 배타성, 연합과 분열, 윤리와 모순 등 교회는 사랑, 관용, 연합, 기독교적 윤리 등의 가치를 지향하지만 동시에 호전성, 배타성, 구분과 분열, 정죄와 모순 등의 요소들이 공존하고 부각 되는 이중적인 틀에 매여 있습니다.

(우리가 전하는 복음이 용서와 심판이라는 양면성을 갖고 있고, 새 하늘과 새 땅의 도래가 누구에게는 소망이지만 누구에게는 대 재앙입니다. 우리는 성도이며 동시에 죄인입니다. 용서받은 의인이지만 하나님 앞에서는 언제나 죄인입니다. 의인이며 동시에 죄인이라는 이중성 또는 양면성이 우리에게 있습니다. 교회는 그래서 의인들의 무리임과 동시에 죄인들의 무리라는 양면성을 안고 있습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생각할 때 새로운 시대, 미래 목회의 길은 교회가 양면성의 굴레를 풀어헤침으로써 일치와 보편성으로 완전한 균형을 이뤘던 예수 그리스도의 거룩한 몸으로서의 공교회를 회복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기독교 전통의 회복 – 기독교 전통을 회복하는 교회

제가 섬기는 교회가 위치한 홍대 주변에서는 아름다움의 기준이 달라진 젊은이들의 패션을 쉽게 마주할 수 있습니다. 또한 그들이 애용하는 세컨드 핸드 마켓, 즉 중고 상품을 판매하는 매장에서 쇼핑을 즐기는 젊은이들을 발견하게 됩니다. 언뜻 보기에 그들에게는 유행을 선도하는 독창적인 멋스러움이 돋보이지만, 자세히 살피다 보면 ‘어 저 의상은 우리가 어린 시절에 입던 스타일인데’라는 혼잣말을 하게 됩니다. 무(無)에서 유(有)로 만들어진 새로운 스타일의 옷이 아닌, 이미 있던 것에 새롭게 의미를 부여하고 새롭게 조화를 이뤄 새롭게 정의한 스타일로 자신의 추구를 옷 입힌 감각적 패션인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새로움의 바탕에는 전통이 있고, 그 전통에 가치와 의미로 새롭게 옷을 입힌 신선함이 MZ 세대의 ‘멋’입니다. 조엘 컴백은 이것을 ‘프래시니스’(freshness), 즉 “새로운 신선함”이라고 정의하면서 트랜드의 핵심으로 설명합니다.

교회의 대표적 특징 중의 하나는 대체로 보수적이고 전통적인 경향이 짙다는 것입니다. 더 엄격하게 말하자면, 전통은 교회의 확고한 색채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교회의 뿌리는 태초의 하나님이요, 이천 년 전에 성육신하신 예수 그리스도이시며, 우리의 경전은 수천 년 전부터 이루어진 성경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보니 전통에 대한 오해와 고수(固守)로 경화된 교회는 역동적으로 변화하는 세상의 흐름 속에서 중심을 잡지 못하고 우왕좌왕하거나 심지어 겁을 먹기도 합니다. 그 겁에서 비롯된 이질적 작태는 교회가 배타적이고 호전적이라는 오명을 가져오기도 합니다.

전통은 이러한 교회의 오남용에 대하여 매우 억울하고 언짢을 것입니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우리의 전통은 삼위일체 하나님이시요, 그를 계시한 성경일진대 어찌 배타적이고 호전적일 수 있단 말입니까. 전통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진리를 구현하고 변화의 원천이 되며 도전과 개혁의 탁월한 방편이 됩니다. 이성주의, 합리주의, 과학주의가 생산한 인간성의 훼손으로부터 태초의 회복과 재탄생을 이뤄낼 수 있는 거룩한 우물입니다. 교회는 전통의 거룩한 우물에서 신선한(Freshness) 물을 길어야 합니다. 말씀과 기도, 믿음과 행함, 예배와 선교 등 시간을 초월하는 항구성과 공간을 뛰어넘는 보편성을 특징으로 가진 전통의 매력을 퍼 올려서 거기에 신선함을 입혀야 합니다.

사랑이라는 기본과 본질 – 기본과 본질에 충실한 교회

요즘 여러 분야에서 어떤 일을 할 때 고려해야 하는 것이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입니다. 교회가 지속 가능하려면 기본과 본질에 충실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교회의 기본과 본질적인 모습은 무엇일까요? ‘예수님 정신, 십자가 정신이 살아있는 교회’, ‘법이 아닌 은총이 지배하는 교회’, ‘정죄하기보다는 사랑하고 용서하는 교회’, ‘섬김을 받기보다는 섬기는 교회’, ‘제도나 교권보다는 인간을 소중히 여기는 교회’입니다. 그런 기준으로 보았을 때 요즈음 한국교회는 인정하기 싫은 현실이지만 교회의 본질적인 모습을 많이 상실하여 더 이상 우리 사회의 빛이 아니라 오히려 짐으로 여겨지는 안타까운 상황입니다.

존 웨슬리 목사님께서 “감리교회가 이 땅에서 사라질 것을 염려하지 않고 진정한 그리스도의 교회다운 맛을 잃을까 염려한다”고 했던 말을 오늘 이 시대의 교회가 꼭 잊지 말아야 합니다.

말씀과 기도, 예배와 선교, 앎과 삶의 일치, 공동체의 구현과 사회적 연대, 생태계 보호 등 교회의 기본이 가리키는 성경의 키워드를 꼽는다면 “사랑”입니다. 사랑은 교회가 행하는 여러 사역이 하나님의 마음에 합 한지를 분별하는 결정적인 신적 전조입니다.

“오래 참고 온유하며 시기하지 아니하며 자랑하지 아니하며 교만하지 아니하며 무례히 행하지 아니하며 자기의 유익을 구하지 아니하며 성내지 아니하며 악한 것을 생각하지 아니하며 불의를 기뻐하지 아니하며 진리와 함께 기뻐하고 모든 것을 참으며 모든 것을 믿으며 모든 것을 바라며 모든 것을 견디신”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본받아 이웃을 사랑하고, 주님의 방식으로 일하는 것이 교회의 기본입니다. 익히 알고 있으나 무심히 놓쳤던 기본 중의 기본이요 본질 중의 본질인 “사랑”을 회복하는 것이 그리스도의 교회다운 맛을 회복하는 것입니다. 그 맛을 잃으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저의 목회 철학은 ‘기본과 본질에 충실한 목회’입니다. 말씀과 기도 위에 신실한 예배로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거룩한 교회’(하늘의 기쁨이 임하는 교회), 말씀의 능력과 주님의 지혜를 힘입어 창조적인 교육을 통해 차세대 크리스천 리더들을 세우는 ‘강력한 교회’(열매가 열리는 교회), 영혼 구원의 뜨거운 소망으로 숨 쉬는 생명력 있는 ‘건강한 교회’(열린 교회)를 이루기 위해 힘쓰며, 궁극적으로 선교적 교회(missional church)로서의 정체성을 구현하기 위해 하나님의 은혜를 구하며 분투하고 있습니다.

척 스윈돌(Chuck Swindoll) 목사는 “부름 받은 일을 하는 교회는 세상에서 가장 매력적이고 끌리는 곳이 될 것이다”라고 했는데, 교회 공동체만을 위한 교회가 아닌 세상을 위한 교회로, 부르심을 받은 교회로의 패러다임 전환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하나님이 품지 못하며, 사랑하지 않고, 기다리지 않으시는 존재는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공감하고 고백하듯이 교회의 기본과 본질을 안다고 해도 그 기본대로 실천하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너나 할 것 없이 우리는 사람의 방언과 천사의 말을 할 뿐 사랑이 없이(혹은 비틀린 사랑으로) 시끄럽고 요란한 꽹과리처럼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바울도 성령의 은사와 그리스도의 몸과 사랑을 통전적으로 엮어서 하나님의 영원한 본질을 설명하는 것이 아닐까요. 교회와 성령의 일하심과 사랑은 결코 분리하여 역사할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인 것입니다.

예배 공동체 – 예배 공동체를 회복하는 교회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교회가 겪은 가장 큰 어려움은 교회에서 함께 모여 예배를 드릴 수 없었다는 것입니다. 그와 함께 교회의 다른 사역들도 거의 멈추어 버리고 말았습니다. 이런 상황을 겪으면서 때로는 교회 안에서 갈등과 논쟁이 일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가져야 하는 중요한 이해는 사회공동체의 안전과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기 위해서 교회에 모여서 드리는 예배를 가정에서 모이는 온라인 예배로 바꾼 것이지 절대로 예배를 멈추거나 포기한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동시에 이런 사태는 교회가 온라인 사역이라는 새로운 장을 적극적으로 열어가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가정에서 온라인 예배를 드리면서 우리는 여러 가지 영적인 유익을 경험하기도 했는데 가장 기본적인 공동체인 가정이 예배와 신앙공동체로 서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동안 가정이 신앙과 교육을 위한 가장 중요한 공동체임에도 불구하고, 그 역할을 소홀히 해 왔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교회에서의 예배가 가정에서의 예배로 전환되면서 상당수 그리스도인의 가정은 말 그대로 교회가 되었고, 자녀들과 분리된 예배에서 자녀들과 함께 하는 예배로 온 가족이 함께 드리는 예배를 경험하게 되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에 못지않은 우려도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온라인 예배를 드리면서 현장예배에 대한 소중함과 가치를 상실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점점 더 모이지 않는 현대인들의 습관을 부추겨서 사람들로 하여금 교회에 모이는 것을 더욱 소홀하게 할 가능성이 분명히 있습니다. 따라서 앞으로의 예배는 시간과 장소를 구별하여, 마음과 정성과 힘과 뜻을 다하여 몸과 영과 혼을 거룩한 산 제물로 드리는, 참여와 경험을 강조하는 공동체적인 예배가 되어야 할 것이고, 예전을 통해서 영적인 경험을 강조하는 예배를 드려야 할 것입니다.

공교회성 - 공교회성을 회복하는 교회

공교회의 사전적인 의미는 ‘하나의 보편적인 교회’라는 것인데 어떤 교회든 다 하나의 교회라는 것입니다. 이에 반대되는 개념은 ‘개 교회 중심주의’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국교회는 공교회성이 많이 약화 되고 개교회 중심이다 보니 코로나 팬데믹 상황을 지나면서 통일된 방역 메뉴얼을 갖지 못하고 개 교회별로 알아서 대응하면서 여러 가지 문제들이 발생했고 그것으로 인해 뜻하지 않은 많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가톨릭이나 불교에서는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는데 우리 개신교에서는 여러 가지 문제들이 노출된 것입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한 교회가 문제가 생기면 모든 교회들이 피해를 본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경험했습니다. 확진자가 다녀간 교회뿐만 아니라 모든 교회들이 적폐세력이나 혐오시설로 인식되어 사람들로부터 지탄과 공격을 받았습니다. 공교회성이 부족한 모습과 공공성이 부족한 모습이 혼합되어 드러났기 때문에 더 심각했던 것 같습니다. 공교회성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개 교회 중심주의에서 벗어나 하나의 보편적인 교회, 즉 공교회라는 사실을 인식하는 게 중요합니다. 또한 경쟁적인 성장주의에서 지역 연합 중심의 동반성장으로 바뀌어야 하고, 교단 간 분열과 경쟁이 아니라 합력하여 선을 이루는 노력이 있어야 합니다. 개 교회나 교단만 바뀌는 것이 아니라 기독교 생태계가 새롭게 복원되어야 하는데 현재 교회연합기관들의 모습을 보면 회의적인 생각이 듭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교회성의 회복은 계속해서 힘써야 할 중요한 가치입니다.

코로나 팬데믹이 지속되면서 어려운 교회들이 많이 생겼는데 우리가 하나의 교회라면 연약한 교회를 도와야 하고, 각 교회가 가진 강점의 상호 교류 및 협력, 예배당 공유, 사이버 공간의 공유 등 새로운 패러다임의 공간 활용방안 등을 공적으로 지원해주는 시스템을 갖추는 것도 필요합니다. 사회는 공유시대입니다. 공유 오피스가 인기이고, 공유 자동차, 공유숙소, 공유플랫폼이 시대의 아이템이 되고 있습니다.

(공명정대함을 보존할 수 있다면 감독교회라는 감리교회의 특성은 공교회성의 장점을 부각할 수 있는 장치가 이미 마련된 구조라 할 수 있지만 현재 그것이 이뤄지고 있지 않음이 매우 안타깝다.)

성도들이 일주일에 한 끼를 금식해서 헌금하는 운동을 전개하면 5천 원씩만 해도 10만 명이 참여하면 한 주에 5억 원, 한 달이면 20억 원의 선교 재원을 마련할 수 있습니다.

소통으로서 공공성의 실현 – 소통으로서 공공성을 실현하는 교회

코로나 팬데믹의 시대를 보내면서 교회가 듣게 된 비판 가운데 하나가 ‘이기적’이라는 말입니다. 이타적 사랑을 지향하는 교회가 이기적 집단으로 불리는 현실이 안타까운 교회의 현주소입니다. 인류 역사에서 가장 큰 규모의 재앙이었던 중세 흑사병 시대를 살았던 성직자들과 기독교인의 위생과 방역 그리고 환자들을 돌보았던 봉사의 실천 등과 비교할 때 21세기 교회를 향한 비난은 우리를 매우 슬프고 부끄럽게 합니다.

새로운 시대, 미래 목회의 길에는 다음 세대의 주역인 ‘MZ세대’가 있습니다. MZ세대의 독특성 중의 하나는 그들의 윤리적 세계관입니다. MZ세대의 윤리적 지향성은 가격이 다소 높더라도 사회적인 책임을 다하는 착한 기업의 브랜드를 선호하고, 노동력 착취나 환경 파괴가 적은 상품을 구매하며, 그러한 구매 활동을 공유함으로써 자신의 존재 위치를 가늠하고 확인합니다. 그들의 사회적 활동의 원인은 다양하겠지만 결론적으로 자신이 ‘멋진 사람’으로 보여지는 삶을 지향합니다. 이들에게 각인된 코로나 시대의 한국교회는 부도덕하고 비윤리적이며 공공성이 결여된 비호감입니다. 대부분의 교회는 이 상황이 억울하고 답답하겠지만, 현실은 그렇습니다. 교회는 세대 및 사회와 불통하는 집단으로 인식되어 버렸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새로운 시대, 미래 목회를 위해서는 세대의 격차를 비롯하여 지역, 성별, 종교, 정치적 구분을 넘어서 소통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렇게 할 때 복음을 전하며 교회의 정신과 가치를 구현할 선교적 장이 마련될 것입니다. 그렇게 하려면 우리를 향해서 비난하는 세상을 원망하기보다는, 우리가 어떤 모습으로 세상 속에 존재해야 할 것인지를 진지하게 성찰하고 고민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사회적인 책임 의식을 더욱 강화하며, 이타적인 사랑과 공공의 안녕을 위한 구체적인 실천을 하는 공동체가 되어야 합니다.

교회는 세상을 위해서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하고, 그것을 강력하게 피력하는 것이 선교적인 관점에서도 아주 중요합니다.

교회는 대사회적인 사역들을 더욱 활발하게 진행해야 하는데 공간을 이웃에게 적극적으로 개방해야 하고, 사회적인 이슈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질 뿐 아니라 그에 대한 책임 있는 기독교적인 답변을 해야 합니다.

예컨대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의 뜻을 담고 있는 ‘ESG 경영’에 성경의 가치와 원리를 옷 입혀서 적극적으로 연대하는 것입니다. “환경을 생각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며 건강한 지배구조를 가진 기업이 생존하게 된다”는 것인데 이것은 이미 성경에 나온 원리입니다.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는 하나님의 생태적 명령에 순종하며, 나눔과 돌봄, 이웃사랑으로 사회적 책임을 다하며, 예수님을 중심으로 하나님 나라를 구현하는 것이 교회의 역할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교회가 될 때 MZ세대를 비롯한 모든 세대들이 오고 싶은 멋진 교회가 될 것입니다.

메타버스(Metaverse)의 시대 – 메타버스 시대를 준비하는 교회

페이스북이 회사명을 ‘Meta’로 바꾸었습니다. 대표 주커버그는 ‘새로운 사회는 메타버스 사회가 될 것이라며, 소셜네트워크 회사가 아닌 메타버스 회사로 기억해 달라’는 말을 했습니다. 페이스북 메타버스 총괄인 비샬 샤는 ‘가상현실 헤드셋은 2023년이면 연간 1000만대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하게 될 것으로 예상되고, 전 세계에 1000만 이상의 가상현실 메타버스 사용자가 등장할 때가 해당 플랫폼이 급격히 성장하는 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곧 우리가 경험할 미래입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SNS서비스(인스타그램, 페이스북)를 제공하는 회사가 이와 같은 선언을 하니 메타버스의 세계가 마치 코 앞에 있는 것처럼 긴장감이 돕니다.

그렇다면 메타버스 시대에 들어선 우리 사회, 아니 이제는 초고속 인터넷을 통해 전 세계가 동시에 메타버스 시대를 맞이하고 있는 이 시대에 교회는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요?

현재 우리는 기술을 본질 전달의 도구로 사용하고 있는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도구가 변한 시대에 이 도구에 맞게 어떻게 우리의 본질, 즉 복음을 잘 세팅하고 전달할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합니다. 과거 시장과 정류장에서 복음을 소리로 전달했다면, 이제는 온라인에서 소리와 영상을 통해서 전해야 합니다. 영화가 상상 속의 현실을 실제와 같이 구현하여 사람들을 깨우치고 있듯이, 성경 속에 있는 과거의 이야기를 오늘날 더 실제적인 이야기로, 진리로 전달해서 사람들로 하여금 심령이 깨우침을 받게 해야 합니다.

초월(beyond), 가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 세계의 도래는 긍정적으로 볼 때 선교의 기회입니다. 보이지 않는 하나님과 그의 나라를 마치 보는 것처럼 신뢰하고 순종하는 우리의 믿음은 이미 메타버스이기 때문입니다. MZ세대가 가지고 있는 초월과 가상에 대한 그들의 환상은 “하나님이 사람이 되신” 신앙을 고백하는 기독교의 신비와 연결고리가 될 수 있습니다. 과학과 기술의 다양함과 현대인의 영적 목마름이 만나서, 성경 속에 있는 과거의 이야기를 실제적이고 생생한 “나의 이야기”로 전환하는 “말씀의 현재화”를 실현하게 할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교회는 외형적 하드웨어뿐 아니라 가상공간으로의 연구와 투자를 병행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 가상공간은 개교회가 아닌 여러 교회와 교단의 협력으로 공유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것을 선용한다면 우리의 교회는 ‘공유시대’의 다양한 선교 플랫폼을 통해 “땅 끝까지 복음을 전하라”는 명령의 때 아닌 열매를 맺을 수 있습니다.

나가는 말

양면성이 드러난 사진으로 “열림교회가 닫힘”을 발표한 대학생에 관한 에피소드는 “교수님께 개박살 났다“로 마무리 됩니다. 그러나 “열림교회 닫힘”은 이름과 실제가 다른 부정확한 명칭(misnomer)을 적절하게 표현하는 말이 아닐 수 없습니다. 교회가 교회답지 못하다면 “예수 그리스도의 몸”된 교회가 아닙니다. 그것은 ‘미스노멀’입니다. 양면성을 극복하지 못한, 아니 극복하기 위해 치열하게 분투하는 교회가 아니라면 교회는 교회로서의 생명을 포기한 것이나 다름 없습니다.

위드 코로나 시대에 교회는 예배를 회복하고, 세상 속의 참된 교회로 바로 서야만 합니다. 교회만을 위한 교회가 아닌 세상을 위한 교회로, 부르심을 받은 교회로의 패러다임 전환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전염병 앞에서 무력했고, 그로 인한 여파로 일상이 무너지고 직장과 생업의 위기로 경제적인 위기를 경험했기에. 코로나로 인한 사람들의 상실감과 절망감이 아직 회복되지 않았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교회는 절망과 낙심에 빠진 사람들에게 구체적인 행동과 실천으로 소망과 위로를 전해야 하고 새로운 기회를 제시해야 합니다.

코로나 19로 인해 교회는 큰 도전과 어려움에 직면한 것은 분명하지만 이러한 상황을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따라 영향력이 회복되고 다시 일어나 빛을 발하는 사명을 감당하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