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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성서동화 - 엽기적인 여인, 헤벨의 아내 야엘
류호정  |  hjgh121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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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년 11월 13일 (일) 12:47:20
최종편집 : 2022년 12월 04일 (일) 23:35:58 [조회수 : 4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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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기적인 여인 - 헤벨의 아내 야엘

(삿4:1-24)

 

“야호! 오늘 밤에는 바알과 아세라 신전에서 신나게 춤추며 놀아보세.”

“오-예! 좋-지.”

“노세 노세 젊어서 노세. 늙어지면 못 노나니- 얼씨구 절씨구 차차차! 지화자 좋구나 차차차! 아니노니지는 못하리로다. 차차차!”

 

여호수아를 중심으로 무사히 가나안 정복을 끝내고 가나안 땅을 분배하여 정착했던 이스라엘은 여호와가 백십 세에 죽고 믿음의 세대도 하나 둘씩 조상들에게로 돌아갔다. 그 후에 태어난 다음 세대의 백성들은 하나님을 알지 못하였고,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위하여 행하셨던 출애굽과 광야 여정, 그리고 가나안 정복에 대한 일을 알지 못하였다. 더군다나 이들은 하나님을 배신하고 다른 신들, 가나안 백성들이 섬기는 바알과 아세라를 섬겼다. 바알은 ‘주인’, ‘소유자’, ‘남편’이란 뜻으로, 생산과 번식을 주관하는 다산의 신이며, 가나안 사람들의 주신이었다. 아세라는 ‘행운’이란 뜻으로, 가나안 사람들에게 있어서 모든 우상들의 어머니 신으로 숭배했다.

그런데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을 버리고 바알과 아세라를 섬기자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에게 진노하셨다.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이 순종하지 않고 쫓아내지 못했던 가나안 부족들에게 오히려 이스라엘을 팔아 넘기셔서 고통을 당하게 하셨다. 그러자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나님께 부르짖어 기도했고, 하나님께서는 뜻을 돌이켜 그들을 위하여 구원자, 사사들을 보내어 노략자들의 손에서 구원하게 하셨다. 그러나 사사가 죽은 후에는 과거의 조상들보다 더욱 타락하여 우상들을 섬기고 절하며 하나님께 순종하지 않았다. 무엇보다도 이스라엘 백성들은 율법을 어기며 이방의 딸들을 아내로 삼았고, 자기 딸들을 이방의 아들들에게 주었으며, 노골적으로 그들의 신들을 섬겼다. 그러면 또 다시 하나님께서는 진노하셨고, 주변 민족들에게 팔아서 지배를 받게 하셨다.

 

이러한 사사 시대가 안타깝게 반복되고 있는 중에 왼손잡이 사사인 에훗이 모압 왕 에글론을 죽이고 모압을 굴복시켜 이스라엘은 모처럼 팔십 년 동안 평온하였다. 그러나 에훗이 죽은 후에 이스라엘 백성들은 다시 슬금슬금 하나님의 눈에 거슬리는 악을 행하였다. 그러자 하나님께서는 가나안 왕 야빈의 손에 이스라엘을 파셨고, 이십 년 동안 이스라엘을 심히 학대하게 하셨다. 그랬더니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나님께 부르짖어 기도했고, 이번에도 하나님께서는 사사를 보내주셨다. 그런데 그 사사가 바로 랍비옷의 아내 여선지자 드보라였다.

 

어느 날 드보라는 사람을 보내어 납달리 게데스에 있는 아비노암의 아들 바락을 불러다가 말했다.

“바락은 들으시오.”

“예, 드보라 사사님, 말씀하소서.”

“이스라엘의 하나님께서 이렇게 명령하셨소. ‘너는 납달리 자손과 스불론 자손 만 명을 거느리고 다볼 산으로 가라. 그리하면 내가 야빈의 사령관 시스라와 그의 군대들을 기손 강으로 유인하여 네 손에 넘기겠노라.’”

“……”

“아니, 바락? 왜 아무 말을 하지 않는 것이냐?”

바락은 속 터지게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주저주저했다. 그러자 드보라는 답답하여 재촉하듯 물어 보았다.

“바락? 왜 그러시오. 뭐가 잘못된 거라도 있소?”

그제서야 바락은 쭈빗거리며 말했다.

“아-아니, 그러니까 그게 말이죠. 뭐 그리 대단한 건 아니지만…, 에-, 만일 당신이 저와 함께 가신다면 모를까, 당신이 가지 않는다면 저 혼자서는 절대로 가지 않겠어요.”

순간 드보라는 기가 막혀 말문이 막혔다. 그러나 하나님의 명령을 듣고서도 벌벌 떨고 있는 바락을 보자 불끈 화가 치밀어 올랐지만 꾹 참고 말했다.

“알겠소. 내가 당신과 함께 꼭 가겠소. 하지만 당신은 하나님의 명령에 주춤거렸기 때문에, 그대에게는 승리의 영광이 돌아오지 않을 것이오. 오히려 하나님께서는 적장 시스라를 한 여인의 손에 넘겨 주실 것이오. 쯧쯧쯧!”

 

이리하여 드보라는 바라과 함께 게데스로 가게 되었고, 일 만명의 납달리 자손과 스불론 자손들도 바락의 뒤를 따라 올라갔다. 한편 이 소식을 전해 들은 시스라는 가소로운 듯 비웃으며 부하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크하하하! 웃기는 놈들이구나. 감히 이스라엘의 겁쟁이들이 우리와 싸우겠단 말이냐. 건방진 놈들! 이번에 아주 혼쭐을 내 주겠다. 여봐라! 전 군대는 공격 준비하라!”

순간, ‘둥, 둥, 둥’ 전투를 알리는 북소리가 들리며, 900대의 철 병거가 요란한 굉음을 내면서 빠른 속도로 전투 태세를 갖추었다. 그러자 시스라는 모든 군대를 하로셋하고임에서 기손 강으로 출동시켰다.

한편 드보라는 바락에게 단호한 어조로 말했다.

“바락! 지금 공격하시오. 오늘 하나님께서 시스라를 당신 손에 넘기신 날이오. 반드시 하나님께서 당신보다 먼저 싸우실 터이니, 걱정하지 말고 담대하게 싸우시오.”

“예! 드보라 사사님의 명을 받들어 나가겠습니다. 전군! 공격하라!”

“와-! 하나님의 군대가 나간다.”

바락은 일 만명의 군대를 이끌고 다볼 산에서 함성을 지르며 시스라의 군대에게 공격했다.

“하나님께서 함께 하신다. 돌격하라!”

“와! 와! 시스라의 조무래기들을 무찌르자! 승리는 우리의 것이다.”

그런데 먼 발치에서 바락의 군대가 쳐들어오는 모습을 보고 시스라는 심드렁하게 말했다.

“여봐라! 저 오합지졸들을 보거라. 귀찮으니 저 녀석들을 적당히 주물러 주고 오너라.”

“예-옛! 사령관 각하!”

“이거 너무 싱거운 싸움이라서 싸울 맛이 안 나는군.”

“그러게 말이야. 일찍 끝내고 술 잔치나 거하게 해 보세.”

시스라의 군대는 거들먹거리며 바락의 군대를 얕잡아 보았다. 그러나 갑자기 시스라의 철 병거 부대와 군사들이 바락의 군대 앞에서 갈팡질팡하였다.

“어-어! 이거, 왜 이래?”

“철 병거가 갑자기 멈추었잖아.”

“칼은 왜 안 뽑히는 거야.”

도대체 갑자기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하나님께서 보이지 않는 칼날로 내리쳐서 시스라의 군대를 꼼짝하지 못하게 하신 것이었다. 그러자 바락은 신바람이 나서 크게 외쳤다.

“이스라엘 군대는 들으라! 하나님께서 우리와 함께하신다. 적들을 한 놈도 살려 주지 마라!”

이스라엘 군대는 비록 숫자는 적었지만 하나님께서 시스라의 군대를 혼란케 하는 장면을 목격하자 용기백배하여 용감하게 싸웠다.

“와-! 돌격 앞으로!”

“하나님은 우리의 편이다.”

그리하여 시스라는 제대로 싸워보지도 못하고 오히려 철 병거를 버리고 줄행랑을 쳤고, 바락과 이스라엘의 군대는 도망치는 아람의 병거와 군대를 추격하여 한 놈도 남기지 않고 칼로 내리쳤다. 결국 시스라는 막강한 900대의 철 병거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바락과 이스라엘의 군대에게 참패하여 전멸 당했고, 자신은 겨우 목숨만 부지한 체 걸어서 도망치는 신세가 되었다. 그런데 시스라는 마침 하솔 왕 야빈과 평소에 친분이 있었던 겐 사람 헤벨의 아내 야엘의 장막에 이르게 되었다. 그래서 시스라는 식은 땀을 흘리며 안심하고 잠깐 쉬었다. 그때 헤벨의 아내 야엘이 밖에서 인기척을 느끼고 나왔다가 머리는 산발하고 초라한 몰골로 서 있는 시스라를 발견하고 따스하게 맞이하며 말했다.

“나리, 어쩐 일이십니까? 어서 들어오세요.”

“부인, 고맙소. 내 비록 행색이 이 모양이지만 신세를 좀 지겠소.”

“무슨 말씀이세요. 우리 주인과 야빈 왕께서 지금까지 화평하게 살았는데, 별 말씀을 다 하시네요. 우리가 남인가요. 걱정하지 마시고 푹 쉬세요.”

“부인, 그럼, 실례하겠소.”

야엘은 담요까지 덮어주며 시스라를 편하게 해 주었다. 그러자 부들부들 떨고 있던 시스라가 긴장을 풀고 야엘에게 간곡히 부탁을 했다.

“부인, 염치가 없지만 물을 조금 갔다 주시겠소. 내가 지금 매우 목이 타오.”

“그러죠. 여기에 따뜻한 우유가 있으니 쭈-욱 들이키시고 편히 누우세요.”

시스라는 야엘의 친절에 마음을 놓고 말했다.

“부인, 미안하지만 천막문에 섰다가 누가 와서, ‘여기 수상한 사람이 없느냐’고 찾거든 모른다고 말해 주시겠소.”

“물론이죠. 제가 그런 사람은 없다고 할 터이니, 나리께서는 안심하세요.”

“부인, 정말 고맙소. 그럼, 난 부인만 믿겠소.”

시스라는 하루종일 어처구니없는 싸움으로 패전했다가 겨우 목숨만 건졌는데 다행스럽게 평상시 좋은 관계를 맺고 있었던 헤벨의 장막에 오자 긴장감이 스르르 풀렸고, 금새 드르렁 코까지 골면서 곤히 잠들었다.

그런데 조금 전까지만 해도 부드럽고 상냥했던 야엘이 갑자기 돌변했다.

“흐흐흐! 시스라, 이 놈. 어지간히 피곤했나 보구나. 하지만 오늘이 네 놈의 장삿날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을 것이다.”

그러더니 야엘은 손에 망치와 말뚝을 들고 태평스럽게 잠들고 있는 시스라의 머리 맡으로 조용히 다가갔다. 그리고 야엘은 시스라의 머리를 향해 말뚝을 들고 망치로 내리쳤다.

“에-잇! 시스라, 하나님의 백성을 우습게 여긴 벌을 받아라!”

시스라는 정신없이 자다가 찍소리 한 번 질러 보지도 못하고 그만 비명횡사했다.

 

때마침 바락이 시스라를 추적하다가 겐 사람 헤벨의 장막에 이르게 되었다.

“안에 누구 없소? 혹시 여기에 수상한 사람이 오지 않았소?”

그러자 야엘이 나타나서 바락에게 정중히 인사하며 맞이했다.

“바락 장군님! 어서 오십시오. 마침 잘 오셨습니다. 장군님께서 찾으시는 사람이 여기에 있습니다. 와서 보십시오.”

바락은 깜짝 놀래며 말했다.

“부인? 지금 뭐라고 하셨소. 그게 정말이오?”

“예! 장막 안으로 들어가 보시죠.”

바락은 믿기지 않은 듯 얼른 야엘의 장막 안으로 뛰어 들어가 보았다. 그랬더니 정말 시스라가 침대에 누워 있었는데, 글쎄 머리에 말뚝이 박혀 죽어 있었다. 순간, 바락은 드보라 사사가 얼마 전에 자신에게 했던 말이 떠올라 부르르 떨었다.

“바락은 잘 들으시오. 하나님께서는 당신과 이스라엘 군대에게 승리의 기쁨은 주시겠지만 정작 시스라는 한 여인의 손에 넘겨질 것이오. 따라서 당신에게는 영광이 없소.”

바락은 자신의 잘못을 뼈아프게 후회했지만 이미 어쩔 수가 없게 되었다.

이리하여 이스라엘은 드보라 사사와 바락, 그리고 납달리 자손과 스불론 자손 일 만 명이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여 싸운 결과, 가나안 왕 야빈의 손아귀에서 20년 만에 해방되었다, 그러나 진짜 승리의 일등공신은 헤벨의 아내 야엘이었다. 헤벨은 가나안 왕과 화목한 관계로 지냈지만 이스라엘의 고통에는 관심이 없었다. 그러나 헤벨의 아내 야엘은 가나안 왕이 이스라엘을 지배하는 것을 가슴 아파했고, 기회만 엿보았다. 그런데 우연히 그 기회가 찾아왔고, 야엘은 주저하지 않고 시스라를 처단했다. 바락이 드보라 사사 앞에서 겁쟁이의 모습으로 쭈빗거릴 때, 야엘은 하나님의 명령을 받지도 않았지만 과감하게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서 망치와 말뚝을 들고 일어섰다. 그러므로 가나안 왕 야빈과 군대장관 시스라의 군대를 물리치고 하나님의 영광을 높인 사람은 엽기적인 여인 야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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