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칼럼 > 오늘의칼럼
한국인에 입맛에 딱 맞는 중국대표소스 라오깐마(老干妈) 이야기
임석한  |  skygrace1@hanmail.net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입력 : 2022년 09월 27일 (화) 23:59:14
최종편집 : 2022년 09월 27일 (화) 23:59:20 [조회수 : 2738]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텔레그램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우리 집 냉장고에는 4가지 중국소스가 있다. 한 가지는 두반장이고, 또 한가지는 동파육만들 때 사용하는 중국 진간장인 노추(老抽)간장이며 세 번째는 펜더 굴 소스, 그리고 마지막 한가지는 오늘 이야기하고자 하는 라오깐마소스이다. 

라오깐마 소스는 고추와 땅콩, 그리고 산초를 주재료로 만든 매콤한 소스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해외여행갈 때 고추장을 꼭 싸가듯이 중국 사람들이 해외여행할 때 라오깐마소스를 꼭 가지고 갈 정도로 라오깐마소스는 중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고추소스다. 중국인들은 맨밥이나 면에 라오깐마를 비벼 먹기도 하고 컵라면에 넣어 먹기도 한다. 마파두부를 비롯한 중국의 다양한 볶음요리에도 라오깐마는 유용하게 쓰인다. 가격도 비싸지 않다. 우리나라 마트에서 4000원짜리 한 병 사놓으면 꽤 오래 사용할 수 있다. 볶음요리를 할 때 라오깐마 소스만 있으면 집에서도 훌륭한 중화요리를 만들 수 있다. 

유리병에 붙은 붉은색 라벨 한 가운데에는 남자인지 여자인지 잘 파악이 안 되는 근엄진지한 얼굴이 붙어있다. 이 얼굴의 주인공은 라오깐마 소스를 개발한 중국의 타오화비라는 여자로 올해 75세의 할머니이다. 타오화비는 1947년 귀주성 메이탄구의 외딴 산골마을에서 태어났다. 가난한 아버지는 여자라는 이유로 학교에 보내주지 않았다. 그녀는 20살에 지질탐사대 대원으로 일하는 이웃마을 청년과 결혼하고 두 아들을 낳았다. 그러나 남편은 곧 중병에 걸리게 된다. 

그녀는 생계를 위해 대도시 광저우로 날품팔이를 하러 가게 되는데 광저우의 식사가 입맛에 맞지 않았다. 그녀의 고향인 귀주요리는 고추를 사용하여 맵고 향이 강한 요리였는데, 광저우 요리는 기름이 적고 담백했기 때문이다. 그녀는 고향에서 고추를 많이 가져다가 직접 고추기름 볶음밥을 만들어 먹었다. 너무 자주 만들다보니 결과적으로 맛있는 고추기름 소스를 만들 수 있게 되었는데 이때 그녀가 만든 고추기름 소스가 지금의 라오깐마의 기초가 된다. 

이후 남편은 세상을 떠났고 그녀는 아이들을 돌보기 위해 다시 고향으로 돌아왔다. 타오화비는 생계를 위해 밤에는 두부를 만들고 낮에는 학교에 가지고 다니며 팔았다. 그렇게 조금씩 돈을 모아서 42세에 귀양시 남명구 롱동바오 도로 옆에 “실효식당”이라는 작은 식당을 만들었다. 그곳에서 국수와 두부를 팔면서 다른 국수집처럼 자신이 만든 고추기름 소스를 사용했다. 타오화비의 국수와 두부는 싸고 양도 많아서 인근학교의 학생들이 자주 방문하여 먹었다. 그러나 많은 학생들이 가난해서 음식을 외상으로 먹곤 했는데 그녀는 가난한 학생들에게 계속 무료로 음식을 주었다. 이 때문에 마을에서는 ‘학생들의 라오깐마’라는 별명을 가지게 된다. 라오깐마는 ‘대모’라는 뜻으로 엄마처럼 믿고 따를 수 있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추후 그녀는 국수보다 자신이 만든 고추기름 소스를 사람들이 더 좋아한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사업가능성을 재빨리 깨달았다. 그때부터 연구를 거듭하며 몇 년의 시행착오 끝에 더욱 맛있고 독특한 고추기름 소스를 완성한다. 이제 국수나 두부를 사러오는 손님들이 고추기름 소스도 사서 돌아갔다. 어떤 사람들은 국수 대신에 고추기름 소스를 사기 위해 식당에 왔다. 그녀는 자신의 고추기름 소스를 사람들이 좋아해줘서 너무 기뻤다. 국수보다는 고추기름 소스를 더 파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한다. 

1994년에 구이양 시는 순환도로를 건설했고, 공사 때문에 점점 더 많은 트럭운전사가 그녀의 식당을 찾아왔다. 이때 타오화비의 사업적 감각이 작동한다. 그녀는 고추기름 소스를 무료로 운전사들에게 나누어주기 시작했고 큰 인기를 끌게 된다. 입소문은 운전사를 통해서 구이양시 전체로 퍼졌다. 많은 사람들이 도시에서 그녀의 고추기름 소스를 사기위해 차를 몰고 찾아왔다. 나중에는 사람들이 너무 몰려와 감당할 수 없게 되었다. 

결국 1996년 8월에 구이양 남명 라오간마 풍미 유한회사라는 고추기름 소스 가공공장을 설립한다. 타오화비가 생산하는 고추기름 소스임을 알리기 위해 브랜드 명을 그녀의 별명인 라오깐마로 하고 그녀의 사진을 병에 부착했다. 이 사진은 오늘날 그녀를 가장 유명한 기업가중 하나로 만들었다.

처음 공장을 만든지 1년이 되던 날인 1997년 8월에 직원은 40명에서 200여명으로 늘어 있었다. 2011년에는 직원은 2000명 이상이 되었다. 회사는 다양한 제품을 선보였고 여러 곳에 추가적인 공장을 건설했다. 라오깐마로 인해 중국에서 4100여개의 일자리가 창출되었고 800만명 정도의 농민들에게 부를 가져다 주었다. 현재 라오깐마는 24개 시리즈의 상품을 전 세계 80여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현재 중국 고추장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며 중국인이 가장 선호하는 고추소스로 입지를 굳혔다. 최근에는 미국 럭셔리 상품 사이트에 오르기도 했고 유럽에서도 인기이다. 라오깐마는 중국의 민영 경제의 전설로 부상하여 “화교가 있는 곳이라면 전 세계 어디든 라오간마가 있다”라는 상업적인 기적을 만들어냈다. 

혹시 한 번도 먹어보지 않았다면 마트로 가셔서 라오깐마 소스를 한통 구입하시라. 독특한 매콤함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임석한의 다른기사 보기  
기사를 추천하시면 "금주의 좋은 기사" 랭킹에 반영됩니다   추천수 : 17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의견나누기(0개)
 * 100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20000byte)
 * [운영원칙] 욕설, 반말, 인신공격, 저주 등 기본적인 예의를 지키지 않은 글과 같은 내용을 반복해서 올린 글은 통보 없이 삭제합니다.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우)120-012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2가 35 기사연빌딩 401호 ☎ 02-393-4002(팩스 겸용)   |  청소년보호책임자 : 심자득
제호 : 당당뉴스  |  등록번호 : 서울아00390  |  등록연월일 : 2007.7.2  |  발행인 겸 편집인 심자득(010-5246-1339)
Copyright © 2005 당당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dangdang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