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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선거와 관련한 작은 생각
박인환  |  gojumool@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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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년 09월 20일 (화) 15:35:09
최종편집 : 2022년 09월 21일 (수) 21:15:45 [조회수 : 14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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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며칠 전, 선교사 파송에 관한 자문을 구하려고 J목사님께 전화를 드렸다. 이야기 끝에 “다음 주에 감독선거를 하는 데 누구를 찍을 겁니까?” 여쭸더니 “감독선거 관심 밖으로 던져 버린지 오래야”라고 하셨다. 나보다 4살이나 많은 형님이지만 “형님 같이 정치에 때 묻지 않은 분들이 투표를 안 하니까 감리교선거판이 이 모양이 된 겁니다. 책임 있습니다!”라며 정색을 하고 훈계(?)를 하였더니 “알았어, 박목사가 그리 말하니 투표하러 가야겠네.”라고 하셨다.

3일 밤만 더 자면 기독교대한감리회 감독선거일이다.
감독선거 때마다 생각이 많았지만, 이번에는 유달리 마음이 복잡하다. 

해방과 한국전쟁 후부터 감리교회는 써클정치가 득세하였다. 파송제가 살아있을 때는 힘 있는  써클에 속하지 않은 목사들은 좋은(도시교회 혹은 큰 교회 등)곳에 갈 수 없었다. 감독선거를 하면서 백 몇 십 번을 투표하고서도 당선자를 내지 못한 적이 있을 정도로 써클정치의 위력은 대단했다.

80년대에 들어서부터는 써클 정치가 조금씩 약화되기 시작했지만 ‘학연정치’가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나 자신 감리교신학대학을 나온 목사로서 학교에 대한 애정이 있고 동문들과의 끈끈한 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것은 타 신학대학을 나온 목사들도 같을 것이다. 

학연은 존재하는 것이고 학연을 귀히 여기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다 보니 ‘학연갈등’이라는 말이 생기기 시작했고 그것은 ‘학연정치’라는 현상을 잉태하였다. 한 예수를 그리스도로 고백하고 웨슬리정신으로 모인 감리교공동체이지만, 때로는 ‘학연’ 또는 ‘학연갈등과 정치’ 문제로 어지러워질 때가 있었다.

이번 선거를 맞이하면서 그 어느 때보다도 마음이 아픈 이유가 있다. 오늘의 감리교 감독 선거판 돌아가는 것을 보니 차라리 ‘써클정치’나 ‘학연정치’가 더 나을 것 같다는 생각 때문이다. 어느 때부터인가 ‘카르텔정치’(이 말은 내가 만든 단어이다)가 감리교회를 좀먹고 있다. 

다원화감독제 실시 이후 지난 삼십 여 년 동안 수많은 연회감독, 감독회장이 배출되었다. 그런데 문제는 감독을 지낸 이들이 종신토록 감독행세(?)를 한다는 것이다. 연회감독 임기가 끝나면 그때부터는 감독이 아니라 목사로 호칭 되어야 하고 그것은 감리교 장정에 명시되어 있다. 그러나 감독을 지낸 이들 중에는 여전히 감독으로 불리기를 좋아하는 분들이 있고, 또 목사나 평신도들 가운데서도 역시 감독으로 호칭하는 분들이 많다. 

 사실 호칭의 문제 자체가 큰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존경하는 마음으로 높여 부르는 뜻으로 감독이라고 하는 것을 탓하지 않는다. 고인이 되신 고 이춘직 목사님(전 중부연회 감독)은 생전에 나를 만날 때마다 ‘박감리사“라며 정답게 부르시곤 하셨다. 감리사 지난 지 십 수 년이 흘렀지만, 이목사님께서 나를 그렇게 호칭하시는 것에는 나를 향한 존중과 애정이 담겨있는 것 같이 생각되어 불편하지 않았다.

 문제는 감독을 지낸 이들 중에는 계속 영향력을 행사하고 줄을 세우려는 분들이 있다는 것이다. 물론 연회나 기독교대한감리회의 공동이익을 위해 힘을 쓰는 것이라면 어디까지나 OK이다. 그러나 자기가 감독을 하면서 얻게 된 힘이나 영향력을 그런 데 사용하려고 하지 않고 자기 정치, 즉 자기 이익을 위해 사용하려 한다는 것이 문제다.

 이런 사람들은 연회나 교단을 목적이 아니라 자기의 출세욕을 충족시켜줄 수단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목사가 최소한 목적지향주의나 출세지향주의에 경도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교회와 예수가 목적이 되어야지 자기 명예나 권세가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되는 것 아닐까.

 몇 년 전부터, 감독을 지낸 이들이 줄을 세우는 경향이 뚜렷해졌다. 자기들의 카르텔을 더욱 공고히 하려는 것이다.

 2년 전, 주제넘게 감독회장에 출마하였었다. 나에게 표를 준 2318명의 목사.평신도들께 먼저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본래부터 ’감독의 꿈‘을 가지고 살지 않다가 제대로 준비하지 못한 상태로 나왔었다. “돈 쓴 만큼 표 나온다”는 말이 아직까지 유효한 것 같다. 유권자들에게 돈 한 푼 들이지도 않았는데 2318명이 찍어 줬으니 그 2318분에게 감사하고 그분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것을 사과드린다.

 2년 전 선거를 치르면서 얻은 결론 중의 하나는 ”감리교 감독선거판에 학연.지연은 별 힘이 없다“이다. 소위 힘깨나 쓰고 표를 움직인다고 하는 ’꾼‘들은 학연,지연에 따라 움직이지 않는다.(상대적으로 순진한 유권자들이 학연.지연을 중요시 한다.) 누가 자기에게 자리를 줄 것인가, 누가 자기에게 떡 하나라도 더 줄 사람인가가 선택의 기준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신학대학동기이며 교회의 전임자인 목사의 부인이 “이번 선거에서 **목사님이 승리하셔야 우리 목사님이 길이 열려요” “.....후보1번과 2번은 우리 목사님과 동기 이지만 아닙니다” 등의 문자를 안산지방회 몇 장로들에게 보냈다. 어느 장로가 “이거 미친 * 아니예요?”라고 하는데 내 얼굴이 뜨거워졌다. 선거법 위반이지만 이제껏 아무 소리 하지 않고 지내왔다.

초,중.고.주일학교.신학대학 후배목사도, 군목할 때 우리 연대도 아닌 옆 연대의 이병을 신학대학 후배라는 한 가지 이유로 외박시켜주고 군종활동비 2만원 달라고 하는 것을 만원 보태서 3만원 주는(그때 내 월급이 10만 몇 천 원이었다) 호의도 베풀었던 그 후배도 나를 돕지 않더라.(이 사람은 나중에 금전적으로는 갚았다) 이해는 한다. 그들이 인간적으로 나를 싫어해서 그랬다기 보다는 그들에게는 학연.지연.정 그리고 정의보다 더 중요한 카르텔이 있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요즘 복수의 연회에서 전임 감독들의 줄세우기가 보인다. 그들 중에는 감독회장의 꿈을 품고 줄을 세우고 있는 이들이 있다는 얘기가 공공연히 떠돌아다닌다. 탐욕스런 세상 정치에서 볼 수 있는 어두움이 우리 교회 정치에서도 보인다. 참으로 불편한 현실이다.

오는 토요일에 투표할 유권자들에게 간곡히 말씀드리고 싶다.
1. 교단정치를 방치하지 말고 적극 투표
2. 학연.지연에 따른 투표가 아니라 후보가 가진 생각과 역량을 기준으로
3. 감독이라는 권력과 명예만 생각하는 목적지향적 후보 뽑지 않기.
4. 돈 쓰는 후보 뽑지 않을 뿐 아니라 선관위에 고발하기
5. 카르텔정치세력의 도움을 받는 후보 뽑지 않기.
6. 어렵게 목회하는 동역자의 아픔에 공감할 줄 아는 후보 뽑기
7. 평신도들에게 믿음과 행동의 본을 보일만 한 후보 뽑기

 점점 교회가 어려워져가는 시대에 직면하였다. 가뜩이나 교회가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지 못하고 있는 이 때, 우리 감리교회의 감독선거, 이대로는 안 된다. 

 오늘 새벽기도회 때 읽은 말씀이 아모스5장의 말씀이다. “너희는 나를 찾으라 그리하면 살리라”(4절) “너희는 살려면 선을 구하고 악을 구하지 말지어다. 만군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너희의 말과 같이 너희와 함께 하시리라” “오직 정의를 물 같이, 공의를 마르지 않는 강 같이 흐르게 할지어다”(24절) 수없이 많이 읽은 말씀이지만, 오늘따라 유난히 강력한 힘으로 다가왔다. 그 힘에 밀려 두서없이 썼다.
 
(좀 거스르는 부분이 있더라도 독자 여러분이 혜량해 주시기를 구합니다. 읽으신 분 모두에게 주님의 평화가 깃드시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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