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칼럼 > 류호정 칼럼
[연재] 성서동화 - 운명을 개척한 여인, 기생 라합
류호정  |  hjgh1213@hanmail.net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입력 : 2022년 09월 13일 (화) 12:08:47
최종편집 : 2022년 12월 04일 (일) 23:35:46 [조회수 : 3461]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텔레그램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운명을 개척한 여인 - 기생 라합

(수2:15-21)

 

여리고 성에 열 살쯤 되어 보이는 아주 예쁜 소녀가 있었다. 그 당시 고대 근동에서는 처녀들이 시집가기 전에 낯선 사람과 하룻밤을 보내 처녀성을 잃는 관습이 있었는데, 이 소녀 역시 관습대로 낯선 사람과 하룻밤을 보내 처녀성을 잃었다. 그런데 여리고에서 높은 지위와 권세가 있는 사람들이 소녀를 탐하여 너도 나도 육체적인 관계를 맺었다. 이렇게 소녀는 자의반 타의반 창녀가 되었다. 그러나 소녀는 신세를 한탄하지 않고 여리고 성에서 고급 창녀가 되어 대저택을 소유했고, 유곽을 운영하는 마담이 되었다. 그리고 소녀의 집은 노래와 춤을 제공하는 여리고 도시의 명소로 자리를 잡았다. 그 결과 소녀는 세상 돌아가는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알았고, 고급 정도 또한 많이 가지고 있었다. 이 소녀의 이름은 라합이었다.

 

“아저씨, 총각! 여기 좀 보세요.”

“미와 사랑의 여신 이슈타르의 신전에서 나온 성스러운 여인들이 있어요.”

“호호호! 어서 오세요.”

여리고에 있는 많은 사창가에서는 연신 밤마다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호객 행위를 하는 창녀들로 북적거렸다. 그러나 그 중에서도 유난히 많은 남정네들이 들락거리는 곳이 있었다. 그곳은 다름 아니라 기생 라합이 운영하는 업소였다. 이곳은 신전의 여인들과 연관되어 있는 듯 일반 창녀들과는 뭔가 분위기가 달랐다.

“얘들아! 우리는 길거리의 떠돌이 창녀들이 아니란다. 함부로 아무에게나 가랑이를 벌리고 몸을 팔아 몸을 더럽히지 말거라. 우리는 성스러운 여인들이다. 알겠느냐?”

“예, 마나님! 명심하겠나이다.”

 

한편 출애굽한 이스라엘 백성들이 40년 동안 광야생활을 마치고 가나안 땅을 점령해 들어가기 전, 요단강 동편 싯딤에 진을 치고 있었다. 마침 여호수아는 요단강을 건널 준비를 하면서 여리고 성을 정탐하고자 장로들과 각 지파의 족장들을 긴급히 소집했다.

“여러분! 조용히 하고 제 말을 들어 보시오. 가나안 땅의 첫 관문이 여리고 성이오. 그러니 먼저 정탐꾼을 보내어 사정을 알아 보도록 합시다.”

“옳소. 찬성합니다.”

“그러면 어떻게 할까요?”

“모세가 예전에 했던 방식대로 12명의 정탐꾼을 보냅시다.”

“아니오. 절대로 그렇게 하면 안 됩니다. 그 때 10명의 정탐꾼들이 부정적으로 보고해서 백성들이 원망했고, 그 결과 40일 정탐한 날짜를 1년으로 계산하여 40년 동안 광야에서 죽도록 고생한 것을 벌써 잊었단 말이오.”

“으-음, 듣고 보니 내가 경솔했소.

“그러면 정탐꾼의 숫자를 줄여서 보냅시다.”

“그게 좋겠소.”

“두 명이면 어떻겠소.”

“다른 의견이 없다면, 두 명으로 합시다.”

 

그리하여 여호수아는 두 명의 정탐꾼을 보내기로 결정하고 마땅한 사람을 선별하려고 했다. 그래서 여호수아는 백성들의 대표들에게 물어 보았다.

“두 명의 정탐꾼을 추천해 보세요.”

“여호수아 지도자께서 생각한 사람이 있으면 추천하시죠. 그러면 받기로 동의합니다.”

“찬성합니다. 여호수아 지도자께서 추천하세요.”

“감사합니다. 여러분들이 그렇게 저에게 맡기신다면 제가 기도하고 정한 후 아무도 모르게 여리고 성으로 정탐하러 보내겠습니다.”

“여호수아 지도자님의 뜻대로 그렇게 하시죠.”

 

이렇게 정탐꾼을 위임 받은 여호수아는 하나님께 기도하며 차세대의 젊은이 중에서 신앙심이 깊고 똑똑한 청년을 유심히 살펴보았다. 그러다가 여호수아의 눈에 모세와 사돈뻘이 되는 아미나답, 나손의 가문에 살몬이란 청년이 번쩍 띄였다. 마침 살몬의 고모는 모세의 형 아론의 부인이었다. 그래서 여호수아는 살몬이 태어날 때부터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여호수아는 혈연이나 지연으로 정탐꾼을 뽑을 생각을 아예 하지 않았기 때문에 살몬을 자세히 살펴보면서 신중하게 결정하려고 했다.

“으-음, 아무리 봐도 살몬이 괜찮군.”

그러던 어느 날, 여호수아는 드디어 살몬을 불렀다.

“살몬아?”

“예, 지도자님! 부르셨습니까?”

“너는 지금 가서 너의 가장 친한 친구 한 명을 데리고 속히 나에게 오너라.”

“예, 지도자님의 분부대로 거행하겠나이다.”

살몬은 자신의 목숨보다 남의 목숨을 더 소중하게 여기는 친한 친구와 함께 여호수아에게 갔다. 그러자 여호수아가 말했다.

“살몬과 친구는 들어라. 너희들을 오늘부터 여리고 성의 정탐꾼으로 임명하노라.”

“예-엣? 우리가 여리고 성의 정탐꾼이라고요?”

“저희는 아직 어린데요. 어떻게 그런 막중한 임무를 감당할 수 있겠습니까?”

“더군다나 저는 살몬의 친구로서, 아직 지도자님께서 저를 모르시잖아요.”

“하하하! 내가 모르는 게 무엇이 있겠느냐. 너의 됨됨이는 살몬을 통해서 익히 알고 있었느니라. ‘철이 철을 날카롭게 하는 것 같이 사람이 그의 친구의 얼굴을 빛나게 한다’고 했거늘, 너희들의 얼굴이 서로 빛나고 있다는 것은 살몬이나 자네가 좋은 사람이라는 뜻이 아니겠느냐.”

그러자 살몬과 친구는 주저하지 않고 동시에 여호수아 앞에서 무릎을 꿇고 힘차게 외쳤다.

“지도자님! 저희들을 그렇게 생각하시니 그저 감읍할 따릅니다.”

“부족하지만 최선을 다하여 분부대로 여리고 성을 정탐하고 오겠습니다.”

 

살몬과 친구는 은밀하게 여리고 성으로 잠입에 성공했다. 그들은 낮에는 낯선 사람이라 발각될 염려가 있어 쉬었다가 밤이 되면 여리고 성의 지형과 군사 배치, 사람들의 동정을 살펴보았다. 그러다가 우연히 기생 라합의 집에 들어가게 되었다.

“주인장 계시오. 며칠 묵을 방이 있소?”

“아이, 손님, 방이 있다 말다요. 어서 오세요.”

“방 하나면 되오. 전망이 좋은 방으로 주시오.”

“예, 그렇게 합죠. 혹 필요한 게 없으신지요? 헤헤헤! 우리 집에는 예쁜 아가씨도 있답니다.”

“아니, 됐소. 우리끼리만 있으면 되오. 괜히 우리가 부르기 전에 얼씬도 하지 마시오.”

“예-예, 잘 알겠습니다.”

이때 라합은 먼 발치에서 살몬과 친구들의 행색을 유심히 살펴보았다.

“으-음, 이곳 사람들이 아닌데, 누구지?”

 

며칠이 지났다. 그런데 어떤 사람이 살몬과 그의 친구가 여리고 성을 이리저리 흩어보는 것을 수상하게 여겨 여리고 왕에게 고자질을 했다.

“왕이시여, 이스라엘에서 우리 땅을 정탐하려고 보낸 정탐꾼이 몰래 이리로 들어왔나이다.”

“뭐라! 그게 사실이렸다.”

“예, 왕이시여, 제가 감히 어느 안전이라고 거짓말을 하겠습니까.”

“여봐라! 친위 부대는 속히 여리고 전역을 검색하여 정탐꾼을 잡아 대령하거라.”

“예-옛! 존명!”

그리하여 왕의 친위 부대가 여리고를 샅샅이 검문 검색하게 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사정도 모르고 있었던 살몬과 그의 친구는 밤에 몰래 길거리에서 배회하고 있었다. 그런데 아까부터 이들을 수상하게 여긴 친위 부대가 소리쳤다.

“너희들은 누구냐?”

“이 야심한 밤에 여리고 지역을 다니고 있는 게냐?”

순간 살몬과 친구는 들켰다고 생각하여 냅다 뒷걸음질치며 도망쳤다. 그러자 친위 부대는 호루라기를 부르며 추격했다.

“삐-익! 게 섰거라.”

살몬과 친구는 용케 추격자들로부터 비켜가서 무사히 라합의 집으로 돌아왔다.

“후-유! 큰일 날뻔 했네.”

“그러게 말일세. 오늘까지 정보를 수집한 것으로 서둘러 이곳을 빠져 나가야겠네.”

“그렇게 함세.”

그런데 이때, 밖에서 꽝꽝!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리면서 군인들의 소리가 들렸다.

“라합! 있느냐? 어서 문을 열어라.”

“예-예, 문을 열어 드리죠.”

“왜 이리 문을 늦게 여는 게냐?”

“아-함! 잠자다 늦었나이다. 그런데 나리들? 이 야심한 밤에 어쩐 일이십니까? 예쁜 아가씨들을 불러 올까요?”

“쓸데없는 소리 말고, 네 년 집에 수상한 놈들이 들어갔다는 첩보가 있으니, 그 놈들이 있는 곳을 당장 말하거라. 그 놈들은 우리 성을 염탐하러 온 나쁜 놈들이다.”

“아-하 그 놈들을 찾으러 오셨군요. 그 놈들이 어디서 왔는지는 모르지만 며칠 동안 저희 집에 있었죠. 그런데 어쩌면 좋습니까. 나리들, 한 발 늦었습니다. 그 놈들은 방금까지 있다가 저-기 뒷문으로 급히 도망쳤나이다. 하지만 밤이 어두워 헤맬 터이니, 속히 따라가면 그 놈들을 잡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 알았다. 여봐라! 당장 쫓으라!”

여리고 왕의 친위 부대는 서둘러 기생 라합의 집에서 나와 라합이 손짓한 방향으로 맹렬히 추격했다. 그러나 사실은 군인들이 갑자기 라합의 집에 들이 닥칠 때, 라합이 일부러 문을 늦게 열면서 살몬과 그의 친구를 지붕으로 데리고 올라가 삼대에 숨겼다.

“조금만 늦었어도 들킬 뻔 했습니다.”

“주인장! 고맙소. 이 은혜를 평생 잊지 않겠소.”

“생명은 소중한 것인데, 저는 당연한 일을 한 것 뿐입니다. 너무 신경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아니오. 당신은 우리 뿐만 아니라 이스라엘을 살린 것이오. 따라서 당신이 우리에게 베푼 은혜는 반드시 하나님께서 갚아 주실 것이오.”

라합은 살몬의 칭찬에 얼굴이 붉어졌다. 그런데 살몬도 이러한 라합의 모습을 넌지시 보면서 괜히 마음이 설레였다.

“으-음, 비록 기생이라고 하지만 몸과 마음 씀씀이가 보통이 아니군. 네 맘에 쏙 드는 걸.”

그때 라합은 살몬의 낌새를 알았는지, 옷맵시를 고쳐 입고 살몬과 그의 친구에게 차분히 말했다.

“그대들은 지금 절대로 나가면 아니되옵니다.”

“왜 그렇소. 우리는 한 시도 지체할 수 없소.”

“압니다. 하오나 지금 여리고 성문이 닫혔기 때문에 성 밖으로 빠져 나갈 방도가 없나이다.”

“그러면 어찌하면 좋소?”

“마침 우리 집은 성벽 위에 있으니 창문으로 줄을 달아 밖으로 나갈 수가 있습니다. 하지만 뒤쫓는 사람들이 집요하게 추격할 터이니, 산으로 가서 사흘 동안 숨었다가 안전하면 그때 그대들이 가고 싶은 대로 가시면 되겠나이다.”

살몬은 무릎을 치며 말했다.

“좋은 생각이오. 고맙소. 그런데 주인장에게 뭔가 우리가 해주고 싶소. 소원을 말해 보시오.”

라합은 순간 멈칫하다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저는 일찍이 하나님께서 가나안 땅을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주신 줄을 알았나이다. 그래서 여리고 성 안에 있는 사람들은 이스라엘 백성들을 심히 두려워하고 벌벌 떨고 있나이다. 저는 압니다. 하나님께서 애굽에서 이스라엘을 구원하실 때, 홍해를 마르게 하신 일과 아모리의 시혼 왕과 옥 왕을 전멸시킨 일을 들었나이다. 저는 그 소식을 듣고 깨달았나이다. 이스라엘의 하나님은 하늘과 땅을 다스리는 하나님이신 줄을 알았나이다. 그러므로 이제 그대들에게 부탁합니다. 제가 그대들의 생명을 보호하였듯이 제 아버지의 집을 보호하도록 하나님으로 맹세하고 그 증표를 제게 주십시오. 그래서 제 부모와 저에게 속한 남녀 형제와 모든 사람들의 목숨을 죽음에서 살려 주시기를 바라나이다.”

살몬과 그의 친구는 당연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물론이오. 당연히 그렇게 해야죠.”

“대신 조건이 있소.”

“무엇인지요?”

“당신이 우리의 이 일을 누구에게도 누설하지 아니하면 우리의 목숨으로 당신을 대신할 것이오. 또한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이 땅을 주실 때에 당신을 인자하고 진실하게 대우하실 것이오.”

“맹세합니다. 절대로 그대들과의 일을 발설하지 아니하겠습니다.”

“좋소. 그러면 당신이 우리에게 서약하게 한 이 맹세에 대하여 우리가 허물이 없게 하려고 하니, 우리가 여리고 성을 공격할 때에 우리를 달아 내린 창문에 붉은 줄을 매고 당신의 부모와 형제, 그리고 당신의 아버지의 가족을 다 이 집으로 모으시오.”

“알겠습니다.”

“그런데 명심할 일이 있소. 만약에 누구든지 이 집 문을 나가서 거리로 가면 그의 피가 그의 머리로 돌아갈 것이오. 그러나 우리는 허물이 없을 것이오. 하지만 누구든지 당신과 함께 집에 있는 자에게 손을 대면 그의 피는 우리의 머리로 돌아갈 것이오. 또한 당신이 우리의 이 일을 고자질하면 당신과 서약한 맹세는 무효가 되고, 우리에게는 허물이 없을 것이오.”

“물론입니다. 그대들의 말을 절대로 명심하겠습니다.”

이렇게 하여 기생 라합은 창문을 통해 살몬과 그의 친구를 여리고 성 밖으로 내려 보냈고, 곧바로 붉은 줄을 창문에 매었다.

 

한편 여호수아는 여리고 성을 정탐하러 간 살몬과 그의 친구가 예상 밖으로 늦게 오자, 초조했다. 하지만 두 명의 정탐꾼은 뒤쫓는 자들의 집요한 추격을 따돌리기 위해 산 속에서 사흘 동안 숨어 있었다. 그런데 추격자들이 아무리 찾아도 살몬과 그의 친구를 찾지 못하자 철수했다. 그래서 두 사람은 산에서 내려와 강을 건너 간신히 여호수아에게 돌아갔다. 그리고 그 동안에 있었던 일들을 자세하게 보고했다.

“지도자님, 하나님께서 여리고 성을 정탐할 때, 돕는 천사를 보내주셔서 무사히 돌아오게 되었나이다.”

“오-호, 하나님의 은혜로다.”

“지도자님! 더군다나 하나님께서 여리고 성을 우리 손에 주셨으므로 그 땅의 모든 주민들이 벌벌 떨고 있나이다.”

“으-음, 그렇다면 때가 되었도다. 하나님께서 명령하시면 곧바로 여리고 성을 정복하러 가자.”

“엣-설!”

 

이리하여 여호수아는 두 정탐꾼의 보고를 토대로 이스라엘 백성에게 하나님의 명령을 전달하였다. 제사장 일곱은 언약궤 앞에서 일곱 양각 나팔을 불고, 백성들은 엿새 동안 침묵 행진을 했다가 일곱째 날에 일제히 큰 소리로 외쳤다. 그러자 여리고 성이 맥없이 무너졌다. 그런데 그때 여호수아가 살몬에게 명령했다.

“살몬아!”

“예, 지도자님!”

“너는 너와 함께 정탐했던 네 친구를 데리고 너희들의 생명을 보호해 주었던 그 기생 집에 들어가 너희가 맹세한 대로 그들의 생명을 속히 보호하거라.”

“존명!”

살몬과 그의 친구는 서둘러 무너지고 있는 여리고 성의 잔재를 요리조리 피하며 라합의 집이 있는 쪽으로 달려갔다.

“제발 라합이 약속한 대로 붉은 줄을 창문에 매달고 식구들과 함께 있어야 하는데…”

“살몬! 걱정하지 말게. 라합은 무사할 걸세.”

살몬은 드디어 라합의 집 앞에까지 도착했다. 그리고 두근두근거리며 천천히 성벽에 있는 라합의 집을 쳐다보았다. 그런데 놀랍게도 주변의 모든 벽들은 무너졌는데, 라합의 집만은 말짱했다. 그러자 살몬은 하늘을 향해 두 손을 들고 기도했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이보게, 이렇게 넋놓고 있지 말고 어서 라합과 그의 식구들의 무사한지 알아 봐야지.”

“아-참, 내 정신 좀 봐. 빨리 라합을 찾아보세.”

살몬과 그의 친구는 폐허가 된 여리고 성에서 유일하게 무너지지 않은 라합의 집 터 안으로 들어가며 라합을 불렀다.

“주인장! 아니, 라합은 안에 있소?”

순간 라합은 눈물을 흘리며 밖으로 뛰쳐 나왔다. 그리고 살몬을 힘껏 껴안으며 말했다.

“흑흑흑! 전 당신이 올 줄 알았어요. 우리는 당신 덕분에, 아니 하나님 덕분에 모두 무사하답니다. 살려줘서 정말 고맙습니다.”

“아니오. 내가 고맙소. 살아 줘서 너무 고맙소.”

 

이렇게 여리고 성은 함락되었지만, 기생 라합과 그의 가족들은 정탐꾼을 살려준 덕분에 이스라엘 백성들과 더불어 살게 되었다. 한편 라합은 그의 미모 때문에 일약 이스라엘 청년들에게 선망의 대상이 되었다.

“와-! 천상의 선녀가 따로 없네.”

“하늘의 천사가 내려 왔어.”

그러나 라합은 이스라엘의 청년들이 자신을 주목하자 내심 흐뭇했지만 못내 불안했다. 왜냐하면 라합의 마음에는 이미 살몬이 자리잡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라합의 이런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살몬은 여전히 아무 반응이 없었다. 하지만 살몬은 용기가 없어서 고백을 못할 뿐이었지, 기회만을 엿보고 있었다. 사실, 살몬은 여리고 성을 정탐한 후 라합을 흠모하고 있었다.

“뛰어난 미모, 명석한 판단, 민첩한 행동, 부모 형제를 극진히 생각하는 착한 마음씨, 시대적인 감각, 성벽에 줄을 달아매어 탈출시키겠다는 기발한 용기, 더군다나 하나님에 대한 신앙, 어디 한 군데라도 나무랄 때가 없어. 아-하! 라합한테 사랑한다고 언제 고백하지?”

 

그러던 어느 날, 살몬은 드디어 용기를 내어 라합에게 청혼을 했다.

“라합? 나와 결혼해 주겠소.”

“……”

라합은 살몬이 청혼해 오자 감격하여 말이 나오지 않았다. 자신의 처지는 기생이었고, 이방 여자가 아닌가? 라합은 차기 이스라엘의 지도자인 살몬을 감히 오를 수 없는 높은 나무 같아서 넘볼 수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정탐꾼으로 자신의 집에 들어온 그 날부터 가슴 속에서는 살몬의 환상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리고 여리고 성이 무너지던 날, 약속대로 자신과 가족들이 구원을 받았고, 제일 먼저 달려왔던 살몬의 모습에 감동을 받았다. 그런데 살몬이 지금 자신에게 청혼을 하고 있었다. 라합은 마냥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흑흑흑! 좋아요. 당신의 아내가 되겠어요. 살몬! 사랑해요.”

“라합! 고맙소. 나도 당신을 사랑하오.”

 

이리하여 살몬은 라합과 결혼했고, 보아스를 낳았다. 보아스는 훗날 다윗 왕의 할아버지가 되었다. 

 

   
작가/류호정 목사

 

류호정의 다른기사 보기  
기사를 추천하시면 "금주의 좋은 기사" 랭킹에 반영됩니다   추천수 : 62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의견나누기(0개)
 * 100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20000byte)
 * [운영원칙] 욕설, 반말, 인신공격, 저주 등 기본적인 예의를 지키지 않은 글과 같은 내용을 반복해서 올린 글은 통보 없이 삭제합니다.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우)120-012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2가 35 기사연빌딩 401호 ☎ 02-393-4002(팩스 겸용)   |  청소년보호책임자 : 심자득
제호 : 당당뉴스  |  등록번호 : 서울아00390  |  등록연월일 : 2007.7.2  |  발행인 겸 편집인 심자득(010-5246-1339)
Copyright © 2005 당당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dangdang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