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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잘되라고 하는 말이야
김화순  |  givy4u@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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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년 09월 12일 (월) 00:08:22 [조회수 : 2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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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만에 사회적 거리두기 제한 없이 온 가족이 모여 추석 명절을 지냈다. 음식 장만과 가사노동에 시달릴 줄 알면서도 왠지 설레고 기대되는 명절이었다. 여기저기서 소란스러운 수다에 웃음꽃이 피고, 어린 조카들의 성장한 모습에 칭찬과 잔소리가 동시에 오간다. 명절에 해서는 안되는 금기어가 있다는데, 아니나 다를까 입시를 남겨 둔 조카에게 어느 대학을 갈 것이냐 물었다. 이제 마지막 주자인 너에게 기대가 크다는 말에 ‘부담스러워요’라며 쓴웃음을 짓는 녀석의 마음이 어땠을지.

상대에 대해 관심을 표하고자 하는 얘기이지만 너무 과도해서 듣기 싫은 말 3위는 ‘너 잘되라고 하는 말이야’를 앞세운 잔소리, 2위는 ‘요즘 애들은, 나 때는’이라는 비교, 1위는 ‘앞으로 계획이 뭐니?’라고 한다. 이러한 표현들은 사실, 의도와는 달리 역효과를 가져온다.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한 쓴소리를 잔소리로 간주해 불쾌한 감정을 유발하기도 하고 그로 인해 관계가 얼룩지는 경우도 종종 생긴다. 부모나 어른의 입장에서 하는 말이 자녀들에게는 세상에서 제일 듣기 싫은 잔소리가 되는 셈이다.

사회적 동물인 인간은 생존을 위해 상호작용이 필수적이다. 그런 의미에서 인간이라는 존재는 타인이 품고 있는 기대감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아이들은 부모나 교사와 같은 권위 있는 인물의 기대에 매우 민감하다. 마찬가지로 성인도 직장 내 상사와 같은 타인의 기대에 영향을 받는다. 사람들은 긍정적인 기대를 위해 노력하며 스스로 동기를 부여하여 기대를 충족시키려 한다. 또한, 타인의 기대에 부응함으로써 사람들과 잘 어울리고, 일반적으로 기대되는 수준을 넘어 성공하고자 노력한다. 

교사와 같은 권위 있는 존재의 기대가 사람들의 행동에 강력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연구한 실험에서, 연구자들은 학생들에게 가짜 IQ 점수를 무작위로 배정한 후, 이 정보를 교사들에게 제공하였다. 교사들은 점수가 가짜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학기 말에, 연구자들은 학생들의 실제 IQ와 관계없이 가짜 IQ 점수가 높은 학생들이 낮은 학생들보다 더 좋은 성적을 거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연구자들은 학생들의 성적향상은 가짜 IQ 점수를 바탕으로 한 교사들의 높아진 기대 때문이라고 주장하였다. 잘 알다시피, 이러한 현상을 피그말리온 효과라고 한다. 

지인 중의 한 사람은 자녀를 키우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이 자녀에게 하고 싶은 말을 참는 것이었다고 한다. 그의 자녀들은 우리 사회에서 어느 정도 성공한 궤도에 올라있다. 위의 실험에서 교사들은 가짜로 IQ 점수가 높은 학생들을 대할 때, 의식하지는 못했을지라도 낮은 점수의 학생들을 대할 때와는 분명한 차이가 있었을 것이다. 따뜻한 관점으로 바라보았을 것이고 인내해 주었을 것이며 실수에도 관대한 태도를 보였을 것이다. 

자녀들이 성공하기를 원하는가? 부하 직원의 성과를 기대하는가? 그렇다면 자신의 실력을 최고로 발휘할 수 있도록 편안한 마음을 갖게 해주어야 한다. 긍정적인 기대라도 부정적인 형태로 전해지면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비난하거나 충고하기보다 ‘괜찮아, 잘 될 거야’의 응원으로 돌려주면 어떨까.

김화순∥심리상담센터 엔, 한국감리교선교사상담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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