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리회 군선교교역자회의 다섯 번째 ‘찾아가는 영성아카데미’가 효성중앙교회에서 열렸다.

태풍 힌남노가 한반도를 할퀼 것이라는 예보가 있었지만 예상보다 빠르게 지나가고 햇살마저 따사롭게 내리쬐던 9월 6일 오후, 인천 계양구의 효성중앙교회(정연수 감독)에서 군선교교역자회의 다섯 번째 ‘찾아가는 영성아카데미’가 열렸다. 배홍성 목사(군선교교역자회 회장)을 비롯해 30여명의 군선교교역자들이 참석했다.

군선교교역자회가 추진중인 ‘찾아가는 영성 아카데미’는 군선교교역자들의 영성훈련, 사명감 고취와 다음세대의 리더로서 자기계발을 목적으로 감리회 내의 명망 있는 선, 후배들을 찾아가 그들의 목회와 영성과 삶을 배우고 도전받고자 함에 있다. 군선교교역자회는 지금까지 하근수 감독(경기연회), 김종필 목사(이천중앙교회), 박동찬 목사(일산광림교회), 이성민 목사(성은교회)를 찾은데 이어 정연수 감독을 찾았다. 효성중앙교회는 군선교교역자들을 위해 정성이 담긴 점심식사와 선교비를 제공했다.

‘영성아카데미’에서 정연수 감독은 ‘복음의 힘, 역류성’이라는 제목으로 설교하며 “교회가 세상과 단절하며 담을 높여가는 때에 복음의 힘과 여전히 교회가 세상의 희망임을 믿고 열린 신앙으로 불신자와 청년 장병들에게 복음을 전해달라”고 군선교교역자들에게 당부했다.

▲ 정연수 감독이 말씀을 전했다

정감독은 먼저 자신의 목회철학을 소개했다. 정감독은 효성중앙교회가 건축 때부터 지역사회에 개방된 교회를 지향했던 점을 강조했다. 지역사회를 위해 마을축제를 열고 교회에서 노래자랑대회를 개최했으며 심지어 버스노조의 총회장소로도 제공하는 등 교회는 항상 열려 있고 누구나 올 수 있어야 한다는 컨셉을 유지하려고 애썼다고 했다. 인천시가 주최한 인천시 3개종단 연합음악회 장소로도 제공했는데 이 일로 자신이 종교다원주의자로 몰리기도 했지만 이제는 성도들도 교회의 문턱을 낮추는데 거리낌이 없다고 했다.

정감독이 이렇듯 교회 문턱을 낮추고 개방된 목회를 지향하는 이유는 “오직 수고하고 무거운 짐진자들이 다 와서 값없이 포도주와 젖을 사게 하려는 것”임을 강조했다. 세리집에도 가고 문둥이 집에도 가고 어부들과 어울려 먹고 마시기를 탐하는 자라는 욕을 먹어가면서 세상으로 나갔던 예수의 행적을 이어가는 것이 오늘 교회의 역할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정감독은 그러면서 교회가 문턱을 높였을 때 생기는 현상을 경고했다. 교회가 세상으로부터 신뢰를 잃어 부흥이 안되면 성도들의 이탈을 막기 위해 바리새인처럼 문자적 율법주의에 빠져들어 교리를 강화하고 교회담을 더 높이 쌓으려 한다는 것이다. 이어 복음주의라는 미명하에 우리끼리도 ‘복음’이나 ‘교리’를 앞세워 복음주의 진영이니 에큐메니컬 진영이니 구분하며 내부 총질을 하고 ‘거룩’이란 단어를 앞세워 정죄하는 일에 몰두하게 된다고 했다.

이는 마치 레위기의 정결예법을 현대에 적용하려는 것과 같아서 거룩함을 지키기 위해 부정한 것들로부터 분리되려 애쓰는 바리새(분리하다, 구분하다, 나누다)적 신앙이라고 경고했다. 정결한 물에 부정한 것이 조금이라도 섞이면 오염되는 것처럼 부정의 힘을 두려워 하기에 교회 문턱을 높이고 ‘복음’과 ‘교리’, ‘거룩’을 앞세우며 세상과 섞이지 못한다는 것이다.

정감독은 ‘복음의 힘’은 이러한 두려움을 능히 극복할 수 있음을 역설했다. 부정의 힘이 거룩함을 오염시키는 것이 아니라 복음의 힘이 부정의 힘을 정화시킨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복음의 역류성’이라고 이름 붙였다.

“12년 동안 혈루증을 앓는 여인이 있었습니다. 당시 율법으로는 엄청 위험인물이지요. 이 여자는 부정한 여인이기 때문에 접촉하거나 앉았던 자리에 누가 앉기라도 하면 부정을 타기 때문에 세상에 나와선 안 되는 것이었습니다. 그런 여인이 무리중에 섞여서 예수님의 옷자락을 만졌습니다. 예수님이 멈춰 섰습니다. “누가 나를 만졌다” 여인은 옷자락만 만져도 자기 병이 나을 것이란 믿음으로 만졌는데 그 순간 예수님은 자신의 몸에서 무언가가 빠져나갔다고 느끼셨지요. 물리적으로 설명하자면 역류현상이 생긴 것입니다. 그동안 부정한 것이 정결한 쪽으로 흘러가 정결한 것마저 부정하게 만들었는데 정결한 것이 부정한 쪽으로 흘러가 부정한 것도 정결하게 된 사건이 생긴 것입니다. 어마어마한 기적이 일어난 것입니다. 이 사건은 율법에 대한 상식을 뒤집어 엎은, 가히 성경의 코페루니쿠스적 사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이 길을 멈추고 돌아서서 그 여인을 찾은 것입니다.”

부정했던 여인이 고침을 받게된 혈루증 앓는 여인 이야기를 통해 부정함이 정결함을 이길 수 없다는 복음의 힘을 강조한 정감독은 “이 사건에서 말하고 싶은 것은 ‘교회는 여전히 세상의 희망’이라는 말을 하려는 것”이라고 했다. 이 교회에서 노래자랑대회를 개최해 동네 아저씨가 ‘울고넘는 박달재’를 부른다고 해서, 여중생이 이 교회에서 짧은 치마를 입고 춤추며 노래를 부른다고 해서 이 교회가 하나님 교회인 것은 손상받지 않고 오히려 교회에 와서 그들이 복음의 역류를 경험한다는 것이다. 또는 이 시대의 교회는 여전히 세상 속으로 흘러나가는 복음의 역류현상을 일으켜 세상을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믿음이 좋다면서 교회를 세상으로부터 보호하려 하지 말고 유대인이나 헬라인이나 자유인에게나 종에게나 복음은 능력인데, 무엇이 두려워 세상의 더러운 물이 교회로 들어올까 염려하는가. 복음은 능히 그들을 변화시킬 수 있다. 세상 물이 넘어 들어 올까봐 문턱을 높이는 것은 복음을 믿지 않는 불신자다”라고 일갈했다. 그리고 선교적 열정을 가지고 군선교에 임해달라고 당부했다.

정연수 감독의 설교 후에 군선교교역자회는 회원들의 감사하는 마음을 담은 감사패와 선물, 정연수 감독에게 증정했다. 다음 ‘찾아가는 영성아카데미’는 10월5일 천호제일교회(장이규 목사)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 사회 : 장척기 목사(부회장)

▲ 강사를 소개하는 배홍성 목사(군선교교역자회 회장)

▲ 감사패 전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