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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영화관을 통한 소소한 기쁨!
황은경  |  hallofreund@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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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년 08월 17일 (수) 18:49:50 [조회수 : 2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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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관할 읍사무소가 읍내 중심가에서 부지가 넓은 변두리, 그러나 장차 발전이 될 가능성이 있는 곳으로 이전을 하였다. 그러면서 본래 썼던 건물은 코로나 때에 열심히 리모델링을 하더니 올해 초 영화관으로 개관을 하였다. 이름은 음성의 옛 이름을 복원하여 ‘설성시네마’다. 관은 2개이고, 하루에 대여섯 번 정도 상영을 한다. 아침과 오전 오후 그리고 늦은 저녁이다.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홍보가 아직은 덜 된 지역 영화관이지만 그래도 나름 인기는 있어 보인다. 왜냐하면 그동안 영화를 보려한다면 인근의 충주나 진천에 있는 대기업 영화관을 갔었다. 그러다가 혁신도시가 생기면서 역시나 대기업의 직원 복리후생으로 지은 영화관을 줄곧 이용하였다. 그런 것이 읍내에 지역 영화관이 생기면서 이제는 멀리 나가지 않고도 문화시설을 이용할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가. 게다가 영화요금은 대기업 영화관보다 훨씬 저렴한 7,000원이다. 대기업 영화관에서 한 편 볼 값으로 두 편을 즐길 수 있으니 소소한 기쁨이 배가 되는 셈이다. 그리고 쬐끄만 영화관이지만 팝콘과 음료도 있고, 간편하게 인터넷이나 휴대폰으로도 예매를 할 수 있는 편리성도 겸한다. 가끔 혼자서도 멀리까지 가서 영화를 보고 왔던 일인으로서 지역의 영화관은 매우 반갑고, 군의 탁월한 정책 결정이라 여긴다. 몇 년 후엔 이 작은 지역에 수영장도 들어온다고 하니 이만하면 살 만한 지역이다.

며칠 전 광복절 날 아랫집에 사시는 권사님과 설성시네마를 다녀왔다. 이날 처음 지역 영화관에 발을 들여놓은 것이다. 1층은 까페를 준비하고 있고, 2층은 평생교육학습관으로 사용하고, 3층이 영화관 공간이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니 영화관 전체가 눈에 들어왔다. 왼쪽은 매표소와 팝콘을 파는 곳이었고, 매표소 맞은편 약간 오른쪽으로 치우친 곳에 화장실이 있었다. 그리고 정면 오른쪽은 관으로 들어가는 출입구가 있었고, 왼쪽은 상영시간까지 쉴 수 있는 공간으로 의자 몇 개가 보였다. 단촐했다. 좁은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려 애쓴 건축가의 노력이 보였다. 대신 좁은 공간의 답답함을 없애려고 벽면을 흰색으로 칠했고, 천장을 높게 하고 창문도 천장까지 길게 설계를 한 듯 했다. 상영관 안으로 들어가니 붉은색 의자가 눈에 띄었고, 좌석은 전체 4열에 각 열마다 12석이 있었다. 동네 영화관이라 할 만한 아담한 구조였다. 그에 반해 스크린은 기업 영화관보다 작을 수 있겠지만 의자 수와 거리에 비한다면 크게 느껴졌다. 그리고 작은 공간에 뿜어내는 음향은 처음에만 웅웅되다가 점차 안정적으로 들려왔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 나쁘지 않다고 여겼다. 그날이 광복절이라 그랬는지 관객은 가족 관람도 꽤 되었고, 중년 부부 관람도 여럿 있었다. 동네가 작아 그랬을까? 대신 영화관에서 흔히 보이는 다정한 연인은 없어 보였다. 이 정도면 설성시네마는 오랫동안 지역의 문화 서비스로 각광을 받을 수 있는 터전이 될 것이라 본다.

작은 영화관이라 좋은 점이 있었다. 좌석수가 많으면 러닝 타임이 긴 영화를 볼 때 이리저리 옮기는 것이 쉽지 않을 터인데, 이곳은 좌석수가 적다보니 만약 급한 볼 일을 보고 싶을 때 출입구까지 몇 계단 내려가지 않고 도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몇 발자국 가지 않으니 그만큼 사람들의 시선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 이번에도 아이와 엄마가 화장실을 가려고 들락달락 했지만 처음 나갈 때만 신경이 쓰였지 그 다음부터는 스크린이 바로 코앞에 있는 덕분에 관객의 움직임이 가려졌다. 너무 가까운 스크린으로 한산의 학익진이 눈앞에서 펼쳐지는 듯, 나도 그 안에 있는 듯 여겨졌다. 단점이라면 화면과 내가 동화된 듯 하여 장면의 세세한 면을 살피는데 눈을 잠시도 쉴 수 없었다는 것이다. 가령 이순신 장군의 고뇌를 보여줄 때 카메라는 이순신 장군 역을 맡은 배우의 얼굴 그 중에서 눈 주위를 클로즈업 한다. 그러면 관객은 배우가 묘사하는 이순신 장군의 고뇌를 눈썹과 눈빛 혹은 눈 주위의 작은 떨림으로 함께 느낀다. 그러나 스크린이 너무 가깝다보니 섬세한 연기가 잘 보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 섬세한 연기를 놓치게 되는 아쉬움이 있었다. 그러나 그러한들 어떠랴. 내가 사는 음성에도 영화관이 있으니 앞으로는 하다못해 장보러 왔다가 시간과 마음이 허락하고, 좋아하는 장르를 상영한다면 쉬이 표를 끊어 볼 수 있다는 소소한 기쁨이 기다리고 있으니 그것으로도 충분히 만족할 수 있으리라. 한산을 보고 난 뒤는 연타로 헌트도 보고 나왔다. 영화관을 나서니 바깥은 이미 어두웠다. 늦은 저녁을 먹고 들어오는 길에, 오늘 하루 참 알차게 보냈다는 권사님의 말에 서로 하하호호 하며 종종 이런 소소한 기쁨을 나누자고 약속했다. 작은 문화시설 하나만으로도 여가를 누릴 즐거움이 생기니 이 작은 지역 농촌에도 괜찮은 문화시설이 작더라도 더 세워졌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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