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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여름 별미 농어
임석한  |  skygrace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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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년 08월 09일 (화) 23:01:15 [조회수 : 2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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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에서 두 번 째로 큰 섬인 전라북도 부안군 위도는 여의도 면적의 4.8배 정도 되는 크기의 섬이다. 생김새가 고슴도치 모양을 닮았다고 해서 고슴도치 위(蝟)자를 써서 위도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정말 아름다운 천혜의 자연을 간직하고 있음에도 아직 개발이 되지 않고 홍보가 되지 않아서 관광객이 아주 많지는 않다. 아내의 오빠가 위도에서 목회를 하기에 휴가 때 몇 번 가본적이 있다. 

위도에 가려면 부안군 변산면 격포항에서 배를 타야 한다. 50분 정도 배에서 갈매기들에게 새우깡을 던져주다보면 어느새 위도선착장에 도착한다. 차를 타고 섬 주변을 한 바퀴 돌면서 마주하는 파란 하늘, 푸른 바다와 어우러진 어촌마을의 풍경이 감탄을 자아내게 할 만큼 인상적이다. 특히 벌금마을에 있는 위도해수욕장은 고운모래와 맑은물, 그리고 경사가 완만한 너른 해숙욕장으로 유명하다. 위도의 채석강이라 불리는 용머리해안외에 볼거리들이 많다.

위도는 낚시하기가 참 좋은 곳이다. 특히 4월 즈음에는 위도 앞 바다에 떼를 지어 나타나는 숭어를 만날 수 있다. 물반 고기반인 것 마냥 묵직한 손맛을 안겨주는 팔뚝만한 숭어가 낚싯줄을 던지면 쉬지않고 잡힌다. 숭어는 저렴한 생선이지만 회로 먹으면 붉은색의 육질이 꽤나 빛나는 존재감을 보인다. 맛도 괜찮고 씹는 식감도 괜찮다. 가성비가 아주 좋은 생선이다. 

어제는 위도에서 형님이 보내준 생선을 요리했다. 이번엔 숭어가 아닌 농어이다. 농어는 육식성으로서 소형 어류, 새우류를 먹는데, 특히 멸치를 잘 먹어서, 멸치가 연안으로 몰려오는 봄, 여름이면 멸치 떼를 쫓아 연안을 돌아다닌다. 멸치 황금어장인 위도는 7월이 멸치잡이 성어기이기에 농어가 잘 잡힌다. 

농어는 별명이 참 많은 생선이다. 농어새끼는 ‘깔따구’, 큰 놈은 ‘따오기’라고 불리고 그 외에도 껄떡이, 깔때기, 까지매기 등 지역에 따라 다양하게 불린다. 농어의 일본어명은 ‘스즈끼(スズキ)’다. 하야부사(Hayabusa)라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바이크를 생산하는 회사이름과 같다. 일본에서 스즈끼는 우리나라의 김/이/박씨처럼 아주 흔한 성씨 중에 하나다. 그만큼 일본인들에게도 농어는 ‘흔하고 친근한 생선’이다. 일본뿐 아니라 중국에서도 생선요리에 많이 쓰이는 식재료이고 서양에서도 고급 흰살생선으로 스테이크나 튀김 등의 다양한 요리에 쓰이고 있다, 원래 서양 사람들은 Sea bream(도미)을 싸구려 취급하면서, Sea bass(농어)를 더 고급 식재료로 선호해 왔다. 아무튼 농어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기 있는 생선이다.

우리나라에서 농어는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횟집에서 “광어, 우럭 말고 다른 것 좀 먹자‘고 할 때 많이 먹는 생선이기도 하다. 전국 각지에 분포하는 흔한 어종이다 보니 국내 웬만한 지역 횟집에서든 농어는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물론 시내 횟집 수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농어들은 대부분 자연산이 아닌 중국산양식이다. 자연산 농어가 잘 안 잡히거나 귀해서 그런 것은 아니고, 중국의 농어 양식기술이 아주 발달해서 품질 대비 아주 저렴한 공급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큰 농어는 1m가 넘기도 하지만 보통 30-40cm 정도이다. 등 쪽에는 푸른색을 띠고 배쪽은 은백색을 띤다. 농어는 6~8월에 가장 맛이 있는데 어린고기보다 큰 고기가 맛이 더 좋다. “여름 농어 먹으면 꼽추 등도 편다”, “오뉴월에는 농엇국이 최고”, “봄 조기, 여름 농어, 가을 갈치, 겨울 동태” '7월 농어는 바라보기만 해도 약이 된다' 등등 많은 옛말에서도 나타나듯이, 우리 선조들 또한 여름 농어를 아주 맛있는 계절의 별미로 손꼽아 왔다. 여름에 잡힌 농어는 다른 어류보다 단백질 함량이 월등히 높고 비타민, 칼슘, 인, 철분 등이 풍부하기에 몸이 허약한 아이나 산모들의 원기회복에 좋다고 알려져 있다. 

횟집에서 모둠회를 먹을 때 먹어본 적은 있었지만 농어를 직접 요리해서 먹은 적은 처음이다. 농어를 어떻게 요리해서 먹을까? 고민하다가 냉동된 농어인지라 회로 먹을 수는 없었기에 절반은 매운탕을 끓이고 절반은 소금을 뿌리고 기름에 구워 스테이크를 해서 먹었다.

물 오른 농어로 끓인 맑은 탕은 기름이 둥둥 뜨며 곰탕 못지않게 뽀얗고 구수한 육수가 우러나지만, 집에 있는 재료로 얼큰하고 시원한 매운탕을 끓였다. 무가 없어서 더 시원한 맛이 아쉬웠지만 대파, 양파, 청양고추, 표고버섯과 고춧가루, 다진 마늘, 소금, 액젓, 설탕과 다시다를 넣고 끓이니 제법 얼큰하고 나름 시원한 매운탕 국물맛이 났다. 탄력있는 하얀색 살을 발라내서 소금을 뿌려 스테이크 굽듯 기름에 구우니 바삭하고 짭조름한 식감은 아주 일품이었다. 왜 농어가 인기 있는 생선인지 충분히 이해가 되었다. 새로운 식재료를 접하고 요리해서 먹는 즐거움은 빼놓을 수 없는 인생의 묘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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