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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배와 키르기스스탄창조세계와 그 속에 사는 인간의 분복을 새로 깨닫는 시간
김홍섭  |  ihome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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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년 08월 06일 (토) 22:03:07
최종편집 : 2022년 08월 09일 (화) 22:57:36 [조회수 : 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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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키르기스스탄 숲

이번 여름에 오래 전부터 가고픈 중앙아시아 지역 키르기스스탄( Kyrgyzstan)과 이식쿨 호수(Ozero Issyk-Kul)를 다녀왔다. 이 나라는 민족적으로 키르기스인이 국민의 다수를 차지하며, 한 때 소련의 구성 공화국에서 1991년에 독립하였다. 우즈베키스탄, 타지키스탄, 카자흐스탄, 중국 등과 접경하고 있고, 면적은 199,990km²이며 인구는 6,728,270명(2022년)의 나라로 수도는 비슈케크(Бишкек)이다.

오래 전에 읽고 큰 감명을 받은 소설 <하얀 배>의 배경이기도 한 곳이어서 더욱 탐방하고 싶은 곳이었다. 당시 1970년대 소련의 폐쇄적 정책으로 위 책은 외국에서 먼저 평가되었으며 우리나라에도 상당한 반향을 일으켰다. 책의 저자인 키르기스스탄 출신의 소련 작가 칭기스 아이트마토프(Чингиз Айтматов,영어Chingiz Autmatov, 1828-2008)는 1928년에 태어나 14세의 나이에 지방 소비에뜨 서기 및 세무관이 되었고 전후에 모스크바 고리끼 문학대학을 졸업하고, 1958년 소설 '자밀랴'를 발표하면서 작가로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1980년대 후반부터 고르바초프의 조언자로 활약하면서 현실 정치에도 깊이 관여하였고, 소련 해체 후 조국 키르기스스탄에서 벨기에, 프랑스, 유네스코 대사를 역임했다.

그의 장편 소설 하얀 배(Белый пароход)(1970)는 청순하며 자연 속에 자연과 함께 살고자 하는 자유 영혼의 소년 샴발라가 만나게 되는 숲과 호수 등 자연에서의 아름다움과 동시에 인간의 욕심 등으로 야기된 갈등을 주제로 한다. 뿔 달린 엄마 사슴 신화와 자연에 순응하는 삶을 살고자 하는 소년은 아름다운 산과 들과 호수의 품속에서 자라며 다양한 이야기와 사건들 이 일어난다. 소년의 할아버지는 딸인 베케이가 아이를 낳도록 기원하는 굿을 할 예정이며, 할아버지 일행은 굿을 하기 위해 유목민의 천막인 유르타를 지어야 한다. 이를 위해 할아버지가 숲의 나무를 베는 도중에 한 나무 앞에서 기도를 하는데 할아버지는 산의 정령에 게 새 생명의 탄생을 위해 나무를 벨 수 있도록 허락해달라고 기도한다. 그의 기도는 현재의 삶이 과거로부터 온 것이며, 산의 나무야말로 그들 삶의 터전임을 토로한다. 소설의 종반에 소년은 뿔달린 엄마사슴이 기존의 권력으로 상징되는 어른들에 의해 죽임을 당하는 것에 놀라고 좌절하게 되며, 아버지를 찾아 하얀 배를 타고 한없이 멀리 나아가고자 한다. 소년은 바다의 물고기가 되어 깊은 바다로 나아가는 것으로 소설은 마무리된다. 자연과 아름다운 숲과 꽃들을 사랑하고 거기 자유로이 살고자하는 소년의 실제 삶은 소련의 강고한 억압 기제에서 제대로 펼쳐지지 않는다. 그러나 자신의 꿈과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으로 소년의 순수한 자유영혼은 이식 쿨 호수를 통해 하얀 배를 타고 멀리 떠나고 그의 자유영혼은 훯훨 날아간다.

 

   
▲ 천산산맥
   
▲ 이식쿨 호수

 

소년의 꿈의 바다인 이식쿨 호수와 숲을 보고 느끼기 위해 먼 길을 가야 한다. 우리는 7월 말경에 인천공항에 모였다. 코로나 19로 몇 년 만에 해외여행을 하게 되어 기대 반 걱정 반이다. 카자흐스탄 국적 에서아스타나 비행기는 1시간 반 정도 지연되어 도착해 출발할 수 있었다. 여행사 주관으로 12명이 참여하는 것은 알고 있으나 얼굴은 알마티 공항에서나 확인할 수 있었다. 5시간 정도 비행한 후 알마티 공항에서 환승하여 키르기스스탄의 수도 비슈케크로 향한다.

비행기로 하늘을 나는 것은 즐거운 기분이다. 하늘을 날아보고자 하는 인간의 근본 욕망을 충족시키는 행위이며 구름 위를, 높은 산위를 나는 기분은 언제나 즐겁고 상쾌하다. 오래전 캐나다를 가다 밴쿠버 가까워 왔을 때 기적처럼 흰 설산이 앞에 나타나 감탄한 적이 있다. 그리고 그 설산, 베이커(Baker)산은 낮은 들과 산들 위로 구름이 자욱한 데 구름 위로 우뚝 솟은 또 하나의 구름으로 빛나고 있었다. 이번에는 말로만 듣던 그 천산(天山)위를 나르고 있다. 천산은 유라시아 대륙의 중요한 등줄기로 우리 선조들도 걷고 넘고 쉬고 자고 땀 흘리며 동서로 소통하던 거대한 산맥이 아닌가? 산은 산으로 이어져 있고 연봉들은 하얀 눈을 이고 햇빛에 반짝이고 있다. 이는 실로 엄청난 광경이며 경이와 감탄이 절로 나온다. 다양한 모습의 산맥들이 줄지어 하늘을 찬양하고 있다.

일행은 알마티 공항에서 비슈케크공항으로 옮겨 타서 키르기스스탄 트레킹을 시작하게 되었다. 먼저 차로 이동하여 2600m 고지에 있는 산장에서 유르트(Yurt)에 잠을 자고 아침 일찍 3900m의 산정호수 까지 걷기로 한다. 앞뒤좌우로 펼쳐진 초원과 저 멀리 산정의 눈들이 그림처럼 아름답다. 이곳을 아시아의 스위스라 부르는 이유이리라. 산은 높고 나무들은 크고 쭉쭉 하늘 향해 치솟아 있다. 키르기스스탄 지역의 많은 연봉들의 눈과 빙하들이 녹아내려 수많은 물길과 강을 내어 흘러간다. 산정의 물들은 맑은 물빛이나 고도가 낮아질수록 약간의 회색빛이 감도는 물빛으로 변한다. 석회석 암석과 토양의 영향으로 색깔이 조금씩 변한다는 얘기다.

   
▲ 이식쿨 배
   
▲ 이식쿨

여행의 마지막에 우리는 고대하던 이식 쿨 호수에 왔다. 호수는 길이 180km, 너비 57km로 눈에는 바다같이 넓고 크다. 물빛은 옥빛, 수묵색, 짙푸른, 로얄 블루 같이 다양한 빛을 띠고 있다. 우리는 배를 타고 1시간 정도 호수 위를 유람하였다. 너무 아름답고 시원한 바다 그 자체였다. 하얀 배의 소년이 어디선가 나타나 눈인사를 건낼 듯 싶었다. 숙소에 짐을 풀고 호수와 인근 공원에 내리는 석양을 만끽하며 우리 스스로 노을이 되어가고 있었다.

오래 그리던 사람을 만나고 장소를 체험하는 것은 인생의 가장 큰 즐거움이다. 어느 행복학자는 사랑하는 사람과 여행하는 것이 행복을 느끼는 가장 우선의 방법이라고 했다. 이 계절에 코로나 19의 위협에도 조심해서 국내외 여행을 떠나는 것은 어떠실까? 하늘아래 모든 산하와 우주 도처에 편만하신 창조주의 섭리와 사랑을 오롯이 느끼기에 우리 인생의 시간은 넉넉하지 않을 수 있다. 창조세계와 그 속에 사는 인간의 분복을 새로 깨닫는 시간은 의미가 크다.

성경은 말씀하신다. “여호와는 천지와 바다와 그 중의 만물을 지으시며 영원히 진실함을 지키시며”(시, l146:6)와 “우주와 그 가운데 있는 만물을 지으신 하나님께서는 천지의 주재시니” (행 17:24) 그리고 “주께서 내 마음에 두신 기쁨은 그들의 곡식과 새 포도주가 풍성할 때보다 더하니이다 내가 평안히 눕고 자기도 하리니 나를 안전히 살게 하시는 이는 오직 여호와이시니이다“(시 4:7~8) You have filled my heart with greater joy than when their grain and new wine abound. I will lie down and sleep in peace, for you alone, O LORD, make me dwell in safe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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