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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원전 오염수가 밀려온다.
이광섭  |  h-stair@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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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년 07월 28일 (목) 23:14:36 [조회수 : 27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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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교회 전도사님이 갑상샘암 수술을 받은 후에 아직 몸에 남아 있는 암세포를 제거하기 위해 ‘방사성 동위원소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옆에서 그 과정을 전해 들으면서 방사성 동위원소 치료 매뉴얼의 치밀하고 세심한 운영에 감탄했습니다. 그러면서 방사성 동위원소 치료법의 두 가지 타깃을 알게 되었지요. 하나는 몸 안에 있는 암세포를 완전히 제거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방사성 요오드를 경구 투여한 후에 몸에서 방출되는 방사성 물질을 완벽하게 처리하는 것입니다. 만약에 몸에서 방출되는 방사성 물질을 처리하지 못한다면 아무리 효과가 뛰어난 방사성 동위원소 치료법이라도 진즉에 폐기되었겠다는 생각을 갖습니다.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원전 폭발 오염수를 내년 3월, 바다에 방류하기로 결정했답니다. 2011년 후쿠시마 원전 폭발 사건 이후 지금까지 일본 도쿄전력이 보관해오던 고농도 방사성 물질이 섞인 오염수입니다.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는 지난 22일, 검토 결과 방류해도 된다는 안전성을 확인했다는 것입니다. 이는 전형적인 ‘위장녹색전술’(Greenwashing)입니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는 방사성 물질을 제거한 게 아니라 희석한 것입니다. 일본 정부는 방사성 물질의 농도를 낮췄기 때문에 방류해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강변하는 모양입니다. 하지만 오염수 안에 있는 삼중수소는 걸러지지 않습니다. 여기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삼중수소는 오염된 수산물을 통해 인체로 들어오면 ‘유기결합삼중수소’로 전환하면서 내부 피폭을 일으키는 고위험물질로 알려졌습니다. 

갑갑한 것은 대책이 전혀 없다시피 한 한국 정부의 모습입니다. 일본이 이렇게 내년 3월 해양 방류를 감행하면 빠르면 7개월, 늦어도 10개월이면 우리나라 앞바다에까지 오염수가 밀려온다고 합니다.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방침에 중국이나 대만은 물론, 북한까지 주변 모든 나라가 반대 입장을 강력하게 표명하고 있습니다. 특히 중국은 일본 정부를 향하여 해양 방류는 매우 무책임한 행위일 뿐 아니라, 이를 시행할 경우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는 강한 표현을 하며 이를 철회할 것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에 반해 가장 큰 피해가 우려되는 한국 정부는 매우 온건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워딩이 이렇습니다. ‘일본 정부의 조치에 우려를 표명한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우리 정부의 입장은 ‘과학적인 검증이 먼저다’라는 것인데, 이와 같은 표현은 일본 정부의 입장과 똑같은 얘기라고 합니다(YTN,22.07.25).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를 불안해하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방사성 물질이 해산물을 통해 인체에 들어오거나, 바다를 통해 방사성 물질에 인체가 계속 노출될 때 인체에 미칠 악영향은 이미 충분히 검증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방사능 물질이 암을 유발한다는 것, 신체에 굉장히 안 좋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상식입니다. 게다가 아직 가늠할 수 없는 해양 생태계에 미칠 악영향을 생각하면 더더욱 두려움을 갖게 합니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를 막아낼 수 있는 길은 있을까요? 전문가들은 방류가 아니라 육지에 보관하고 있다가 방사성 물질이 반감기가 지나면 그때에 처리하는 것이 대안이라고 말합니다. 문제는 비용입니다. 일본의 입장은 많은 비용이 들기 때문에 방류하는 것이 경제적이라고 말합니다. 효율성이 가장 큰 가치라는 것이지요. 그러나 돈이 많이 들어간다고 생명을 돈과 바꿀 수는 없는 일입니다. 생각하면 원전 오염수 문제는 인류 모두의 문제이면서 특히 바다를 함께 연하고 있는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아시아 국가 모두의 현안입니다. 원전 오염수 문제 해결을 위해 비용 문제를 포함해서 머리를 맞대고 이를 논의할 수만 있다면 이것이 한 길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차라리 한국 정부가 국민을 설득해서 방사성 물질 반감기까지 오염수 보관 비용 일부를 보전해주겠다는 제안을 하면 어떨까 싶습니다. 

만약 우리 정부가 아무 대책 없이 손 놓고 있다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가 우리 바닷가에 밀려오는 쓰나미를 맞는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그때에도 우리는 대한민국의 일상을 자랑할 수 있을까요? 병원마다 방사성 밀폐실을 설치해서 미량의 방사성 물질이라도 한치의 물샐틈없이 관리하는 이 대단하고 치밀한 일을 여전히 의미 있는 일로 여길 수 있을까요?

이광섭목사 / 전농감리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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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환 (211.54.116.232)
2022-07-29 03:27:19
동해에 내다버린 핵물질은 半減期가 지나갔소이까? 우리는 지금도 소련과 러시아가 東海 및 오호츠크海 인근에 폐기했던 어마어마한 핵물질을 먹으며 살고 있다!
소련과 러시아가 1960년 ~ 1992년 사이에 액체 핵폐기물 12만3497㎥와 고체 핵폐기물 2만1842㎥를 東海 및 오호츠크海 인근에 버렸다고 알려져 있는 데 동해에서 잡은 명태와 오징어를 즐겨먹은 한국인은 모조리 암환자가 되었는가?

소련과 러시아가 폐기한 핵물질뿐만 아니라 한국인이 싼 똥을 내다버려 둥둥 떠다니는 동해에 이번에는 그 量에 있어서 ‘새 발의 피’에 불과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가 첨가될 모양이다.

어떤 과학자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아예 독극물로 취급하고, 어떤 과학자는 희석만 잘하면 괜찮다고 하는 데... 핵폐기물 그 자체를 바다에 버린 것과 핵물질에 접촉한 오염수를 바다에 방출하는 것 중에서 어느 쪽이 인간에게 더 해로울까?

동해바다는 이미 핵물질로 오염되었는데 우리는 미역, 오징어, 명태 잘 먹고 있다. 오호츠크海로 거슬러 올라갔다가 東海로 돌아오는 한국산 명태는 씨가 말라서 오호츠크海에서 잡힌 명태를 수입해서 잘 먹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출문제에 대해 <과학이 아닌 비뚤어진 政略>으로 선동하는 데 대해선 찬성하고 싶은 마음이 없다.

나는 어제도 핵물질로 범벅이 된 동해 바다 물을 마음껏 마시고 무럭무럭 자란 마른 오징어를 질겅질겅 씹어 먹었다. 이 오징어 속에는 미세플라스틱도 들어있을 것이고, 동해바다에 내다버린 내가 싼 똥도 들어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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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섭 (112.218.155.236)
2022-07-29 07:01:28
과학이 아닌 비뚤어진 정략은 아니랍니다.
1. 종종 부족한 글에 장문의 댓글을 달아주시는 김경환님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2. 제 글의 본래 의도는 <비뚤어진 정략에 의한 비난의 글>이 아니라 현 정부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문제를 적극 대처하여 대안을 찾아야 한다는 의도를 갖고 쓴 글입니다.

3. 제가 부족탓인지 김경환님의 댓글을 읽으면서 그렇다면 님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그대로 받아들이자는 말씀을 하시는 것인지 궁금하게 여겨졌습니다.

4. 러시아가 동해에 핵 폐기물을 불법으로 무단 방류한 것을 환기시켜 주심으로 우리의 현실을 다시 한 번 돌아보게 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당시 러시아의 행태를 두고 일본 정부는 엄청난 항의와 강경한 대응을 했었지요. 그 모습이 오늘의 상황을 비추는 거울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5. 결국 방사능 오염수 방류 결정은 돈 문제 때문입니다.

6. 일본은 방사능 오염수를 처리하는 방법으로 5가지 대안을 검토했으나 가장 돈이 적게 드는 방식을 현실적인 방안으로 채택한 것입니다. 일본 정부의 소위원회가 2020년 2월에 낸 보고서에 따르면 91개월에 걸쳐 해양 방류를 할 경우 34억엔(약349억원)의 비용이 든다고 계상했습니다. 또 다른 유력한 방안이었던 지하 매설안은 98개월의 공사와 918개월의 감시가 필요하다는 결론에 이르렀고, 비용은 2431억엔(약2조5천억원)의 비용이 드는 것으로 계상되었습니다.

7. 일본 정부의 결론은 돈입니다. 방법이 없는 게 아니라, 돈이 많이 들기 때문에 나쁜 방법을 채택한 것입니다. ‘과학적인 검증이 먼저다’라는 말의 뻔뻔함을 여기서 볼 수 있습니다.

8. IAEA같은 국제기구를 거론하며 객관적인 판단을 여기에서 내릴 수 있다고 하는 분도 있습니다. 하지만 원래 IAEA는 핵산업계의 이익을 대변하는 기구이기 때문에 경제적인 판단이 이 기구의 최우선적인 판단 기준이라는 것을 그동안 수업이 목격했습니다.

9. 저는 우리 국민의 안전을 위한 정부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것, 이와 함께 현 상황을 제대로 보고 기도하고 무엇인가를 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별 글 같지도 않은 글을 썼습니다. 널리 이해해 주시고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에 대한 더 많은 논의가 활발하게 일어나기를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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