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교회 이야기 ㉗ - 케냐 마비리비리니 진관교회

참된 그리스도인의 삶은 감사를 통해 나타나야 합니다. 최고의 감사는 무엇일까요? 바로 슬픔과 역경 중에 감사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고난 중에도 감사하는 인생을 통해 큰 역사를 나타내십니다. 진관의 해외 제26교회인 케냐 마비리비리니 진관교회는 큰 슬픔 가운데서도 감사한 어느 믿음의 가정을 통해 세워졌습니다.

무명의 봉헌자인 이 가정은 평소 열심히 주님을 찬양하는 가정이었습니다. 어느 날 안타깝게도 남편 권사님은 병원으로부터 췌장암 말기 진단을 받게 되었습니다. 당시 그의 나이는 40대 후반이었습니다. 저는 자주 병원을 찾아가 기도해 주며 하나님의 나라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곤 했습니다. 그러던 중 저는 진관 해외 제22교회인 말레이시아 늘푸른 진관교회 봉헌예배를 드리기 위해 일행들과 함께 조호바루로 향하게 되었습니다. 봉헌예식을 마치고, 문화 탐방을 위해 일행들과 싱가포르로 이동하던 중에 한 통의 전화를 받게 되었습니다. 바로 남편 되시는 권사님께서 몹시 힘들어하고 있고 담임목사인 저를 찾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즉시 저는 일행들을 남겨놓고 곧바로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고, 다음 날 아침에 도착하자마자 공항에서 신촌 세브란스 병원으로 이동했습니다. 안타깝게도 제가 도착했을 때 권사님은 의식이 없으셨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남편의 머리맡에 앉아 찬송을 부르고, 평소 그 권사님과 자주 나누었던 요한계시록 21-22장의 말씀을 펼쳐 읽은 후 자리에 일어서기 전 다시 한번 임종 기도를 했습니다. 기도를 마쳤을 때 부인 집사님께서 제게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목사님께서 기도하는 동안 자신은 눈을 뜨고 남편을 지켜보았는데 남편이 기도 중에 세 번이나 환하게 웃더라는 것이었습니다. 이에 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한 번의 웃음은 선교 일정을 취소하고 달려와 준 담임목사를 향한 감사의 웃음이고, 또 한 번의 웃음은 스데반 집사가 천국에 들어가기 직전 영의 눈이 열려 보좌에 서 계신 주님을 보고 환하게 웃었던 그 웃음이며, 마지막 웃음은 마지막 작별의 웃음이었을 거라고 말입니다. 그 후 남편은 이 세상을 떠났고 온 교인들이 힘을 모아 아름다운 천국 환송 예식을 드렸습니다.

주일에 부인 집사님이 저를 찾아와 두 개의 봉투를 주셨습니다. 하나는 자신의 남편이 세상을 뜨기 직전에 이야기한 것을 받아 적은 감사헌금이었습니다. 진관교회에서 신앙생활을 하며 하나님을 더 깊이 알게 되고 천국에 대한 소망을 품게 해주신 것에 감사하는 내용이었고, 다른 하나는 장례를 치르면서 생각 이상의 많은 조의금이 들어왔는데 그 조의금으로 해외에 교회를 건축해 달라는 건축헌금이었습니다. 이후 저는 케냐의 김윤식 선교사로부터 케냐 마리아카니 지역에 교회 건축이 절실하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마을 중심에 이슬람 사원이 있을 정도로 이슬람에 영향이 가득한 가운데서도 믿음을 지키며 신앙생활을 하는 교인들이 있다는 소식이었습니다. 그리고 그곳에 교회가 세워지면 큰 복음의 역사가 나타나게 될 것이라는 이야기였습니다. 저는 부인 집사님에게 이 이야기를 했고, 집사님은 그곳에 교회를 건축해 달라고 하셨습니다.

봉헌예배 때 찾은 마비리비리니 진관교회는 그 어떤 교회보다 예배를 사랑하는 신앙공동체였습니다. 케냐는 보통 5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봉헌예배를 드립니다. 더위로 인해 힘들 법도 하지만 그들이 예배를 드리는 모습에 저도 감동되어 시간이 흘러가는지도 모른 체 5시간 동안 기쁨으로 예배를 드렸습니다. 저는 그날 설교 중에 그들에게 한 무명의 가정에서 이 교회를 건축하게 된 계기와 그들이 품었던 마음을 교인들에게 전했습니다. 천국을 소망했던 어느 권사님과 그런 남편을 보며 더 큰 천국의 소망을 가지고 헌신한 어느 집사님과 두 자녀를 위해 기도해 달라고 했습니다. 그날 말씀을 전하는 저도, 말씀을 듣는 그들도 주체할 수 없는 눈물을 흘렸습니다. 잠시 후 인사의 말씀 시간에 그 교회의 담임자는 교인들을 대표해서 집사님 가정을 향한 감사의 인사와 함께 그 가정의 귀한 헌신을 잊지 않고,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하는데 목숨을 다하겠다고 다짐하였습니다.

현재 마비리비리니 진관교회는 지역 복음화를 위해 열심히 사역하는 신앙공동체가 되었습니다. 놀랍게도 이슬람교도들이 기독교인으로 개종하거나 회심하는 은혜의 역사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합니다. 슬픔 중에도 감사함으로 해외교회를 건축한 한 가정의 헌신을 통해 하나님께서는 또 다른 축복의 통로를 열어주셨고 지금도 계속 구원의 역사를 이어가고 계심에 감사 또 감사할 뿐입니다.

“선교와 전도는 하나님의 소원이며 위대한 명령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