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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날개짓?
송병구  |  sbkbochu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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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년 07월 03일 (일) 02:33:41
최종편집 : 2022년 07월 03일 (일) 02:36:52 [조회수 :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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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월 29-30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는 지난 주간 뉴스의 촛점이었다. 30개 회원국 정상은 향후 10년간 나토의 전략적 방향과 청사진을 담은 ‘2022 전략개념’을 채택하였는데, 동맹의 무게감과 긴장감을 크게 확장하였다. 무엇보다 스웨덴과 핀란드의 가입신청이 받아들여졌고, 새 전략개념에서 중국의 구조적 위협을 처음으로 언급하였다. 

  미국이 주도하는 대중국 견제 흐름은 인도와 태평양을 건너 대서양까지 확장되었다. 아마 나토와 무관해 보이는 일본, 호주, 뉴질랜드와 함께 한국이 초청된 이유일 것이다. 네 나라는 러시아 동쪽에 위치한 나라란 지리적 공통분모가 있고, 중국과 지역적으로 가까이 위치하면서도 미국과 함께 적대적 입장을 지켜온 공감분모가 있다. 중국과 미국 사이에 낀 처지인 한국의 경우 입장이 참 곤란해졌다. 2021년 국교 30주년을 맞은 중국은 무역액이 3천15억 달러로 전체의 23.9%(수출 25%, 수입 23%)를 차지하는 압도적 1위이다. 물론 선진국 지위를 부여받은 한국의 역량은 더 이상 “고랑에 든 송아지 처지”(김대중)가 아닌 만큼 그때그때 선택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나토는 새 전략개념에서 중국을 공공의 적으로 명확히 하였다. “중국의 명시적인 야망과 강압적인 정책이 우리의 이익, 안보, 가치에 도전한다”면서 이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조목조목 적시한 것이다. 그동안 중국과 러시아의 전략적 파트너십 심화는 국제질서의 규칙을 약화시킨 시도라는 비판을 받았다. 중국에 대한 견제가 명분을 얻은 것은 러시아와 특별한 관계 때문이다. 자유주의 세력의 동맹을 추구해온 서방 국가들은 중국과 러시아의 결합을 국제질서를 흔드는 권위주의적 행위로, 또 전략적 경쟁자로 규정하였다. 

  올해 나토 정상회의가 관심사를 키운 것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때문이다. 나토는 2010년만 하더라도 러시아를 ‘전략적 파트너십’으로 끌어들였다. 그런데 나토의 동진(東進)에 반대하며 우크라이나를 저지선으로 삼은 러시아의 전쟁 명분은 외려 공동의 적으로 몰리는 패착이 되었다. 나토는 러시아가 더 이상 파트너가 아니며, 유럽과 대서양 지역에서 평화안정에 가장 심각하고 직접적인 위협으로 지목하였다.

  이번 정상회의에서 스웨덴과 핀란드가 군사 비동맹 노선을 포기하고 나토에 가입을 신청한 것은 그만큼 위협을 느꼈기 때문이다. 두 나라는 제2차세계대전과 냉전 시기에도 중립 노선을 지켜 왔다. 스웨덴은 대서양과 발트해에서 러시아와 긴 해안선을 마주하고 있으며, 핀란드는 러시아와 국경선 1,300킬로를 맞대고 있는데, 1939-40년에는 구 쏘련과 겨울전쟁을 치룬 바 있다. 두 나라의 코앞에서 전개되는 우크라이나 전쟁은 남의 마당에서 일어나는 싸움이 아닌 셈이다.

  1990년대에 해체된 줄 알았던 유럽의 냉전 지형은 다시 부활을 예고하고 있다. 구 쏘련이 해체되면서 옛 소련공화국들은 1992년 1월, 독립국가연합(CIS)을 설립하였다. 애초에 15개국이 대상이었으나, 현재 회원국은 리더인 러시아를 비롯해 정회원 9개국에 불과하다. 현재 나토 회원국으로 러시아와 강력한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발트 3국은 애초에 가입한 적이 없고, 조지아와 우크라이나는 회원이었으나 그나마 러시아와 전쟁을 치루면서 탈퇴하였다.  
   
  마드리드에서 나토 정상회의가 열리던 그 날, 러시아 푸틴 대통령은 중앙아시아의 타지키스탄과 투르크메니스탄을 방문하였다. 마치 나토의 제재에 맞선 행보로 보였는데, 여전히 두 나라는 구 쏘련 체제의 영향권 아래 있다. 특히 투르크메니스탄의 경우, 1995년 유엔으로부터 영세중립국으로 인정받았는데, CIS의 준회원으로 재가입한 상태이다. 러시아의 친구들은 서로 애완견을 선물하면서 우의를 다졌다. 

  향후 세계사는 어떻게 전개될까? 30년 전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구 쏘련의 붕괴와 냉전의 해체는 여전히 시사적이며, <1991>(공산주의 붕괴와 소련 해체의 결정적 순간들)을 쓴 마이클 돕스의 코멘트는 아직도 유효하다. “고르바초프의 가장 중요한 기여는 자신이 ‘한’ 일이 아니라 자신이 원하지 않았어도 벌어지도록 ‘허용’한 일이었다. 고르바초프는 ‘공산주의 체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으려다가 오히려 무너트리는 데 성공한’ 참으로 보기 힘든 아이러니의 본보기가 되었다”(돕스).

  ‘나비효과’(Butterfly Effect)는 어느 사소한 변화가 불러올 막대한 영향을 의미한다. 그러기에 불과 이틀 전 나토에서 일어난 전략적 변화는 과연 한반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색안경을 끼고 추이를 지켜볼 일이다. 뉴욕에 태풍을 불러올 날개짓을 감지하기에는 이 땅에서 벌어지고 있는 정치현상이 너무나 기상천외할 만큼 엉뚱하고, 심지어 아이러니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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