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철야기도회’ 누가 만들었나?

미국이나 유럽의 개신교에서 일반적으로 지역 교회의 공식적인 정기집회는 매주일에 한 번, 곧 주일 낮 집회뿐이다. 이에 비해 한국 개신교회의 공식적인 집회 횟수는 일주일에 10회 이상이다. 대부분의 한국 교회들은 주일마다 교회 주보를 발행하여 나눠 준다. 여기에는 여러 집회를 안내하고 있다. 이를테면 주일낮예배 1회, 주일저녁예배 1회, 매일새벽기도회 6회, 수요예배 1회, 금요철야기도회 1회, 구역예배 1회 등이 그것이다. 이와 같이 다른 나라에 비해 전 세계적으로 한국 개신교회가 가장 많은 집회를 갖는다.

이 여러 집회 가운데, 한국 개신교에서는 일찌감치 수요예배와 금요철야기도회가 있어 왔다. 하지만 1세기 초기 교회시대부터 오랜 기간 동안 교회에서는 수요일과 금요일에 집회를 가졌다는 기록은 찾아볼 수 없다. 다만 19세기에 미국 감리교회에서 주중에 저녁기도회를 가진 경우는 감리교 교회사에 나온다. 이후 미국 선교사들로부터 복음을 접한 한국 개신교회가 1891년에 수요기도회를 시작한 것은 기록에 남아 있다. 하지만 금요철야기도회는 세계기독교역사에서 그 유래를 찾아보기 어려운데, 이것이야말로 한국 개신교회가 만든 독창적인 집회라 할 수 있다. 여기서는 이러한 한국식 ‘금요철야기도회’에 대해 여러 가지 사항을 알아보고자 한다.

- 한국 개신교에서 철야기도회를 성경적으로 합리화하기 위해 내세우는 성경 구절은 대체로 다음과 같다.

                                         - 다 음 -

1) 누가복음 6장 12-13절

12절 : 이 때에 예수께서 기도하시러 산으로 가사 밤이 새도록 하나님께 기도하시고

13절 : 밝으매 그 제자들을 부르사 그 중에서 열둘을 택하여 사도라 칭하셨으니(한글개역개정성경)

2) 사무엘상 15장 11절

11절 : 내가 사울을 왕으로 세운 것을 후회하노니 그가 돌이켜서 나를 따르지 아니하며 내 명령을 행하지 아니하였음이니라 하신지라 사무엘이 근심하여 온 밤을 여호와께 부르짖으니라

본문에서, 사무엘은 하나님의 계시를 통해 사울의 범죄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리하여 사무엘은 괴로워서 밤새도록 하나님께 부르짖었다. 그 후에 그는 사울의 잘못을 확인하고 그를 책망했다. 이 외에도 어떤 사람들은 야곱의 기도(창32:24-31)와 모세의 시내산 기도(출32:7-14)도 철야기도와 관련이 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위의 본문들은, 모두 다 개인적으로 밤을 새워 기도했음을 알 수 있다. 예수님께서는 열두 제자들을 택하시기 전에 기도하며 밤을 새셨다. 그분은 많은 제자들 중에서 열두 사람을 택하시고, 이 열두 제자를 사도라 칭하셨다. 사도란 예수님의 대리인으로서 사명을 위임받은 자들이다. 이처럼 중대한 결정을 위해, 예수님은 밤새 기도하셨음을 알 수 있다. 그 외 사무엘과 야곱과 모세도 당시에 중요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밤을 새며 하나님께 기도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누구든지 하나님을 믿는 성도들은 삶에서 매우 어려운 순간이나 중요한 일이 발생했을 때는, 하나님과 개인적으로 마주 대하며 밤새워 기도할 수 있다.

그리고 교회시대에도 공적인 기도집회 시에, 신자들이 함께 기도 제목을 내어 서로 간에 순차적으로 돌아가면서 육성으로 기도와 간구를 할 수 있다(딤전 2:8). 하지만 지역 교회에서 집단적이며 정기적으로 행해 온 한국식 철야기도회와 같은 집회는 성경에 나오지 않으며, 그와 유사한 사례도 찾아 볼 수 없다. 이와 같이 성경이 침묵하고 있는 것을 인위적으로 만들어 사용하는 것은 삼가야 할 것이다. 아무리 인간적인 생각으로 좋다고 여길지라도, 교회적으로 실행할 때는 그것이 성경에 부합하며, 또 그러한 사례가 성경에 나타나 있는지 신중히 검토하며 실행 여부를 결정해야 할 것이다.

그럼, 학자들의 견해에 따라 또다른 한국식 금요철야기도회의 유래에 대해 알아보자.

학자들의 견해에 의하면, 한국 개신교의 철야기도회는 1907년 평양 대부흥운동과 함께 시작되었다고 한다. 당시 길선주라는 목사가 있었는데, 그는 한국 교회가 낳은 위대한 영적 지도자이며 평양 대부흥운동의 주역으로서, 1907년 이후부터 1935년까지 전국을 순회하며 부흥집회를 인도했던 사람이었다. 길선주는 여러 방면에서 열정적인 사람이었으며, 무엇보다 기도생활을 열심히 했다고 한다. 이를테면 그는 한국식 새벽기도와 통성기도는 물론이고 심지어 철야기도까지 최초로 실행하였다고 한다. 말하자면 철야기도도 길선주 목사가 최초의 원조격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한국 개신교에서는 주일마다 발행된 교회 주보를 교인들에게 나눠 준다. 이 주보에는 집회시간 안내 항목이 있다. 여기에는 대체로 주일예배, 매일새벽예배, 수요예배, 금요철야예배 등의 안내가 있다. 한국 교회는 선교 초창기부터 수요기도회를 해 왔다. 하지만 금요철야기도회는 1970년대부터 활성화되어 전국적으로 시행해 왔다고 하는데, 오늘날에는 대부분의 교회에서 이를 행하고 있다.

이 금요철야기도회는 세계기독교회사에서 그 유래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한국 개신교회의 독창적인 작품이라고 한다. 하지만 한국 개신교가 초창기부터 금요기도회를 공식적으로 시행해 온 것은 아니다. 서울신학대 조기연 교수는 자신의 책인 「묻고 답하는 예배학 카페」에서, 1970년대에 여의도 순복음교회가 금요철야기도회를 시작한 이후로, 다른 여러 교파 교회들이 이 집회를 따라하기 시작한 것이라 했다. 그리하여 오늘날에는 이것이 한국 전체 개신교회에 공식적인 집회로 자리 잡게 된 것이다. 그야말로 여의도 순복음교회의 故조용기 목사가 한국 개신교의 ‘금요철야기도회’를 활성화하는데 선봉장 역할을 함으로써, 그는 한국 지역 교회에 속한 교인들에게 큰 업적 내지는 무거운 짐을 부여하는 악역을 했다고 여겨진다.

- 다음 사례들은 한국식 철야기도와 관련하여 비성경적인 것들을 발췌한 내용들이다.

사례 1) 제목 : 철야기도 십계명

- 야곱처럼 철야기도를 통하여 내 삶의 죄를 회개하여 용서받고 기도 응답으로 축복을 받으라.

- 철야기도는 가능하면 가족 전체가 참석하여 신앙 면에서나 생활 면에서 구원받고 축복을 받으라.

- 직분자는 의무적으로 참석하여 능력 받아 사명을 확실히 감당하라.

- 야곱처럼 철야기도로 신앙의 생명과 삶의 축복을 움켜 잡으라.

- 찬양을 많이 드려 하나님을 송축하며 우리의 영혼을 즐겁게 하라.

- 철야기도가 지루하지 않도록 특별 프로그램을 많이 준비하라.

- 성령이 뜨겁게 역사하도록 세상의 모든 문제를 모두 하나님께 맡기고 간절히 기도하라.

- 통성기도는 30분 이상 뜨겁고 간절히 하여 능력을 받으라.

- 문제가 해결되도록 목표를 향해 집중적으로 간절히 기도하라.

- 한 주간 동안 일어난 하나님의 역사를 간증하여 전 성도가 새 힘을 얻도록 하라.

사례 2) 제목 : 금요철야기도와 성령의 역사

밤 11시부터 새벽 4시까지 하나님을 향해 부르짖어 기도할 때, 하나님의 놀라운 치유와 함께 영적인 갈급함이 채워지는 은혜가 있었다. 그리고 놀라운 것은 한 어린 아이가 담임 목사와 사모를 위해서 기도했다. 그의 기도가 유창하지는 않았지만, 이 아이의 간절한 한마디의 기도로 말미암아 성령이 함께하여, 전체 교인이 회개의 눈물을 흘리는 성령의 역사함이 있었다.​ 말하자면 한 아이의 갈급한 기도가, 교인들로 하여금 회개와 아울러 눈물의 기도의 불이 붙여진 것이다.

이처럼 초등학교 어린 아이가 밤새도록 깨어서 교회를 위해서 기도한다는 것은 정말 놀라운 일이다. 우리 교회는 어린아이로부터 장년에 이르기까지 이렇게 성령의 역사 안에 기도하며, 금요철야기도회마다 강력한 성령의 임재가 일어나고 있다. 이 시대는 먹을 것이 없는 양식의 기갈이 아닌 영혼의 양식인 영적인 기갈이다. 이 영적 양식이 내 영혼에 채워지는 은혜의 시간이 되었던 금요철야기도회에 더 많은 분들이 참석하여 하나님의 놀라운 축복을 받기를 소망한다. (중략)

- 위의 사례들에서 보듯이, 수많은 개신교의 삯꾼 목사들이 자기네 교인들로 하여금 철야기도회의 동참을 촉구하기 위해 온갖 감언이설로 교인들을 독려해 왔던 것이다.

한편, 조엘 박 목사는 자신의 저서인 「한국 교회 이렇게 달라져야 한다」는 책에서 ‘금요철야기도회’와 관련하여 비평의 글을 실었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 금요철야기도회 때 행하는 통성기도의 시간에는 울고 불면서 요란하게 기도한다. 주변의 땅값이 다 떨어질 정도로 몸을 흔들면서 울어대는 모습이 금요철야기도회의 특징이다. 이때 비신자들은 이런 교인들의 모습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 ‘무슨 죄를 많이 졌다고 울고불고하나?, ’무슨 억울한 일이 많아서 악을 쓰고 우나?, ‘저러다가 죽는 게 아닌가? 등 놀라 자빠진다.

담임 목사들은 금요철야기도회 역시 교인들로 하여금 강제적으로 참석을 강요한다. 만약 무슨 사정이 있어사 참석을 못하면 ‘기도하지 않는 사람’으로 낙인이 찍혀버린다. 그래서 아무리 피곤해도 금요기도회에 나와서 기도해야 믿음이 좋은 사람이고 영적인 충만을 얻을 수 있다고 한다. 그리하여 휴식을 얻어야 할 처지에 놓인 사람에게도 금요기도회에 나와서 휴식을 얻으라는 말도 안 되는 요구를 하기도 한다. (중략)

한국 개신교의 수요기도회와 금요철야기도회는 주일예배 모임의 형식과 내용에 있어 별 차이가 없다. 말하자면 수요일이나 금요일 모임에도 성경 읽기, 찬송가 부르기, 주기도문, 신앙고백, 목사 설교 등이 있다. 차이가 있다면 수요일에는 집단 기도의 시간이 좀더 있고, 금요일에는 수요일보다 집단 기도의 시간이 훨씬 많다는 점이다. 그리고 서두에 언급했듯이, 한국 개신교의 집회시간은 다른 나라에 비해 지나치게 많다. 대부분의 교인들은 모든 집회에 의무적으로 참석해야 한다. 특히 교회의 직분자들, 즉 권찰이나 서리집사 그리고 안수집사나 권사나 장로들은 더욱 의무적으로 참석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직분자답지 못한 사람으로 낙인이 찍혀 교회 생활을 제대로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철야기도는, 개인이 인생의 중대한 문제나 하나님과의 깊은 영적인 교제를 위해, 시간에 구애를 받지 않고 많은 시간을 들여 간구할 필요성이 있을 때, 밤새도록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오늘날 한국의 개신교회들이 단체나 집단적으로 행하는 금요철야기도회는 성경과는 거리가 먼 집회이므로 삼가야 할 것이다. 개신교 목사들은 자기네 교인들이 교회의 모든 집회에 참석하는 것이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일이며, 또 개인의 신앙 성장에 좋은 일이라고 설교 때마다 주장해 왔다.

그러나 실상 목사들의 속사정은 다른 데 있다. 그것은 교인들로 하여금 세상 일에 마음을 뺏겨 다른 곳에 한 눈을 팔지 못하게 하기 위함이다. 다시 말해 자기네 교회의 유지와 성장을 위해 교회에 붙들어 놓으려는 전략이다. 외국에서 목회를 경험한 한국 목사들 가운데 양심 고백을 하는 자들이 더러 있다. 그들은 말한다. 한국 개신교의 수많은 비성경적인 집회들은 “자기네 교회의 유지와 성장을 위해 교회에 붙들어 놓으려는 전략에 불과하다”고 했다. 이러한 사실을 일반교인들은 제대로 인지해야 하며, 나아가 비양심적이며 이기적인 삯꾼 목사들의 술수에 더 이상 놀아나지 말아야 할 것이다.

권영문 / 전 경성대 교직원, 현 기독교 칼럼니스트 / 「성경 번역과 해석 올바른 설교」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