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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6년 12월 16일 (토) 00:00:00 [조회수 : 33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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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늘 공 원
우리는 시방 강림절을 걷고 있다.
강림절은 기독교회의 처음 절기로 새해가 이미 시작되었음을 의미한다.
강림절은 주님의 오심을 고대하는 것이니 기독교회는 기다림의 종교이다.
우리는 시방 누구를 기다리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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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늘공원 정상
억새밭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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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한가로운 주말이다. 아이들을 꼬득여 월드컵공원-하늘공원에 올랐다.
공원까지 걸어가기로 결정하고, 스무 개월이 지난 인하를 위해서 유모차와
케리어를 준비하였다. 날씨가 제법 추웠지만 아이들은 아랑곳하지 않는다.
불광천 주변으로 난 산책로를 따라 걸었다. 못처럼의 여유
있는 나들이가 된 셈이다. 굽이쳐 흐르는 물을 보면서 멈춤과 흐름, 곧음과 휨에 대하여 생각한다. 물 위엔 한가로이 오리들이 헤엄을 친다. 한
여름 무성했던 풀은 된서리에 스러졌다. 스러진 풀 위로 비둘기 떼들이 모이를 주워 먹으며 논다.
하루에도 수천 명은 족히 이 길을
이용한다. 신 새벽에서 늦은 밤 시간까지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 건강을 위해 이 길을 걷고 달린다. 경제개발로 인하여 10년
전만 해도 버려진 하천이 시민들의 요구로 살아났다. 처다 보지도 않던 하천은 복구되어 그 양측에 길이 나고 간헐적으로 운동시설이 설치되어 있어
이용자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이 길은 지역민들에게 가장 좋은 이웃이 된 셈이다.
자주 걷던 길이지만 이런 길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집에서 3,40분 걸으면 월드컵 경기장이 나오고 이어서 월드컵 공원과 평화공원, 난지천공원이 있고 지그재그로 난 271개의
나무 계단을 오르면 전망대가 나온다. 그 전망대에서는 한강과 상암동, 망원동, 월드컵 경기장을 한눈에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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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준하와
윤혁이 |
| 더 오르면
이어지는 두 개의 봉우리가 나오는데 하늘공원과 노을공원이다. 현재 10만 3천 평의 노을공원엔 골프장이 조성되어 있으나 서울시와 시민들 사이에
시비가 있어 아직 들어갈 수가 없고 5만 8천 평의 하늘공원은 억새꽃 만발하여 좋은 생태공원이 되었다.
나무 계단 앞에서 유모차를 접고 케리어에 인하를 태웠다. 인하를 엎고 유모차를 들고 계단을 오르는 일은
장난이 아니다. 다행이 배낭은 윤혁이와 준하가 번갈아 지었다.
하늘공원은 해발 98m 쓰레기산으로 남북쪽에는 높은
키의 억새와 띠를, 동서쪽에는 엉겅퀴와 씀바귀, 토끼풀 등의 낮은 풀을 심어 사철 나비와 새가 날아드는 생태계의 보고이자 가을 억새꽃 만발한
축제의 장이다. 바람개비처럼 돌아가는 5개의 풍력발전기는 한강변에서 3~4m/s의 바람을 이용해 각 20kw의 전력을 생산하는 청정에너지
생산기계로, 이 전력은 공원 가로등과 탐방객 안내소에서 활용하고 있다.
10월 중순엔
억새축제가 열리고 야간에도 개방하며 각 종 공연이 열린다. 하늘공원 쓰레기 위에 1m 덮인 흙에 심겨져 자라는 억새는 힘겨운 조건에서도 강하게
뿌리박고 잘 견디는 풀로 9월 말 경에 피어서 겨울을 이겨낸다.
지난 가을 억색축제 기간에 한
번 가자는 아내의 말을 들어주지 못할 정도로 삶은 분주했다. 이제와 찾으니 하늘공원을 찾는 분은 고작 수 십 명이었다. 한적하게 걸었다. 정상에
올라서니 풍력 발전기는 잘 돌아가고 있었고 억새는 세월을 엎고 희어져 있었다. 바람에 흩날리면서도 아주 곧게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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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평한
인하 |
| 유모차를 타고 있던 인하가 좀이 쑤시는 지 내려달란다.
내려주었더니 천방지축이다. 윤혁이와 준하는 공원의 즐거움을 못 느끼는데 인하는 마음껏 즐기고 있다. 빨리 내려가자는 윤혁이와 준하에 비해 인하는
태평이다. 주저앉기도 하고 뛰기도 하고 넘어지기도 한다. 한 바퀴를 도는데도 꽤 많은 시간이 걸린다. 곳곳에 전망대가 있어 보는 재미를 더해
준다. 또한 생태프로그램을 진행하는 하늘지기들이 있어 미리 의뢰를 하면 좋은 배움이 된다.
실학의 선구자인 한백겸이 살았다고 전해지는 물이촌, 상암동과 꽃섬이라는 뜻의 중초도라 불리던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철따라 꽃이 피며 수만 마리의 겨울철새가 즐겨 찾던 한강 마포나루 아래 모래섬 난지도, 재첩이 날 정도로 샛강은 맑고 능수버들이 늘어선
이곳은 잦은 홍수로 사람들이 살 수 없어 주민들은 강제 이주되었다.
정부는 1978년부터
수도권 쓰레기 매립장으로 활용하였다. 9,200만 톤 쓰레기를 해발 98m의 쓰레기산 두 개가 되도록 쌓아 파리, 먼지, 악취가 많다는 삼다도라
불렀다. 그런데 월드컵을 치루면서 쓰레기 동산에 기적이 일어났다. 쓰레기를 덮고 공원을 만든 것이다. 코를 막고 등을 돌렸던 이곳에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고 있다.
난지도가 이젠 하늘공원과 노을공원으로 새롭게 태어난 것이다. 여기서 새로운 희망을 본다. 환경을 생각하는 인간의 힘과 자연의 복원력이 모아지면 지구는 새롭게 태어날 수 있을 것이다. 더 늦기 전에 인간의 각성과 새로운 시도가 있기를 기대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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